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사와 함께 하는 조지 오웰 읽기

D-29
그런가 하면 글 쓰는 사람이 단어나 문구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느끼는 경우가 흔히 있으니, 직관이 통하지 않을 때는 기댈만한 원칙이 필요하다. 나는 다음과 같은 원칙이 대부분의 경우에 도움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1. 익히 봐왔던 비유는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 2. 짧은 단어를 쓸 수 있을 때는 절대 긴 단어를 쓰지 않는다. 3. 빼도 지장이 없는 단어가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뺀다. 4. 능동태를 쓸 수 있는데도 수동태를 쓰는 경우는 절대로 없도록 한다. 5. 외래어나 과학 용어는 그에 대응하는 일상어가 있다면 절대 쓰지 않는다. 6. 너무 황당한 표현을 하게 되느니 이상의 원칙을 깬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274~5,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문장 모음해주신 [정치와 영어]를 저도 무척 재밌게 읽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조지 오웰의 시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한순간 여름 같은처음으로 만나는 ‘시인’ 조지 오웰. 《한순간 여름 같은》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시’에는 오웰이 평생에 걸쳐 쓴 시 가운데 스물한 편을 뽑아 수록했으며, 그중 열여섯 편은 국내 초역이다. 제2부 ‘에세이’에는 그의 대표작 열 편을 묶었다. 제3부 ‘라디오 대본’에서는 〈보이스〉의 제1화 대본을 처음으로 번역해 소개한다.
와, 이런 책이 있었군요.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정치와 영어]는 너무 헐겁고, 엉성하고, 막연하고, 우회적이고, 회피적인 언어를 비판한다. [1984]는 너무 옥죄는, 어휘적 함의도 너무 제한적인 언어, 어떤 단어들은 말살되고 또 어떤 단어들에서는 풍부한 환기적 의미들이 소거된 언어를 묘사한다. 그 중간 어디쯤에, 명료하지만 환기력이 풍부한 언어의 가능성이 있다. 그 언어 안에서 말하고 글 쓰는 이의 모색은 듣거나 읽는 이의 모색을 촉구할 것이며, 언어에는 다소 야생적인 무엇이 있어서 그 야생적인 것과 자유로운 것이 겹쳐질 것이다. 그 전일성, 그 준수한 계약들, 연결하고 힘을 주고 해방하고 조명하는 말들의 사용을 통해 온전케 하려는 노력이야말고, 다른 사람들의 글에서나 그 자신의 작가로서의 노력에서나 그가 가장 신봉하고 또 가장 경하했던 아름다움이다.
오웰의 장미 - 위기의 시대에 기쁨으로 저항하는 법 리베카 솔닛 지음, 최애리 옮김
어린 시절에만 느끼는 것이라 전달이 쉽지 않은, 보다 깊은 슬픔이 있었던 것이다. 그건 적대적인 세상에 갇혀버렸다는, 지배가너무 완강해서 나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는 선악의 세상에 감금돼 버렸다는 처량한 고독감과 무력감이었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그런데 그 모든 것들을 겪는 내내 마음속 한가운데 결백하게 남아 있는 내면의 자아가 있었으니, 무엇을 어떻게 하든 (웃든 훌쩍이든 조그만 호의에 어쩔 줄 몰라 감사하든) 자신의 진심은 증오뿐임을 아는 자아였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여덟 살 때부터 이튼 컬리지 등과 같은 학교에 가기 위한 교육을 받았던 기숙학교인 세인트 시프리언스 학교 재학 중과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을 적고 있는 다소 긴 에세이 [정말, 정말 좋았지]입니다. 다소 격양된 부분도 있으나 꽤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글에서 어린 아이가 받았을 상처가 좀 크게 와닿았습니다. 