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아직 더 놀랄일이 남았던 건가요? 감히 상중인 아내의 이름을 들먹이는 이 치졸한.... "아일린은 내가 당신과 일 년에 두 번쯤 잤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나 자신에게 생일 선물을 줘도 된다고 아일린도 말했어요"
사람이 아닌 거죠.
아... 이 대목은 진짜, 이건 진짜 아니지 않나 싶었습니다.
오웰이라는 이름만 들어도 우웩 할것 같습니다.
아일린은 자신의 고통을 조지에게 말하는 걸 그만두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티올리와 윅스는 아일린에게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다. 적어도 한 명은 더 있는 다른 스파이도 마찬가지다. 누군가가 당신의 모든 행동과 말과 생각에 깊은 관심을 보인다면 그건 사랑일 수도 있지만 스파이 활동일 수도 있다. 혹은 둘 다 일 수도 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83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전쟁의 고인 물속에 잠겨 있는 일에 너무도 넌더리가 나고, 마드리드 전선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너무도 간절해진 나머지 오웰은 아일린이 모든 걸 설명했음에도 여전히 공산주의자들에게 합류하고 싶어 한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96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아일린에게는 대체 어떤 매력이, 어떤 티 나지 않는 고도의 대인관계 능력이 있었던 걸까? 그랬기에 공산주의 모집책에게 그들 때문에 느낀 공포를 털어놓고도 그 조직 내부에서 자신을 보호해 줄 일자리 제안을 받을 수 있었던 걸까?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97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나는 곧바로 생각했다 '시작이구나!'... 당장 호텔로 돌아가 아내가 괜찮은지 확인해야 한다는걸 깨달았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198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은 쓴다. "모두 무사하고 아무도 총에 맞지 않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오웰의 말은 실은 아일린이 무사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는 뜻이다. 아무가 바로 "아일린"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00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그래서 그는 도망친다. 파견 단이었던 사람들과 함께 전선으로 돌아간다. 이제는 범죄 단체의 이름이 된 POUM을 버리고 인민군 제29사단이 되어. 공포, 의심, 증오 그리고 무장한 채로 거리를 헤매는 남자들 한복판에 아일린을 남겨둔 채로.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14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은 자신이 받은 병원 치료에 대해 우리에게 이야기하는 데 2,500 단어 이상을 쓰면서도 아일린이 곁에 있었다는 사실은 한 번도 언급하지 않는다. 나중에 그 글을 타자로 치면서 아일린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20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더러웠겠네요. ㅠ
그들은 새로운 어휘들을 습득했다. 방공 기구, 대공포, 슈투카, 낙하산 폭탄, 방공호, 소이탄, 하인켈, 예광탄, 루프트바페 같은 단어들을. 갑작스럽게 묵시록의 역학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이 단어들을 놀라움을 잃은 문장 속에 넣어 아무렇지 않게 쓴다. 삶은, 오웰의 말대로 “광기”의 집합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자신의 가장 심오한 자아를 해치는 일에도 괜찮다고 느끼게 되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부장제에서 여성이 길들여지는 방식의 정점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우리를 이용하는 체제에 동조하도록 길들여진다. 그러고는 결국 우리가 동의했다고, 기분 나쁘지 않았다고, 심지어는 우리 스스로 원한 일이라고 말하게 된다. 어떤 경우든 우리는 ‘분명 그것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고 간주되고, 우리가 고통받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는 일로 남을 것이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390,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9월 19일 금요일에는 3부 '1940년 여름'부터 '분리하기'까지 읽습니다.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 360쪽부터 397쪽까지입니다. 하지만 3부부터 이 부부의 얘기, 특히 아일린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속도가 나기 시작하죠? 원래 정해 놓은 일정은 다음 주까지 3부, 그리고 짧은 4부, 5부를 읽고서 29일에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먼저 읽으신 분들도 계속 감상 나눠요. 이번 주말에도 병행(병렬) 독서 하시고요.
오늘 읽을 부분의 1940년 영국(런던) 대공습 이야기를 자세하게 살피시려면 다음 선택지가 있습니다. 『폭격기의 달이 뜨면』(생각의힘).
폭격기의 달이 뜨면 - 1940 런던 공습, 전격하는 히틀러와 처칠의 도전1940~1941년, 찬란하고 끔찍했던 시대의 초상을 그린 걸작. 1940년 5월. 처칠이 총리로 임명된 때부터 만 1년 동안의 내용을 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초기에 영국은 독일의 공습을 받고, 언제 어떻게 될지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읏따, 재미있을 것 같아요! 장맥주님 추천도 있고.
오래 전에 읽었던 책인데, 다시 꺼내봐야겠습니다. 에릭 라슨의 책들중 4권정도 읽었는데, 저는 두 번째로 흥미롭게 읽었던게 이 작품이었어요.
아, 이 책이 그렇게 재밌다면서요. (처칠이 주인공?) 마침 요즘 리처드 오버리의 2차대전사 <피와 폐허>를 읽고 있는데요, (강유원 샘의 온라인 세미나를 통해 읽는 중이에요. 저 혼자서는 못 읽을 듯;) 총력전으로서의 2차대전을 아주 전방위적으로 다루고 있더라고요. 특히 2차대전을 (1차대전에서부터 이어지는) ‘마지막 제국주의 전쟁’으로 보면서, 전쟁의 시작점을 1939년 9월 독일의 폴란드 침공이 아닌 1931년 만주사변부터 두는 게 특이해요. (6월에 같이 읽었던 <냉전>이 그 뿌리를 19세기에 놓고 시공간적 배경을 넓혔던 것도 생각나네요.) 진지한 역사서라 조금 벅찬 듯 따라가고 있지만, 읽을수록 감탄이 나오는 책입니다. 1차대전을 알고 싶다 하면 크리스토퍼 클라크의 <몽유병자들>을 많이 추천하잖아요(저는 아직 못 읽어봤지만요;). 그와 비슷하게 2차대전을 알고 싶다 하면 <피와 폐허>가 명저로 손꼽힐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출판사도 같고 번역자도 같네요.) “19세기에 알려진 제국주의는 이제 실현 불가능하며, 유일한 문제는 제국주의가 평화롭게 묻힐지 아니면 피와 폐허 속에 묻힐지 여부다.” (레너드 울프, 1928)
피와 폐허 1~2 세트 - 전2권2차 세계대전 연구를 선도해온 역사학자 리처드 오버리의 《피와 폐허》는 2차대전의 기원, 경과, 여파를 새로운 관점으로 조명한다. 2022년 군사사 웰링턴 공작 메달을 수상하고 전 세계 언론과 평단의 극찬을 받은 책으로, 2차대전을 아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게 한다.
몽유병자들 - 1914년 유럽은 어떻게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2017년 12월 펠트먼 유엔 사무차장이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건네 화제가 된 책. 1차 세계대전 발발 100주년을 맞아 쏟아진 저서들 중 '걸작'이라는 찬사가 쇄도하며 새로운 표준 저작으로 손꼽힌 책. <몽유병자들(The Sleepwalkers)>의 한국어판이 드디어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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