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작지만 탄탄한 지식의 풍경, [출판인 연대 ‘녹색의 시간’] 독서 모임

D-29
우리는 바로 이러한 역설들 속에서 기후재난이라는 눈앞에 다가온 위기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을 돌파할 힘을 직접적이고 참여적인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다중들 및 분자적 존재들의 아래로부터의 협동력에서 찾고자 한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p. 77, 신승철.이승준 지음
전 지구적 협치는 바로 이러한 일방적 통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 세계를 무대로 기존의 권력체들이 서로 협동하여 지구 전체를 규제하는 권력 메커니즘을 지시한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p. 87, 신승철.이승준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협치"(governance)는 (1) 가장 주되게는 "제국"(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에 따르면)이라고 불리는 "오늘날의 전지구적 자본주의 체제가 작동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것은 2000년대 이래로 발생한 여러 형태의 지구적 위기(2007-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2011-2013년 아랍의 봄과 그에 뒤이은 여러 형태의 저항--인디그나도스, #metoo, 블랙라이브스매터--이 불러온 국제적이면서도 국내적인 정치 체제의 위기, 2020년대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권력의 작동 형태를 말합니다. 이것은 이전의 정치질서와는 어떻게 다를까요? 우선 통치와의 관계를 생각해봅시다. 통치(goverment)는 '정부'로도 번역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특히 국내 정치에서 정치인들과 관료 등이 자신의 통치영역을 통솔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고 국민 혹은 주민들에게 규칙이나 법, 정책 등을 적용하는 방식을 지시합니다. 그런데 이게 오늘날의 국제적 수준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일방향적 지시를 가하기 어려운 구조로 나타나는데, 각 국 정부의 이해관계를 특정한 국가들(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의 소수 경제적-군사적-문화적 지배국가들)의 입장에서 관철시키는 것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과거에 비해서 여러가지 국가간 연합 및 연결이 강화되어있고(따라서 제국주의적인 일방향적 결정을 다수의 국가들에 관철시키기 어려워졌고), 둘째, 정치-경제-군사-식량-기후 위기 등이 특정 지역에서 시작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설혹 국지적 영역에서 발생한 위기조차도 그 파장은 늘 국제적 수준에서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확산되기 때문입니다. 즉 아무리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국가(미국)조차도 지구적으로 발생하거나 그 위기에 영향을 받는 한에서 일국 수준에서는 대응하기 어렵고 최대한 다수의 국가들이 참여하는 협력체제 속에서만 대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통치의 약화와 함께 나타나는 협치의 강화의 계기입니다. (2) 협치는 "특정한 시점에 발생하는 특수한 위기에 그때그때 임시방편적인 대응책을 실행하는 탄력적 권력 결정 구조"입니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론'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울리히 벡은 지구가 지구촌이라고 불릴 정도로 서로 상호연결되면서 국경에 한정되지 않은 위기의 양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대표적으로 핵위기와 경제위기가 그렇습니다. 체르노빌 사태가 발생한 이후 방사능 오염과 그에 따른 관련 질병(호흡기 계통의 암질환)의 비약적인 증가가 일어났을 때, 그것은 소련의 해체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 유럽의 인구에게 절대적인 위기로 다가왔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지역의 우발적 사고가 시공간적으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해로운 영향력을 지구인들 모두에게 발휘하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국내의 정치질서만으로는 어떠한 대안이나 방지책도 마련할 수 없는(물론 그렇다고 국제적으로 그 대책이 뚜렷하게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권력의 무기력을 입증합니다. 이것은 이전에는 시도해본 적 없는 다른 접근법 다른 대책을 요구하며 따라서 기존의 일국적인 법적 형식이나 행정체제를 넘어서는 협력체제를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국제법이나 국제기구의 실천을 넘어서는 하지만 특정한 시점에만 적용될 어떤 협의적 대책을 요구합니다. 