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stella15 네, 제 책보다는 못하지만(하하하! 제가 평가한 게 아니라 정진영 작가님께서 『아무튼, 맛집』 방송에 나오셔서 짓궂게 한 얘기) 근사한 책이에요. 분량도 짧고, 맛집 소개하는 책 절대로 아니니 한번 살펴보세요! 저는 평소 듣던 얘기를 책으로 다시 복습하는 기분이긴 했습니다만. 지인이 쓴 에세이를 읽을 때의 고충이라고나 할까요. :)
두 분 다 너무 말라서.. 맛집이나 미식과 관련이 없는 줄 알았어요^^;;; ㅎㅎㅎ
그런가요? 어쩔! ㅎㅎ 근데 저 책 부제가 진짜 재밌는 거 같아요. 과연 맛집에 가기위해 무슨 짓까지 해 봤다는 것인지 궁금하지 않아요? ㅋㅋ
제목도 잘 짓지만 부제가 참 맛깔납니다!!
바깥에서는 그들이 어디에 있고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계속 알아내기 위해 아일린이 "초과 근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거의 불가능한데 이제 바르셀로나는 온통 비밀 감옥들로 이루어진 거미줄 같은 연결망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런데 누군가가 미국 영사에게 오어 부부의 정확한 위치를 알려준 모양이다. 영사는 그 비밀 감옥에 정확히 찾아갈 뿐 아니라 딱 맞는 선물도 들고 간다. 로이스에게 줄 복숭아다. "하지만 칫솔은 없었어요." 영사에게 정보를 주고 있는 게 누구든 (틀림없이 조르조일 것이다) 그 정보원은. 아일린이 거기 없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영사는 면회를 거절당하지만 놀랍게도 복숭아는 전달된다. 여성 수감자들은 "한 조각이 두 입 크기가 되도록" 조심스럽게 복숭아를 썬다. 루이스는 그 실낱같은 희망에 너무도 고마움을 느낀 나머지 자신이 그곳에 갇힌 게 조르조의 배신 때문이었다는 결론은 도출해내지 못한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41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이곳에 저자들에게 가치 있는 물건은 없다. 정체가 대체 뭐든 저자들은 이미 사무실 급습과 스파이 활동을 통해 필요한 모든 것을 손에 넣었다. 이 수색의 목적은 오직 아일린에게 공포를 불어넣는 것이다. 아일린은 이 연극에서 주어진 역할을 해야 한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46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은 아내의 용기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는다. 사실 우리는 파멸을 피할 수 없었을 거라고 말함으로써 그 용기를 가려버리기까지 한다. 위험에 직면했던 건 아일린인데도 말이다. 오웰에게 이 일화의 주인공은 온통 남자들이다. "~하지만 그들은 스페인 사람이기도 했고 여자를 침대에서 끌어내는 건 그들로서는 조금 무리였다. 업무의 그 부분은 조용히 생략되었고 그러면서 수색 전체가 무의미해졌다." 오웰에게 이 일화는 스페인 사람들의 '관대함, 그리고 일종의 고결함'을 보여주는 작고 별난 사건이 된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50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하지만 여보, 당신이 호텔에서 자면 내일이면 우리 둘 다 감옥에 갇히게 될 거예요. 감옥에는 침대가 없어요." " 말도 안 돼. 나를 왜 체포하겠어요? 내가 뭘 했다고?" " 상관없어요. 그자들은 당신이 '트로츠키주의'라는 죄를 지었다고 선포했어요. 그거면 충분해요." " 당신, 나를 참아주고 있군. 안 그래요?" 오웰이 미소 짓는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53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그러고도 아일린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그 책의 전자책 텍스트를 훑어보았다. 오웰은 '내 아내'라는 표현을 37회 사용한다. 나는 그제야 깨닫는다. 아일린의 이름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다. 이름 없이는 어떤 인물도 살아날 수가 없다. 하지만 아내라는 직함에서는 이름이 얼마든지 박탈되어도 무방하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62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딴 얘긴데 저도 가끔 자주 나오는 단어나 반복되는 테마 등을 짚어보려고 전자책의 검색 기능을 애용하곤 해요. 반대로 있을 듯 한데 한 번도 언급되지 않은 단어의 부재를 검색하는 데도 유용하군요.
저는 이번 주말에는 며칠째 찔끔찔끔 읽고 있는 앨리 러셀 혹실드의 『도둑맞은 자부심』(어크로스)을 완독할 예정입니다. 미국 켄터키 주의 석탄 마을이 민주당 지지에서 트럼프 지지로 바뀌게 된 사정을 '자부심'과 '수치심'이라는 키워드로 들여다보는 책인데, 읽다 보니 뜻밖에도 증오의 정치를 극복할 수 있는 저자가 찾는 가능성에 눈길이 더 가더라고요. 혹실드는 '감정 노동'이라는 단어를 주목하게 한 사회학자입니다. 『감정 노동』이라는 책 들어보신 적 있으실 수도 있는데, 바로 그 책의 저자세요. 흔히 '감정 사회학' 분야의 대가로 알려진 분인데. 글까지 잘 쓰는 제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회학자입니다. 이분이 1940년생이니까, 올해 만 85세가 되십니다. 그런데 정말 말 그대로 노인이 되고 나서도 미국의 현실을 보다 못하시겠는지 굵직한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고 계세요. 그중 하나가 미국 보수의 숙주라고 할 수 있는 남부 루이지애나주를 찾아가서 그곳의 보통 시민은 무엇에 분노하는지를 살펴본 책이 『자기 땅의 이방인들』(2016)입니다. (이미 이때 만 76세!) 그 후속 프로젝트로 원래 '빨간 미국'이 아니라 '파란 미국'이었다가 '빨간 미국'으로 돌아선 켄터키주 마을을 찾아가서 참여 관찰한 이야기가 『도둑맞은 자부심』입니다. 이 주제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 번쯤 살펴보시면 좋겠어요.
