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작지만 탄탄한 지식의 풍경, [출판인 연대 ‘녹색의 시간’] 독서 모임

D-29
"리더십과 전략은 다중에게! 전술은 정부와 전문가들과 공동체들의 협의체가!"라는 전제가 보장되었을 때만 위기 대응에 있어 시민과 다중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으며, 매 순간 발생하는 돌발변수들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도 있다. 아래로부터의 협치는 형식적이고 허약한 민주주의가 아니라, 실질적이고 강한 민주주의를 지향하며, 사회 구성원들 안에서 배제되는 존재 없이 서로를 촘촘하게 돌보는 끈끈한 연결망을 구축한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p.9, 신승철.이승준 지음
탈성장론은 경제 지상주의의 논리로부터 삶의 방식을 분리해 내고, 경제 성장을 사회의 공동 목표에서 제외할 것을 주장하면서, 더 적은 자연 자원을 이용하고, 오늘날과 다른 방식으로 삶을 구성하는 사회에 대한 희망을 반영한다. ~ 단순히 '성장'과 팽창의 반대말인 '적거나 작음', '수축'의 실현보다 정확히는 '다름'에 초점이 있음을 강조한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p.38, 신승철.이승준 지음
이러한 탈성장론의 입장은 오늘날 민주주의를 혁신할 수 있는 결정적 논점을 제공한다. 탈성장론이 추구하는 민주주의는 우리가 기존에 이해해 왔던 민주주의가 인간중심주의나 개채중심주의에 한정되는 것을 넘어서 지구 전체에 공존하는 생명체들인 동식물과, 그와는 다른 형태의 존재자들인 광물, 사물, 인공물, 대기, 해양 등의 물질 및 그것들 간의 관계성, 운동성, 시간성을 민주주의의 구성 요소로 이해하는 포괄적인 '절대적 민주주의'의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p.45, 신승철.이승준 지음
어제에 이어서. 탈성장론의 입장은 오늘날 민주주의를 혁신할 수 있는 결정적 논점을 제공한다고 합니다. 이제 탈성장과 민주주의들(절대 민주주의)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들어보죠. 그런데, 이 대목은 천천히 주의 깊게 읽을 필요가 있어요. 그리고 이승준 선생님의 직접 설명도 도움될 겁니다.^^ 여기서는 몇몇 요점만 뽑아볼게요. ‘아래로부터의 협치’의 필요성: 기후 위기 시대의 협치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관치’가 아니라 “시민과 다중이 주도적으로 의제를 설정하고 결정하는 ‘아래로부터의 협치’”여야 한다. 절대 민주주의: 이러한 탈성장론의 입장은 오늘날 민주주의를 혁신할 수 있는 결정적 논점을 제공한다. 탈성장론이 추구하는 민주주의는 우리가 기존에 이해해 왔던 민주주의가 인간중심주의(혹은 합리성에 근거한 배타적인 자유주의적 대의주의)나 개체중심주의에 한정되는 것을 넘어서 지구 전체에 공존하는 생명체들인 동식물과, 그와는 다른 형태의 존재자들인 광물, 사물, 인공물, 대기, 해양 등의 물질 및 그것들 간의 관계성, 운동성, 시간성(가령 아직 오지 않은 미래 세대)을 민주주의의 구성 요소로 이해하는 포괄적인 ‘절대적 민주주의’의 근거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45쪽) -----길게 인용할 수밖에 없군요.^^ 아래로부터의 탈성장: 탈성장은 “위로부터 강제적으로 진행될 수 없고 오로지 아래로부터만, 세계를 구성하는 존재자들의 삶에의 욕망으로부터만 강력하고 실질적인 형태로 실현될 수 있다.” 위로부터의 대안은 “늘 고통스러운 내핍을 강제할 뿐이며, 전 지구를 반으로 가르는 위계적 단층선을 따라 ‘조용한 폭력’의 형태로 실행된다.” (47쪽) 자율적이고 전 지구적인 민주주의: 기후 비상사태는 국민국가의 틀을 넘어서는 전 지구적 대안 기획을 요구하며, 탈성장은 “국가와 자본으로부터의 자율성을 요구하며, 국민국가의 틀을 넘어서 아래로부터의 전 지구적 연합을 가능하게 하는 새로운 정치 질서를 형성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49쪽) 사물 민주주의와 생명 민주주의: 복잡하고 기술적인 기후 문제 해결에는 과학자와 전문가뿐 아니라 “사물과 생태계, 비인간 존재들을 포함하는 형태의 민주적 공동체”가 참여하는 “확장된 과학 집단 공동체”의 결정이 필요하다. 브뤼노 라투르의 ‘사물 민주주의’ 개념을 통해 “인간-사물-생명-자연-동물-식물을 포함한 지구 위 모든 존재자와 함께 세계를 위기에서 탈출시킬 새로운 연대와 동맹 개념”을 추구한다. (55쪽) 이제 브뤼노 라투르의 사물 민주주의까지 이르렀습니다. 여기서는 조금만, 3장에서 더 깊게 알아보시죠.
