[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조지에겐 그리 미안하진 않아요 ㅋㅋㅋ
ㅎㅎㅎ 맞아요!
전혀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는 오늘 출근 길에 완독/완청했는데, 출근하자마자 1교시도 시작하기 전에 난이도 최상인 부모님과 학부형 상담 하면서 속으로 내내 그런 생각했어요. 아일린은 오웰같은 사람이랑 죽을 때까지 살았는데, 이정도 학부형쯤이야! 이건 일도 아니야… 오웰덕분에 제가 평소에 별로 참고 싶어하지 않는 인간들을 견뎌내는 훈련이 된거 같아 고마울 정도였습니다.
ㅎㅎㅎ 이거 웃으면 안 되는데... ㅋㅋ 아무튼 이들 부부가 새벽서가님께 공을 끼치긴 했네요. 힘 내십쇼! 피이팅!^^
감사합니다, 스텔라님!
‘쇼크’까지 읽었는데, 오웰의 언행이 어이가 없긴 하지만 화가 나거나 스트레스 받지는 않습니다. 오웰의 작품에 아일린이 기여한 정도라든가, 오웰과 전기 작가들이 아일린의 이름과 업적을 애써 지우고 무시한 이야기에는 관심이 많이 갑니다. 21세기에 오웰 전기를 쓴 작가들도 옛날 작가들과 별로 다를 게 없는 것 같네요. (애나 펀더는 “아일린을 이야기에서 들어내 버린 건 오웰 자신으로 보이니”, “전기 작가들에게 공감은 간다”고 했지만요.) 저자가 중간중간 풀어놓는 가부장제에 관한 이야기, “작가와 작품 사이의 간극” 이야기도 좋습니다. 근데 아일린과 조지 두 사람 사이에 오간 대화나 아일린의 생각을 (‘물결(?)부호’ 안에서) 생생히 묘사하는 장면들은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저자의 상상일지 궁금하네요.
저도 솔직히 어느 정도는 저자의 상상이나 과장이 아닐까 싶지만.. 만약 사실이어도 그렇게 스트레스받지는 않을 것 같은 게 어느 정도 고전 작가들이 부인이나 기타 여자들에게 한 행각에 이미 너무 면역이 되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어요;;; 예전 20대같으면 쇼크먹고 화났을텐데..;;; 그보다 사실이든 아니든 정말 흥미진진하게 잘 쓴다는 생각.. (어차피 작가 자신도 오웰과 전기 작가들이 어느 정도 fiction을 그려낸 것처럼 자기 자신의 글도 어느 정도는 fiction인 걸 counter-fiction이라고 하면서 인정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향팔님 말대로 중간 중간의 간극과 이런 사회적 모순에 대한 비평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마치 동물농장이나 1984 등의 이야기로 사회를 비판하고 프로파간다의 fiction에 맞서는 것처럼 이 작가 또한 어떤 흥미로운 fiction으로 사회적 모순을 정당화시키려는 fiction에 맞서는 전략을 역으로 이용한 것 같아 보입니다.
오, counter-fiction이 그런 의미로…! @borumis 님 글을 읽으니 머리 속에 촛불이 반짝 켜지는 느낌입니다. 새로 깨닫게 되네요! 애나 펀더가 글을 잘 쓴다는 말씀에도 동감합니다.
