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속글속] 『잊혀진 비평』, 함께 읽어요:) ‘도서 증정 이벤트’도 하고 있습니다.

D-29
비평은 의미 있는 것이거나 아니면 유령 보기였다. 지금까지의 비평은 예술작품인 것 전체의 의미체계(관계구조)를 매개적.평행적으로 이동시키는 데 온 힘을 써 왔다. 이때 비평이란 예술작품으로부터 의미를 발견하는 무엇이다.(…) 그러나 다른 비평의 길도 있었다. 이때 비평이란 그가 발견해낸 바로 그 예술작품에 (귀)신들리는 것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비평은 ‘붙들림으로써만’그것이 예술작품이었음을 알았던 것이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서론, 19쪽, 유재 지음
‘형성’이란 시원적으로는 신들림으로 여겨졌다. 시란 본래 ‘형성보다 더한 형성’인 신들림이었다.(…)플라톤의 시에 대한 전체 기획은 ‘신들림이었던 시’로부터 형성의 힘을 빌려 내어 그것을 ‘방향 잡힌 신들림’인 ‘교육’으로 변환시켜내고자 하는 것이었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유재 지음
여기서는 ‘감각적인 것들’의 특정 배치 형식이 미학이며, ‘아름다움을 사랑하기’를 설득하는 것이 비평이다. 감각이란 우리가 아름다움을 위하여 근원적 단계/초기 단계로 활용할 수 있는/있게 된 모든 것들이 미끄러져 들어가는 가치론/단위론이다. 아름다움을 사랑했기에, 아름다움을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감각지각이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다서론, 24쪽, 유재 지음
우리의 논의는 새로운 ‘몸과 주체의 관계’로 향한다. 도핑사회의 개인이 단지 몸을 공간화하고 외부를 내화했다면, 유령을 보는 주체는 무엇보다 자신의 몸이 바로 자신이 보관하고 있는 유령성의 흔적임을 안다. 사자를 매장한 후 시신으로부터 드러나는 두개골은, 시신의 잔여 혹은 시신의 조각품(sculpture)으로서 우리가 몸을 ‘소유’하는 존재가 아니라 몸을 ‘보관’해 온 존재임을 보여준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서론, 34쪽, 유재 지음
잘 받았어요! 오늘부터 잘 읽어볼게용
예 :) 잘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그리고, 화이팅! 입니다.
■ 『잊혀진 비평』 '함께 읽기' * 9월 12일(첫째 날/금): '서론' 읽기 '모든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의미하지 않게 되어버렸다'라는 저자의 서문이 먼저와 저를 반기는 듯합니다 ㅠㅠ 다 갖추었지만 정작 온전히 내 것은 없는 시대, 의미를 들추어 내는 것보다 오히려 '무의미'가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금요일 밤입니다 '비평'은 분석이자 해부라고 생각했던 저에게 책의 서문은 충격입니다. 애초에 불가능한 시작이라는 문장! 비평이란 무엇인가 유령으로부터 미치지 않고 광기로부터 자신을 지탱할 힘 그가 발견한 예술작품에 신들리는 것..... 문득 저자의 2015년 문학 평론 당선작이 궁금해서 어렵게 검색해 보고 왔습니다^^
“플라톤의 대답은, 훌륭함이란 ‘이미 있는 것’으로서 우리가 할 일은 단지 그 ‘이미 있음’을 상기하는 것뿐리나는 것이다.”
