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로봇과 인공지능과의 결합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테슬라의 휴머노이드와 비슷한 수준의 로봇을 보면 정말 싱귤레러티(singulaity)에 거의 도달한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책걸상 인천 독지가 소모임
D-29

롱기누스

진공상태5
◇ 싱귤래리티(Singularity)란 기술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고 거대해서 인류의 삶이 완전히 변화되는 시점을 의미함. / 스마트폰이 인간의 삶을 바꿔놨는데, 인공지능이 또 그럴테고, 로봇과 인공지능의 결합은 솔직히 조금 두렵습니다.

오도니안
“ 알파고가 주는 교훈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가 막연하게 ‘그건 불가능할 거야’라고 생각한다고 해서 실제로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불가능한 것은 매우 적다. 내가 인터뷰한 프로기사 30명 중 ‘인공지능이 바둑은 잘 두지만 소설을 잘 쓰지는 못할 거예요’라고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2장 오만과 편견, 그리고 창의성,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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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
전 장강명 작가님의 책이 좋은 점 중 하나가 이런 성실한 인터뷰인 것 같아요. 인공지능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에 대한 여러 주장들이 많지만, 서너명도 아니고 프로기사 30명과 인터뷰한 결과를 근거로 이야기를 하면 그 와닿는 느낌과 설득력이 다르죠. 인터뷰한 사람들의 생생한 경험과 생각들 위에 이해하기 쉽고 명확하게 전개되는 작가님의 논리가 얹혀지니, 추상적인 주장들과 다르게 다루는 주제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가 생기는 것 같아요. 아직 책의 초반부이긴 하지만 작가님의 책을 몇 편 읽어 본 경험으로 기대가 많이 됩니다. 주제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주제이기도 하구요. 더더 많이 팔  려서 올해의 책이 되었으면 해요.

오도니안
“ 이 글을 쓰는 현재 사람들이 인공지능에 대해 두려워하는 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터미네이터가 등장해 인간에게 반기를 들지 않을까 하는 것, 다른 하나는 인공지능이 자신들의 일자리를 빼앗지 않을까 하는 것. 나는 그 두 가지 악몽과는 다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내가 하려는 이야기 역시 내 기준으로는 악몽이다. ”
『먼저 온 미래 - AI 이후의 세계를 경험한 사람들』 1장 먼저 온 미래, 장강명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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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
이 부분도 공감이 많이 되는데, 인공지능의 반란이나 일자리 문제도 물론 중요하겠지만 어떻게인가 해결이 될 것 같은데, 인공지능이 다 잘할 수 있게 되면 인간의 존재 가치는 무엇인가 하는 것이 오히려 더 근본적인 문제 같아요. 앞의 문제들은 일종의 기술적 문제들이라고 한다면(사회제도나 경제정책이나 공학기술 등으로 해결 가능한), 뒤의 문제는 철학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 같습니다.

오도니안
장맥주님도 오시면 좋겠는데, 자신이 쓴 글에 대해 대화하는 모임은 힘드실 것 같기도 하구 ^^

오도니안
혹시 책을 읽는 진도 일정이 있나요?

진공상태5
아, 저희가 9월 28일에 이 책을 주제로 오프모임을 합니다. 그래서 이 그믐방을 만들었어요. 진도가 있는게 편하실까요, 오도니안님?

오도니안
아뇨. 따로 진도가 정해져 있지 않으면 자유롭게 읽겠습니다. ^^

진공상태5
네, 편하게 읽고 함께 생각 나눠주세요 오도니안님. 감사합니다 : )

진공상태5
'오도니안(Odonian)'은 어니스트 힐리먼의 소설 《빼앗긴 자들》에 등장하는 사회를 지칭하며, 상호 협동과 나눔을 이상으로 삼아 자본주의적이고 폭력적인 개념을 배제한 공동체를 의미합니다. 이 사회에서는 개인 소유보다 공동체 안의 나눔이 중요시되며, 이를 바탕으로 한 언어 체계와 사회 구조가 특징입니다. 
혹시 오도니안님의 이름 뜻이 위의 내용이 맞을까요?

오도니안
오~ 비슷한데 어니스트 힐리먼은 누군지 모르겠구 어슐라 르귄의 작품입니다. 다른 설명도 비슷하긴 한데 예전부터 쓰던 닉이라서 요즘 제 성향과 딱 맞지는 않아요. ^^

진공상태5
아, 이 책이군요!