이제 탈성장과 커먼즈 경제에 대해서입니다. 여기서는 PPT로 만들어놓았던 자료를 올려놓습니다. 요렇게 정리하면 더 시각적으로 잘 들어오실 거예요. 물론 다른 내용들도 PPT로 만들어놓은 게 있습니다. 그래도 내용은 여기에 적을게요. 탈성장과 커먼즈 경제 새로운 경제 모색: 탈성장은 경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경제, 새로운 경제를 추구”하며, ‘공통적인 것’의 경제, 즉 커먼즈/공통장 경제를 대안으로 제시한다. (56쪽) 공통적인 것의 세 가지 형태: 자연적 공통적인 것: 지구 전체와 그 생태계(예: 천연자원, 원료) 사회적·인공적 공통적인 것: 비물질적 부(예: 아이디어, 코드, 이미지, 문화 생산물, 사회적 상호작용과 협동의 결과물) 인간 자체로서의 공통적인 것: 인간 신체 자체(예: DNA 유전자 정보), 소셜 미디어의 다양한 삶의 형태 (56~57쪽) 자본주의와의 대결: 금융 자본과 신자유주의적 통치 메커니즘은 ‘공통적인 것’에 의존해 이윤을 추출하면서도 이를 파괴·강탈·소진한다. 이에 맞서 “공통적인 것을 모두의 필요에 따라 공정하게 분배하고, 모두가 자신의 능력에 따라 공통적인 것을 생산하며, 또한 공통적인 것이 공통적인 것을 다스리는 협치!”를 주장한다. (59~60쪽) 비소유, 비재현: ‘공통적인 것’은 “누구도 소유할 수 없으며, 누구도 그것을 일방적으로 재현/대의할 수 없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60쪽) 공통화의 투쟁: 과거와 현재의 인클로저에 맞서는 “공통화의 투쟁이 탈성장 사회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60쪽)
이제 제1장은 “탈성장으로의 민주적 이행을 위한 제도화”와 탈성장을 실현하는 구성적 협치(거의 결론)이 남았습니다. 이번에도 또다시 PPT로 대체함을 이해해 주세요.^^
마지막으로 제1장의 결론을 요약한 자료와, 제1장을 요약해서 만든 북토크를 올려놓습니다. https://youtu.be/bT0DnCHjVoU?si=fDKdNZtajSvUWoiy 구글노트북 lm으로 오디오를 만들었고, 캡컷으로 영상 작업을 했습니다. 도움이 되셨다면 댓글과 좋아요를 남겨주세요. 그러면 나머지 장들도 북토크를 만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PPT화 북토크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고생 많으셨어요
지금 참여하기엔 너무 늦은 건가요? ,,
아니요. 하나도 늦지 않았습니다. 위의 글에서 도서신청 설문에 답을 남겨주세요. 환영합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모임 안녕하세요? [녹색의 시간] 독서 모임의 2주차가 (어제) 시작했습니다. 이번 주 함께 읽을 내용은 <기후 협치> 제2장과 제3장입니다. 2장은 <협치>를 본격적으로 알아보고, 3장에서는 <구성적 협치>의 사상가들을 알아봅니다. 분량도 꽤 많고, 어려움도 꽤 많을 것이라 봅니다. 3장에서는 브뤼노 라투르, 펠릭스 가타리, 네그리.하트, 도나 해러웨이가 각각 등장해서 자칫 길을 잃기 싶습니다. 제1장 <탈성장과 구성적 협치>가 저자의 주장에 해당한다면, 2장과 3장은 주요 논증/논거가 되죠. 그렇기 때문에 이 2,3장이 중요합니다. 특히 3장에서는 주요 사상가들의 협치적 관점을, 브뤼노 라투르의 사물 정치와 공생적 협치 펠릭스 가타리의 제도 요법과 구성적 협치 네그리·하트: 다중의 어셈블리로서의 협치 도나 해러웨이의 공-산적 협치와 이야기 만들기 이렇게 정식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럼, 2주차 읽기를 (어제부터) 시작하는데요. 