이것은 오늘날의 위험사회 속에서 불가피하게 마련되는 대책이지만 그래서 불안정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각국의 정부가 따라야하는 결정의 과정을 생각하게 합니다. 협치는 그런 점에서 엄청나게 불안정한 현재의 지구적 질서체제 속에서 불가피하게 떠오른 새로운 전지구적 결정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협치는 "오늘날의 기후재난의 상황 즉 전세계인 모두가 영향을 받으며 또 그러한 위기에 스스로가 일조하는 위기 상황에서 실행되는 리좀적 결정체제"입니다. 이것은 협치를 이해해왔던 방식의 전환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협치가 통치의 형태들처럼 위로부터의 결정을 아래로 하여금 따르게 하는 수목형적 결정구조에서 전지구인 모두가 아래로부터 그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어떤 욕망, 요구를 드러내고 그에 따라 상층부(각 지역의 정부, 각국의 정부 및 관료체제, 글로벌 기업, 여러 형태의 국제기구, UN이나 EU와 같이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적 협력기관 등)로 간주되는 권력의 기관들이 그에 따라야 하는 상황, 아니 더 정확히 얘기하면 어떠한 안전지대도 보장되지 않는 따라서 모두가 위기에 영향을 받는 위기의 조건 속에서 지구인(과 지구의 거주자 일반) 모두의 이해관계가 어떤 결정을 함께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4) 협치는 "관치, 법치, 통치 등과 구별되는 다스림의 새로운 결정 및 실행의 구조"를 말합니다. 관치, 법치, 통치가 선행하는 관료기구, 법적 체제, 정부형태를 필요로 하고 그것에게 정치적-경제적 결정의 우선권을 제공하는 형태를 띠는 것이라면, 협치는 협치의 당사자들이 미리 주어진 기관이나 제도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 실행에서도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결정자와 실행자의 일치를 요구하는 제도 형태를 지시합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예측불가능한 지구적 위기상황의 발생이 권력구조의 재편을 강제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신승철과 이승준)는 이러한 협치의 체계가 그동안 사회운동들에서 나타났던 여러 형태의 풀뿌리 투쟁의 형태를 제도적으로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면서 그 문제를 기후위기 속에서의 '아래로부터의 협치'로 이해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저항자들이 아주 소규모의 형태로 표출하는 욕망과 요구가 눈덩이처럼 커져서 다른 지역이나 장소에서 그와 유사하거나 약간 변형된 새로운 운동형태로 나타나고(우리는 이것을 90년말-2000년대 초반 한때 유행했던 사회운동의 용어인 '전지구적 투쟁순환' 속에서 그 아이디어를 가져왔습니다) 이후 권력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의 구조개혁을 실행하는 상황에서 협치의 초기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오늘날의 기후재난의 상황에서 결정의 구조는 어떤 특정한 국가나 지역, 계층이 아니라 전세계 속 무수한 다중들의 외침,항의, 저항이 가진 눈덩이 효과가 지구정치를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힘으로 이해하며, 그것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어떤 대안적 변화를 이 책을 통해서 기대하고자 했습니다.
소유나 점유가 아닌 공유와 협동이 우리의 부의 진정한 내용을 구성하는 것, 이윤의 증식이 아니라 삶과 향유의 증식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196, 신승철.이승준 지음
압도적인 권력이 만들어내는 현실을 '살기 위해 어쩔 수 없다'면서 그대로 수용적으로 재현하는 이들, 체념적으로 복종하는 이들만큼 삶의 의지가 약한 자들도 없을 것이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217, 신승철.이승준 지음
3장 절반 정도 읽었는데, 대부분 철학용어다보니 저처럼 철학기반이 없는 사람은 읽고도 의미를 알듯말듯 하네요. ㅜ ㅎ 가끔 나오는 용어설명이 유용하고 좋은데, 어떤 개념들은 전제가 되어있으니 이해하고 싶어도.. 그런점에서 조금더 평이한 언어로 기술되었다면 이 주제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더 많이 읽힐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매페이지마다 용어사전을 넣을수도 없고.. ㅎ 철학공부 안해도 이해할수 있는 책이면 좋겠다는 바램을..
@모두 안녕하세요? 주말 사이에 @생지연이승준 님이 긴 글을 남기셨네요! 그럼에도 3장은 어려운 게 사실이에요. 브뤼노 라투르, 펠릭스 가타리, 안토니오 네그리, 도나 해러웨이 등은 자신만의 개념을 만들어 사상을 전개한 철학자들이니까요. 그래서 책을 만들 때에도 이 장이 어렵겠구나 싶었습니다. 다만 4장과 5장은 철학보다는 사회학이거나 사회 정책, 제도에 관한 내용이니, 3장에 비해서는 아주 술술 읽힐 것입니다. 3장의 고비를 넘기면 4,5장의 편안함이 있을 거예요. 이번주는 실질적으로는 마지막 함께 읽기 주차입니다. 다음주면 <추석 명절> 연휴가 시작되기 때문에, 그때까지는 모임을 지속하긴 힘들겠다 싶어서, 9월 30일(화)에 읽기를 마칠 예정입니다. 따라서 남은 기간, 남은 분량의 읽기를 마쳐야 하는 부담이 또 생겼네요. 이번 주도 열심히 보내시고요. 저도 간간이 책의 요약과 함께, 저자에게 질문을 해보고 싶은 것 몇 가지를 올려볼게요.