어딘가에 어릴 때의 이러한 경험으로부터 쌓아올려진 자의식이 이후의 정치관념, 에세이, 소설 등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한 글이 있다면 읽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 소리없이님은 이제 거의 완독을 향해 가시는가 봅니다. 저는 그냥 띄엄띄엄 읽고 있습니다. 어떤 부분은 읽어도 모르겠던데 그런데는 그냥 가볍게 뛰어 넘습니다. ㅎㅎ 이 부분은 조지가 기숙사 생활하면서 동성애에 대해 강하게 저항했었다고 하던데 그 경험을 쓴 글인가 봅니다. 아닌가..요? ㅎㅎ
학교에서 작가 자신은 당시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일에 학생들이 연루되어 일부 학생들은 매질을 당하고 ‘육신의 성전’에 대한 설교를 듣고 “짐승 같은 짓”에 대한 ‘죄의식과 두려움’에 괴로워했다는 등의 내용이 있더라구요~
겨울이 괴로웠던 건 열 살 무렵부터 적어도 학기 중에는 건강이 거의 좋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했다. 나는 기관지에 문제가 있었고, 한쪽 폐에 병변이 있다는 걸 긴 세월이 지나서야 알았다. 때문에 나는 늘 기침을 달고 살았고, 달린다는 게 고역이었다. 하지만 그 시절엔 숨을 쌕쌕거리거나 심폐 기능이 허약하면 당사자의 상상이라는 진단을 받거나, 본질적으로 과식에 의한 도덕적 장애로 받아들여졌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나는 시절이 아무리 좋을 때라도 문학평론은 사기라는 느낌을 종종 받곤 했다. 왜냐하면 공인되다시피 한 기준 같은 게(어떤 책이 ‘좋다’ 또는 ‘나쁘다’는 진술에 의미를 부여해줄 수 있는 ‘외부’의 참조 대상) 없는 한 모든 문학적 판단은 본능적인 선호를 정당화하기 위한 규칙을 꾸며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떤 책에 대한 진정한 반응은(반응이란 게 있기나 하다면) 주로 ‘나는 이 책이 좋다’거나 ‘나는 이 책이 싫다’는 것이며, 그 뒤에 따라붙는 것은 합리화일 뿐이다. 그런데 나는 ‘나는 이 책이 좋다’는 것이 비문학적 반응이라 생각지 않는다. 비문학적 반응이란 ‘이 책은 우리 편이니까 장점을 발견해내야 한다’는 식의 태도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물론 정치가 문학을 침범하는 현상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그것은 전체주의라는 특별한 문제가 생기지 않았어도 분명히 발생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의 조부모들은 느끼지 않았던 일종의 양심의 가책을, 세상의 엄청난 불의와 비참에 대한 자각을, 그런 세상을 어떻게 해야 한다는 죄책감을 키우게 되었으며. 그런 죄책감 때문에 삶에 대해 순전히 미학적인 태도를 취하는 게 불가능해젔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구도 조이스나 헨리 제임스같이 오로지 문학에만 전념할 수는 없게 되었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그동안 인상 깊었던 몇 편의 에세이를 발췌하여 필사할 목적으로 가볍게 시작한 한겨레출판 이한중 역의 [나는 왜 쓰는가]의 읽기를 마쳤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넘어가려고 했던 에세이도 때로는 키득거리고 때로는 갸우뚱하기도 하면서 인덱스를 여기저기에 붙여가며 나름 재밌게 읽었습니다. 단지 몇 편의 소설, 에세이, 그에 대한 몇 편의 평론을 읽었다고 해서 제가 감히 한 인간과 작품에 대해 무엇을 얘기할 수 있겠는가마는 삶의 곳곳에서의 그 꿈틀거리는 생동감을 움켜쥐고 그 벌떡임을 기어이 직접 느끼고야 말겠다는 작가의 의지를 엿볼 수 있었고, 이번 기회에 이러한 작가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경험이 꽤 흥미있었습니다. 이왕 판을 벌였으니 모임의 남은 기간은 다른 출판사의 산문선에서 읽고 싶었던 에세이를 발췌해서 읽으려고 합니다.