빼앗긴 자들서구 문학계에서 '만약 SF 작가가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면, 1순위는 어슐러 K. 르 귄이다.'라고 말할 정도로 문학성이 뛰어난 작가의 최고 작품 중 하나. 1975년에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동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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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도니안
네. 맞습니다 ^^

진공상태5
오도니안님 덕분에 오늘도 또 하나를 배워갑니다. 오도니안. 감사합니다.

롱기 누스
인공지능의 영향을 가장 먼저 받았던 바둑계의 변화는 책의 여러 곳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특히 예술가적 입장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모든 것을 소위 갈아넣었던 사람들이 받을 충격은 어마어마 했을 것 같습니다. 금과옥조 처럼 여겼던, 자신의 정체성이라고 여겼던, 그리고 자신의 궁극적으로 추구하려했던 진리(?)가 인공지능에 의해 무너지게 되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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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하게 말씀드리면 알파고 이전의 책들은 모두 폐기해야 해야 해요" 
"알파고의 등장을 기준으로 기원전과 기원후로 나누어야 합니다"
"단순히 포석이 변했다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가 바둑을 대하는 방식, 바둑의 토양이나 문화 같은 게 송두리째 다 바뀌어 버렸어요. 알파고 이전까지 바둑을 도(道)로 봤던 관점이라든가, 입단 제도라는가, 관전문화, 프로기사들의 삶 등등 바둑의 전 영역에 걸쳐서 패러다임이 바뀐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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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만큼은 아니지만, 내가 일하고 있는 영역에서는 이와 비슷한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어요. 일단 컨설팅 하는 젊은 친구들에게 자료조사 또는 초안 작성을 시키기 보다는 생성형 AI와 함께 일하는 경우가 더 많아 졌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단 결과물의 차이가 크게 없습니다. 검토하는 입장에서 보면 수정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신입이나 AI의 결과물이나 품질적 측면에서는 그닥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오히려 AI의 결과가 좋은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순전히 개인적인 경험이니 감안해서 들어주셔야 합니다.^^;;) 두번째는 수정하고 추가요청을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껄끄러움(?)을 경험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신입도 사람이니까 여러번 수정작업을 요청하게 되면 얼굴표정이라든가 말투에서 티가 나게 마련이죠. 예전에는 뭐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일을 완성해야 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어르고 달래면서 일을 해나갔죠. 그런데, AI는 그렇지 않습니다. 몇번을 수정해달라 요청해도 싫은 내색 하나 하지 않습니다. 물론 결과물이 내가 원하는 대로 딱 떨어지지는 않습니다만, 일을 시키는 사람 입장에서는 이건 의외로 AI를 사용하는 큰 이유가 될 수 있더라구요..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현상을 나쁘게만 보지는 않습니다. 비용측면에만 접근하면 그렇다는 거지요... 이제 젊은이들은 어디서 경력을 쌓고 배울 수 있을까요... 점점 문이 좁아지는 것을 느낍니다.

진공상태5
제가 인공지능이 한계가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건, 제가 지금 건물관리와 청소전문업체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인것 같아요. 이건 물리적으로 인간이 해야하는 일이거든요. 아직까지는요. 물론 로봇이 엄청 진화해서 각종 건물들을 돌아다니고 건물마다의 특성을 파악해서 청소를 하게 된다면.. 그런 세상이 저의 살아 생전에 오게 된다면 저는 직업을 잃어버리게 될지도 모르겠지만요. 제가 하는 마케팅 일은 이미 인공지능이 장악하고 있을테니까요. 사실 견적을 내는 일도 지금은 건물의 특성때문에 현장 방문이 필수 이지만, 그것도 인공지능이 더 잘할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정보만 충분히 쌓인다면 말이죠. 그런데 정보가 충분히 쌓이기 전까지는 힘들겠죠? 그리 고 그게 쌓이는 기간동안 저는 지금의 일을 할 수 있는 것일테구요. 그 시기가 늦게 올수록 저는 지금 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거겠죠.

오도니안
로봇은 이미 인공지능에 의해 움직이는데, 챗지피티 같은 언어를 다루는 인공지능과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로봇이 결합되면 굉장히 다양한 잠재력을 갖게 될 것 같습니다. 
어차피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분야는 없을 것 같아요. 어느 분야부터 영향을 받느냐의 차이일 뿐.  비전문가로서 예측하기 쉽지 않고 전문가들도 자주 틀리는 것 같아요.
좋게 보면 인류에게 만능노예가 생긴 것일 수도 있고. 부의 불평등만 해결되면 모두가 일을 덜하면서 여유롭게 사는 세상이 올 수도 있겠죠. ^^

진공상태5
부의 불평등이 과연 해결이 될까요? 인타임이라는 영화도 생각나고 설국열차도 생각이 나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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