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물은 언제나 험프리의 말처럼 ‘빨간 스크린’ 같은 것이다. 스크린으로부터 빨강을 분리할 수 있는 것은 오직 주체가 자신이 그러한 감각을 갖고 있다고 주장함으로써다. 그리고 분리된 빨강이라는 속성은 실체로 간주됨으로써 우리가 사물의 실제성에 대해 물어야만 할 그 위기를 넘도록 해준다. ”
유재 작가의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길속글속 刊)는 고전 철학에서 현대 비평, 그리고 신체와 과학, 나아가 유령과 환영의 문제까지 관통하며 “비평이란 무엇인가”를 새롭게 묻는 방대한 작업입니다.
책은 플라톤의 시인 추방 논의에서 시작해(Ⅱ부), 아리스토텔레스의 카타르시스(Ⅲ부), 아이스킬로스의 비극적 고통(Ⅳ부)을 거쳐 칸트, 데카르트, 현대 뇌과학까지 이어집니다(Ⅴ·Ⅵ부). 더 나아가 도핑사회(Ⅶ부)와 유령을 보는 주체(Ⅷ부), 헤겔과 예수(Ⅸ부)로 확장되면서, 인간의 주체성과 비평의 가능성을 다양한 층위에서 탐구합니다.
저는 이 책을 통해, 비평이 단순히 작품 해석의 기법이나 문학 장르에 대한 언급이 아니라, 철학·과학·종교·예술을 가로지르며 인간의 조건을 사유하는 행위임을 다시금 느꼈습니다. 특히 ‘도핑사회’와 ‘유령을 보는 주체’라는 장에서, 오늘날 성과사회와 가상현실 시대의 인간이 어떤 환영 속에서 자기 자신을 구성하는지를 다룬 대목은 인상 깊었습니다.
『잊혀진 비평』은, 말 그대로 “잊혀진 비평”을 불러내어 새로운 주체성을 회복하는 시도라 할 수 있습니다. 플라톤에서 보드리야르, 햄릿에서 스크루지, 그리고 헤겔과 예수에 이르기까지 이어지는 사유의 궤적 속에서, 독자는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가를 묻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저는 최근 출간한 『대한규제혁신민국』에서 규제를 단순한 행정의 절차가 아닌, 헌정 질서와 민주주의 설계의 문제로 재구성하며, 우리 사회의 새로운 주체성과 시민권의 회복을 제안했습니다. 유재 작가가 보여주는 비평의 확장은 제가 다룬 규제 혁신의 문제와도 통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이지만, 결국은 인간과 사회를 다시 설계하려는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고 느낍니다.
따라서 이번 서평 모임에 독서토론자로 참여하여, 『잊혀진 비평』이 던지는 도발적 문제의식과 저의 작업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대한규제혁신민국』의 저자로서, 이 자리가 저에게도 중요한 성찰과 교류의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저의 책은 지난 8월 20일 인터넷 서점에 본격 출시된 지 7일 만에 정치·사회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습니다. (교보문고 2위, 알라딘 6위). 앞으로 길속글속과 같은 출판사에서도 저의 작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
✅ 알라딘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70286133
✅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7347038
✅ 예스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51856915
📢 [언론보도] 작가 인터뷰 https://korea.mondaytimes.net/544
👄 [언론보도] 행정이 아닌 헌정의 문제, 대한민국 다시 설계하라 https://korea.mondaytimes.net/550
『대한규제혁신민국』 저자(문학평론가, 정책컨설턴트, 이코노미스트) 드림
초다미
안녕하세요 :)
먼저 읽고 이리 전체적인 윤곽과 인상 깊었던 부분들을 짚어주시다니요. 감사합니다. 저도 이 글을 처음 읽었을 때 ‘의미의 비평사’ 혹은 기존의 의미체계내에 매몰되어 있던 ‘인간 주체’와는 다른 길을 내는 글쓰기 형식에 잔뜩 매료되었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이에 더해, 쓰신 글 소개도 잘 보았습니다. 저 같은 경우, ‘잘 세워진 형식 속에 좋은 내용이 형성된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어, 작금의 사회문제들을 만들어 낸 누적된 규제가 어떤 작용을 하고 있었는지 흥미를 끌기도 하였습니다. 아직 책이 도착하지 않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꼼꼼히 읽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
밍묭
“ 감각은 자신을 공간화하여 본질을 포함시킴으로써, 조직화가 일어나는 단위공간이 되고 '감각한 것'과 그 감각을 '성찰하는 다른 인식능력' 사이의 '지위차'를 통해 본질과 존재가 차이 매겨진다. ”
『잊혀진 비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211, 유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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밍묭
환각은 우연히, 자동적으로 찾아오고, 내가 원할 때가 아니라 환각이 원할 때 나타나고 사라진다.
『잊혀진 비 평 - 신들리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224, 유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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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다미
“ 우리는 역사적으로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었고, 신이 아니라 인간이었다. 근대의 인간은 자신이 차이내야 할 또 다른 혼동의 존재를 만난다. 그는, 생물의 자기조직화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괴물적인 자기조직화로서 기계, 즉 로봇이다. ”
『잊혀진 비평 - 신들리 기에서 유령을 보는 주체까지』 4.신을 경유하여 다시 만나는 악령, 217쪽, 유재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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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다미
“ 감각은 초감각적인 데로 나아가지 않는다. 오히려 감각은 언제나 시뮬라크르에 대한 배제의 사실을 깨닫는다. 감각의 예외상태인 환각의 진실은, 바로 환각의 예외상태가 감각이라는 사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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