도둑맞은 자부심 - 상실감, 수치심 그리고 새로운 우파의 탄생‘감정 노동’이라는 개념을 통해 오랫동안 간과되어온 감정의 사회적 의미를 조명해온 앨리 러셀 혹실드가 이번에는 자부심과 수치심이라는 감정이 어떻게 미국 정치를 뒤흔들었는지 탐구한다.
자기 땅의 이방인들 - 미국 우파는 무엇에 분노하고 어째서 혐오하는가<감정노동>으로 잘 알려진 앨리 러셀 혹실드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 사회학과 명예 교수가 진보의 본거지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파란 미국’ 버클리에서 주민 절반이 티파티를 지지하는 초보수주의의 숙주인 ‘빨간 미국’ 루이지애나를 오가며 쓴 공감과 이해의 여행기다.
감정노동 - 노동은 우리의 감정을 어떻게 상품으로 만드는가감정노동과 감정노동사회에 관한 최초의 심층 보고서 . 낯선 이에게 늘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람들, 웃어야 사는 사람들, 웃으며 죽어가는 사람들. 바로 ‘감정노동자’다. ‘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배우가 연기를 하듯 원래 감정을 숨긴 채 직업상 다른 얼굴 표정과 몸짓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 책은 감정노동이라는 개인적 행위와 사회적인 감정 법칙, 사적 생활과 공적 생활에서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다양한 교환 행위로 구성된 감정노동 체계를 통해 감정노동사회를 파악할 수 있는 틀을 제시한다. 또한 감정노동이 상대적으로 여
나를 빌려드립니다 - 구글 베이비에서 원톨로지스트까지, 사생활을 사고파는 아웃소싱 자본주의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는 <나를 빌려드립니다>에서 ‘구글 베이비’부터 고객이 지금 정말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정해주는 ‘원톨로지스트’까지 사생활 서비스 시장을 움직이는 주인공들의 입을 통해 아웃소싱 자본주의의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이 책 저는 전자도서관에 신청하고 대기한지 벌써 5개월인데, 아직도 3주 더 기다려야해요. 와이지님 어찌 생각하실지 완독후 느낌 알려주세요
2주 정도 갑자기 바빠져서 그믐에는 통 못 들어오고 그래도 책은 지난 주말부터 따라잡아서 어제까지 진도표대로 다 읽었습니다. 오늘에서야 그간의 대화들을 훑어보는데 언제라도 끼어들면 된다는 걸 알면서도, 라디오스타에 처음 출연해서 위축된 게스트마냥 쭈굴거리게 되네요 ㅎㅎㅎ 위에 박상현 님의 추천사랑 원제 wifedom 뜻풀이가 정말 와닿았어요. 애나 펀더의 필력이 좋다고 느꼈는데 제목도 기깔나게 지었네요. 생각의힘 트위터에 편집자의 가벼운 후기가 올라왔는데 아내무덤이라는 제목을 제안했었대요. 원제를 살리는 언어유희의 측면에서도 내용을 잘 축약하고 반영한다는 점에서도 괜찮은 제목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링크 살포시 남깁니다~ https://x.com/tpbook3/status/1967513878809743551
와, 아내무덤 좋은데요? (말씀처럼 원제랑 라임도 맞고요!) 전에 이 방에서 얘기가 나왔을 때 다른 제목이 뭐가 있을지 이것저것 떠올려본 적 있지만 전혀 생각도 못했던 제목이에요. 역시 전문가 선생님들은 다르시군요.
와.. 아무래도 한글판도 읽어봐야겠어요.
리디아는 이렇게 썼다. 전쟁 중에, 나는 아일린이 자신이 살거라 기대하지 않고 미래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쓰거나 계획을 세우지도 않는다는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아일린은 이렇게 말하곤 했다. 난 죽든 살든 상관없어. 그건 관심을 끌기 위한 말이 아니라 마치 자신이 목숨을 잃을 경우 친구들이 느낄 슬픔을 덜어주기 위한 말 같았다. 하지만 그 말은 친구들에게서 아무것도 덜어주지 못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p.385,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차 마실 시간이잖아요. 안 그래요?” 그때 조지는 그렇게 말했다. (334쪽) 한 번은 아일린이 오븐에 셰퍼드파이를 넣어 데워놓고, 그들이 입양해 키우던 고양이 몫으로는 삶은 뱀장어를 꺼내놓고 간다. 그러자 오웰은 아무런 이상한 점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뱀장어를 먹어 치운다. (375쪽) 오늘 아침 조지는 딴생각에 빠져서는 자기 버터뿐 아니라 아일린 몫의 버터까지 먹어버렸다. 배급 식량이 얼마나 되는지 조지는 전혀 모른다. (382쪽)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아… 실제로 이와 똑같은 스타일의 어르신을 알고 있어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군요.
아, 이러니까 차라리 조지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조지는 천재과이거나 심한 나르시스트나 암튼 되게 독특한 사람이었나 봅니다. 바로 문장채집했네요. 광기! 그러니 아일린이 얼마나 힘들었겠습니까? 보통 사람도 힘든데. 조지 자신도 그다지 행복했을 것 같지는 않네요. ㅠ
네, 제가 아는 어르신도 (천재과는 아니지만) 나르시시스트나 ‘지삐몰라’ 타입은 맞는 것 같습니다.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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