당신은 더 이상 예전의 ‘당신’이 아닙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가르쳐준 5가지 사실 다음 글은 『기후 협치』(신승철, 이승준 지음, 알렙 펴냄) 3장 구성적 협치의 사상가들 중 브뤼노 라투르 편의 내용을 다시 정리/요약해 본 글입니다. 신승철, 이승준 두 저자의 고민이 무언지, 문제의식이 잘 드러나는 글인데, 시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하던 2021~2022년 무렵으로 거슬러 올라가죠.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변신』 속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가 거대한 벌레로 변해버린 것처럼, 우리는 하루아침에 익숙했던 모든 것과 단절된 채 완전히 새로운 삶의 방식을 강요받았습니다. 출근길의 소음, 친구들과의 약속, 자유로운 외출은 사라지고 집이라는 낯선 공간에 고립되었죠. 우리는 거대한 ‘변신’을 겪었습니다. 이 고립의 시간이 단순히 멈추고 후퇴한 시간이었을까요? 프랑스의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는 이 전 지구적 봉쇄 경험을 통해 우리가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통찰을 제공합니다. 팬데믹은 우리가 애써 외면해 온 진실, 즉 독립된 개인이라는 우리의 정체성이 얼마나 허약한 환상이었는지를 잔인할 만큼 명백하게 드러냈습니다. 팬데믹이 우리에게 남긴 가장 놀랍고 역설적인 교훈 다섯 가지를 라투르의 시선을 따라가며 알아봅니다. 1. 우리는 집에 갇힌 게 아니었다: 흰개미처럼 세계를 확장했을 뿐 팬데믹 기간의 ‘집콕’ 생활은 단순한 감금이 아니었습니다. 라투르의 관점에 따르면, 그것은 오히려 우리의 환경을 적극적으로 확장하고 재구성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는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흰개미와 흰개미집’이라는 흥미로운 비유를 가져옵니다. 흰개미는 흙을 씹어 자신의 몸의 일부이자 외부 세계인 거대한 집을 짓습니다. 흰개미는 결코 집 ‘밖으로’ 나가지 않지만, 집 자체를 확장함으로써 어디로든 갈 수 있습니다. 집은 흰개미의 내적 환경인 동시에 외부 세계와 관계 맺는 통로이자 확장된 몸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는 집이라는 공간을 업무, 생산, 상호작용의 장소로 변형시켰고, 줌(Zoom) 회의실, 배달 앱, 온라인 커뮤니티 같은 가상의 공간과 집을 연결하며 새로운 거주 환경을 창조해 냈습니다. 우리는 갇힌 것이 아니었습니다. 흰개미가 흙으로 제 몸을 확장하듯, 우리는 케이블과 앱, 스크린으로 우리의 감각과 노동을 확장하며 집을 새로운 ‘외골격’으로 만들어냈을 뿐입니다. 2. 당신의 몸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우리는 모두 ‘걸어 다니는 공생체’이다 우리는 흔히 하나의 독립된 생물학적 몸을 ‘소유’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라투르에 따르면 이는 착각입니다. 그는 생물학자 린 마굴리스가 제안한 ‘홀로바이온트(holobiont, 공생 생명체)’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의 몸을 재정의합니다. 홀로바이온트는 인간의 몸이 명확한 경계를 가진 단일 개체가 아니라는 관점입니다. 우리 몸 안에는 인간 세포보다 훨씬 많은 수의 세균을 비롯한 무수한 존재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즉, 우리의 몸은 뚜렷한 윤곽이 없는 존재들의 거대한 앙상블입니다. ‘나’라는 존재는 결코 홀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라투르는 이 흐릿한 경계가 단지 생물학적 몸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명확한 국경으로 자신을 정의하던 근대 국가가 글로벌 공급망과 전 지구적 위기 앞에서 더 이상 독립된 자율체일 수 없는 것처럼, 우리의 몸 역시 외부의 도움 없이는 단 하루도 존속할 수 없는 의존적 존재들의 집합체일 뿐입니다. 팬데믹 시기, 마스크가 얼굴의 일부가 되고 스마트폰이 손의 연장선이 되었던 경험처럼, 우리는 언제나 다른 존재들과 뒤섞여 살아가는 복잡한 공생체입니다. 3. 순수한 ‘자연’은 어디에도 없다: 모든 존재는 기술자이자 생산자이다 인간만이 문명을 만들고 환경을 ‘가공’하며, 다른 생명체들은 순수한 ‘자연’ 속에 그대로 존재한다는 생각은 오랜 통념입니다. 그러나 이 이분법은 현실과 다릅니다. 