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Life, Orwell says, consists of 'insanities'.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62,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The horror is so persistent, it's almost banal.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263,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어쩌면 이것은 전쟁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적으로 목격하는 폭력, 차별, 그리고 사회적 불공정과 모순에 대해서도 비슷하게 말할 수 있겠죠. 이제 지인들이 바람 피우는 것이나 작가들이 작품의 이상과 다르게 그리고 기타 다른 정치인이나 셀럽들이 그들이 내세우는 모습과 다른 것에 익숙해진 우리는 이제 이런 충격에 둔해지다 못해 지겨워진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9월 22일 월요일에는 3부를 마무리합니다. '피해자'부터 '다른 동물들'까지 읽습니다. 전쟁 중의 일상과 오웰의 기행, 그리고 『동물 농장』이 드디어 세상에 등장하는 대목까지입니다. 내일(9월 23일)과 모레(9월 24일) 아일린의 최후를 다루는 4부를 읽고서, 주 후반에 5부 후일담을 읽으면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1942년 5월 25일이다. 폭격으로 집이 피해를 입어 지낼 곳이 없어진 오웰과 아일린은 H.G 웰스의 차고 위층에 있는, 이네즈가 살다 나간 집에 한동안 머무른다. 오웰은 문학적 비판과 우정은 전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이 지면에서 책을(그리고 인격을) 난도질한 작가 친구들이 그런 평가에 전혀 흔들리지 않고 자신과 계속 친구로 지낼 수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이를테면 자신과 가장 오랫동안 알고 지낸 학창 시절 친구인 시릴 코널리의 데뷔작 장편 소설 서평을 쓰면서 오웰은 다음과 같이 썼다. “남에게 빌붙어 얻어낸 돈을 비역질에 쓰는 이른바 예술가라는 자들에 관해 글을 쓰고 싶어 한다는 것부터가 일종의 정신적 빈곤을 드러낸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407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제가 재미있어서 메모해둔 대목인데요. :) 자기 책에 대한 비판(비난)에 의연한 작가는 장담컨대 한 명도 없습니다. 저는 심지어 (제가 편집장으로 있었던) 공적 매체에 비판적인 서평을 싣는 걸 막지 않았다고 절연당한 저자도 다섯 손가락 이상이에요. :)
어머, 서평은 전부 좋은 말만 써줘야 하는 걸까요. 그렇담 뭐하러 굳이 비평이란 게 있는지… 그리고 평이 맘에 안 들면 그걸 쓴 사람이랑 토론을 하든가 멱살을 잡든가 하면 될 것을 왜 매체에다 대고 뭐라 하는지 모르겠네요.
전 그래서 SNS에 한국 작가님들 책 혹평은 최대한 자제해서 쓰고 있어요. 예전에 어떤 작가님 책이 정말 제 취향이 아니라서('나의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 계열') '다신 읽고 싶지 않다.'라는 식으로 올렸는데, 그 작가님이 좋아요 누르고 답글까지 달고 가셔서 깜놀한 사건 이후로 특히요. ㅎㅎㅎ 베스트셀러 작가분이셨는데...팔로워도 없는 제 인스타는 왜...
ㅎㅎㅎ 꽃의요정님 인스타가 보고 싶어지네요. 그래도 취향이 아닌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다시 읽고 싶지 않다는 평도 그 이유를 알려주시면 작가로서는 좋은 조언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냥 너무 좋았다 재미있었다는 평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저는 솔직히 서점 리뷰나 다른 사람이 책에 대해 말하는 것도 무조건 좋았다는 평보다는 짧은 한줄평이어도 왜 좋았거나 나빴거나 근거를 대주고 자세히 알려주는 평이 좋더라구요.
