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와 함께 하는 조지 오웰 읽기

D-29
그러게요. 처음엔 조지도 별 수 없는 제국주의잔가 하다가도 그런 의식을 깰려고하는 의지가 보이더라구요. 또 조금 뒤에 가면 그가 가젤 고기를 좋아한다고 나오잖아요. 아이러니죠? ㅎㅎ
ㅎㅎㅎ 저도 처음에는 이렇게 열심히 읽을 생각까지는 아니었는데요^^ 에세이랑 조지 오웰 관련 여러 책이랑 같이 읽으니 예전에 (주로 읽어야 해서^^) <동물 농장>이나 <1984>를 읽을 때와는 느낌이 좀 다른 것 같아요:)
작가가 각 편지들의 출처, 내용, 취재 내용 등을 날 것 그대로 상세히 기록해 주었다면 (그럼 책이 지금처럼과 같이 인기가 있지는 않았을까요~?^^) 조지 오웰의 작품과 비교해 가며 읽는 재미가 있었을텐데 하는 생각도 헸습니다~~
그 때는 뭔가 절대적인 의식이 누군가의 손을 빌려 쓴 글을 읽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관찰 카메라를 여기 저기에 켜놓고 작가를 계속 지켜 보는 느낌이에요. 이후에 위의 소설들을 다시 읽으면 또 느낌이 새로울 것 같기도 합니다:)
베뉴가 가방에서 <동물 농장>을 꺼내어, 베뉴: 사인 받으려고 했는데. 에릭: …, 베뉴: 이거 하나만 말할게요. 대박 난 거, 축하드려요. 베뉴, 책을 두고 나가려다가 걸음을 멈추고, 베뉴: 굳게 인내하고 사는 것보다도 아름답게 죽는 편이 쉬울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살아서 일할 거예요. 일은 나에게, 나 자신의 힘을 알려 주거든요. 베뉴, 나간다. 에릭, 그 책을 손에 한동안 바라본다. 에릭: 아일린, 이 책은 미국에서도 팔리고 있어. 50만 부나 팔렸대. 내 책이 50만 부라고? 믿어져? 아일린: …. 에릭: 당신을 기쁘게 하고 싶었어. 당신은 누구보다도 이 책이 세상에 나오길 원했는데. 아일린: …. 에릭: 대답해 줘. 아일린. 난 앞으로 뭘 위해서 … 아일린: 저거 원고야? 에릭: 아니 …. 아일린: 뭐야, 일기장이야? 게다가 아무것도 안 썼네. 에릭: 새하얀 페이지를 어떻게 채우면 좋을까? 아일린, 펜을 꺼내어 적당히 쓴다. 아일린: (말하면서 쓴다.) 평안하길. 에릭: 어? 갑자기 아일린, 바닥에 바로 드러눕는다. 아일린: 난 새하얗게 쌓인 눈 위에 제일 처음으로 발자국을 남기는 걸 좋아했어. 에릭: …. 아일린: “난 앞으로 뭘 위해서”라니? 엄살은. 에릭: …. 아일린: 당신, 자신이 했던 말 잊어버렸어? 목소리를 남긴다고. (창밖을 보면서, 설교하듯이) 귀를 기울이고 … 그리고 들어 봐. 눈이 눈 위로 떨어질 때, 아련한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처럼. 눈 내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일린: 잦아드는 소리를. 침묵하고 있는 누군가의 소리를. 당신 자신의 가슴에 잠재된 소리를. 당신이 이야기하지 않으면 절대로 미래에 남지 않을 목소리가 있어. 아일린, 에릭의 손을 잡고, 그에게서 멀어져 간다. 에릭,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에릭: “미래에게, 또는 과거에게, 생각이 자유로운 시대에게, 사람들이 저마다 다르면서도 외롭지 않은 시대에게, 진실이 존재하고 벌어진 일이 없었던 일로 변하지 않는 시대를 향해, 고독의 시대로부터, 빅브라더의 시대로부터, 이중 사고의 시대로부터 … 안녕을 고한다, 부디 평안하길!“
조지 오웰 침묵의 소리 스즈키 아쓰토 지음, 정상미 옮김
조지 오웰 침묵의 소리젊은연출가콩쿠르 우수상을 비롯해 각종 연극상을 수상하며 왕성한 활약을 보여 주고 있는 신예 극작가 겸 연출가 스즈키 아쓰토의 대표작. 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7년간 오웰의 창작과 삶을 다룬다. 전쟁이라는 격랑 속에서 주변인들과 부딪치며 창작에 부침을 겪는 오웰의 고뇌를 세심하게 묘사한다.
