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피 아저씨의 뱃놀이> - 글과 그림: 존 버닝햄 / @혼자 읽기 (참여가능)

D-29
Mr Gumpy's Outing은 John Burningham이 쓰고 그림을 그리고 Jonathan Cape가 1970년에 출판한 어린이 그림책입니다. 작가 존 버닝햄은 1936년 영국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학교 친구들하고 어울리지 않고 무심한 얼굴로 자기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아이였고, 청년 시절에는 병역을 기피하면서까지 세상의 소란으로부터 완강히 자신을 지키는 좀 독특한 성향의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책이 왜 특별한지, 소개하고, 함께 나누고, 기록으로 남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 책을 아는 분의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보통의 그림책이 그렇듯, 글이 많지는 않아요. 그런데, 그 짧은 한구절 한구절에서 어떤 힘이 느껴졌던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소개해준 분께도 많이 감사하게 되었고, 지금 저의 책장에 꼿혀있는 책이 되었어요. 제목에서는 그렇게 특별한 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럼 책의 첫 장을 넘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장을 넘기자, 눈도 마음도 편안해지는 그림이 펼쳐집니다.. 글이 큼지막하고 내용이 길지 않아서, 금세 다 읽어버렸어요. 그리고는 "하아.. 너무 좋다.." 자연스럽게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왔습니다. 검피 아저씨의 배에 동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요. 다들 같이 뱃놀이를 하고 싶은 거죠. 아저씨는 요청이 들어올 때마다 거절하는 법이 없습니다. 결국 아저씨의 작은 배는 뒤집혀 버리고 말아요. 그리고는 다들 아무일 없다는 듯이 아저씨 집으로 가서 차를 마십니다. 이게 뭐야? 싶으신가요? 이해합니다. 대단한 이야기도 극적인 스토리도 없어요. 하지만 이 짧은 이야기 속에서 편안한 그림들과 함께 한장 한장 책장을 넘기다 보면, 검피 아저씨의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옵니다. 날이 너무도 추운 오늘, 저는 재택을 했기 때문에 사무실에 나가지 않았어요. 내일은 사무실에 나갑니다. 저는 내일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도착하면, 경비아저씨께 밝게 인사를 할거예요. 검피 아저씨가 모두에게 그러듯이 말이죠. 그리고 사무실에 들어가서 마주치는 동료들에게도 밝게 인사를 할겁니다. 검피 아저씨 처럼요. 일을 하다보면.. 내 마음과 다르게 흘러가는 과정과 결과들이 종종 생기죠. 그때 저는 검피 아저씨를 생각할거예요. 작은 배가 뒤집혔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검피 아저씨는 다함께 아저씨 집에 가서 차를 마시자고 하죠. 그런거죠. 어떤 일들이 결국 생기더라도, 우리는 그 후의 아름다운 대처들을 얼마든지 해낼 수 있어요. 싸울 필요 없죠. 언성을 높이거나 얼굴을 찡그리지 않아도 되어요. 내일, 사무실에 나가서 어떤 하루를 보내게 될지 모르겠지만, 퇴근 후 집에 돌아온 후, 다시 이 그믐 모임에 들어와서 검피아저씨를 생각하며, 짤막한 글을 남겨보겠습니다.
검피 아저씨는, 아이들이 그리고 동물들이 배에 타고 싶다고 할때마다 절대 거절하지 않고 딱 한가지 조건만 말했습니다. 모두들 아저씨가 말한 그 한가지 조건을 꼭 지키겠다고 하면서 배에 올라탑니다. 그러나 차차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가 아저씨와의 약속을 잊고 그저 자신대로 행동해버리기때문에 결국 배는 기우뚱 하고 뒤집어져버려요. 그리고는 모두들 아저씨를 따라 아저씨의 집에 가서 따뜻한 차를 마시지요. 모두 함께요. 검피 아저씨가 말한 단 한가지 조건. 그건 바로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지켜야 하는 수많은 약속들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저씨의 배가 결국은 뒤집어졌듯이, 세상속에서도 비슷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사람들은 가끔씩 약속을 까먹기도 하고 어쩔때는 너무 피곤해서 잊어버리기도 하죠. 하지만 그게 끝이 아니에요. 탈탈 털고 일어나 함께 차를 마실 수 있는 옵션이 있죠. 검피 아저씨 같은 어른은, 비록 그림책을 통해서 뿐일지라도, 저에게는 정말 꼭 필요한 어른입니다. 검피 아저씨 같이 평화로운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평화롭지만 단단한 사람, 검피 아저씨를 알게 되어 참 다행이고 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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