2,3장을 이론의 장이라 보면, 4,5장은 실례의 장이라 볼 수 있으므로 좀 더 읽기 수월합니다. 그래서 2주차에 2장과 3장을 읽되, 조금 부족하면 3주차에 3장을 읽는 시간을 더 갖도록 하겠습니다! 편집자의 <책 소개 중에서> 3장에 해당하는 부분을 옮겨 봅니다. 구성적 협치(기후 협치)의 철학적 기반과 사례 라투르, 가타리, 네그리&하트, 해러웨이의 사상과 기후 협치 저자들은 이제 브뤼노 라투르, 펠릭스 가타리, 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 도나 해러웨이의 사상을 통해 구성적 협치(기후 협치)의 철학적 깊이를 탐구한다. 브뤼노 라투르의 사물 정치와 공생적 협치 브뤼노 라투르는 팬데믹 경험을 통해 인류가 도시와 집과 맺는 관계를 흰개미가 흰개미집과 맺는 관계에 비유한 바 있다. “우리는 흰개미와 마찬가지로 우리의 거주지 자체와 공생했다.”(121쪽) 지구 위의 모든 것은 서로 공생하며, 지구의 위기, 지구 안에서의 위기는 지구 안의 모든 존재의 연합 및 상호 결합의 위기로 인식되어야 한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은 “홀로바이온트(holobiont, 공생 생명체)”로서 윤곽이 모호한 행위자들의 앙상블이며, 외부와 차단된 독립체일 수 없다. 따라서 저자들은 인간 협치를 넘어서는, 다양한 생명 존재들과의 공생적 협치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라투르의 사상을 적극 해석한다. 라투르는 “하늘 위에서 아래를 굽어보던 그 시선을 끌어내리고 다시 땅으로 귀환해 그 땅의 존재들과 마주 보거나 나란히 살을 맞대면서 우리가 위치한 그러한 공생적 구성체로서의 현실을 응시해야 한다”고 주장한 사상가이다.(136쪽) 펠릭스 가타리의 제도 요법과 구성적 협치 프랑스 생태 철학자 펠릭스 가타리는 제도가 고정불변의 구조가 아니라 “관계망에 가까운 것”이며, “관계망이 바뀌면 제도도 바뀐다”고 주장한다.(146-147쪽) 제도는 완성태가 아니라, 늘 과정태로서만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통해 “재특이화 과정만을 필요로 하는 제도의 비밀을 드러낸다.”(146쪽) 이때, 미시 정치가 중요하다. 구성적 협치는 “기계, 배치, 구조, 제도 등의 다차원적 맥락을 신중하게 살피는 미시 정치의 장”이 되어야 하며, “상상력, 욕망, 정동에 기반한 담화”를 통해 풍부한 가능성을 창출해야 한다.(163쪽) 안토니오 네그리·마이클 하트: 다중의 어셈블리로서의 협치: 네그리와 하트는 오늘날의 ‘협치’를 “법과 소유의 지배에 기초한 공화제로서의 전 지구적 협치”이자 “제국적 주권의 발전된 양식”으로 이해하며 비판한다.(180-181쪽) ‘어셈블리(assembly)’는 의회, 공회, 민회, 모이기, 집회 등을 포괄하는 다층적 개념으로, 다양한 존재들의 협력과 연대를 통해 특이한 판을 짤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 이미지를 제시한다. 네그리와 하트는 ‘소유 공화국’의 두 형태인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둘 다를 거부하는 탈성장 코뮌을 기획하며, 이는 공허한 유토피아를 지향하지 않는다고 했다.(197쪽) 이는 “가난하면서도 풍부하고 충만하고 협동하는 영성 공동체”를 의미하며, “정동과 활력을 통해 생태민주주의를 가속화함으로써 다중의 권리와 자율을 더욱 확장시키는 방향성을 띨 것”이다.