비버는 정교한 댐을 건설해 생태계를 바꾸고, 프레리도그는 수만 마리가 거주하는 거대한 지하도시를 건설합니다. 이들 역시 고도의 기술을 통해 자신들의 거주 환경을 적극적으로 생산하는 행위자들입니다. 이는 앞서 살펴본 ‘홀로바이온트’ 개념의 필연적 귀결입니다. 경계가 불분명한 공생체로서의 우리가 환경을 만들며 살아가듯, 비버와 프레리도그 역시 그들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생산하는 기술자들입니다. 라투르의 관점에서 보면 지구 위에 순수하게 자연적인 것은 없습니다. 모든 존재는 각자의 목표에 따라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4. 진짜 갇혀 있던 것은 우리였다: ‘근대인’이라는 감옥 라투르는 카프카의 『변신』을 통해 충격적인 관점의 전환을 제시합니다. 벌레가 되어 가족으로부터 소외된 것은 그레고르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벌레가 된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들의 고정된 세계에 갇혀 있던 ‘근대적 인간들’이야말로 진짜 소외된 존재였습니다. 라투르는 근대인의 시선을 ‘카메라 옵스큐라(어두운 방)’에 비유합니다. 상자 안의 작은 구멍을 통해 바깥 풍경을 2차원의 평면 이미지로만 보는 것처럼, 근대인들은 세상을 객관적으로 관찰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사물들의 생생한 활기와 역동성을 보지 못한 채 고정된 관점에 갇혀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근대적 시선의 치명적 한계입니다. 세상을 객관적으로 관찰한다고 믿는 순간, 우리는 관찰자가 아니라 죄수였던 것입니다. “영토는 당신이 점유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을 정의하는 것”이라는 라투르의 말처럼, 진짜 격리되고 갇힌 것은 팬데믹 속의 우리가 아니라 세상과 자신을 분리해서 바라보던 근대적 주체 자신이었던 겁니다. 5. 화성으로 탈출할 순 없다: 우리는 ‘땅’으로 다시 착륙해야 한다 팬데믹과 기후위기 앞에서 인류의 반응은 여러 행성으로 갈라집니다. 일부는 지구를 버리고 화성으로의 ‘퇴장(Exit)’을 꿈꾸고, 다른 일부는 낡은 국경의 성벽 안으로 숨어 ‘안전(Security)’을 꾀합니다. 그러나 라투르에게 이 모든 것은 생존의 기반인 ‘땅’을 외면하는 위험한 환상일 뿐입니다. 라투르는 우리에게 유일한 길이 ‘착륙’이라고 역설합니다. 우리는 그동안 경제, 시장, 글로벌화라는 허공에 불시착한 채 살아왔습니다. 이 위태로운 비행은 이제 끝났습니다. 우리는 생존의 유일한 기반인 ‘땅(토양, 가이아)’으로 다시 착륙해야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자연으로 돌아가자는 낭만적인 구호가 아닙니다. 시장과 경제가 아닌, 우리를 포함해 땅에 속한 모든 존재(인간, 동물, 사물, 바이러스)와의 공생적 관계를 중심으로 사회 질서를 완전히 재편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팬데믹이 가져온 보편적인 불안감은 바로 이러한 새로운 사고의 틀을 우리 모두에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 글은 브뤼노 라투르의 사물 정치와 공생적 협치를 제시하는 글입니다. 글은 코로나19 팬데믹이 창궐하던 시기에 쓰였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팬데믹이 남긴 질문을 라투르가 던지고, 저자들이 정리하는 형식이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제 우리는 누구와 함께 살아갈 것인가? 이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팬데믹은 우리에게 거대한 단절과 고통을 안겨주었지만, 동시에 중요한 진실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세상과 분리된 ‘근대인’이나 독립된 ‘개인’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의존하며 함께 환경을 만들어가는 복잡하고 뒤섞인 ‘지구생활자’들입니다. 팬데믹은 우리 생존이 얼마나 많은 ‘비가시적 존재들’—배달원, 간병인, 수송 노동자—의 노동에 의존하고 있었는지를 똑똑히 보게 했습니다. 이제 그들을 배제한 채 ‘우리’를 말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이 진실을 마주한 우리는 이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어떤 낯선 존재들과 함께, 어떻게 새로운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야 할까요? 