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증정]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함께 읽기

D-29
쉬숑이 "신호등"의 역할을 한다는 것이 매우 적절한 은유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문을 다 읽고 싶네요. @.@
가능한 한 많은 부분을 발췌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
앞서 소개한 [가브리엘 쉬숑: 위험한 철학자]의 뒷부분을 마저 올립니다. 쉬숑 깊이 읽기에 도움이 되시길. ... 쉬숑의 저작에서 가장 현대적이고 전복적인 측면 중 하나는 억압의 메커니즘과 이론적 담론의 배후에 있는 실천적 문제들을 규명한다는 점이다. 그녀의 방법론과 논증은 모든 형태의 억압을 검토하는 데 최적화되어 있으며, 그녀의 저작이 갖는 함의는 처음 읽을 때보다 훨씬 급진적일 수 있다. 실제로 검열을 피하기 위해 정통 교리 내에 머물러야 할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특히 그녀의 논증이 종교적 텍스트에서 그 근원을 찾을 때) 주의 깊은 독자는 곧 "그녀의 몇몇 공격적 진술들에 의해 드러나며, 그녀가 파괴적이고 위험한 사상들에 대한 암시를 통해 언급하는, 훨씬 더 매혹적인 측면이 행간에 존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녀의 동시대인들이 그러한 "위험한 생각들"을 무시하는 것을 선호했을 수도 있지만, 현대 철학이나 페미니즘 역사에서 그녀가 부재한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다. 아일린 오닐(Eileen O'Neill, 아일랜드 태생의 철학자)은 철학사에서 여성의 "소멸"에 대한 여러 이유를 제시하는데, 이는 쉬숑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그녀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내가 '철학의 정화'라고 부른 이유 중 하나가 있다. 여성의 저작물 대부분은 한편으로는 신앙과 계시와 같은 주제들을,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의 본성과 사회에서의 역할을 직접적으로 다루었다. 그러나 18세기 말은 종교적 관심에 의해 동기화된 철학을 순수 철학에서 제거하려고 시도했다." 또한 현대 비평가들이 여전히 여러 면에서 철학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종교적 관심사들과 구별되어야 한다는 가정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쉬숑의 여성 옹호는 신앙의 문제들과 인간과 신적인 것의 구별, 소명의 본성, 그리고 하느님과 피조물들 사이의 관계에 관한 신학적 논의와 깊이 얽혀 있다. 저자의 성별이 많은 남성 비평가들로 하여금 그녀의 작업을 무시하게 만드는 충분한 이유였을 수도 있지만, 그녀의 저작에서 나타나는 종교적 성격은 때때로 페미니스트들에게 실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쉬숑이 자신의 기획에서 교회의 권위에 의존하는 것은 그녀 시대의 맥락 속에서 예상되는 것이며, 동시에 그녀의 텍스트가 지닌 전복적 잠재력으로부터 주의를 분산시켜서는 안 되는 유용한 수사학적 전략이다. 교회가 모든 사회적 상호작용의 중심인 사회에서 자라 수도원에서 오랜 세월을 보낸 후(그녀는 십 대에 수도회에 들어가도록 강요되었고 사십 대에 마침내 서원에서 해제되었다), 종교를 삶의 필수적 부분으로 인식하는 것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그녀가 여성 옹호의 초석으로서 진정한 신앙과 그것을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억압적 제도들을 구별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게다가 그녀의 신학적 입장은 여성을 비방하는 자들과 같은 영역에서 작동하는 논리적 논증을 구성할 수 있게 한다. 그녀는 자신이 공격하고 있는 논증을 주장하는 자들이 유효한 것으로 인정한 권위들을 해석하고 그것을 다시 논증[반론]의 기초로 삼는다. 