(195, 197쪽) 도나 해러웨이의 공-산적 협치와 이야기 만들기 해러웨이는 생명들이 서로 협동하는 공생적 관점인 ‘공-산(sympoiesis)’을 통해 “함께-세계 만들기를 위한 적절한 용어”를 제시한다.(204쪽) 이는 상대방이 나의 몸을 만들고, 나는 상대의 몸을 만들며, 상대가 만들어준 나의 몸으로 다시 상대를 만들기에 참여하는 상호 의존적 관계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하와이 짧은꼬리오징어와 비브리오 피스케리 박테리아, 그리고 아카시아나무와 수도머멕스속 개미의 사례를 통해 “종과 종을 넘어, 외래종과 토착종 간의 경계를 뛰어넘어 협력하는 어떤 사태”를 보여준다. 해러웨이는 “트러블을 겪는 위태로운 존재들과 함께 새로운 패턴을 만들어낼 ‘이야기 만들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SF(들)는 새로운 땅의 이야기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리가 어울릴 친구와 동반자들을 다른 이미지로 그려낼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고 설명한다.(215쪽, 219쪽)
@모임 함께 읽기 모임 2주차, 잘 되고 있는지요? 특히 2장은 어려운 내용이 많은데요. 우리 [출판인 연대 '녹색의 시간'] 독서 모임의 다음다음 순서로 마농지에서 출판된 [트러블과 함께 하기](도나 해러웨이 지음, 최유미 옮김)를 옮긴이 최유미 선생님의 진행으로 함께할 계획입니다. 저도 이번에 [트러블과 함께 하기]를 직접 읽어볼 기회가 되겠네요! 또, 탈성장과 협치라는 주제와는 조금 다르지만, 이번 <서울리뷰오브북스> 가을호(19호)에는 특집 주제: 기후, 에너지, 식량 위기, 그리고 AI라는 해법을 다루고 있습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특집 리뷰: 기후·에너지·식량 위기, 그리고 AI라는 해법 기후, 에너지, 식량 위기라는 문제는 우리가 직면한 각각 다른 위기가 아니고, 특히 AI 기술은 위기의 한 요소이기도 하고 해법과 혁신의 도구이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AI 기술 혁신이 위기의 해법일 것이라 보았지만, "과연 그럴까" 하고 묻기 시작했죠. 그렇게 되묻고 성찰하고 위기에 대해 경고하는 책 4권을 엄밀하게 골라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농업과학자 남재작은 방대한 통계와 데이터를 토대로 식량 시스템의 문제를 점검하는 바츨라프 스밀의 『음식은 넘쳐나고, 인간은 배고프다』를 읽습니다. 에너지공학자 김선교는 디지털 전환과 생태 전환을 연결해 성찰하는 김병권의 『AI와 기후의 미래』를 읽습니다. 탈성장 연구자 김현우는 100% 전기에너지로 전환된 미래를 살펴보는 사울 그리피스의 『모든 것을 전기화하라』를 읽습니다. 국제학자 오형나는 감축과 적응을 통해 기후위기를 대처해야 한다고 말하는 로버트 핀다이크의 『적응하라 기후위기는 멈추지 않는다』를 리뷰합니다. 서울리뷰오브북스 가을호는 이제 갓 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믐의 다른 독서 모임으로 함께 읽기를 곧 진행할 예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많은 참여를 바랄게요. 그럼, 이번 한 주도 평안하시고, 열띤 활동을 기대합니다!!
