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전 폭싹 속았수다도 나의 아저씨도 머리 아플 정도로 우는 고장난 수도꼭지여서^^;;; 되도록 tear jerker 드라마나 영화들을 자제하고 있습니다..ㅎㅎㅎ
앗 연해님도 YG님 북토크에 가셨군요! 저도 그 자리에서 이렇게 무너져가는 듯한 세상에서 어떻게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에 말씀하셨던 '부지런한 희망'이란 얘기에 감동.. ㅜㅜ 제게 마침 정말 필요한 말이었어요. 그러게요. 작품이 작가가 지향하는 좋은 모습만 담아내려고 한 것이듯.. 드라마도 그렇겠죠. 실은 저는 부모님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워낙 불륜, 이혼 등을 많이 봐서 그런지 제 자신도 결혼식날 직전까지도 결혼을 매우 망설였어요. 어떤 '인간'과 결혼한다는 것은 정말 그 인간의 시시콜콜하고 슴슴한 일상 뿐만 아니라 더럽고 불쾌하고 쪼잔한 부분까지 다 받아들이고 감내하는 '현실'이니까요.. 어쩌면 인간관계라는 것은 그런 막연히 이상형의 사람이나 이론이나 작품을 마음 속에서 자아내는 '마술적 희망'보다는 모순과 부조리로 가득한 현실과 직접 부딪히고 실천하는 '부지런한 희망'과 더 밀접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 조지와 아일린을 보면 그때 YG님이 그람시 얘기를 하셔서 생각난 pessimism of the intellect (지성의 비관)과 optimism of the will(의지의 낙관)이 생각납니다. 사람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기 어려웠던 조지는 지성의 비관, 사람들을 항상 직접 관찰하고 경청하고 공감하며 적극적으로 도우려는 행동파 아일린은 의지의 낙관을 보는 듯 했어요.
오, 뭔가 멋진 말이네요. 지성의 비관, 의지의 낙관. 보루미스님의님 조지에 대한 해석도 멋지고! 보루미스님도 결혼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갈등하셨군요. 정승호 시인이던가, 누가 한 사람이 온다는 건 그의 모든 것이 온다는 거라잖아요. 그것을 끌어 안는다는 건데 왜 갈등이 없으시겠습니까. 혈연관계인 가족도 힘들던데. 그래도 가끔은 그늘이 되기도 하잖아요. 결혼은 행복하기 위해 하는 게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더 불행해진다고. 크게는 인류 공영에 이바지 하기 위해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ㅎㅎ 미안합니다. 아는 척해서.ㅠ
네.. 심지어 결혼식 전날밤도 '우리 꼭 결혼까지 해야 해?'라고 전전긍긍하는 자세에 질려서 남편이 '아 그럼 여기까지 와서 안 할 거얏?!!'하고 버럭한 적도 있었죠..ㅎㅎㅎ YG님이 북토크에서 얘기하신 건데 그람시의 말에서 단순히 이상적 세계를 바라고 이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마법적 희망'보다는 이상에 이르지 못해도 계속 꾸준히 노력하고 실천하는 '부지런한 희망'을 SF작가들은 전하고 싶은 것 같다고 하셨어요. 이건 인간관계도 계속 그렇게 노력해야하는 것 같아요. 남녀관계든 부모자식이든..
ㅎㅎ다행이어요. 만약 남편분께서 순간의 실수로 한마디만 동조하셨어도 그 다음은 어떻게 됐을지 상상하기도 싫네요, ㅋㅋ 역시 뚝심있게 이끌고 나가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거 같습니다. 남편분, 오빠 한번 믿어 뵈. 이랬을 것 같습니다. 하하.
