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완독했읍니다. 감사합니다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6. <조지 오웰 뒤에서>
D-29
그러믄요

YG
@그러믄요 님, 이번 달에도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다음 달에도 함께 읽어요!

도롱
“ “난 언제나 아일린이 조지와 결혼한 게 너무도 안타까웠어요. 그 애가 그 사람하고 이른바 사랑이라는 것에 빠져 있다는 걸 정말이지 믿을 수가 없었어요. 아마 조지의 솔직함 때문이었을 거예요. 조지는 아일린이 호기심을 느낄 만한 방식으로 생각을 했어요. 그 애가 흥미를 가질 만한 방식으로요. 그 사람은 별난 사람이었거든요." 리디아는 이 점에 대해 더는 이야기하지 않는다. 하지만 두 사람을 판단하기 더 수월한 내 생각에는, 오웰과 아일린은 서로를 자기파멸로 몰고 가는 일종의 군비 확장 경쟁을 벌였던 것 같다. 아일린은 이타심을 통해, 오웰은 자아와 작업이라는 예술가의 탐욕스러운 이중생활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일을 통해 그 경쟁을 이어갔다. ”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전보, p.485,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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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
“ 아일린이 자신을 심하게 대했다고 오웰이 생각한 이유는 뭘까?
그걸 알기는 불가능하다. 혹시 그가 바람을 피운 일을 두고 그들이 벌인 '살벌한 말다툼' 때문이었을까? 아일린이 마지막으로 오웰에게 보낸 편지들을 읽어보면,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절박한 필요를 오웰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쁨을 담은 용어들, 이를테면 낚시, 풍경, 총, 병원과 거리 두기, 오웰의 아이들이 아닌 아이들과 거리 두기 등으로 바꿔 말하는 아일린의 상냥함과 외교적 감각을 살펴보면, 오웰이 무엇을 언급하고 있는지 상상하기는 어렵다. 오웰에게 타인의 관점을 이해하는 능력이 없다는 것이 앤에게는 의심의 여지 없이 명백해 보였을 것이다. ”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사랑, 일 , p.515,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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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
오웰은 타인을 이해하기 보다 이용하기에 능숙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안타까움과 분노가 교차하는 책 읽기는 처음인데요, 새롭게 알게 된 오웰의 진면목으로 인해 도파민이 팡팡 터지기도 했고 아일린이라는 새로운 작가를 발견하게 되어 좋았습니다.
어떤 교수님이 책에 쓰신 글이 기억나는데요,
"이야기를 늘 즐긴다고 해서 성품이 날로 고상해지고 덕성이 흘러넘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한마디로 뛰어난 이야기꾼이 그대로 뛰어난 일꾼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서사적 능력과 도덕적 능력, 나아가 현실에서 일을 처리하는 실무적 능력 사이에는 연속성보다 불연속성이 더 큰 것은 아닌지 물어야 한다."
앞으로도 책을 읽을 때, 고전 작가들의 배경을 어느 정도 파악하고 책을 읽는 방법이 더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내일 드디어 마무리인데, 이번 벽돌책도 참 유익하고 즐거웠습니다. 함께 읽을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 ~

YG
@도롱 님, 앗! 멋진 인용구네요. 나중에 출처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도롱
출판사 이학사에서 나온 ‘일꾼과 이야기꾼’이라는 책이에요. 1부 첫 장에 바로 나오는 내용입니다. :)

Gabriel
저도 오늘부로 완독했습니다! 모르고 지나갈 책을 또 한 권 읽게 해주셔서 @YG 님 감사합니다.
이 책에서 드러나는 조지 오웰은 무언가 직시해야 하는 부분들을, 특히 자기 내면과 관련해서, 회피하거나 외면하는 사람 같은데...그런 사람이 위대한 통찰이 있는 작품들을 써내는 게 어떻게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들기도 하고...저는 다른 것보다 아일린의 삶이 너무 슬프네요 ㅠㅠ

오구오구
새벽에 늘 책을 읽었는데 9월부터 새벽 달리기 루틴을 만들다보니 독서 시간이 들쭉날쭉해서... 기록 남기기도 뜸하고 여러분들 글도 많이 읽지 못했네요. 저는 아직 조금 남았는데... 빨리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씩씩한
금요일 밤에, 책을 다 읽었어요. 아일린의 마지막 모습이 너무 비참하게 묘사되어서 내내 마음이 안 좋았어요. 가부장제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은 시대와 지역이 달라도 사는 모양새가 너무나 비슷하네요. 그걸 반복해서 확인하게 되어 며칠 우울했습니다. 아일린처럼 반짝반짝 빛나던 여성뿐 아니라, 너무나 많은 여성들이 비슷한 삶을 반복하고 있네요.
처음으로 벽돌책 읽기 같이 해 보았어요. 사무실에서 아주 가끔 그믐에 접속하다보니, 대화에 열심히 동참할 순 없었지 만 부지런히 읽으며 완독할 수 있어 좋았네요. 좋은 책 소개 감사합니다.

쭈ㅈ
완독했습니다. 충격적인 책! 정희진 선생님의 추천사 마지막 문장, "조지 오월의 모든 글을 읽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야 한다."에 완전 공감하며 조지 오웰 읽기를 게을리 한 제 자신을 칭찬하고 싶네요. 아일린과 함께하며 읽어나가겠습니다.