@모임 안녕하세요? [출판인 연대 '녹색의 시간'] 독서 모임의 알렙 씨입니다. 역시나 2장과 3장은 철학적, 이론적인 내용이어서 읽어 나가기 쉽지 않을 것 같네요. 특히나 저자인 @생지연이승준 선생님께서 길잡이를 해주신다 하셨는데, 아직 본격 등장을 미루고 계세요. 사실을 말씀드리면, 이제 좀 더 시간을 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까지는 알렙에서 출판 예정인 주디스 버틀러의 <몸이 중요하다>(가제)를 번역하고 계셨어요. 정확히는, 번역은 끝냈지만 역자 주석과 교열을 마치셨던 것이죠. 올해 안에는 꼭 출판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지난번에 <서울리뷰오브북스> 가을호를 생뚱맞게 소개해 드렸는데요. 이번에도 또 한 장면을 소개할게요. 연관이 있어서, 흥미로울 듯하네요. 사회학자 김홍중 선생께서는 과학인류학자 브뤼노 라투르에 관한 글을 몇 편 쓰셨죠. 이번 <서리북> 이마고 문디 편에서도 <극장의 라투르>라는 글을 썼습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박사학위 논문에 어떤 글이 실렸는데요. 바로 헝가리 출신 영화감독 미클로시 얀초의 영화에 대해 '젊은' 라투르가 이를 주제로 논문을 썼습니다. 브뤼노 라투르의 초기 사상은 거의 주목받지 못하였고, 이후 박사 논문도 최근에야(사후에) 출판되었다고 하니, 이 내용은 거의 잊혀졌죠. 김홍중 선생님이 쓴 <극장의 라투르>는 이 미클로시 얀초의 영화 세계를 분석했습니다. 그리고 라투르가 논문에서 얀초의 영화를 '반복'과 '부활'의 메타포로 읽으려 했던 시도를 소개하죠. 그럼으로써, 라투르의 과학인류학자적 면모와 초기의 문제의식을 연결해 보려 했습니다. 2장 내용 중에는 브뤼노 라투르의 사물 정치와 공생적 협치가 나오는데요. 김홍중 선생님이 쓴 관점과는 다르지만, 참고 삼아 말씀드렸습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요. 이제 @생지연이승준 선생님에게 자주 질문을 남겨주세요.^^
'생태위기'의 시대는 우리가 지구생활자로 살아가기를 강요한다. 우리는 존속하기 위해 이 강요에 친숙해져야만 한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130, 신승철.이승준 지음
우리는 결국 하늘 위에서 아래를 굽어보던 그 시선을 끌어내리고 다시 땅으로 귀환해 그 땅의 존재들과 마주 보거나 나란히 살을 맞대면서 우리가 위치한 그러한 공생적 구성체로서의 현실을 응시해야 한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136, 신승철.이승준 지음
우리는 바로 이러한 역설들 속에서 기후재난이라는 눈앞에 다가온 위기 상황을 이해하고 그것을 돌파할 힘을 직접적이고 참여적인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다중들 및 분자적 존재들의 아래로부터의 협동력에서 찾고자 한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p. 77, 신승철.이승준 지음
전 지구적 협치는 바로 이러한 일방적 통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전 세계를 무대로 기존의 권력체들이 서로 협동하여 지구 전체를 규제하는 권력 메커니즘을 지시한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p. 87, 신승철.이승준 지음
화제로 지정된 대화
"협치"(governance)는 (1) 가장 주되게는 "제국"(안토니오 네그리와 마이클 하트에 따르면)이라고 불리는 "오늘날의 전지구적 자본주의 체제가 작동되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것은 2000년대 이래로 발생한 여러 형태의 지구적 위기(2007-2008년의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의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2011-2013년 아랍의 봄과 그에 뒤이은 여러 형태의 저항--인디그나도스, #metoo, 블랙라이브스매터--이 불러온 국제적이면서도 국내적인 정치 체제의 위기, 2020년대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권력의 작동 형태를 말합니다. 이것은 이전의 정치질서와는 어떻게 다를까요? 우선 통치와의 관계를 생각해봅시다. 통치(goverment)는 '정부'로도 번역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특히 국내 정치에서 정치인들과 관료 등이 자신의 통치영역을 통솔하기 위한 결정을 내리고 국민 혹은 주민들에게 규칙이나 법, 정책 등을 적용하는 방식을 지시합니다. 