팬데믹이 남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우리 모두의 과제로 남았습니다. 부제에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를 넣은 것은 이 맥락과 닿아 있습니다. --------------------------------------------------------------------------- 다음에 시간이 더 허락된다면,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를 정리해 보고 싶네요.^^(마침, 알렙에서도 두 저자의 책 『어셈블리』가 출판되었답니다.) 펠릭스 가타리의 제도 요법과 구성적 협치 도나 해러웨이의 공-산적 협치 두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할 깜냥이 안 되는지라....... 펠릭스 가타리를 더 알고 싶으신 분은, 신승철 지음, 『모두의 혁명법』이 아주 도움이 됩니다. 이것도 알렙에서 출판되었고요. 도나 해러웨이의 『트러블과 함께하기』는 다음의 [녹색의 시간 독서모임]에서 함께 읽습니다. 그때에 해러웨이의 ‘공-산’의 의미를 ‘협치’의 관점에서 사유할 시간이 있겠지요?^^
화성으로 탈출할 수 없다는 문장이 와닿는 것 같아요 생각해 보면 화성에 간다고 해도 결국 땅으로 착륙하곘죠. 그게 화성의 땅일 뿐이지 ... 그래서 땅에 속한 모든 존재와 공생적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말에 끄덕였어요
저도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이 대목이 새삼 눈에 들어오더군요.
이번주 토요일(27일)에 기후정의행진이 있는데, 그때 생태적지혜연구소의 부스가 설치될 예정입니다. 부스에서 <기후협치>를 소개할 문구를 작성했는데 올려주신 몇 가지 질문들에 대답이 될 것 같아 올립니다. 1. 기후협치란? - 기후협치는 오늘날의 기후위기와 생물멸종의 시대에 필요한 정치적 구성을 협치로 이해하는 것으로, 이때 협치(governance)는 통치나, 관치, 법치와는 달리 제도를 구성하는 당사자들이 매시기마다 수평적 합의를 이루는 의사결정형태이다. 우리는 협치를 위로부터의 대의적·주권적 협치와 아래로부터의 민주적·구성적 협치로 구별하는데, 위로부터의 협치가 국가 지도자들 간의 협치, 정당 간 협치, 관료와 전문가들의 결정을 시민이나 자치단체가 협조하는 민관협치 등으로 나타나는 것과 달리, 아래로부터의 협치는 풀뿌리 민중과 다중들이 정책의 기본 방향을 결정하고 관료와 전문가, 행정기관, 무수한 형태의 이익집단, 직능단체, 시민단체, 자치공동체 등의 협의체가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세우고 참여하는 이들의 범위가 확대됨에 따라 그것을 계속해서 변경 및 개선하는 역동적 협력의 과정을 지시한다. 2. 기후협치가 필요한 이유. - 오늘날의 기후위기와 생물멸종의 위기는 특정 장소나 특정 시점에서만 나타나는 위기상황이 아니라, 모든 시간과 공간에 걸쳐있는 보편적 위기이기 때문에, 그것을 벗어나는 대안은 일부 전문가나 국가기관의 입장이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형태로는 실효적으로 구현될 수 없으며, 따라서 모든 존재자가 피해의 (그리고 위기를 유발한) 당사자로서 죽음과 소멸에 맞서 자기 존재를 보존하기 위한 결단을 자신의 삶에서 실천할 때에만 실현될 수 있다. 기후협치는 지금까지의 삶과는 다른 삶의 스타일을 만들어내고 지구와 대지의 구성원으로서 다른 존재들과 함께 공생할 기반을 마련하는 실천을 당사자들에게 요구한다. 기후위기의 당사자들에는 인류를 포함해, 그동안 배제되어왔던 비인간 행위자들, 즉 다양한 동식물들과 숲, 강, 바다, 늪, 빙하, 대지를 비롯해 광물, 미생물, 분자 단위의 입자들, 인공적 구조물들과 기계장치 등이 총망라되는 전체 지구거주자 일반이 해당된다. 인간은 이들 비인간 존재자들 없이는 단 한 순간도 생존할 수 없으며, 지금까지 그랬듯 늘 이들과 공생할 때에만 자기 존재를 영위할 수 있다. 기후협치는 이 말 못하는(아니 그들 존재의 함성을 듣지 못했던) 행위자들을 구성적 협치 안에서 표현하게 하고, 그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미래를 기획하기 위한 기본적 조건인 것이다. 3. 이 책의 기획의도. - 그동안 민관협치의 이름으로 정부(그리고 관료기구)와 전문가, 지방정부,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여러 기후 정책들이 있었으나, 위계적 권력관계 하에서 시민과 다중이 늘 미리 마련된 정책, 제도, 법을 뒤따라야 하는 상황이 연출되고 따라서 활력이 없는 관성화된 절차, 실행 당사자들의 의기소침, 시시각각 변동되는 위기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경직성과 무능, 대중적 무관심 등이 반복되곤 했다. 