연해
저도 오늘 출근길에 완독했습니다. 옮긴이의 말처럼 애나 펀더는 노라의 편지를 실마리로 이 책의 '픽션'과 '대항서사'를 창조했지만, 방대한 자료를 토대로 연구한 만큼 그녀의 해석이 불편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저자가 오웰의 오랜 팬이기도 했고, 오웰을 '취소'하자는 게 아니라 이 책을 통해 하나의 '해방'을 외쳤던 것이니까요. "'취소’하겠다는 생각보다는 ‘똑바로 바라보고 읽자’"라는 @Nana 님 말씀도 인상 깊었습니다.
모임 초반에도 살짝 언급했지만 저는 조지 오웰의 작품을 『동물농장』외에는 제대로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의 명성(?)에 대해서만 익히 들어왔었죠. 그 애매한 지점에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는 좀 더 균형잡인 시각으로 그의 책을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그렇게 고결한 사람은 아니었다?). 아마 이번 벽돌 책 모임이 아니었다면 아일린이라는 존재를 영원히 모르고 지나쳤을 것 같기도 한데요. 그런 의미에서 자주 하는 말이지만 또 하고 싶은 말. 매달 든든하게 이 모임을 이끌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YG 님:)
9월 한 달 동안 조지 오웰 뒷담화(?)를 여기저기 실컷 했으니 추석 연휴 동안은 열기를 조금 식히고 그의 역작들을 읽으며 마음을 다시 정돈하겠습니다(아일린도 기억하면서요). 10월 모임 책도 두근두근 기대됩니다(대출 신청 완료!).

새벽서가
주중인데다가 시차때문에 혹시 늦어서 못할까봐 걱정되서 미리 인사드립니다. @YG 님, 재밌는 책으로 모임 이끌어주셔서 감사해요. 함께 하신 분들이랑의 수다도 재밌었습니다. 다음 책으로 또 뵙겠습니다!

연해
“ 창작자가 혼자일 때에는 자기 생활을 엉망으로 만들어가면서라도 어떻게든 예술을 할 수 있고, 그건 스스로 감내할 문제로 남는다. 문제는 두 사람이 짝을 이룰 때부터다. 창작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원은 ‘시간’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그 자원을 확보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곁에 있는 사람을 착취하지 않기는 정말로 어렵다. 곁에 있는 그 사람이 당신의 작품에 존경과 애정을 품고 응원해 주는 사람이며, 애초에 당신의 예술을 좋아해서 결혼까지 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당신이 충분히 유명해진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당신만큼의 사회적 지위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아마 기꺼이 내주든, 울며 겨자 먹기로 내주든, 당신에게 자신의 시간과 노동력을, 그리고 나중에는 아마 자기 삶의 방향감각까지도 내주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이 언젠가 그 점에 대해 항의하고 싶어질 때쯤이면 당신의 팬들과 애호가들이 그를 침묵시킬지도 모른다. ”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옮긴이의 말>,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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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토토
“ 하지만 두 사람을 판단하기 더 수월한 내 생각에는 오웰과 아일린은 서로를 자기 파멸로 몰고 가는 일종의 군비 확장 경쟁을 벌였던 것 같다. 아일린은 이타 심을 통해, 오웰은 자아와 작업이라는 예술가의 탐욕스러운 이중생활 속으로 사라져버리는 일을 통해 그 경쟁을 이어갔다. ”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486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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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의토토
아일린은 자신의 고통을 그에게 말하는 걸 그만두었다.
『조지 오웰 뒤에서 - 지워진 아내 아일린』 339쪽, 애나 펀더 지음, 서제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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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리
현생에 치여서 산다고 이제야 완독했습니다😭
위에서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을 수려한 문장으로 다 해주셔서... 저는 그냥 짧게 얘기해 볼게요.
지금 저도 누군가의 일을 서포트 중이에요. 당연히 공은 대표(남자)가 가져갈 것이고, 그 사람을 도운 수많은 사람들(여자)의 노고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거예요(혹시나 오해하실까봐 덧붙이는데 회사 일이 아니라, 지인들과 함께 하는 프로젝트 얘기입니다).
방금 큰 일을 마무리하고 집에 들어왔는데, 생각해보니 제게 위로와 격려를 해줬던 건 같은 '사이드킥'인 여자들이었어요. 비록 주인공인 대표가 모든 공을 가져가겠지만, 그렇게 서운하진 않아요. 대신 서로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같이 욕해준 '여자' 친구들이 제 곁에 남았으니까요. 아일린에게 노라와 리디아가 그랬던 것처럼요.
+ 세대가 바뀌어도 여자를 기억해주는 건 같은 여자뿐인 것 같아 씁쓸합니다💀

YG
@하느리 님,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어요. 이 책 읽으면서 위로 받는 시간이 되었기를!

부엌의토토
책을 읽고 역할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딸, 아내, 엄마 등 가족 안에서 그리고 그 밖의 관계들. 한 사람인데 천 개의 얼굴도 가능할 수도 있겠지요. 상대방한테 일방적 침식작용이 자존감을 바닥나게 하는 상황이 얼마나 위태로운지, 불쾌하다가 짜증나고 마침내 겁도 나네요. 아일린의 죽음, 너무나 새로운 슬픔-슬픔이 다 다르지만-이라 또 울컥하네요.
그리고 있을 때 잘 하자! 제발!
어김없이 책이 방황하게 하네요.
회원님들의 귀한 의견들 나누어 주셔서 참 고맙습니다!
책 소개 해 주신 모임지기, @YG 님 고맙습니다!

YG
@부엌의토토 님, 다른 여러분처럼 귀한 독서 경험이 된 것 같아요. 책의 효용 가운데 하나가 일종의 치유라면요.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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