ㅎㅎㅎ 너무 길어졌네요… 스즈키 아쓰토의 희곡입니다. 소위 국가와 예술가 시리즈의 하나라고 불리며 모두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예술가들에 대한 얘기에요. 꽤 흥미롭습니다!
오, 이런 책이 있었네요. 그렇지 않아도 소리없이님도 아실거라고 생각하는데, 옆방에서 조지 오웰의 아내의 이야기를 다룬 <조지 오웰 뒤에서> 함께 읽기하고 있거든요. 이 작품은 부부가 함께 등장하네요.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그 책에선 조지가 천하에 몹쓸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는데...ㅋㅋ
네~~ 저도 읽었고 요즘 말씀해 주신 책을 정말 많이 읽으시더라고요😃
돌이켜보건대 1900년대에 어린 소년이 H. G. 웰스를 알게 된다는 건 경이로운 체험이었다. 당시 세계는 현학자와 성직자, 골프 치는 사람의 세상이었고, 미래의 고용주는 ‘성공 아니면 실패‘라고 훈계하고, 부모는 자식의 성적인 발달을 체계적으로 왜곡하고, 아둔한 교사들은 상투적인 라틴어 인용구를 들이대며 바보스럽게 히죽거리던 세상이었다. 그런 시대에 다른 행성과 바다 밑에 사는 존재들에 대해 이야기해줄 수 있었던, 미래가 훌륭한 양반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다르리란 걸 알았던 놀라운 사람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오웰 자신이 어린 시절 웰스의 작품들을 좋아했고 개인적으로도 어느 정도는 친분이 있었다고도 하는데요, 이 글에서는 그의 세계관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그가 보는 역사는 과학적인 인간이 낭만적인 인간에게 거둔 승리의 연속이다. 주술사 대신 과학자가 통제하는 ‘합리적’이고 계획된 형태의 사회가 조만간 보편화될 것이라는 그의 견해는 아마도 옳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보는 것과 그런 사회가 코 앞에 닥쳤다고 하는 건 다른 문제다. 그런 맥락에서 러시아혁명 다시 웰스와 처칠 사이에 있었던 흥미로운 논쟁은 아직도 얼마간 유효하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오늘 아침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마무리했습니다. 점점 더 신랄해지는 그의 글을 보면서 이 책이 지금까지 읽히는 이유는 2025년 현실에도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마지막 부분 역자의 글에서도 그렇게 표현을 하네요. 진짜 맘에 꽂히는 문장들만 필사했는데 내가 잃어야할 것들, 반대로는 지켜야할 것들이 많아지면서 현실에 적응하게 되고, 현실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게 되는 나를 발견하네요. 어렵습니다. 21세기에서도 진보주의자들은 약간 별난 사람들이라는 점도 재밌어요. 또는 여전히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책에는 채식주의자, 금주주의자, 사무직 종사자, 작고 깐깐한 사람, 자연 치유 사기꾼, 샌들 애용자, 과일주의 애호가 등등 정말 다양한 괴짜 사회주의자들을 소개하는데 맞는 말 같아요. 내일부터 2박3일 캠핑을 떠나는데 과도한 멋 부리기하러 떠나는구나 하면서 잠깐 피식 웃었어요. 종이책을 읽고 필사하는 것, 만년필로 쓰는 것 역시 과도한 멋 부리기라는 생각이 드네요. 기계와 과학의 세계에 살면서 계속 진보를 이루어갈수록 오히려 아날로그로 회귀하려는 사람들은 나름의 발버둥을 치는 걸까요.