기후위기에 가장 적극적인 미래 세대들은 어리거나 미성숙하다는 이유로 논의 과정에서 배제되고, 인간중심주의·인간예외주의 하에서 비인간 존재들은 인간이 활용해야 할 도구나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문명사회 건설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로 간주되어 왔다.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뿐만이 아니라 미래 세대가 안전하고 좋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는 것만큼이나 말 없는 비인간 존재자들의 언어를 들으려 경청하고 그들을 이해하고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습관과 문화를 만들어내는 것 역시 중요하다. 우리는 지구거주자들이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문화를 만드는 첫걸음으로 기후 위기의 모든 당사자들이 참여하고 미래를 기획하는 제도인 민주적·구성적 기후협치를 출판했다. 우리는 기후협치를 통해 지구거주자 모두가 공생공락의 세계로 나아가는 길을 열고자 했다. 4. 기후협치의 사례들. - 우리는 사회적 재난 속에서 정부와 관료기구의 무능과 태만에 항의하며 자발적으로 생명을 살리고 시민들 간의 협력을 유도했던 다양한 형태의 민회(民會)들을 기후 협치의 사례로 이해한다. 참사가 있었던 곳에는 죽음과 고통, 절망, 분노 만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 하나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고귀한 희생, 서로의 아픔을 위로하고 또 다른 참사를 막기 위해 대안을 마련하려는 의지, 살아남은 자들의 치유와 회복을 위한 돌봄의 노력, 낯설고 먼 사이였지만 기쁨과 사랑을 함께 만들어내는 관계망 등이 있었다. 세월호와 이태원의 유가족들과 연대자들은 관계자 처벌만이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법과 제도를 수립하려 했으며, 이것은 위기의 당사자들이 새로운 제도를 형성하고 적극적인 실천을 통해 다른 사람들의 인식과 삶을 변경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후 협치는 바로 그들의 활동을 모델로 하며, 다른 나라들 속에서도 나타난 여러 형태의 민회들, 고베지진 당시의 지역 생협의 활동, 허리케인 윌마와 카트리나에 맞서는 쿠바와 오클라호마 주민들의 활동 역시 기후 협치의 모델이 될 수 있다.
지구 안에 거주하는 모든 존재는 그것이 살아 있는 것인 한에서 서로 얽히고설킨 진창 속에서 서로 포개어진 채 살아갈 수밖에 없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270, 신승철.이승준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지상 인터뷰] 편집자가 묻고 저자가 답하다 『기후 협치』 함께 읽기 모임에 참여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조금이나마 저자의 육성이 느껴지는 필담을 전해 주고자, 이렇게 정리해 보았습니다. 각 질문은 1줄로 짧게 했고, 답변은 2줄이 넘지 않게 하려 했습니다만. 저자의 열정으로 몇몇 질문에 대한 답변이 길어졌습니다. 이 또한 자연스러운 귀결이지요.^^ 먼저, 서문부터 1장까지 내용을 염두에 두고 Q. 이 책 『기후 협치』를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습니까? A. 신승철 소장과 함께한 공동체 연구모임에서 사회적 경제와 협치라는 주제를 본격적으로 다루면서, ‘협치’의 현대적 의미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기존의 관치 중심의 거버넌스를 넘어선 ‘아래로부터의 협치’가 기후문제를 해소할 유효한 정치적 형태라고 생각했습니다. Q. 고(故) 신승철 소장과의 인연이 깊다고 들었습니다. 이 책은 두 분의 어떤 사유에서 비롯된 결과물인가요? A. 학생운동, 공동체 운동, 철학 세미나, 인문학 모임, 생태적지혜연구소 등을 함께 하면서 30년 가까이 쌓아온 공통된 사유가 이 작업을 가능하게 했습니다. 신 소장은 제게 맑스주의, 페미니즘, 생태주의, 소수자 운동 등을 알려주고 함께 운동을 실천하던 동지였으며, 스피노자, 들뢰즈‧가타리, 네그리‧하트를 처음 알게 해준 철학과 사유의 스승이기도 합니다. Q. 