아뇨 그렇게 믿음직하게 말하긴 커녕.. 약간 많이 에겐남이어서 그런지 노총각 히스테리를 부리면서 '내가 그렇게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프로포즈까지 했는데!! 엉? 몇 시간 뒤면 결혼식인데!! 엉? 여기 와서 뒤집자고옷?!! 장난해?' 그런 식으로 발악발악을..ㅋㅋㅋㅋㅋ
@borumis 님도 그 자리에 함께 있으셨군요! @꽃의요정 님도 오셨다고 하셨는데, 다들 알게 모르게 그 자리를 지키고 계셨습니다(YG님, 인기짱!). 저도 그날의 북토크에서 '부지런한 희망'이라는 단어가 마음에 콕 들어왔어요. 지금도 여전히 담고 있고요. 역시 결혼은 현실이네요. 제가 결혼에 뜻(?)이 없는 것도 말씀하신 이유 때문인 것 같아요. 저 하나 감당하기도 벅찬데, 과연 제가 타인을 어디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 아직 자신이 없습니다(그만한 그릇이 되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거기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평생을? 제가 연인에게 종종 하는 말이 있는데요. '만약 결혼했다가 도망가고 싶어지면 어떡해?'라고요. 그래서 결혼식 날 직전까지 결혼을 망설이셨다는 @borumis 님 말씀에 끄덕끄덕했어요. 아이를 키운다는 건 더 큰 결심과 책임감이 필요하다 여겨지고요. 여담이지만 제 오빠가 작년에 결혼했는데요. 바로 어제! 조카가 태어났답니다(남아인데, 정말 정말 예뻐요). 오빠네 부부를 보고 있으면 '결혼도 꽤 괜찮군' 싶다가도, 다시 저라는 인간을 보고 있자면 절레절레 싶고. 인생은 기니까 천천히 생각해보려고요. 조지와 아일린을 지성의 비관과 의지의 낙관에 비유하신 통찰력! 또 이렇게 하나를 배워갑니다:)
와, @연해 님 조카 탄생 축하드려요! <세계를 향한 의지>를 읽을 때, 9월에 고모가 된다는 말씀을 하셨던 게 기억납니다. 새삼스레 시간이 참 빠르다는 생각도… 연해님 조카는 연해님이 고모라서 너무 좋을 것 같아요. 예쁜 조카가 건강하게 자라길 빌어요.
@향팔 @borumis @YG @stella15 다들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그믐에서는 이렇게 축하도 받고, 슬픈 일은 위로도 받고. 안온한 연대의 장 같습니다:) 저보다도 오빠 아내분이 고생 많으셨어요(저랑 동갑이라 호칭을 좀 편하게 합니다). 출산 예정일이 지났는데도 소식이 없어 유도분만을 했던 터라 12시간 넘게 걸렸거든요. 다행히 산모도 아이도 모두 건강하다고 하네요. 조카한테 첫 용돈을 주고 싶어 말을 꺼냈더니, 아이 이름으로 주식계좌를 만들 예정이라 만들고 나면 그때 달라는 오빠의 말에 갑자기 현실감이 확 느껴졌습니다(힝, 이 낭만도 없는 사람들). 그래도 그저 좋습니다(하하하). 뭔들 못 주겠어요.
옛날 같으면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오빠의 부인이면 올캐 언니라고 불러야 하는데 말이죠. 안 그러면 경을 친다잖아요. ㅎㅎ 우리도 점점 서양화 되어가는 거 같아요. 서양 사람들은 나이가 적든 많든 이름 부르면 다 통한다잖아요.^^
오! 정말 축하합니다! 정말 사랑받는 아이가 될 것 같아요. 저희 남동생 부부도 요즘 아기를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저도 조만간 이쁜 조카를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연해 님, 조카 탄생 축하드려요. 제가 원래 아이라면 질색(이라기보다는 아예 관심이 없는)이었는데 여동생이 조카를 낳고 나니 그렇게 예쁘더라고요. 연해 님도 좋은 고모가 될 테니, 조카가 복이네요. :) 참, 그날 복 토크 콘서트에 직접 오셔서 어쭙잖은 얘기에 경청해 주시고, 또 나중에 인사도 해주셔서 반갑고 고마웠답니다!!! 다시 감사합니다!