저는 서평은 그냥 개인적으로만 쓰지만..;; (전 더욱더 아무도 팔로우하지도 않는 인스타나 블로그;;) 가끔 책에 대한 제 평(그것도 나름 이유를 대고)에 불쾌해하시고 답글을 다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본인이 좋아하는 책을 공격받은 느낌인가봐요) 그리고 서평은 그렇게 자주 안 쓰지만 먹고사느라 논문을 읽고 평해줘야할 때는 그래서 되도록 자세하고 꼼꼼히 근거를 대서 (그리고 될 수 있는 한 개선하고 수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며) 평을 해줍니다. 서평은 정말 아무도 안 읽을 거라는 생각을 하고 의식의 흐름대로 쓸 때가 많지만 논문은 제가 누군지 몰라도 정말 조심스럽게 보게 되더라구요;;
우리 인스타 친구인데요?! 아! 책 인스타는 제가 다른 계정을 쓰고 있긴 해요. 제 일상이 책으로 뒤덮일까 봐 하나 더 팠습니다.(사실 무슨 책 읽었는지 망각 방지용이긴 하지만요.) 진짜 몇 년 전에 쓴 거라 기억이 하나도 안나는데, 그 이후엔 부정적인 내용은 웬만해서는 잘 안 쓰려고 해요. 잘 안 되긴 하지만요. ㅎㅎ
저는 이게 참 어렵더라고요. 가까운 사이일수록 객관화가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자기 책에 대한 비판(비난)에 의연한 작가는 장담컨대 한 명도 없습니다."라는 YG님 말씀에 격하게 공감하고, 그럼에도 오웰은 "문학적 비판과 우정은 전적으로 분리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했다"는 문장에서 오웰이 더 싫... (엇, 저도 모르게 그만 진심이) 오만하다 생각했어요. 작품이나 사람에 대한 호불호, 의견 등은 다 다를 수 있고, 비판(비난) 또한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결국은 본인이 믿는 대로, 선택한 대로 주장할 테니). 다만, 자신은 그런 것에 전~~혀 영향받지 않는다는 듯 말하는 사람들 보면 왠지 모르게 싫더라고요. 마치 자신은 그런 하찮은(?) 감정 따위 느끼지 않는 굉장히 이.성.적.인. 사람이라는 듯한 태도랄까(흥). 한낱 미물인 저는 그런 이성적인 태도를 갖추려면 정진이 더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털썩).
오! 맞아요. 사생활로 우리를 실망시킨 작가들 보다 고민 한 방울 없어 보이는 얼굴로 "난 그런 하찮은 일 따위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에게 더 실망합니다.똑같이 상관없다고 해도 태도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어떤 잘못을 어떻게 저질렀는지 상황파악도 좀 해 보고, 그래도 난 이 사람을 지지한다 안 한다 등의 고민 말이죠... 갑자기 또 소심 모드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싫은 건 알겠는데, 왜 싫은지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정성은 쏟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가 아무리 좋아하는 것도 싫다는 의견에 대한 타당성이 있으면 이해는 되더라고요(동의는 어려울지라도). 전에 장강명 작가님의 북토크에 갔다가 이 비슷한 말씀을 하셨던 기억이 나는데요. 적어도 의견(특히 싫은 의견)을 말할 때는 '그냥 싫어'가 아니라 왜 싫은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공론장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정리된)이 함께 들어가야 한다고. 워딩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대충 뉘앙스가 그랬습니다. 싫음의 이유만이 고작 싫음의 이유라면(말장난 같은데, 느낌 아시죠?) 말문이 턱 막히더라고요.
오웰은 BBC에서 위대한 문인 웰스가 “섬나라 근성과 공상적인 이상주의에 빠져들고 있다”며 비난하는 방송을 내보낸다. (…) 오웰은 또 다른 글에서 웰스가 이제 “자기 재능을 다 낭비해 버리고 얄팍하고 부적격한 사상가로” 변해버렸다며 끈덕지게 비난을 계속한다. 이에 화가 난 웰스는 오웰에게 편지를 쓴다. “네가 내 욕을 뭐라고 하고 다니는지 들었다, 이 배은망덕한 돼지 새끼야. 월요일 아침까지 내 집에서 나가.”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408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오웰의 내면을 이해하는 데에 굉장히 중요한 일화 같기도 합니다. 일종의 공감 능력 장애라고나 할까요?
확실히 일반적인 사람은 아니었던게 확실히 느껴지더라구요. Spectrum 에 있는건 확실해 보여요.
정말 신랄하네요. 근데 <나는 왜 쓰는가>에 '어느 서평가의 고백'에서 서평을 쓰는 고충을 얘기하기도 하잖아요. 뭐 좋은 서평을 쓰고 싶어도 좋은 책이 없다고 우는 소리하는. 근데 매체엔 다 좋은 말만하던데 그것을 막지 못해 절연을 하셨다고요? 엇따 ,작가가 자존심 한 번 징하네요. 아, 작가들 무서워요. ㄷㄷ
근데 다른 말인데.. 웰스도 엄청 먹성이 좋은가봐요.. 분명 속이 안 좋다고 말로는 하는데.. 두 그릇이나 먹고 식사하지 못한 사람 거까지 먹어치우다니..ㅎㅎㅎ 정말 무슨 아가사 크리스티 소설 제목같은 Death by Plum Pie는 이런 먹보를 노리고 한 살인사건 같아요. 속터지고 짜증날 때 이런 이야기가 간간이 재미를 던지네요.
