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인천 독지가 소모임

D-29
완독 축하드립니다. ^^
책에서 주장했던 인상깊었던 통찰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전문가의 진짜 힘은 암묵지에 있는 것인데 그것이 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된다는 것. - 인간은 단순히 기본적인 생활만 할 수 있다고 해서 행복할 수는 없다는 것. - 인공지능이 아무리 사회에 창궐해도 난 안 쓰면 그만이다라는 생각이 틀렸다는 것. - 결국은 권력의 통제가 기술이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대책이라는 것. - 기술의 발전 방향을 통제할 수 있고 통제해야만 한다는 것
인공지능 때문에 야단법석인 현 시점에 인공지능으로부터 무자비한 직격탄을 선빵으로 맞고 생태계가 변해버린 바둑계를 찬찬히 살펴보고 인공지능이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며, 그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만든 좋은 책 같아요. 논픽션인데도 불구하고 끝으로 가면서는 작가의 울분과 결기까지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예전에는 누가 이기고 지고 있는지를 전혀 안 보여주다가 끝에 알려줬어요. 요즘은 바둑을 모르는 사람이라도 누가 지금 몇 퍼센트 확률로 이기고 있다는 정도는 알 수가 있고 그런 측면에서 바둑을 즐기기에 더 좋은 요소가 하나 더 생긴 거죠. 중계방송 보는 데 있어서만큼은 훨씬 재미있어졌다고 저는 생각해요.”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7장, 장강명 지음
제가 바둑에 별 관심이 없다 보니 이런 변화가 있는 줄은 몰랐어요. 바둑을 잘 모르시면서도 바둑tv 보시는 걸 즐기셨던 아버님이 계셨으면 좋아하셨을지도 모르겠네요.
인공지능의 변화에 대해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상상했던 것들과 다른 생생한 현실의 변화들을 이야기해 주니까 좋네요.
만약 내 차 조수석과 뒷좌석에 동행인들이 있고, 그들이 당연히 내가 내비게이션이 제안하는 경로대로 운전하리라 예상한다면, 그때 내게 내비게이션의 제안을 따르지 않을 자유는 얼마나 있는 걸까? 내가 속한 조직이나 사회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 매번 인공지능의 제안을 충실히 따른다면, 내가 속한 조직과 사회는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는 걸까?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7장, 장강명 지음
영화 매트릭스가 떠올랐어요. 인공지능이 인류를 지배하기 위해 자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네요.
그 암묵지는 많은 인간 전문가에게 단순히 그들이 보유한 지식 상품이 아니라, 자기효능감과 자부심, 자존감의 근원이기도 하다. 그런 이들에게서는 현장 업무에 대한 애착, 매일의 작업을 일종의 수련으로 여기는 자세, 더 나아가 자기 직업을 삶과 동일시하는 경향 등이 나타난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7장, 장강명 지음
불쉿 직업은 힘들고 보수와 처우가 형편없어서 인기 없는 일을 가리키지 않는다. 그레이버에 따르면 그것은 ‘쉿 직업(shit jobs)’인데, 그런 쉿 직업들은 불쉿 직업과 반대로 사회적 가치와 의미가 있으며, 종사자들이 사라지면 사회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는다. 환경미화원이나 건설 현장의 잡부가 대표적 사례다. 반대로 보수와 처우가 괜찮고 노동 강도가 높지 않은데도 의미가 없는 일이라면 불쉿 직업이다. 그레이버는 인사관리 컨설턴트, 커뮤니케이션 코디네이터, 홍보 조사원, 금융 전략가, “불필요한 위원회의 문제를 처리할 직원위원회에 참석하는 것을 일상 업무로 하는 사람들의 일자리”를 그 예로 들었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7장, 장강명 지음
어떤 행성에서 이런 사람들을 모아 우주선에 태워 떠나 보낸다는 에피소드가 기억났어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세트 - 전6권
우선 재미는 맥락에 좌우된다. 근무 시간이나 수업 시간 중에 하면 재미있는 어떤 일들이 여가시간에 하면 별로 재미가 없다. 가벼운 여흥으로 하면 재미있고 진지한 승부로 하면 재미없거나, 그 반대인 일도 있다. 남들의 인정이 재미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아마추어 농구 경기라 할지라도 관중석에서 환호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선수들이 느끼는 재미는 강도가 달라진다. 어떤 일을 인공지능이 인간보다 더 잘할 수 있다면 그 일을 둘러싼 사회적 맥락이 바뀌며, 그 일이 우리에게 주는 재미도 바뀔 것 같다. 재미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더라도 말이다.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8장, 장강명 지음
내일까지 남은 석장을 마칠 수 있기를. ^^
기묘하게도 이 논의를 오래 할수록 우리가 인공지능만큼이나 재미에 대해서도 아는 게 없다는 데 생각이 이르게 된다. 대체 재미라는 게 뭘까? 무엇이 재미있는 것이고, 재미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무엇일까?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8장, 장강명 지음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는 지능이란 무엇인가, 의미있는 일이란 무엇인가, 재미란 무엇인가, 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자긍심이란 무엇인가, 이런 질문들을 계속 던지죠. 일자리 문제가 현실적으로 눈앞에 닥친 문제이긴 하지만, 더 깊게는 인간성과 인류 문명의 기반에 대한 질문들을 던지는 것 같아요. 인공지능을 둘러싼 논의들은 아직 피상적인데, 이 책과 같은 접근이 우리가 다루어야 할 질문들에 대한 길을 놓아 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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