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비가오는 일요일이에요. 아침을 먹으면서 지영님의 글과 다른 분들의 댓글을 하나씩 읽었는데요, 우리의 현실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마음이 무겁기도 하네요. 비바람 부는 날씨 때문인지 서늘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같이 책을 읽고 이렇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아요! :) 저도 <구슬에 비치는>을 읽으면서 후반부에 드러나는 수연의 욕망에 헉, 하고 놀랐어요. 특히, 조부모와의 연을 다시 이어가도록 만든 게 남편과 그 가족들의 관계 회복, 정서적인 연대 등을 위한 게 아니라 '서빈'의 앞날을 위해서 한 행동인 것 같아서 섬뜩했고요. '진정한 사교육이 무언지, 최후의 승자가 되는 법이 뭔지를 모르는 어른들 틈바구니에서 서빈을 올바른 길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는 수연을 보면서 '다른 사람은 틀리고 내가 옳다'는 부분은 너무 현실적인 것 같아서 놀랐어요. 위에 꽃의요정님이 적어주신 말처럼, 입시 준비를 안 시킨다면, 다양한 체험 활동을 통해 아이의 창의력을 길러주기 위한 활동들을 많이 하고, 여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말씀에도 공감이 많이 되었어요. 음, 저는 아이가 원치 않는 선행학습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본인이 새로운 언어를 배우거나, 과학 관련된 우주, 천체 등에 관심이 있어서 혼자서 이것저것 찾아보고 배우는 것 말고, 무슨무슨 준비반, 다음 학년 선행 학습 등은 시키고 싶지 않은데요. 우리가 함께 이야기했듯, 현실은 그렇지 않겠죠? 아이가 주변 친구들을 보고 좌절감을 느끼고 학원에 보내달라고 할 수도 있겠고요. 하... 아이가 없는데도 너무 어렵네요ㅠㅠ 제 주변에는 아이를 낳고 얼마 되지 않아서 외국으로 이민을 가려는 사람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친척 등의 도움이 있어서 가는 게 아니고, 혼자의 힘(본인과 배우자)으로 자리를 잡겠다고들 해요. 경제적 상황 등 이민을 가려는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아이가 말을 배우기 전에 간다는 건 아이의 교육 환경도 고려했겠구나 생각돼요. 거기서 겪어야할 고충들이 있겠지만, 그 과감한 용기에 놀라기도 했어요. 결국,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할 거냐'하는 질문은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처럼 오래 고민하고 행동해 보고, 또 고민하고 시도하는 반복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저희 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가 10년 전 쯤엔 초등입학 시기쯤/5년 전쯤엔 4학년쯤/현재는 중학교 들어갈 때쯤 되면 스물스물 학생들이 전학을 갑니다. 이게 전에는 너무 심해서 방학 때 반배정된 학급 밑에 '다수의 전학으로 인해 학급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라는 공지를 본 적이 있을 정도예요. 이유는 혁신초라 '공부 안 시킨다'고 이사를 간답니다. 지난주부터 아이가 학교 축제 준비를 한다면서 비협조적인 선생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선생님 죄송합니다), 친구들과 협력해서 준비를 하는데 좌충우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게 진짜 공부 아닌가 했어요. 4학년 때까진 축제를 즐기기만 하는데 5-6학년은 본인들이 축제를 준비하거든요. 학기마다 책 한 권을 선정해서 이렇게도 읽어 보고, 저렇게도 읽어 보는 것도 정말 좋아 보입니다. 주변 학부모님들이 애들 공부 안 시킨다고 하도 난리여서 그 전 보다는 독서활동/동아리 활동이 많이 줄었다고 하는데, 전...잘 모르겠어요. 단지 아이에겐 "이런 활동을 통해 인간 관계라든가, 스스로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 진짜 공부"라는 말을 해 주는 게 다예요. 이렇게 학교 칭찬을 하는 저에게 "그럼 애 대학은 안 보낼 건가요? 그럴 경제력이 되시나 보죠?"라는 비꼼과 눈빛은 인생의 부록입니다.