그런데 이게 오늘날의 국제적 수준에서는 위에서 아래로 일방향적 지시를 가하기 어려운 구조로 나타나는데, 각 국 정부의 이해관계를 특정한 국가들(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의 소수 경제적-군사적-문화적 지배국가들)의 입장에서 관철시키는 것이 과거에 비해서 훨씬 더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첫째, 과거에 비해서 여러가지 국가간 연합 및 연결이 강화되어있고(따라서 제국주의적인 일방향적 결정을 다수의 국가들에 관철시키기 어려워졌고), 둘째, 정치-경제-군사-식량-기후 위기 등이 특정 지역에서 시작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설혹 국지적 영역에서 발생한 위기조차도 그 파장은 늘 국제적 수준에서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확산되기 때문입니다. 즉 아무리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국가(미국)조차도 지구적으로 발생하거나 그 위기에 영향을 받는 한에서 일국 수준에서는 대응하기 어렵고 최대한 다수의 국가들이 참여하는 협력체제 속에서만 대책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통치의 약화와 함께 나타나는 협치의 강화의 계기입니다. (2) 협치는 "특정한 시점에 발생하는 특수한 위기에 그때그때 임시방편적인 대응책을 실행하는 탄력적 권력 결정 구조"입니다.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반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론'이 유행했던 적이 있습니다. 울리히 벡은 지구가 지구촌이라고 불릴 정도로 서로 상호연결되면서 국경에 한정되지 않은 위기의 양상이 본격적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대표적으로 핵위기와 경제위기가 그렇습니다. 체르노빌 사태가 발생한 이후 방사능 오염과 그에 따른 관련 질병(호흡기 계통의 암질환)의 비약적인 증가가 일어났을 때, 그것은 소련의 해체를 가속화시키는 원인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전 유럽의 인구에게 절대적인 위기로 다가왔습니다.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특정 지역의 우발적 사고가 시공간적으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해로운 영향력을 지구인들 모두에게 발휘하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국내의 정치질서만으로는 어떠한 대안이나 방지책도 마련할 수 없는(물론 그렇다고 국제적으로 그 대책이 뚜렷하게 나올 수 있는 것도 아니지만) 권력의 무기력을 입증합니다. 이것은 이전에는 시도해본 적 없는 다른 접근법 다른 대책을 요구하며 따라서 기존의 일국적인 법적 형식이나 행정체제를 넘어서는 협력체제를 필요로 할 뿐만 아니라, 국제법이나 국제기구의 실천을 넘어서는 하지만 특정한 시점에만 적용될 어떤 협의적 대책을 요구합니다. 이것은 오늘날의 위험사회 속에서 불가피하게 마련되는 대책이지만 그래서 불안정하지만 어쩔 수 없이 각국의 정부가 따라야하는 결정의 과정을 생각하게 합니다. 협치는 그런 점에서 엄청나게 불안정한 현재의 지구적 질서체제 속에서 불가피하게 떠오른 새로운 전지구적 결정구조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협치는 "오늘날의 기후재난의 상황 즉 전세계인 모두가 영향을 받으며 또 그러한 위기에 스스로가 일조하는 위기 상황에서 실행되는 리좀적 결정체제"입니다. 이것은 협치를 이해해왔던 방식의 전환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협치가 통치의 형태들처럼 위로부터의 결정을 아래로 하여금 따르게 하는 수목형적 결정구조에서 전지구인 모두가 아래로부터 그 결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어떤 욕망, 요구를 드러내고 그에 따라 상층부(각 지역의 정부, 각국의 정부 및 관료체제, 글로벌 기업, 여러 형태의 국제기구, UN이나 EU와 같이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국제적 협력기관 등)로 간주되는 권력의 기관들이 그에 따라야 하는 상황, 아니 더 정확히 얘기하면 어떠한 안전지대도 보장되지 않는 따라서 모두가 위기에 영향을 받는 위기의 조건 속에서 지구인(과 지구의 거주자 일반) 모두의 이해관계가 어떤 결정을 함께 내려야 하는 상황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4) 협치는 "관치, 법치, 통치 등과 구별되는 다스림의 새로운 결정 및 실행의 구조"를 말합니다. 관치, 법치, 통치가 선행하는 관료기구, 법적 체제, 정부형태를 필요로 하고 그것에게 정치적-경제적 결정의 우선권을 제공하는 형태를 띠는 것이라면, 협치는 협치의 당사자들이 미리 주어진 기관이나 제도에 구애받지 않고 어떤 결정을 내리고 그 실행에서도 모두가 참여해야 하는 결정자와 실행자의 일치를 요구하는 제도 형태를 지시합니다. 