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아마도 저는 약을 먹는 선택을 하지도 않았을거고, 자녀에게 권하지도 않을 겁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사니까 너도 튀지마라는 이야기의 변주는 어린 시절부터 끝도 없이 들었습니다. 양심 한 켠에 옳지 않다라고 느끼는 이상, 그 찝찝함은 평생을 따라다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더군다나 그 수많은 똑똑한 위선자들이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현생을 겪고보니 그런 사람들이 주류로 있는 사회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작품 읽고난 후 킬러 문항이 뭔지 검색해보고 제가 부모라면, 아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싶더라구요. 첫해에 입시 실패를 했었지만 지금 잘 지내고 있는 저를 보면서 대입실패가 인생 전체를 실패했다는 잣대는 아닌데, 라는 생각을 먼저 했고 제가 아이의 입장이라면 못이기는척 그 약을 먹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들면서도 내아이에게는 그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아마 우선 지금의 저로 판단한다면.. 우선 그런 약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거 같아요.. 학부모이긴 한데..어디 학원이 좋은지 뭐가 좋은지..잘 찾아보지 않는 편이고 엄마모임? 그런데도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아이진로에 무관심이라기보다는 그런 소문이나 모임이 좀 싫다고나 할까요 .... 아이가 그런 약이 있다는데..좀 구해봐라 해도..그런거 다 상술이다ㅡ 공부나 해라..이럴거 같긴 합니다. 제가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뭔가 뒤에서 알아보는 거 자체를 잘 하지도 못하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지금이야 그런데. 또 막상 닥치면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겠어요 )
저희가 본 것을 같이 봐주시고, 함께 괴로워해주십시오. -장강명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지음
단편소설치고도 짧아서 오늘 많이 읽어 버렸네요. 학교를 떠나기 싫은데 순식간에 자퇴생이 되버리는 이야기가 왜 이렇게 슬플까요. 검정고시는 자퇴하고 6개월 이후부터 칠 수 있다는 것 만점 받으면 내신 2등급으로 인정받는 다는 것 작가님이 어떻게 다 아셨지 생각할 정도로 디테일한 현실들이 들어가있네요. 학교는 어떤 곳일까요. 그래도 말려주는 서운해 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역시 학교는 친구와의 우정을 다지는 곳이기도 한가봐요. 배움은 다른 곳에서... ㅠ.ㅠ
정말 작품 하나하나 주제는 무거운데 너무 흥미롭게 풀어내셔서 휘리릭 읽히더라구요.
소년은 거울 속 제 모습을 보았다. 자기 눈이 아버지, 어머니의 눈과 같은 모양으로 번들거리는지 알고 싶었다. - <킬러 문항 킬러 킬러> / 장강명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지음
한국의 교육 현실이 슬프고 괴롭고 기괴하다는 사실에 반대하는 작가님은 없었다.
킬러 문항 킬러 킬러 p.7, 이기호 외 지음
학교가, 학교가, 왜 이렇게 쉽게 학생을, 밖으로 내쫓는단 말인가. 학생을 소중히 여겨야지.......
킬러 문항 킬러 킬러 p.26~27, 이기호 외 지음
그러니까요!
수요일입니다. 저는 오랜만에 창이 넓은 카페에 앉아 오전을 보내고 있어요. 오늘 내일 비가 많이 내린다더니 하늘에 구름이 가득합니다. 모두 비 조심하시길! 오늘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소설은 이서수 작가님의 <구슬에 비치는>과 정아은 작가님의 <그날 아침 나는 왜 만 원짜리들 앞에 서 있었는가>입니다. 먼저 <구슬에 비치는> 부터 살펴볼까요. '수연이자 서빈 엄마'는 '윤지 엄마'를 비롯해 단톡방에 있는 엄마들과는 조금은 다른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듯해요. 초4가 되면 학원에서 중등 교육과정을 배우고, '의대 준비반'까지 등장한 사교육-선행 학습의 세상에서 거기에 매달린 이들과는 거리를 두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그는 "아이의 영특함을 자랑하는 말처럼 들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굳이" 서빈이 기후정의행진 등의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얘길 합니다. 누군가 초4에 의대를 준비한다면 서빈은 환경 운동가를, 그것도 "그레타 툰베리처럼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환경 운동가를 준비하고 있고요. 지금 수연은 전셋집에 살지만 실은 물려받을 재산도 많으니 굳이 돈을 많이 벌 직업을 가져도 되지 않으니까요. 약간은 섬뜩하기도 한 이야기였어요. 수연의 차 룸미러에 걸린 '작은 모빌'이 아른거리기도 합니다. "서빈이 해변에서 주운, 구슬 모양으로 변한 유리 조각이 달린 모빌"은 돌고래를 보러 간 제주 여행에서 정크아트 공예 수업에서 만든 건데 정작 서빈은 까맣게 잊은 것도 같죠. 그걸 기억하고 뿌듯해 하는 건 수연입니다. 서빈이 환경 운동가가 되는 건, 어쩌면 수연의 욕망인지도 모르겠어요. 이 이미지는 네트샘, 단톡방 엄마들과 교육에 있어 반대 의견을 가지고 있는 듯한 그와 이어집니다. 인드라의 그물, 그물코마다 달린 구슬이 서로 서로 비추면서 반짝이는 세상에서 수연의 욕망은 빛을 발하는 걸까요, 어둠을 불러오는 걸까요. (실은 어떤 질문을 적었다가 너무 큰 문제여서 지웠어요ㅎㅎ) 여러분이 생각하는 '선행 학습의 적정 범위'는 어디라고 보시나요? <구슬에 비치는>을 읽은 소감과 더불어 함께 이야기 나눠보아요.