그들 자신의 준거 틀 내에서 이 문제를 다루는 것은 그녀로 하여금 그들의 논증에 내재한 결함과 오류를 폭로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종교 개혁의 여파, 가톨릭 교회가 그들의 통제권을 재확립하려는 시도 속에서 쉬숑 같은 여성 신자들이 자신의 신앙을 고백하고 자신의 영적 필요에 따라 그것을 실천할 수단을 요구해야 할 더 큰 필요성이 있었을 수도 있다. 이것이 교리 측면에서는 명백할 수 있지만, 종교 제도의 남성 중심적 성격은 여성들이 오랫동안 방정식에서 제외되었음을 의미한다. 쉬숑은 여성의 열등성을 관습으로 축소시키고 이를 소명과 대조시킨다. 따라서 그녀의 여성 옹호는 세속적인 것과 신적인 것, 역사적 특수성과 신적 목적의 불변성 사이의 대립에 기초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쉬숑의 종교적 언급을 단순히 수사학적인 것으로 보거나 젠더에 관한 급진적 사상을 흐리게 만드는 것으로, 또는 실제로 그러한 사상들과 양립할 수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은 역사적 상황을 무시하고 그녀의 작업에 시대착오적 사고 틀을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것은 또한 상당한 정도로 여성 영성을 남성 영성의 단순한 부속물로 설정하고, 여성이 자신들을 억압하는 제도의 수동적 추종자가 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교리와 영적 실천에 대해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바로 그 가능성을 부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요인들로 인해 쉬숑의 유산이 300년 동안 빛을 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이제 우리는 그녀를 재발견할 때가 되었다. 우리는 이 여성이 여전히 위험한 존재라는 것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약함이란 인류 전체의 타고난 성질이다. 그런데도 어찌하여 세상이 남성보다 여성에게 이를 더 특별하게 적용하는지, 나는 그 이유를 모르겠다.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p.39, 가브리엘 쉬숑 지음, 성귀수 옮김
'나약한 남성'으로 낙인 찍히기 싫어, 허세를 부리는 남성들도 많이 봤습니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나약하다는 것을 인정해버리면, 서로 기대고 도울 수 있을텐데... 굳이 개기는 건지 잘 모르겠다. 인생을 피곤하고 힘들게 사는 느낌.
자연은 조금이라도 더 완벽에 가까운 형질을 골라 생산하고자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먼저 남성을 세상에 낳되, 그게 여의찮을 경우 여자를 세상에 낳는 것이 자연의 속성이라고 말한다.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p.42, 가브리엘 쉬숑 지음, 성귀수 옮김
이런 해석을 기독교 계열의 종교에서 정말 많이 들었다. 큰 일은 남성 목사가 하고 교회의 잡다한 대부분의 일은 여성 신도에게 돌아간다. 하나님 눈에 더 완벽한 남성에게 잡다한 그러나 실질적으로 교회가 운영되는 데 큰 몫을 하는 여성의 노동은 할 필요가 없는 일이 된다.
특히 장기간에 걸쳐 힘든 일을 해내면서 역경을 헤쳐나가는 근성으로 보자면, 여성의 능력과 자질이 남성보다 결코 못하지 않다.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p.48, 가브리엘 쉬숑 지음, 성귀수 옮김
여성이 지구력 운동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했던, 운동과학 책의 내용이 갑자기 스쳐간다. 쉬숑은 경험과 직관으로 이를 알아차렸는데, 이젠 입증이 가능한 시대에 왔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가르친다. 창피를 느끼는 마음이 부족한 것은 사람이 뻔뻔하고 파렴치하기 때문이며, 적절하게 부끄러워할 줄 아는 사람을 우리는 나약하고 소심하기보다 진솔하고 겸허한 존재로 봐야 한다고. 자고로 두려움이란 고통을 강요하는 상황에서의 도피와 탈주를 촉발하는 감정이며, 이는 남녀 모두에게 공통되는 사정으로 간주해야 한다.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p.62, 가브리엘 쉬숑 지음, 성귀수 옮김