책에서 ‘협치’와 ‘관치’를 구분하셨는데,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인가요? A. 관치는 정부와 관료가 정책의 방향을 미리 결정하고 주민과 시민단체를 동원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만큼 외형적으로는 ‘협치’의 이름을 쓰지만 실질적으로는 공공기관이 상위에, 주민과 시민단체가 하위에 놓이는 위계적 권력 모델로 기능합니다. 우리는 협치, 특히 우리가 책에서 주장했던 ‘아래로부터의 구성적 협치’는 다중과 시민이 정책의 방향성을 결정하고 정부기관, 관료, 전문가 등은 시민-다중의 협의체의 통제 하에서 그러한 결정에 맞는 구체적 실행 방안을 짜는 형태로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Q. ‘기후 협치’라는 말이 다소 낯설 수 있는데요. 왜 ‘기후 협치’를 전면에 내세우셨나요? A. 기후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정치적 형태로 ‘협치’가 가장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기후위기가 특정한 인종, 계급, 젠더, 지역, 세대, 종에 한정되지 않고 모두에게 가해지는 삶의 위기이기에 그 위기를 피할 당사자 모두가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형태가 협치이기 때문입니다. Q. ‘탈성장’과 ‘협치’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요? A. 한국의 경우 성장중심의 경제체제가 실현되기도 힘들 뿐만이 아니라, 오늘날의 기후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상품생산의 물질적 양을 줄이고 모두가 공유가능한 커먼즈를 많이 형성하거나 사회적 관계망을 확보하는 탈성장으로의 방향전환이 필요합니다. 구성적 협치는 그러한 커먼즈 형성의 과정이기도 하면서도 또한 잘 조직된 관계망이 협치를 더욱 아래로부터 민주적으로 구성하게 만들 계기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Q. 탈성장은 현실성이 없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정부 관료들조차도 저성장이나 제로성장을 전제로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성장주의를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현실성이 없는 인식입니다. 전세계(현재의 미 트럼프 행정부를 제외한)가 기후위기 시대에 탈탄소화의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현실성이 없는 성장주의에 매달리기 보다는 부와 풍요, 경제를 축적과 성장중심으로 이해하는 것에서 벗어나 새로운 방향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한데, 탈성장은 그런 다른 방향을 모색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2장 협치의 기본 구도부터 3장 구성적 협치의 사상가들 Q. 책에서는 인간중심주의를 비판하며 ‘비인간 존재자’도 거버넌스의 주체로 제시하셨습니다. 그 의미가 무엇인가요? A. ‘인류세’ 개념은 산업혁명 이후 인류와 문명사회가 지구의 평균기온을 급속도로 상승시킨 주요한 요인이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산업화 이전에 비해 평균기온이 1.5℃를 상회하는 상황은 빙하의 소멸과 함께 해수면의 상승, 전세계 인구밀집지역의 침수, 대규모 인구이동, 이상기후, 식량 위기, 새로운 질병과 팬데믹 등을 야기하며 이 모든 일이 현재 지구 내에서 실제로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인간중심주의, 인간예외주의와 함께 산업주의, 성장주의, 개발주의를 비판할 필요가 있으며, 그런 비판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존재자들과 공존할 방법을 모색하는 형태로 이뤄져야 합니다. 가령 빙하와 숲, 산호초, 늪 등은 인류가 뿜어대는 탄소의 일정량을 흡수함으로써 지구의 평균기온상승을 막아줄 수 있지만, 이 존재자들을 계속해서 인간의 필요에 따라 개간하거나 파괴‧축소시킬수록 기후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말할 수 없는 존재들(혹은 우리가 듣기를 외면해왔던 이 존재들의 함성)에게 소리에 귀기울이고 ‘안녕’ 인사를 전하고 이들이 우리 사회의 여러 정치적‧경제적‧문화적‧사법적 결정들 속에서 배제되지 않게 이들과의 관계맺기를 시도해야 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비인간존재를 협치의 주요한 행위자로 이해하게 된 배경입니다. Q. 