저도 마지막에 '물려받을 재산도 많으니'에 방점이 찍혔어요. 제 주변에도 '생계를 위해 돈 벌 이유가 없는 집들'은 적당히 영유->국제학교 보내면서 나중에 외국 가서 사는 것도 '아이가 원하면'이란 옵션이지 필수는 아니었거든요(부모들의 외모와 언어는 전부 한국인/한국어인데, 국적이 둘 중 하나는 꼭 외국국적 특히 미국분들이 그렇게 많더라고요). 그리고 절대 돈자랑도 안 합니다. 근데...티나는 게 뭔지 아세요? '보험이란 걸 왜 드냐?'는 거예요.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돈을 받겠다고 왜 매달 돈을 꼬박꼬박 갖다 바치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병 걸렸을 때 어디서 몇 천만원, 몇 억씩 나오냐니까...눈빛이 '그 정도 돈도 없는 거니?'였어요...아오~!
어, 저도 비슷한 얘길 들은 적이 있어요. 그때도 충격이었는데 다시 놀랍습니다. 해외에서 살면서 아이를 국제학교에 보낸 지인이 있어요. 처음엔 엄마와 아이만, 시간이 흘러 아빠도 함께 직장을 그만두고 해외살이를 했는데 어쨌든 '투자'가 직업인 상황이었어요. 그래도 대단하다 싶었는데 물려받을 재산이 꽤 있던 케이스였죠. 아이가 다니던 국제학교는 생명 존중, 자연 친화 등등 좋은 가치를 몽땅 내세운 곳이었는데, 어쩌다 저도 거기에 방문하게 되었어요. 거기 재학 중인 학생들, 학부모들을 보는데 기분이 묘하더라고요. 음,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구나 , 그런 생각도 하고요.
여러모로 머리를 땅땅치게 되는 <구슬에 비치는> 입니다. 선행을 시켜야겠다는 생각도 없고, 현행이라도 잘 따라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요즘입니다. 특정 학년에는 어떤 과목 학원을 다녀야 하고, 논술도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왕왕 듣고 있습니다. 내 아이가 특출나게 잘 해야한다기보다는 좀 더 방어적인 입장에서 '뒤쳐지지늘 말아야할텐데...'라는 노파심때문에 학원을 보내야하나 말아야 하나를 여전히 고민하고 있습니다. 불안을 파는 사교육 시장 앞에 흔들리지 말아야지 하다가도 내 신념때문에 아이가 나중에 힘들어하면 어쩌나를 무한 반복하고 있네요. 수연의 여유로운 태도도 결국은 비빌 언덕이 되어줄 수연의 조부모 덕이고, 그 덕에 서빈이가 의대반에 올인하지 않아도 된다는 마무리도 무척 아이러니하네요.
얼마 전 수연의 남편이 오랜 앙금으로 절연하고 살았던 부모와 화해하면서 서빈은 굳이 의사라는 직업을 열망하지 않아도 될 만큼의 부를 물려받게 되었다. 한마디로, 하고 싶은 걸 하면 되었다. 그러므로 진정한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는지도 모른다. - <구슬에 비치는>, 이서수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지음
차라리 속물근성이 투명한 윤지 엄마가 낫다 싶게 반전 호러물의 주인공 같은 수연 입니다.. 본인의 삶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의 삶에 대해 무지와 무식이라는 단어로 그들이 가꾸어온 삶을 비하하고 업신여기고 천스럽게 여기는.. 어떤 인물이 떠오르는데.. 서빈이.. 스스로의 노력 없이 주어진 것을 소비하며 살아가는 삶을 진정한 승자의 삶이라고 생각하며 주어진 것이 없는 타인의 삶과 노력을 무시하는 사람으로 성장하지는 않았으면 싶네요.. 수연.. '널 지켜보겠다!'.. 이런 마음이 드는.. '석양이 모빌의 유리구슬에 걸려 눈을 찌르는 빛을 내쏘았다.'
그러게요 오히려 아등바등 의대반에 넣으려는 윤지엄마가 짠해 보일정도로..마지막 문장은 완전 호러물이더라고요 ..
제가 생각하는 선행학습의 적정범위는.. '예습' 정도로 생각합니다.. 학습할 내용의 이해를 돕는 차원이지 미래에 방점이 찍힌 아예 과정을 먼저 끝내버리는 지금과 같은 선행학습은 오히려 아이들이 미래의 것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에 집중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을 놓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배우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현재(정규과정)와 미래(선행학습)에 양다리를 걸치고 하는 학습 보다 적어도 아이들이 스트레스 상황에 덜 놓여질 것 같고 좀 더 안정된 마음으로 공부할 것 같습니다.. 이 또한 저의 생각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원하는 바가 무엇인가에 따른 선택이겠지요.. 그렇게 보면 선행학습의 적정범위는 아이가 관심 갖는 범위 만큼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좋은 말씀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원하는 바"겠네요, 정말. 실은 질문을 적고 막연하게 방학 때 다음 학기 공부를 하는 게 적당한 선행 아닌가... 생각했는데 @GoHo 님 덧글을 보니 부끄러워지네요.
지워진 질문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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