지식을 쌓고, 성적을 올리는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거 같아요. 말씀처럼 축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끼고 생각하고 채워가는 것들이 아이가 성장하는 데 있어 더 중요한 것들일 텐데.... 그런 경험을 할 수 있는 학교야 말로 좋은 학교인데 그곳을 떠나다니 제가 다 아쉽습니다. 저는 요즘 초등학교에서 일기 쓰기나 받아 쓰기 같은 것도 안 한다는, 그게 인권침해라는 이유에서 안 한다는 얘길 듣고 놀랐거든요. 제가 인권을 협소하게 바라보는가 돌아보기도 했고요. 학교에서 안 하는 대신 학원에서, 사교육 현장에서 하고 있지 않을까 싶은데, 그렇다면 정말 한국의 공교육은 왜 존재하는가, 까지 생각하게 되었고요.
초등5-6학년이면 초등의 꽃 고학년들인데, 축제 준비를 친구들과 토론협의양보배려해 나가면서 많이 배울 거 같아요. 좌충우돌~^^ 어릴 때 그러한 경험들이 모여서, 어른이 되었을 때 답이 정해지지 않은, 불확실한 때에 문제 해결의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거 같아요. 그게 '진짜 공부'라고 동감합니다~ (요즘 세계 경제 상황을 보면, 미국과의 협상을 밀당하면서 잘 해나가야 하는데 답이 없지 않나요. ㅎㅎ )
언니 저희 아이 학교도 혁신초인데 진짜...............-_ -.. 암것도 안하는 느낌인데 맞겠죠?ㅋㅋㅋㅋ 축제도 있어요? 재미있겠다....ㅎㅎㅎㅎ
그게 모든 부모의 아이러니 같아요. '애들은 놀아야지'하면서도 우리아이 학교에서 놀리면 전학가고 ㅎㅎ 저흰 공부싫어하는 애라 같이 휩쓸일 일이 없어 다행이네요?!네?! ㅎㅎ 근데 노는 학원이 돈이 더 들어요. 그 노무 재료비가 학원비보다 더 비쌈 엄마도 손 안대고 코 좀 풀어 보자꾸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쵸 일부러 전입신고 해서 공부하는 학교 보내든데 저희는 휩쓸일 일이 없어서 다행입니다???ㅋㅋㅋ 그러고 보니 노는 학원도 비싸고 잘 노는것도 중요한 것 같다란 생각이 살짝콩 드니 잘 있는걸로 ㅋㅋㅋㅋㅋ 생각해야겠습니다 손 안대고 코 풀어보즈앗!
저도 구슬에 비치는을 읽으며 다른 엄마인척 하지만 알고 보면 다 같은 엄마라는 데서 오는 씁쓸함을 느꼈어요. 저라고 다를까 싶기는 하지만 왠지 소설에서는 이상적인 모습을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나봐요. 오히려 경제적 여유가 있으니 다른 걸 해봐도 된다고 생각하는 그 마음이 얄밉기까지 하네요. 선행학습은.. 1년 이상이면 선행학습인 것 같아요. 6개월은 그냥 예습.. 아닐까요?
사실 저는 여름 방학 때 2학기를, 겨울 방학 때 1학기를 준비하면 되지 않나, 그게 적당한 선행학습이라고 생각해온 사람입니다...ㅎㅎ 돌이켜 보면 저도 그렇게 공부했고요. 근데 수학만요. 다른 과목은 그냥 수업 진도에 맞춰서 공부했고(영어는 달랐지만)... 암튼 그 정도였는데 요즘 선행은 제 상상 밖에서 이루어져서 충격이었어요. 제 조카가 초2일 때 어쩌다가 친구 영어 문제집 사진을 받아서 절 보여줬는데 수능 지문이 나와서 이게 뭔가................................. 그날 제가 받은 충격은 정말 어마어마했어요. 근데 @Alice2023 님의 글을 보니 선행학습과 예습의 차이는 무엇인지 또 생각해보게 되네요.