오만한 마음에 발끈해서가 아니라 현명하고 신중하게 운용되어야 하는 것이 바로 강단 있는 힘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힘이란 선을 지향하며 이성에 부응하려는 적극적인 의지의 습관이라고 했다. 걷잡을 수 없는 정념과 잡념의 농간에 맞서 올곧은 태도를 유지할 때 정신은 그만큼 강해진다. 성직자에게 힘이란 삶의 고통과 죽음의 엄혹함을 견디게 해주는 성령의 은혜요, 철학자에게 힘이란 삶의 우여곡절을 흔들림 없이 버텨나가게 하는 윤리와 미덕에 있다 할 것이다. 그만큼 인생의 고통과 고난, 그 위험천만한 질곡이 인간의 힘과 용기를 단련한다는 뜻이리라. (중략) 아무 고생 없이 모든 것을 풍족하게 가져서 굳이 강한 힘을 발휘할 필요가 없는 사람을 신들은 좋게 보지 않는다고 했다. 누구든 안락함보다 고생을 통해 미덕이 드러날 때 강하고 완벽한 인간일 가능성이 훨씬 더 크기 때문이다. 힘겹게 물살을 저어 나가는 뱃사람, 생사를 오가며 전장을 누비는 군인, 숨이 턱에 차도록 자기와의 싸움을 놓지 않는 육상선수, 삶의 현장에서 땀 흘리는 모든 노동자, 다들 고난과 고통을 밑거름 삼아 강건한 존재로 거듭나는 인간들이 아닌가. 여성도 마찬가지다. 끊임없이 힘겨운 처지, 이성과 상식에 반하는 상황들을 겪는 가운데 꾸준히 정신력을 가다듬어 버텨나가는 존재가 바로 여자들이다.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p.64/p.75, 가브리엘 쉬숑 지음, 성귀수 옮김
2주차 3장과 4장 읽기가 어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재밌게 읽고 계신가요? 2주차에도 모두 즐거운 독서 되시길 바랍니다!
나의 인생, 앞으로 갈수록 쪼그라들고 실컷 살았나 싶자 죽음이 코앞이니, 참으로 덧없고 허망하다. 더없이 좋다가도 금세 서글픈 게 인생이다. 지금 당장은 만족스러워 보여도 따지고 보면 늘 비참하다. 나는 웃으면서 운다. 산다는 게 그저 가볍고 변덕스럽기만 하다. 나의 그 어떤 모습도 한결같지 않다.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3장 "가벼움에 대하여", 79쪽, 가브리엘 쉬숑 지음, 성귀수 옮김
3장 "가벼움에 대하여"를 펼치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 전에 쉬숑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대목이 나옵니다. 그녀의 삶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프네요. "나는 웃으면서 운다"라니...
전반적으로 드러나는 쉬숑의 거침없는 문체와 단호한 어조에 감탄하게 됩니다. 지금의 상황에서도 여성 작가가 그러하기 힘들 것 같은데 말이죠. 그 당시 쉬숑의 기개와 용기는 과연 어디에서 비롯되었을까요? 그의 고향인 스뮈르앙녹수아에 가보고 싶네요. 그의 이름을 딴 거리를 걷고 싶어요.
스뮈르앙녹수아 풍경이라고 하네요.
한 가지 더 궁금한 것은 쉬숑의 청원에 어떤 연유로 교황청은 승인을 했을까요? 청원문을 제출했을 것 같은데, 그 글을 읽어보고 싶네요.
신은 인간을 서로 다른 종으로 창조하지 않았다. 세상이 인간을 받아들인 이래 성별이 존재하는 하나의 종만이 생존해왔다. 마음만 먹으면 세상 어디서든 남자들 못잖게 고되고 험한 일을 해내는 여자들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가 여성에게 전가하는 나약한 기질이란 여성의 신체나 정신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편견에 내재하는 본질일 가능성이 크다.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가브리엘 쉬숑 지음, 성귀수 옮김
더없이 좋다가도 금세 서글픈 게 인생이다. 지금 당장 만족스러워 보여도 따지고 보면 늘 비참하다. 나는 웃으면서 운다. 산다는 게 그저 가볍고 변덕스럽기만 하다. 나의 그 어떤 모습도 한결같지 않다.
여성은 나약하고 가볍고 변덕스럽다는 속설에 대한 반론 P.79, 가브리엘 쉬숑 지음, 성귀수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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