저도 YG님 덕분에 이 작품을 알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인걸요. 읽으면서 화가 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만큼 생각이 뒤틀리고 있다는 거니까, 좋은 깨달음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리디아는 여성이 반복해 빠져드는 이중사고에 빠져들고 만다. 그것은 자기 자신을 포함해 모든 것을 무의식적으로 남성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고방식이다. (…) 내숭 떠는 여자 아니면 걸레, 혹은 유머감각 없는 년 아니면 공범이다. 그 둘을 나누는 경계선은 여성이 자신의 욕망을 발견하고 나아가 충족시키기에는 너무나도 비좁은 공간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어찌면 양쪽을 보는 그의 능력은 자신의 삶에서 경험한 분열에서 비롯된건지도 모른다. [....] 분열된 삶을 살아가기에, 그는 현실을 허울좋은 표면적 이야기로 보고 그 이면의 또 다른 진실을 찾아 나설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자신을 겉과 속이 같은 사람, 혹은 그의 표현대로 '고상한' 사람으로 여기기 힘들어진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YG님이 바람피운 것도 아닌데요 뭘~ ㅎㅎㅎ YG님이 아니었으면 한국에 있는 51명(이방 인원수)의 독자들조차 오웰의 뒷모습을 전혀 몰랐을 거 아니에요. 오웰을 좋아하는 독자일수록 이런 모습은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런 그를 계속 인정할지 안 할지는 각자의 몫이고요. 전 사실 남성들도 같은 인간이니 많이 이해해 주자, 나도 뭐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입장인데 오웰은 시대상을 반영 안 하면(반영해도) 조리돌림 당할 수준으로 '이중사고'를 하시는 분이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도 당황스럽네요. ^^;;
저는 남성들도 이해해주자.. 라기보다는 이런 남성들을 다 cancel하면 실제로 고전 중에는 읽을 작가가 얼마 없을 것 같은데 (물론 여성 작가가 많은 현재는 좀 다르겠지만) 여성 작가 또한 racism이나 기타 문제가 많겠죠. 그런데 워낙 오웰 씹는 게 재미는 있지만 실은 오웰과 아일린의 이야기보다는 더 중요한 게 이번 Mind the Gap 장에서 다루어진 것 같고 앞으로 어떻게 더 들어갈지가 궁금해집니다. Doublethink는 페미니즘의 문제 뿐만 아니라 어쩌면 작가와 작품 간의 모순을 바라보는 독자의 세상에서도 다루어져야 하는 문제같아요. 솔직히 제 자신도 독자로서 과연 나 자신은 indecency나 doublethink에서 자유로울 수 있나?하는 문제에 부딪히거든요.
Patriarchy IS the doublethink that allows an apparently 'decent' man to behave badly to women, in the same way as colonialism and racism are the systems that allow apparently 'decent' people to do unspeakable things to other people.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21,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I put my best self into my work', he said, opening out his hands, 'and I am not my best work.' In the gap between his hands I saw the gap between an author and their work. This is not an empty space. It's full of dark matter, matter that holds together the writer, the work and the reader.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23,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I" is only a convenient term for somebody who has no real being.' .... She is not, in Woolf's words, 'harassed and distracted with hates and grievances', legitimate and important as those might be. That inner 'I' is both known and unknown to a writer.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24,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Like the force behind crop circles or the tides, the self leaves traces in other phenomena - our dreams, our writing, our children - but remains out of sight. None of us is who we think we are. None of us may be 'decent'.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24,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a person is not their work, just where it came from. To want the two to be the same, on pain of 'cancellation', is a new kind of tyranny. And from there, no art comes.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24,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근데 실은 작품과 작가 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니 제 자신은 과연 decent한가?하는 생각에 이르게 되는데.. 작품이 작가에 대해 많이 얘기해주는 것도 있지만 어쩌면 독자에 대한 것도 들춰내는 게 있지 않나 싶었습니다. 우리가 같은 벽돌책이어도 4321같은 소설책이나 비소설 중에서도 냉전이나 행동 같은 책이 정말 재미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셰익스피어나 오웰 셸리 등 인물에 대해 뒷담화까는 책이 더 쉽게(?) 읽히는 걸 보면 이것은 우리에 대해 말하는 것이 무엇일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 아무리 욕하면서 봐도 막장 인물들이 나오는 리얼리티 프로나 프로야구를 놓치지 않고 보는 사람들(예: 제 동거인)에게 그렇게 욕하면서 왜 보냐고 물어보면 바로 그 욕하는 재미로 본다고 대답하더라구요. ㅎㅎㅎ
맞아요. 그런 것도 있죠. 아일린의 시대 땐 그렇게 사는 게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나마 아일린은 소위 말하는 양가집 규수나 됐으니까 오늘 날도 회자가 될 수 있지 대부분의 여성들은 평균 이하의 삶을 살았겠죠. 사람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대부분 반면교사로 봐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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