저는 선행학습이라는걸 해보지 않고 고둥학교에 입학했었고, 중3 겨울 방학내내 선행학습을 하고 들어와 첫 모의고사때 성적표를 받아본 친구들과 제 성적을 비교해보고는 중학교 전교석차 아무 소용없구나 싶었어요. 제 아이는 올해 대입준비를 하고 있는데, 미국의 아이들도 선행학습을 하는 아이들이 있겠지만, 여기선 주로 선행보다 떨어진 부분을 보충하는 과외가 더 많다 싶어요
선행학습의 적정범위는 학교 수업이 이해가 되는 부분이라고 생각하긴 합니다만 영어같은 언어에 있어서는 학교 수업과 관계없이 그냥 학습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닷
이제 <그날 아침 나는 왜 만 원짜리들 앞에 서 있었는가>를 볼까요. 고등학생인 나는, 엄마와 언니의 평가에 따르면 "해도 안 되는 애, 열심히 하는데 요령을 모르는 애"입니다. 그건 문제 푸는 기계처럼 사고하지 않기 때문인데요. "전과목 1등급으로 가뿐하게 s대 수시 전형에 합격"했던 언니가 하는 말이 있어요. "어울리는 낭독 어조를 묻는 국어 문제에 진심으로 응하면 안 된다. 절대로. 무조건 출제자의 의도를 생각하고, 가장 '전형적이고 뻔한' 답을 골라라. 그래야 정답을 맞힐 수 있다." 그렇지만 '나'에게도 사정은 있어요. "출제자의 마음에 이입하려 최대한 노력"하지만 어째서 문제를 읽으면 읽을수록 마음에 걸리는 게 있고, 의심하게 될까요. 그러면서 "이 문제는 킬러 문항일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망설였다가도 다시 생각해보고는 "이 문제야말로 변별을 위한 킬러 문항"이라고 확신합니다. 결국 틀렸지만요. 문제 푸는 기계도 되고, 동시에 킬러 문항에 맞서는 킬러가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요. '나'는 문제를 많이 푸는 게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마음대로 할 수 없어요. 천재인 언니와 비교되면서 문제집 사는 것도 눈치가 보이거든요. 그래서 집에 있는 "장보기용" 돈 앞에서 고민합니다. 언니가 말하는 "개인 신조 금지, 개성 발현 금지"가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팁이기도 하지만, 또 독특하고 개성 넘치는 경험과 사유는 '생기부'를 특별하게 만들죠. 평범한 생기부는 가라! 그래야 시선이 더 머물 수 있는 생기부가 되고 입시에 도움이 되니까요. 아, 어쩌란 말이야....인 입시 세상입니다. '나'의 난감함과 어지러움이 저에게까지 전달되는 이야기였어요. 여러분은 2만 원을 들고 나오실 건가요, 아니면 그냥 두실 건가요. 이 소설을 읽은 감상과 함께 여러분의 선택을 들려주세요.
고등학교 때 저를 보는 것 같네요. 아무리해도 의도를 읽을 수 없었던 원작자가 아닌 출제자들의 의도, 그걸 잘 읽어냈다면 조금 다른 인생을 살았을까요? 생각에 생각을 해서 의도가 뻔한 답은 분명 함정인 문제라고 생각했기에 그보다 못한 답에 마킹을 했던 기억도 나네요. 그리고 막상 대학을 와서 자신의 생각이 분명히 들어가야하는 서술형 리포트를 써야했을 때의 막막함도 기억이 납니다. 정답만 맞추어서 간신히 대학에 왔더니, 정답보다는 니 생각을 써라는 그 수많은 과제들 사이에 엄청난 괴리감을 느꼈었죠. 뭔가 엇박자가 난 교육은 이전부터 계속되어서 그냥 이런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까지 드네요. 아마도 저는 2만원을 가지고 출제자의 의도를 연습할 문제집을 사러갔겠죠.
