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와 함께 하는 조지 오웰 읽기

D-29
학교에서 작가 자신은 당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일에 학생들이 연루되어 일부 학생들은 매질을 당하고 ‘육신의 성전’에 대한 설교를 듣고 “짐승 같은 짓”에 대한 ‘죄의식과 두려움’에 괴로워했다는 등의 내용이 있더라구요~
겨울이 괴로웠던 건 열 살 무렵부터 적어도 학기 중에는 건강이 거의 좋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나는 기관지에 문제가 있었고, 한쪽 폐에 병변이 있다는 걸 긴 세월이 지나서야 알았다. 때문에 나는 늘 기침을 달고 살았고, 달린다는 게 고역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엔 숨을 쌕쌕거리거나 심폐 기능이 허약하면 당사자의 상상이라는 진단을 받거나, 본질적으로 과식에 의한 도덕적 장애로 받아들여졌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나는 시절이 아무리 좋을 때라도 문학평론은 사기라는 느낌을 종종 받곤 했다. 왜냐하면 공인되다시피 한 기준 같은 게(어떤 책이 ‘좋다’ 또는 ‘나쁘다’는 진술에 의미를 부여해줄 수 있는 ‘외부’의 참조 대상) 없는 한 모든 문학적 판단은 본능적인 선호를 정당화하기 위한 규칙을 꾸며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책에 대한 진정한 반응은(반응이란 게 있기나 하다면) 주로 ‘나는 이 책이 좋다’거나 ‘나는 이 책이 싫다’는 것이며, 그 뒤에 따라붙는 것은 합리화일 뿐이다. 그런데 나는 ‘나는 이 책이 좋다’는 것이 비문학적 반응이라 생각지 않는다. 비문학적 반응이란 ‘이 책은 우리 편이니까 장점을 발견해내야 한다’는 식의 태도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물론 정치가 문학을 침범하는 현상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전체주의라는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았어도 분명히 발생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조부모들은 느끼지 않았던 일종의 양심의 가책을, 세상의 엄청난 불의와 비참에 대한 자각을, 그런 세상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죄책감을 키우게 되었으며. 그런 죄책감 때문에 삶에 대해 순전히 미학적인 태도를 취하는 게 불가능해젔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구도 조이스나 헨리 제임스같이 오로지 문학에만 전념할 수는 없게 되었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그동안 인상 깊었던 몇 편의 에세이를 발췌하여 필사할 목적으로 가볍게 시작한 한겨레출판 이한중 역의 [나는 왜 쓰는가]의 읽기를 마쳤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던 에세이도 때로는 키득거리고 때로는 갸우뚱하기도 하면서 인덱스를 여기저기에 붙여가며 나름 재밌게 읽었습니다. 단지 몇 편의 소설, 에세이, 그에 대한 몇 편의 평론을 읽었다고 해서 제가 감히 한 인간과 작품에 대해 무엇을 얘기할 수 있겠는가마는 삶의 곳곳에서의 그 꿈틀거리는 생동감을 움켜쥐고 그 벌떡임을 기어이 직접 느끼고야 말겠다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고, 이번 기회에 이러한 작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이 꽤 흥미있었습니다. 이왕 판을 벌였으니 모임의 남은 기간은 다른 출판사의 산문선에서 읽고 싶었던 에세이를 발췌해서 읽으려고 합니다.
소리없이님은 정말 소리없이 조용하게 완독하셨군요. 축하합니다. 사진 인상적이네. ㅎ 저도 이 책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며 읽고 있습니다. 쉽진 않은데 글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새롭게 도전 받기도 합니다. 오늘은 '리어, 톨스토이 그리고 어릿광대'를 읽는데 조지는 어디서 이런 톨스토이에 관한 자료들을 모르고 이런 글을 썼을까 좀 놀라며 읽고 있는 중입니다. 매번 새로운 쳅터를 읽을 때마다 그의 지적인 통찰이 부럽기도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stella15 님께서도 거의 끝을 향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몇 편 읽지는 못하였으나 말씀해 주신 서평도 그렇고 여러 서평들이 저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작가들은 다들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지 에세이 곳곳에서 은연 중에 언급하는 작가나 작품들의 다양함에도 놀랐구요. 젊은 시절 잭 런던의 영향을 받았고 꽤 좋아했던 것으로 어디선가 본 것 같아 서평을 읽어 보고 싶은데 제가 갖고 있는 책들에는 없네요😅
글을 쓰는 동기는 크게 네 가지라고 생각한다. ......설정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자신을 푸대접한 어른들에게 앙갚음을 하고 싶은 등등의 욕구를 말한다. ...... 그런가 하면 소수지만 끝까지 자기 삶을 살아보겠다는 재능 있고 고집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작가는 이 부류에 속한다. 나는 진지한 작가들이 대체로 언론인에 비해 돈에는 관심이 적어도 더 허영심이 많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2. 미학적 열정.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또는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3.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전해두려는 욕구를 말한다. 4. 정치적 목적.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동기는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를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어떤 책이든 전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293~4,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오랜만에 책을 폈어요. 숨 쉬러 나가다를 다 읽었구요. 필사한 문장은 전쟁 이전과 이후의 단절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에겐 과거와의 단절로 읽혀서 옮겨적었습니다. 과거의 장소를 찾아가도 이젠 너무 발전해서 그 모습이 사라진 곳들이 떠오르네요. 읽으면서 어렵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역자 해설을 읽으면서 해소가 되었습니다. 오웰의 르포르타주와 소설 하나씩 읽고 나니 다른 에세이들도 더 읽고 싶어지네요. 다음 책은 카탈로니아 찬가로 읽어볼게요.