이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예측불가능한 지구적 위기상황의 발생이 권력구조의 재편을 강제하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신승철과 이승준)는 이러한 협치의 체계가 그동안 사회운동들에서 나타났던 여러 형태의 풀뿌리 투쟁의 형태를 제도적으로 현실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하면서 그 문제를 기후위기 속에서의 '아래로부터의 협치'로 이해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저항자들이 아주 소규모의 형태로 표출하는 욕망과 요구가 눈덩이처럼 커져서 다른 지역이나 장소에서 그와 유사하거나 약간 변형된 새로운 운동형태로 나타나고(우리는 이것을 90년말-2000년대 초반 한때 유행했던 사회운동의 용어인 '전지구적 투쟁순환' 속에서 그 아이디어를 가져왔습니다) 이후 권력은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의 구조개혁을 실행하는 상황에서 협치의 초기적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오늘날의 기후재난의 상황에서 결정의 구조는 어떤 특정한 국가나 지역, 계층이 아니라 전세계 속 무수한 다중들의 외침,항의, 저항이 가진 눈덩이 효과가 지구정치를 움직이는 가장 근본적인 힘으로 이해하며, 그것을 통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어떤 대안적 변화를 이 책을 통해서 기대하고자 했습니다.
소유나 점유가 아닌 공유와 협동이 우리의 부의 진정한 내용을 구성하는 것, 이윤의 증식이 아니라 삶과 향유의 증식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기후 협치 - 지구 거주자들의 공생과 연대 196, 신승철.이승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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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선물] <알고리즘 포비아> 현 인류에게 꼭 필요한 질문, 편집자와 함께 답해요🤖[김영사/책증정]수학자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세상은 아름다운 난제로 가득하다》함께 읽기[책증정] 더 완벽한 하루를 만드는『DAY&NIGHT 50일 영어 필사』함께 읽고 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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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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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10/15(수) 오후 7시 30분! 김준녕 작가님과 라이브채팅 Go Go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10월 20일, 극단 '족연'이 돌아옵니다~
[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그믐밤] 38.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4탄 <오셀로>[그믐밤] 37. 달밤에 낭독, 셰익스피어 3탄 <리어 왕>
모두를 위한 그림책 🎨
[도서 증정] 《조선 궁궐 일본 요괴》읽고 책 속에 수록되지 않은 그림 함께 감상하기![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책증정] 언제나 나를 위로해주는 그림책 세계. 에세이 『다정하게, 토닥토닥』 편집자와함께"이동" 이사 와타나베 / 글없는 그림책, 혼자읽기 시작합니다. (참여가능)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사랑은 증명할 수 없지만, 증명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29. 구의 증명최진영 작가의 <단 한 사람> 읽기[부국모독서모임] 최진영의<구의 증명>, 폴 블룸의<최선의 고통>을 읽고 책대화 해요!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이달의 소설] 1월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어요(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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