“오웰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동물 농장』이 최고로 정교하게 쓰인 풍자극이라는 사실은 대단히 자주 언급되어 왔다….” 그는 이어서, 이는 오웰이 그 작품을 “집필 과정에서 아내와 함께” 논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일린과 오웰이 침대에 누운 채 한 장면 한 장면을 이야기하며 함께 웃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리고 만약 『동물 농장』이 그 가벼운 터치와 절제력에 있어 그토록 완벽한(거의 ‘오웰답지 않은’) 이야기라면, 그 공의 일부는 아일린과의 대화에서 받은 영향, 그리고 아일린의 명석하고 위트 있는 지성에 돌아가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419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서유재/책증정]『돌말의 가시』 온라인 함께 읽기 (도서 증정 & 북토크)[엘리/책 증정] 장강명 극찬 "벌써 올해의 소설" <휴먼, 어디에 있나요?> 함께 읽기[책증정-선착순 10명] 청선고로 모여라!『열여덟의 페이스오프』작가와 함께 읽기성공하면 30억을 받는 대리 수능💥『모방소녀』함께 읽기4,50대 세컨드 커리어를 위한 재정관리 모임노후 건강을 걱정하는 4,50대들의 모임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커리어와 나 사이 중심잡기 [김영사] 북클럽
[김영사/책증정] 일과 나 사이에 바로 서는 법 《그대, 스스로를 고용하라》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천만 직장인의 멘토 신수정의 <커넥팅> 함께 읽어요![김영사/책증정] 구글은 어떻게 월드 클래스 조직을 만들었는가? <모닥불 타임> [김영사/책증정] 《직장인에서 직업인으로》 편집자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무작정 퇴사하기 전에, <까다로운 사람과 함께 일하는 법> 함께 읽기
[여성]을 다양하게 말하기
[책증정] 페미니즘의 창시자, 프랑켄슈타인의 창조자 《메리와 메리》 함께 읽어요![책나눔] 여성살해, 그리고 남겨진 이들의 이야기 - 필리프 베송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책증정]『빈틈없이 자연스럽게』 반비 막내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그믐클래식 2025] 9월, 제 2의 성 [도서 증정]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함께 읽기[도서 증정] <문제적 여성들의 북클럽> 번역가와 함께 읽기
그믐의 대표 작가, 조영주
[책 증정] <탐정 소크라테스> 조영주 작가와 함께 읽어요[책증정] 작가와 작가가 함께 등판하는 조영주 신작 <마지막 방화> 리디셀렉트로 함께 읽기[장맥주북클럽] 1. 『크로노토피아』 함께 읽어요[박소해의 장르살롱] 19. 카페 조영주로 오세요
책도 주고 연극 티켓도 주고
[그믐연뮤번개]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짧은 역사, 천천히 길게 읽고 있습니다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2부
🎨 그림책 좋아하세요?
벽돌책 사이, 그림책 한 칸 (부제: 내가 아는 29가지 기쁨의 이름들)[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진짜 현장 속으로!
[웰다잉 오디세이 2026] 5. 죽은 다음중독되는 논픽션–현직 기자가 쓴 <뽕의계보>읽으며 '체험이 스토리가 되는 법' 생각해요[도서 증정] 논픽션 <두려움이란 말 따위>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 (동아시아)[벽돌책 챌린지] 2. 재난, 그 이후
체호프에서 입센으로, 낭독은 계속된다
[그믐밤] 47. 달밤에 낭독, 입센 1탄 <인형의 집>[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이기원 단장과 함께 스토리의 비밀, 파헤칩니다
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2. 액션 + 로버트 맥키의 액션스토리탐험단 시즌2 : 장르의 해부학 1. 호러
봄에는 봄동!
단 한 번의 삶방랑자들여자에 관하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편견을 넘어 진실로: 흑인문화 깊이 읽기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7.더 이상 평안은 없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6.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지다, 치누아 아체베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5.대항해시대의 일본인 노예, 루시우 데 소우사
비문학을 꾸준히 읽는 중
독서기록용 <한옥 적응기>독서기록용 <가난의 명세서>[독서 기록용]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