필사해주신 부분에서 그리워했던 옛시절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다는 깨달음에서 오는 황망함, 그로 인해 마음 한구석이 황페해짐을 절절하게 느낄 수가 있네요. <카탈로니아 찬가>도 인상 깊으신 부분들을 함께 나눠 주세요☺️
그런 다음 우리 나라 고유의 요리법에 따라 만든 다양한 감자 요리가 있다. 감자를 요리하는 단연 최고의 방법인 고깃덩이 밑에 깔아서 구운 감자를 달리 어디에서 볼 수 있겠는가? 또 영국 북부에서 먹을 수 있는 맛있는 감자 케이크는? 햇감자는 대부분의 나라에서처럼 튀기기보다 영국식으로 요리하는 것이 - 즉 민트를 넣고 삶은 다음, 녹인 버터나 마가린과 같이 내는 것이 - 훨씬 낫다. … 독창성이나 재료 면에서 우리가 영국 요리를 부끄러워할 이유가 하나도 없음을 여러분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영국을 찾아온 외국인의 관점에서 보면 심각한 하자가 있다는 사실도 인정해야 한다. 바로 맛있는 요리는 가정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맛있고 진한 요크셔푸딩을 원한다면 식당보다 가장 가난한 영국의 가정에서 찾을 확률이 더 높은데, 영국을 찾은 외국인들은 대부분 식당에서 식사할 수 밖에 없다.
조지 오웰 산문선 조지 오웰 지음, 허진 옮김
조지 오웰 산문선조지 오웰의 에세이들을 엄선한 선집 <조지 오웰 산문선>이 허진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56번째 책으로, 오웰의 가장 유명하고 높이 평가받는 20여 편의 산문들을 종류별로 골고루 엄선한 선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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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무렵 쓴 글 중에 일상적인 안락함과 즐거움을 구가하는 몇 편의 에세이가 있다. 이것들은 1945년 말부터, 그가 저널리즘을 접고 장차 <1984>라는 제목을 갖게 될 소설을 시작하기 위해 주라섬으로 이주한 1946년 5월 사이에 쓰인 글들이다. 이 에세이들에 대해서는 실제적인 설명이 가득하다. 일에 치인 작가에게 그 가정적이고 목가적인 주제들은 그다지 자료를 읽거나 달리 조사할 필요가 없는. 단순한 몽상이라고나 할 것들이었다. 그러므로 가볍게 취급될 수도 있겠지만, 그가 쓰게 될 묵직한 소설에도 그 가벼운 에세이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그뿐 아니라 그의 가장 통렬한 정치적 작픔에도 “이 땅의 표면”에서 누리는 즐거움들과 “구체적인 대상들과 쓸데없는 정보 조각들”이 나타나듯이, 이런 에세이들에도 정치가 나타난다.
오웰의 장미 -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리베카 솔닛 지음, 최애리 옮김
이런 글쓰기의 초기에 쓴 것이 <영국 요리를 옹호함>이다. 12월 중순 <이브닝 스탠더드>에 발표한 이 글에서 그는 이름들을, 그리고 그에 얽힌 추억들을 소환하는 데서 각별한 즐거움을 맛본다. … 각종 파이와 푸딩과 소스에 대한 이 에세이를 내기 전날, 그는 장부에 <정치와 영어>를 기입했다. 새해에는 <폴레믹>에 실은 치열한 에세이 <문학 예방>으로 시작하여, 1월 5일에는 고물상의 즐거움에 관한 에세이를 썼다. … 목록도 일종의 수집이고, 적어도 상상 속에서 불러낼 수 있는 것들을 엮는 일이며, 당장의 박탈 너머에 모종의 풍요로움이 있으리라는 확신을 향한 갈구이다. 1939년 소설 <숨 쉬러 나가다>의 주인공은 생각에 잠긴다. “영국식 민물고기들의 이름에는 어딘가 평화로운 데가 있다.” … 전쟁이든 원정이든 감방이든 여타의 시설에서든 힘든 상황 속에 있는 사람들은 때로 백일몽에 잠겨, 할 수만 있다면 어떤 성찬을 즐기며 어떤 도락을 즐길지를 그려보곤 한다. 그들은 장차 어떻게 하리라는 작정을 실감하는 수단으로 목록을 만든다. 전쟁이 끝났지만 여전히 배급제가 실시되어 음식을 구하기 어렵던 빈한한 시절에 쓰인 오웰의 이 에세이들도 그런 여건에서 생겨난 일종의 목록에 해당할 것이다.