거버넌스 모델로 ‘수목형’과 ‘리좀형’을 언급하셨는데요, 간단히 설명해 주신다면요? A. 들뢰즈‧가타리의 󰡔천개의 고원󰡕은 사회와 언어, 권력형태 등에 이 두 가지 모델이 있음을 떠올리게 하는데, 수목형(나무) 모델은 배치상 위와 아래를 상정하면서 상층부의 명령의 하달(초월적 주권, 규범적 원리)과 하층부의 복종(내재적 다수자들, 표현적 사례들)으로 나타나는 위계적 언어‧사회‧권력의 모델을 지시합니다. 다양한 시민들이 자신의 욕망을 표현하고 따라서 그들이 가진 표현의 능력이 증가하는 것과 더불어 언어‧사회‧권력은 상층이나 심층, 하층을 두지 않으면서 위상학적으로는 매끄러운 공간을 따라 옆으로 펼쳐지는 리좀형(뿌리줄기) 모델이 점점 더 강화되게 됩니다. 정치형태 상에서 수목형 나무모델이 국가나 정부기관, 관료체제, 정치지도자 등이 명령하고 주민, 시민, 국민, 다중이 복종하는 위계적 통치모델로 기능한다면, 리좀형 뿌리줄기모델은 여러 다양한 계급, 젠더, 인종, 연령, 세대 등이 서로 동등한 지위를 누리면서 어떤 정치적 결정을 내리는 수평적 협치모델로 기능합니다. 이제, 다음을 예고해야겠군요. 편집자가 드린 질문이 몇 개 더 남았어요. 1부는 여기서 마치고 2부를 또 올리겠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에서 전기 사용의 85퍼센트를 기업이나 공공 영역이 차지하고 15퍼센트를 가정용 전기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개인들을 기후위기를 유발한 당사자로 지목하면서 민간에게 기후위기의 대응과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 아니라, 공공 영역과 기업의 에너지전환, 녹색전환을 통한 시스템과 체제에 대한 변화늬 노력이 매우 중요해진 상황이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p. 93, 신승철.이승준 지음
"아래로부터의 협치, 풀뿌리 민주주의이자 모든 존재가 서로에게 의존하면서도 또한 서로를 살리는 공생적 어우러짐만이 지금 기후위기의 유일한 실효적 대안이라고 생각한다."(p.272)
탈성장 사회와 전 지구적인 기후 협치를 주장하는 근거는 바로 이러한 부정적 진단에서 시작된다. 즉 파국과 죽음의 행렬이 임박했으며, 이것을 막기 위한 우리의 불가피한 선택지가 '탈성장 사회'이고 그것을 이루는 원리가 '아래로부터의 기후 협치'이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32, 신승철.이승준 지음
이런 이유로 해서 탈성장론은 다른 생각.개념.제안을 수용할 수 있는 새로운 삶의 패러다임을 제공하고자 한다. 이러한 패러다임은 적어도 다음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첫째, 경제적 팽창을 목표로 하는 발전 중심의 성장관에 대한 비판, 둘째, 영속적 성장을 필요로 하는 사회구조인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셋째, 생명과 공존을 중심에 두는 세계 및 사회의 구축이 그것이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40, 신승철.이승준 지음
'협치'는 오늘날 전 지구적으로 작동하는 새로운 형태의 권력 매커니즘이면서 동시에 그러한 권력을 떠받치고 있는 아래로 부터의 힘의 운영 원리이다. 한편으로 협치를 위로부터 작용하는 것으로 본다면, '헤게모니 권력이나 국제 시스템처럼 전체를 관장하는 정치적 권위가 부재한 상황에서 종종 그때그때 가변적인 방식으로 기능하고 규범을 생산하는 규제 구조' 로 규정될 수 있으며, 바로 이러한 협치의 구조가 오늘날 전 지구적 권력의 지배적 메커니즘이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83, 신승철.이승준 지음
그런 점에서 상호작용적인 민주적 협치는 오늘날 전 지구인들이 정치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여러 위기 형태에 대한 근본적 대안을 기획하고 실행할 유일한 정치 형태일 것이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117, 신승철.이승준 지음
위로 부터가 아닌 아래로부터의 협치는 결국 형식적이고 대의적인 기존의 민주주의와는 다른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민주주의를 통해서 실현될 수밖에 없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189, 신승철.이승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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