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인천 독지가 소모임

D-29
한 업계의 종사자와 지망생은 인공지능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인공지능을 거부한다고 의견을 모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인공지능이 도입되면, 그로 인해 수혜를 입는 그룹이 생긴다. 그 그룹 구성원은 인공지능이 가져온 변화를 긍정적으로, 바람직한 일로 볼 것이다. 그 변화가 ‘옳은 방향’이라고 믿을 것이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4장, 장강명 지음
"그 그룹의 구성원"이 아닌 사람들은.. 소외되는건가요.. 방치되는건가요.. 어떻게 되는걸까요..
하지만 우리는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누가 유리하고 누가 불리할지 예측할 수 없다. 글 쓰는 인공지능이 만들 새로운 출판계 환경이 나에게 유리하겠느냐고? 모르겠다. 이 시점에서 대부분의 예상은 틀릴 확률이 높다는 사실만 안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4장, 장강명 지음
예측하기 힘든 것 같아요. ^^
아무도 알 수 없는 시대를, 우리는 살아갈 수 밖에 없는 거군요. 예상은 했지만.. 한번 더 확인사살? 당하는 느낌이요. 어떤 물결이 나를 덮칠지 알 수 없지만, 두려워할 수 만도 낙관할 수 만도 없는 것 같아요.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우리가 정치인의 말을 듣고 그들을 평가하고 지지를 보내는 방식을 바꿨고, 선진국의 정치는 그에 따라 변했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미국 정치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급변할 때, 도널드 트럼프와 X는 서로 떨어진 별개의 요인이 아니었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4장, 장강명 지음
저한테는 기술로 인한 변화를 예측하기 힘든 사례 중 하나에요. 인터넷 초기에는 인터넷으로 인해 정보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시민들이 서로 소통하면서 민주주의가 더 발전할 것으로 본 사람들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그로 인해 정치가 극단화되고 현재의 미국 정치처럼 변화할 거란 예상은 하기 힘들었죠. 또다른 예로 인터넷으로 인해 물리적 거리가 별 의미 없어지고 분산화가 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집중화가 되는 현상. 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그런데 쓰다 보니 틀린 예측만 있는 건 아니고 실제로 맞은 예측들도 많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예로 들어 예상할 수 있었던 변화와 그렇지 않았던 변화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보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인공지능으로 인한 변화도 자동화의 확산과 많은 직업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거라는 정도는 예측할 수 있는데 예상할 수 없는 것들이 뭐가 있을지 궁금합니다. 이런저런 상상을 해볼 수는 있겠죠.
“기풍이 없어진 건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바둑을 스포츠라고 판단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낭만이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지금 바둑은 점점 기계화되는 느낌이고, 그런 면에서 재미와 멋을 잃어버렸어요. 기풍을 되찾기도 어렵다고 봐요. ‘그렇게 두는 건 정답이 아니다’라고 판단을 해버리니까요. 예전에는 ‘나는 기풍이 이렇다. 그래서 세력 작전을 펼치겠다’라고 하면 존중해 줬어요. 하지만 지금은 ‘에이, 이길 확률이 떨어지는데 그 작전이 어떻게 맞아’라고 해버리죠.”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5장, 장강명 지음
이 대목 읽다 생각이 났는데, 인공지능으로 인한 변화 중 하나가 정답이 없고 각 사람들의 개성을 허용해 주었던 영역에 정답을 제시하는 존재가 생겨난다는 것. 그렇다면 지금은 각자가 제각각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삶에도 정답 비슷한 게 생겨버릴 수도 있지 않을까요? 하나의 정답은 불가능하겠지만, 인공지능이 여러가지 질문을 던져 우리의 가치관과 희망을 진단한 다음 그것을 기준으로 우리의 선택과 습관들에 대해 평가를 해 줄 수 있겠죠.
롯데마트는 매장에서 트는 배경음악을 인공지능으로 만들었는데 작곡, 작사, 가창을 모두 인공지능에게 맡겼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5장, 장강명 지음
일단 음악 분야는 문학 분야보다 인공지능에 취약해 보이고, 산업디자인 분야도 그럴 것 같아요. 웹디자인, 캐릭터디자인, 포스터 제작 등. 그리고 사람들이 받아들인다면 사법부 영역도,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약식재판이나 벌금 천만원 이하의 1심 판결 정도는 인공지능이 판사보다 나을 듯 싶네요.
이전에는 한 수, 한 수 내 생각을 표현했고 내가 둔 수에 책임을 지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수에 선악이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결정적인 패착만 아니라면요. ‘내가 그렇게 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 그런 식으로 생각했죠. 그런데 이제는 AI가 모든 수의 승률을 평가하잖아요.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6장, 장강명 지음
어떤 바둑인들은 형세판단이 정확하지 않을 때 그 모호함에서 풍성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었는데 인공지능이 그런 영역을 없앴다고 본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6장, 장강명 지음
바둑에 대한 이야기가 다른 예술 뿐 아니라 삶에 대한 이야기로도 연결되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훌륭한 점이죠. 한 주제를 깊이 파서 쌓여진 생각들이 더 보편적인 영역으로 확산되는 모습은 장관이에요.
완독 후 드는 생각이 여럿 있는데 그 중에서 저자가 바둑계와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이를 통해 인공지능이라는 강력한 기술이 사회에 미치는 파국적인(?) 영향을 하나의 사례로서 보여주고 결국은 작가가 하고 싶었던 진짜 이야기인 가치가 기술을 이끌어야한다, 그리고 작가인 본인은 그 명제를 위해 할 수 있는 역할로서 STS SF를 뜻을 같이 하는 다른 작가들과 함께 써나가겠다고 결말을 맺겠다는 구상을 다 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완독 축하드립니다. ^^
책에서 주장했던 인상깊었던 통찰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전문가의 진짜 힘은 암묵지에 있는 것인데 그것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된다는 것. - 인간은 단순히 기본적인 생활만 할 수 있다고 해서 행복할 수는 없다는 것. - 인공지능이 아무리 사회에 창궐해도 난 안 쓰면 그만이다라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 - 결국은 권력의 통제가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대책이라는 것. - 기술의 발전 방향을 통제할 수 있고 통제해야만 한다는 것
인공지능 때문에 야단법석인 현 시점에 인공지능으로부터 무자비한 직격탄을 선빵으로 맞고 생태계가 변해버린 바둑계를 찬찬히 살펴보고 인공지능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며, 그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 좋은 책 같아요. 논픽션인데도 불구하고 끝으로 가면서는 작가의 울분과 결기까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예전에는 누가 이기고 지고 있는지를 전혀 안 보여주다가 끝에 알려줬어요. 요즘은 바둑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가 지금 몇 퍼센트 확률로 이기고 있다는 정도는 알 수가 있고 그런 측면에서 바둑을 즐기기에 더 좋은 요소가 하나 더 생긴 거죠. 중계방송 보는 데 있어서만큼은 훨씬 재미있어졌다고 저는 생각해요.”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7장, 장강명 지음
제가 바둑에 별 관심이 없다 보니 이런 변화가 있는 줄은 몰랐어요. 바둑을 잘 모르시면서도 바둑tv 보시는 걸 즐기셨던 아버님이 계셨으면 좋아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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