소리없이님은 정말 소리없이 조용하게 완독하셨군요. 축하합니다. 사진 인상적이네. ㅎ 저도 이 책에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생각하며 읽고 있습니다. 쉽진 않은데 글을 이렇게도 쓸 수 있구나 새롭게 도전 받기도 합니다. 오늘은 '리어, 톨스토이 그리고 어릿광대'를 읽는데 조지는 어디서 이런 톨스토이에 관한 자료들을 모르고 이런 글을 썼을까 좀 놀라며 읽고 있는 중입니다. 매번 새로운 쳅터를 읽을 때마다 그의 지적인 통찰이 부럽기도하고 놀랍기도 합니다.
stella15 님께서도 거의 끝을 향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몇 편 읽지는 못하였으나 말씀해 주신 서평도 그렇고 여러 서평들이 저도 꽤 재미있었습니다. 작가들은 다들 책을 그렇게 많이 읽는지 에세이 곳곳에서 은연 중에 언급하는 작가나 작품들의 다양함에도 놀랐구요. 젊은 시절 잭 런던의 영향을 받았고 꽤 좋아했던 것으로 어디선가 본 것 같아 서평을 읽어 보고 싶은데 제가 갖고 있는 책들에는 없네요😅
글을 쓰는 동기는 크게 네 가지라고 생각한다. ......설정하자면 다음과 같다. 1. 순전한 이기심. 똑똑해 보이고 싶은,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되고 싶은, 사후에 기억되고 싶은, 어린 시절 자신을 푸대접한 어른들에게 앙갚음을 하고 싶은 등등의 욕구를 말한다. ...... 그런가 하면 소수지만 끝까지 자기 삶을 살아보겠다는 재능 있고 고집 있는 사람들도 있으니, 작가는 이 부류에 속한다. 나는 진지한 작가들이 대체로 언론인에 비해 돈에는 관심이 적어도 더 허영심이 많고 자기중심적이라고 생각한다. 2. 미학적 열정.외부 세계의 아름다움에 대한, 또는 낱말과 그것의 적절한 배열이 갖는 묘미에 대한 인식을 말한다. 3. 역사적 충동.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고, 진실을 알아내고, 그것을 후세를 위해 보전해두려는 욕구를 말한다. 4. 정치적 목적. 여기서 '정치적'이라는 말은 가장 광범위한 의미로 사용되었다. 이 동기는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어떤 사회를 지향하며 분투해야 하는지에 대한 남들의 생각을 바꾸려는 욕구를 말한다. 다시 말하자면, 어떤 책이든 전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 예술은 정치와 무관해야 한다는 의견 자체가 정치적 태도인 것이다.
나는 왜 쓰는가 - 조지 오웰 에세이, 개정증보판 293~4, 조지 오웰 지음, 이한중 옮김
오랜만에 책을 폈어요. 숨 쉬러 나가다를 다 읽었구요. 필사한 문장은 전쟁 이전과 이후의 단절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에겐 과거와의 단절로 읽혀서 옮겨적었습니다. 과거의 장소를 찾아가도 이젠 너무 발전해서 그 모습이 사라진 곳들이 떠오르네요. 읽으면서 어렵고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은 역자 해설을 읽으면서 해소가 되었습니다. 오웰의 르포르타주와 소설 하나씩 읽고 나니 다른 에세이들도 더 읽고 싶어지네요. 다음 책은 카탈로니아 찬가로 읽어볼게요.
필사해주신 부분에서 그리워했던 옛시절로는 결코 돌아갈 수 없다는 깨달음에서 오는 황망함, 그로 인해 마음 한구석이 황페해짐을 절절하게 느낄 수가 있네요. <카탈로니아 찬가>도 인상 깊으신 부분들을 함께 나눠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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