@시카로 님 덕분에 저는 괜스레 다가가기 어려웠던 <위건 부두로 가는 길>에 조금 발을 들여 놓을 수 있었습니다. 필사하신 문장들 공유해 주시고 생각하시는 바도 올려 주셔서 그때마다 저도 필사해 주신 부분 읽으며 다시 한번 말씀해 주신 부분들을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저도 읽고 있는 책을 완독한 뒤 정독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 출판 시에 2부 부분은 독자들에게 안 읽힐 것이니 좀 편집하자는 얘기도 있었다는 것을 어딘선가 읽은 것도 같은데요, 2부의 내용 역시 울림이 큰 것 같습니다. 계획하시는 여행에서도 뜻깊은 순간들을 맞이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시카로 님께 의미가 있다면 좀 멋부리기도 괜찮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그저 부럽습니다😃
무엇보다 먼저 떠오르는 기억은 소리, 냄새, 그리고 사물의 표면 같은 물리적인 것들이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나는 꽤 어릴 때부터 어떠한 사건도 신문에 정확히 보도될 수 없다는 점에 주목한 바 있었는데, 그러다 스페인에 가서 처음으로 신문이 사실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들을 보도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그것들은 일상적인 거짓말에서 은연중에 내비치기 마련인 최소한의 관련성조차 없는 보도였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이런 것들이 나로서는 대단히 두렵다. 이 세상에서 객관적인 진실이라는 개념 자체가 사라져간다는 느낌이 들곤 하기 때문이다. 결국엔 그런 거짓들이, 아니면 그 비슷한 거짓들이 역사가 되어버릴 개연성이 다분한 것이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스페인내전을 돌이켜본다]
@새벽서가 님께서도 정말 오랜 세월을 필사를 해오시고 계시네요🤩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께서는 마음을 건드리는 문장을 만나면 적어 두고 곱씹고 싶으신 마음이 다들 있으신 것 같습니다. 긴 시간 동안 기록해 오신 그 노트들이 정말 큰 보물일 것 같아요!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다산북스/책 증정] 『악은 성실하다』를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나눔][박소해의 장르살롱] 25. 가을비 다음엔 <여름비 이야기>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지식의숲/책 증정] 《거짓 공감》, 캔슬 컬처에서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서도서관에서 책을 골랐을 뿐인데 빙의해 버렸다⭐『겹쳐진 도서관』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극단 '피악'의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작품들
[그믐연뮤클럽] 8. 우리 지난한 삶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끄는 여정, 단테의 "신곡"[그믐연뮤클럽] 4. 다시 찾아온 도박사의 세계 x 진실한 사랑과 구원의 "백치"[그믐연뮤클럽의 서막 & 도박사 번외편]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이반과 스메르자코프"
같이 읽고 싶은 이야기_텍스티의 네버엔딩 스토리
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텍스티] 텍스티의 히든카드🔥 『당신의 잘린, 손』같이 읽어요🫴[텍스티] 소름 돋게 생생한 오피스 스릴러 『난기류』 같이 읽어요✈️[책증정] 텍스티의 첫 코믹 추적 활극 『추리의 민족』 함께 읽어요🏍️
나는 너의 연애가 궁금해
[📚수북플러스] 6. 우리의 연애는 모두의 관심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북다] 《나의 사내연애 이야기(달달북다02)》 함께 읽어요! [북다/책 나눔] 《하트 세이버(달달북다10)》 함께 읽어요!
각양각색! 앤솔로지의 매력!
[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책나눔]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을 때, 시간을 걷는 도시 《소설 목포》 함께 읽어요. [장르적 장르읽기] 5. <로맨스 도파민>으로 연애 세포 깨워보기[박소해의 장르살롱] 20. <고딕X호러X제주>로 혼저 옵서예[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
과학의 언어로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는 작가, 김초엽
[라비북클럽] 김초엽작가의 최신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 같이 한번 읽어보아요[다정한 책방] '한국작가들' 함께 읽기5탄.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_김초엽[문풍북클럽] 뒷BOOK읽기 : 8월의 책 <지구끝의 온실>, 김초엽, 자이언트북스방금 떠나온 세계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한 레슨!
[도서 증정] 『안정감 수업』 함께 읽으며 마음을 나눠요!🥰지금보다 나은 존재가 될 가능성을 믿은 인류의 역사, 《자기계발 수업》 온라인 독서모임
한국의 마키아벨리, 그의 서평 모음!
AI의 역사한국의 미래릴케의 로댕최소한의 지리도둑 신부 1
🎬 우리가 사랑한 영화 감독들
[책나눔] <고양이를 부탁해><말하는 건축가> 정재은 감독 에세이『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메가박스 왕가위 감독 기획전 기념... 왕가위 감독 수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 함께 이야기 나눠요
저항의 문장가, 윌리엄 해즐릿!
[아티초크/책증정] 윌리엄 해즐릿 신간 『영원히 살 것 같은 느낌에 관하여』와 함께해요![아티초크/책증정] 윌리엄 해즐릿 신간 『왜 먼 것이 좋아 보이는가』 서평단&북클럽 모집[아티초크/책증정] 장강명 작가 추천! 해즐릿의 『혐오의 즐거움에 관하여』와 함께해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축하합니다!
[밀리의 서재로 📙 읽기] 31. 사탄탱고[이 계절의 소설_봄] 『벵크하임 남작의 귀향』 함께 읽기(신간읽기클럽 )1. 세계는 계속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공룡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기로!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밀리의 서재로 📙 읽기] 10. 공룡의 이동경로💀《화석맨》 가제본 함께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