오잉? 어쭙잖다뇨. 얼마나 재미있고 유익했는데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푹 빠져서 들었답니다. 체감하는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쉬웠어요. 저야말로 반갑게 인사 받아주셔서 감사했고 뵐 수 있어 기뻤답니다. 그믐에서와는 또 다른 모습! 그날 들려주신 여러 말씀들이 제 삶에 큰 위로가 되기도 했어요. 이를테면 '욕을 많이 먹어도 담담해질 수 있는 마음'이랄까... 하하, 죄송합니다. 농담이에요. YG님만의 고유한 경쾌함이 멋있고 좋았습니다.
참, 얼마 전에 여기서 @YG 님의 책을 만나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https://the-edit.co.kr/80120
아, 이거 놓치고 지나칠 뻔했네요. 조카 보셨구나. 저 때가 생각나네요. 이모 됐다고 좋아했는데 막상 녀석이 이모라고 불러주기까지는 거의 3년도 더 지나야했던 것 같아요. 남아는 여아에 비해 말이 좀 늦되니. 그러다 이모라고 불러주는데 제 머릿속에서 불꽂놀이가 팡팡 터졌던 기억이! ㅎㅎ 연해님도 고모라고 불리기까지는 좀 기다리셔야할 겁니다. ㅋ 암튼 축하해요!^^
제 시누이도 저희 부부 보고 한마디 했어요. "언니랑 오빠처럼 똑부러지는 사람들도 결혼해서 애 낳으면 저런 고초?를 당하고, 사람이 (가끔) 이상해지는구나." 그래서 본인같은 어리바리는 결혼은 꿈도 안 꾼다고요. (어리바리 아니고, 진짜 귀엽고 사랑스러운 시누이입니다. ^^) 근데....저희 아들 베프가 고모예요! 고모가 아이 방학에 맞춰 휴가 내고, 계획 세우고 아이도 고모 근무 스케줄에 맞춰 시댁에 놀러 가고요. 사실 둘이 쌍둥이처럼 생겨서 더 모자 같고요. 제가 10살때부터 고모한테 입양가라고 하는데, 그건 죽어도 싫다네요. 왜냐!!! 연해님 같은 우아한 고모라니~너무 멋져요! 나중에 조카가 좀 컸을 때 동화책 읽어 주고, 조용히 손잡고 산책하고 그럴 거 같아요. ^^
아드님에 대해선 걱정이 없겠네요. 고모가 든든한 빽이되어 줄테니. ㅎㅎ 요정님 시누이복이 있으시네요! 연해님은 뭐 영화죠. 영화!^^
오, 지난번에 아드님과 고모님 이야기 나눠주셨던 기억이 떠올라요! 아드님 최고의 베프라고 하셨던 말씀이요. 두 분 사이가 알콩달콩 해서 제 마음이 다 훈훈해지네요. 하지만 고모님께 입양되기는 싫은, 자기표현이 확고한 (라이언 혹은 춘식이를 닮은 귀여운) 11살 친구로군요. 저도 우아하고 싶은데...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는 11살 친구와의 만남을 생각하면, 그 친구와 할 수 있는 놀이 자체가 우아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하하하). 남자아이라 뛰어노는 걸 워낙 좋아해서 제가 쫓아가느라 정신이 없거든요(헥헥). 그래도 조카와는 더 어릴 때부터 관계를 형성하니까 차분하게 놀 수 있지 않을까 싶다가도, 오빠와 아내분의 성향(지나친 에너자이저들)을 생각하면 불가능할 것 같기도 하고. 근데 진짜 팔은 안으로 굽는 건지, 제 아이도 아닌데 보내주는 사진 볼 때마다 너무 귀여워요. 제가 본 아이 중에 제일 예쁜 것 같고, 몇 번을 다시 보는지 모르겠어요. 작고 소중한 생명체... 힝(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안그래도 그 드라마를 볼 때마다 저와 저희 남편은 이 드라마만 보면 소주가 땡겨서 큰일이라고;;;
하하, 남편분 말씀 너무 귀여우세요. 저는 술이 땡기는 드라마는 없었지만, 보는 내내 술 냄새가 풀풀 풍겼던 드라마는 <또 오해영>과 <나의 해방일지>였어요. 제가 좋아했던 작품들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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