오웰의 장미 -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리베카 솔닛 지음, 최애리 옮김
에세이를 읽다보면 이름들의 나열, 사물에 대한 아주 구체적인 묘사들이 눈에 띄곤 했는데 그에 대한 어느 정도 설득력있는 설명이라고 생각되어 문장 수집해 봅니다.
지난 10년을 통틀어 내가 가장하고 싶었던 것은 정치적인 글쓰기를 예술로 만드는 것이었다. 나의 출발은 언제나 당파성을, 곧 불의를 감지하는 데서부터다. 나는 앉아서 책을 쓸 때 스스로에게 '예술 작품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하지 않는다. 내가 쓰는 건 폭로하고 싶은 어떤 것이나 주목을 끌어내고 싶은 어떤 사실이 있기 때문이며, 따라서 나의 우선적인 괌심사는 남들이 들어주는 것이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297,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내가 스페인내전에 대해 쓴 <카탈로니아 찬가>는 물론 노골적으로 전치적인 책이다. 하지만 대체로 어느 정도 초연한 마음으로 형식을 고려하여 쓴 작품이다. 나는 이 책에서 나의 문학적인 본능을 거스르지 않으면서 모든 진실을 말하기 위해 상당히 애를 썼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299,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동물농장>은 (내가 무얼하고 있는지 십분 자각하면서) 정치적 목적과 예술적 목적을 하나로 융합해 보려고 한 최초의 책이었다. 나는 7년 동안 소설을 쓰지 않았는데, 이제는 조만간 또 하나의 소설을 쓰고 싶다. 그것은 실패적이 될게 뻔하고, 사실 모든 책은 실패작이다. ...... 모든 작가는 허영심이 많고 이기적이고 게으르며, 글 쓰는 동기의 맨 밑바닥은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책을 쓴다는 건 고통스러운 병을 오래 앓은 것처럼 끔찍하고 힘겨운 싸움이다. 거역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어떤 귀신에게 끌려다니지 않는 한 절대 할 수 없는 작업이다. 아마 그 귀신은 아기가 관심을 가져달라고 마구 울어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분능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자기만의 개별성을 지우려는 노력을 부단히 하지 않는다면 읽을 만한 글을 절대로 쓸 수 없다는 것도 사실이다. 좋은 산문은 유리창과 같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300,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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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으로 듣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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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믐이 자신 있게 고른 이 시대의 고전
[그믐클래식 2025] 1월, 일리아스 [그믐클래식 2025] 2월,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파이돈·향연[그믐클래식 2025] 3월, 군주론 [그믐클래식 2025] 4월, 프랑켄슈타인
같이 연극 보고 원작 읽고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7. 시대와 성별을 뛰어넘은 진정한 성장, 버지니아 울프의 "올랜도"
[그믐연뮤클럽] X [웰다잉 오디세이 2026]
[그믐연뮤클럽] 9. 죽은 자를 묻고 그 삶을 이어갈 것인가 "살아 있는 자를 수선하기"[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계속계속 책읽기 by Kiara
2024.01.19. <콜카타의 세 사람> 메가 마줌다르2024.01.17. <참 괜찮은 눈이 온다 _ 나의 살던 골목에는> 한지혜2024.01.16. <이 별이 마음에 들어> 김하율2024.01.14. <각자 도사 사회> 송병기2026.01.01. <아무튼, 데모> 정보라2026.01.02. <버드 캐칭>
2026년에도 한강 작가의 책 읽기는 계속됩니다!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작별하지 않는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라비북클럽](한강작가 노벨문학상 수상기념 2탄)흰 같이 읽어요노벨문학상 수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한강 작가님 책 읽기] '소년이 온다'를 함께 읽으실 분을 구합니다.[책 선물] 한강, 『여수의 사랑』 : 미래가 없는 자들을 위한 2026년의 시작
다정한 모임지기 jena와 함께...어느새 일 년이 훌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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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책 증정 [박산호 x 조영주] 인터뷰집 <다르게 걷기>를 함께 읽어요 [책 증정] <이대로 살아도 좋아>를 박산호 선생님과 함께 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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