이 소설은 읽으면서 김영하 작가가 생각났네요.. ' 김영하 작가는 그의 트위터에서 "언젠가 제 소설로 어느 학원에서 시험 문제를 만든 것을 누가 보내줘서 저도 풀어봤는데 5문제 중에 2문제 맞혔어요. 이런 걸 창의적 해석이라고 해야 할까요"라고 토로했다. ' https://naver.me/xl1TRuJQ ' 김영하 작가가 당시 작품의 교과서 게재에 반대한 이유는 단편 소설을 주로 쓰는 본인의 작품 특성상 잘라서 실리게 되면 작품의 본래 의도가 훼손되기 때문이었다. 그는 또 다른 문제로 "답을 찾게 하는" 것을 지적했다. 그는 문학작품이란 독자들이 다양한 감정을 느끼도록, 그 과정을 통해서 자기감정을 발견하고 타인을 잘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조각난 내용 속에서 단순히 답을 찾는 방식"으로 문학작품이 읽혀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 https://naver.me/5u9GrkzW
저라면 그냥 돌아서 학교에 갈 것 같습니다.. 왠지 그 2만원을 들고 나오면 언니 말대로 진짜 '멍청이' 같은 기분에 휩싸일 것 같네요.. 오기?! 언니 너만 해내라는 법 있냐!! 뭐 이런..ㅎ
저라면 그냥 두고 나왔을 것 같아요. 원래 부모님의 성화와는 달리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학생이었거든요. 그래서 틀렸으면 틀렸구나 하고 그냥 넘어갔을 것 같습니다ㅎㅎ
언니가 너무 '입시머신'으로 그려져 있지만, 다른 사람이 무엇을 의도하는지 정확하게 집어낼 만큼 똑똑한 사람임에는 분명합니다. 대신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서라면 그 똑똑한 머리를 좀 더 괜찮은 방향으로 쓸 수 있게 인생의 전환점이 생긴다든가, '책을 많이 읽으면서 ㅎㅎ' 서서히 바뀌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계속 저렇게만 살면 어느 시점엔 텅 비어 버린 자신을 발견할 것 같거든요. 근데 전 주인공이 참 착하다고 생각했어요. 2만원 빼서 문제집 사고....전 학원비 받아서 그 돈으로 놀러다녔는데;;;;
그쵸? 보통.....2만원으로 문제집 사는건 잘한거잖아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러곸ㅋㅋㅋ너무 착한거 아니냐며ㅎㅎ
학력고사 시절엔(^^) 출제자의 의도는 필요없고 '닥치고 딸딸딸 암기'가 최선이었어요. 수능은, 특히나 국어는 언젠가부터 작품을 읽고 느끼는 감상이 아니라 문제를 출제하는 출제자의 의도와 목표, 관점 대로 작품을 바라보아야 문제가 풀리도록 변질된 것 같아요. 위의 분 말씀처럼, 김영하 작가님이 왜 작품을 교과서 수록력고사 시절엔(^^) 출제자의 의도는 필요없고 '닥치고 딸딸딸 암기'가 최선이었어요. 수능은, 특히나 국어는 언젠가부터 작품을 읽고 느끼는 감상이 아니라 문제를 출제하는 출제자의 의도와 목표, 관점 대로 작품을 바라보아야 문제가 풀리도록 변질된 것 같아요. 위의 분 말씀처럼, 김영하 작가님이 왜 작품이 교과서 수록되는 것을 반대했는지 공감이 되네요. 아이들 수능볼 때, 따로 기도는 못하고 100일간 수능에 출제된 시를 필사했는데, 출제자의 의도는 모르겠고(ㅋㅋ) 그저 손 가는 대로 쓰고 입으로 되뇌어 보는데 시가 더없이 좋았습니다~~ 특히나 수능필적문구 시들도 참 예쁜 시가 많았고요. 그저 낭독하며 내 느낌 얘기나누어 보고 친구들 감상 경청하는 그런 시 수업은 언제쯤 올까요? (2021년, 2023년 수능시 필사100일 한 이후로 시 필사가 너무 좋아서 지금까지 매일1편씩 필사하면서 시의 아름다움과 시인의 섬세하고 날카로운 시선에 감탄을 하며 좋은 시간 갖고 있습니다^^)
늦어서 죄송해요, 이제야 부랴부랴 소감을 남깁니다. 저도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 얘기가 여기 있네 싶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래요. 이해가 되지 않는 걸 외워서 답으로 적어 내는 류의 시험들은, 학교 시험이든 취업 인적성 검사든 뭐든 잘 못해요. 제 친구도 소설 속 언니와 똑같은 말을 제게 한 게 떠올랐어요. “생각하지 말고 그냥 외워.” 친구가 이 말을 들었을 때는 ‘그렇구나, 이게 비법이구나’ 싶었는데요, 만약 제게 언니가 있고 언니한테 멍청하다면서 이 말을 들었다면 왠지 짜증이 날 것 같아요!ㅋㅋㅋ 지금의 저라면 돈을 안 가져가고 문제집도 안 살 것 같은데요, 고등학생 때의 저라면 가져갔을 것 같아요. 그때는 ‘그런 시험 공부는 못하는’ 저를 받아들이지 못했거든요. 어떻게든 극복해야만 하는 일이었기 때문에 돈을 가져가고, 대신 엄마에게 문제집 사느라 가져갔다고 말했을 것 같아요. 답을 못 맞추는 멍청이는... 왠지 솔직하게 말이라도 해야만 할 것 같네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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