저자의 문학 평론을 읽고 오셨다니! 이름이 계속 바뀌어서 찾기 어려우셨을텐데요. 정말 애쓰셨겠어요:) 저는 “구조를 사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배치와 즐거움과 교육과 놀이와 정치체와 대지의 온갖 방식들, 그것들이 비평이며, 그것들이 아름다움에로 상승해갈 것임을 아는 한 모든 방식들이 허용된다. 아름다움이란 ‘단위들의 결합’ 형식을 ‘형성’의 문제의식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한 ‘무가정의 것’이다.(서문, 24-5쪽)”라는 문장을 좋아합니다. 우리들이 흔히 접하던 기존의 ‘의미의 비평사’에서의 ‘비평’이, ‘분석 혹은 해부’라는 인상을 줄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었을텐데요. 저자가 말하는 ‘지탱으로서의 비평’, ‘예술작품에 신들리는 것’으로서만 가능했던 ‘잊혀진 비평’에 대한 말이 매우 흥미로우며 어떤 의미와 가치를 품고 있듯, 우리가 자주 접하던 ‘의미의 비평사’ 조차 ‘아름다움에로의’ 어떤 몸짓들이었다는 그 기원을 읽고 보니, 비평의 말짓들이 다시 채색되어 다가옵니다. ‘애초에 불가능한 시작’속에서, “여기서(플라톤)는 ‘감각적인 것’들의 특정 배치 형식이 미학이며, ‘아름다움을 사랑하기’를 설득하는 것이 비평이다(24)”라는 문장이 말해 주듯, 분석과 해부 혹은 해석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었던 비평들이 “휩몰려”가는 곳, 방향지어진 곳이 종래에는 ‘아름다움’을 향하고 있었다니요!! 아름다움을 사랑하기를 그치고 싶지 않은 저로서는 두 비평사가 모두 애틋해지기까지 합니다. :)
“플라톤은 단순히 광기와 상기를 훌륭함이라는 신적 섭리를 통해 단순히 한데 통합한 것이 아니다. 결코 그렇지 않다. 플라톤의 기능(ergon)의 편에서 광기의 신들림을 공간화하여 상기의 신적 섭리로 흡수하는 작업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신들림의 형태 자체가 바뀐다. 상기로서의 신들림은 일종의, ‘위험하지 않은 신의 영역’이다.”(플라톤의 예술 패러다임: ‘시 짓는 기술’을 가진 자로서의 시인, 49쪽)
플라톤의 대답은, 훌륭함이란 '이미 있는 것'으로서 우리가 할 일은 단지 그 '이미 있음'을 상기하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48, 유재 지음
소크라테스는 다른 모든 것을 확신하지 않았어도 이 점에 대해서는 확신했다. 정치란 것은 국가를 위한 토대 형성 작업 같은 것이 아니다. 정치는, 토대 자체에 대한 의문시 속에서 자기의 삶을 향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보는 것’, 그것이 곧 세계를 위한 ‘기쁨’이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4. 다른 길의 흔적: 비평가 소크라테스의 곤경, 65쪽, 유재 지음
정치란 것은 국가를 위한 토대 형성 작업 같은 것이 아니다. 정치는, 토대 자체에 대한 의문시 속에서 자기의 삶을 향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돌보는 것', 그것이 곧 세계를 위한 '기쁨'이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65, 유재 지음
사실 비평이란 진실로 난처한 것이다. 실제로 자신의 앞에 '시가 있는지 없는지'도 말할 수 없고 시에 '대해 말할 수 있는지 말할 수 없는지'도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일단 시를 말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비평은 책임지기가 불가능한, 그러나 탈출하기도 불가능한 행위를 시작한 것이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p. 23, 유재 지음
이처럼 각자가 각자의 자리를 유지하는 거리유지의 기술 덕분에 이제 눈과 거울 대신 신을 보게 된다면 마침내 "신을 봄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가장 잘 보고 가장 잘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신을 본다는 것은 '나'를 보면서 동시에 나를 알 수 있고 그리하여 '그 원리'를 상기할 수 있는 것으로, 이상한 '신들린 공간에 머무는 기술로서의 거울 보기 기술'이 된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51, 유재 지음
(플라톤은 플라톤 자신을 추방한 셈인데, 이것이 사실 추방의 진짜 이름이다: 추방자는 자신의 가장 결정적인 부분을 추방한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5. <국가>의 시인 추방, 78쪽, 유재 지음
인터넷 주문한 책이 주말에 와서 아직 제대로 시작을 못했네요. 어서 서둘러 따라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예 :) 사정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의미의 비평'은 '다수들의 세계'에 대한 신념을 갖고 있다. 감각, 인식단위(개념), 언어문화를 지닌 인간의 정치사회가 바로 이러한 비평을 만든 세계다. '유령의 비평'은 '형성의 형성'에 답하려고 한다. 비평은 윤곽 잡혀져 있지 않은 것, 풀어 헤쳐져 있는 것을 지탱하려 한다. 유령을 보는 주체는 그것들이 '해체된 채 존재하는 모습'을 지탱하는 일밖에 할 수 없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p.20, 유재 지음
사랑하게 되면 그는 아름다움에로 나아가게 되고, 아름다움에 대한 사랑이 실로 형성의 조건을 마련하게 된다.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95쪽, 유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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