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을 먹고 싶지 않은 단계, 너무 공감합니다! 저도 세끼를 다 챙겨먹거든요! 연휴가 끝난 게 아쉬우면서도, 오늘 점심은 밖에서 사먹을 생각에 약간 들뜨기도 해요. 비가 와서 아무래도 국물로 된 뭔가를 먹지 않을까 싶네요ㅎㅎ
소설을 읽으면서 남자가 안쓰럽기도 하고, 오늘날 우리들에게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인 것 같아서, 그게 우리가 ‘현실’이라고 하는 것에 가까운 것 같아서 마음이 복잡했어요. 음, 남자가 다리를 건널 수 있는 방법은 아들과의 관계 회복에 있지 않을까 상상해 봅니다. 사랑을 기반으로, 두 사람이 사람 대 사람으로 관계를 다시 맺게될 때, 아들 쪽에서 구제권? 같은 찬스가 주어지고ㅎㅎ 남자를 데려오는... 그런 깨우치고 회복하는 이야기를 떠올려봅니다.
[📚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리지

Alice2023
아들이 다리를 건너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힌트를 주지만
아빠는 결국 다리를 못 건널 것 같아요. "내가 누군데, 어떤 사람인데" 라는 마지막 중얼거림을 보니..
아.. 죽어도 어쩔 수 없구나. 스쿠루지 같은 뉘우침도 모두에게 일어나는 건 아니구나 싶네요.

소설쓰는지영입니다
작은 깨우침으로도 다리를 건널 수 있는 큰 힘을 얻을 수 있을 텐데, 그 작은 걸 얻지 못할 거란 생각에 씁쓸해지더라고요. 근데 엄마와 아들 입장에서는 아빠가 다리를 건너 오지 못하더라도 아쉬울 게 없지 않나 싶기도 했어요. 애초에 다른 사람들이니 그 간격을 좁히는 건 불가능하지 않나, 그럼 넓게 보면 해피 엔딩일 수도 있겠다... 싶기도 했고요.
바나나
이장면 정말 너무 답답하고 슬펐어요. 죽어도 변하지 않는다니 내안에도 이런게 있는지 무섭기도 했고요.
지니00
이 소설을 보고 든 생각이 인생보다 훨씬 오래 지낼 천국과 지옥에서는 돈, 명예 등이 필요하지 않고 오직 가족 등과의 관계, 행복만 필요한데 짧은 시간 무엇을 누리려고 이렇게 열심히 살아야 하나.. 였습니다. 물론 천국과 지옥이 없다고 해도 한평생을 돈만 벌다 갈건지, 돈은 좀 부족해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다 갈건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남자가 건너지 못하는 이유는 아들이 말했듯이 그 지옥에 있는 다른 사람들이 끌어내리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수백년이 지나면 반성을 할 순 있겠지만, 반성을 하지 않는 새로운 사람들로 채워질 것이 기 때문에 못건너올 것 같습니다..

소설쓰는지영입니다
돈과 같은 물질적인 것과 꿈이나 사랑 같은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려운 일이지만요.

쿨영
상대가 실패하고 방황하더라도 다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주는 여백, 그것이 '사랑'이라고 아들은 아빠에게 힘껏 말을 전하지만 다리를 사이에 두고 아빠는 아들의 마음을 결국 헤아리지 못하고 마네요.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 돈을 버는 1타 강사 아빠의 시간은 어떻게도 살 수가 없고,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을 애타게 기다린 민준이 선택한 죽음이 너무나 안타깝고 애처롭습니다. 최근에 청소년들의 자살이 3배 이상 증가했다는 기사를 보았는데, 아이들의 반짝이는 별 우주 하나하나가 궤도를 찾아 빛나지 못하고 스러지는 현실이 슬프게 다가오네요. 민준의 아빠는 쉽사리 그 다리를 건너지는 못할 것 같아요
Hwihwi
다른 사람을 견제하느라, 어떤 시점이 가장 건너기 좋은지를 생각하고 생각하느라 아마 건너지 못할겁니다. 그렇게 무엇이 중요한지 민준이가 말하고 또 말했는데도 그는 현생에서 자기가 (사실은 자신을 위해) 했던 일들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책임을 회피합니다. 깨닫지 못했는데, 건널 수 있을까요? 아니 건널 자격은 있을까요?

소설쓰는지영입니다
건널 자격이 없다는 말에 저도 동감해요. 결국 다리 앞에서 서성이는 일만 영원히 계속되겠죠....

소설쓰는지영입니다
문경민 작가님의 <지나간 일>을 살펴보겠습니다. 두 아이의 엄마인 ‘지영’은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학부모 위원으로 활동 중입니다. “회의가 끝난 뒤에 입금되는 심의비가 생각보다 많았으나 돈 때문에 이 일을 2년째 하고 있는 건 아”니고요. 오늘 심의위원회 보고서를 읽는데 “3년 전, 민규가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폭력을 당했던 일이” 떠오릅니다. “심지어 피해 관련 학생의 이름도 낯익어서 불길한 느낌마저 올라”오고요. 과거 가해 학생이었던 ‘정후’가 이번에는 피해 학생이라는데, 가해 학생들의 증언은 피해자와 가해자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지영의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피해 학생 정후는 지영을 심의에서 배제해야 할 사람으로 지목해 위원회에서 빠지게 합니다. 3년 전 지영과 대립했던 ‘정후 엄마’이 반응이 심상치 않아요. “정후나 쟤들이나 한통속이에요.” 지영은 괜찮으세요, 라는 장학사의 말에 이렇게 말합니다. “지나간 일이요.” 제목이자 지영의 마지막 말, ‘지나간 일’이 오래 남을 듯한 이야기입니다. 물리적으로 지나갔으며 또 거기서 벗어나고 이겨내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결코 지나갈 수 없는 일이겠죠.
여러분에게도 (결코 지나갈 수 없는) 지나간 일이 있나요? 학교와 관련된 것도, 아닌 것도 좋습니다.
GoHo
결코 지나갈 수 없는 지나간 일..
보통의 경우..
일종의 가해를 한 사람들은 대부분 정말로 지나간 일로 치부하며 살아가는 것 같아서..
서로의 시간이 공평하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현재형 아닐까 싶기도 하고 사과를 받는다고 과거가 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네요..

소설쓰는지영입니다
제가 어제 자파르 파나히의 <그저 사고였을 뿐>을 봤는데요.GoHo님 글을 읽으니 그 영화가 생각납니다. 피해자에게는 영원히 계속될, 그 공포와 아픔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의 이야기예요. 극장에서 보시는 걸 추천하고 나중에 집에서 보게 될 때 꼭 고요한 곳에서 소리를 키우고 보시길....
지니00
저도 <그저 사고였을 뿐> 보고 왔습니다! <지나간 일>과 정말 닮은 것 같아요. 피해자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인 것을 가해자에게는 ’그저 사고였을 뿐‘이라는 것이 화나게 하죠.
그리고 가해자가 피해자로 뒤바뀐 것도 공통점인 것 같습니다. 폭력은 역지사지로 당해봐야만 알 수 있는 걸까요.. ㅠ 둘 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같은 피해를 겪고나서야 ‘지나간 일’로 흘려보낼 수 있던 것 같습니다.

쿨영
“그저 사고였을 뿐? 누군가는 그걸 평생 기억해” 섬뜩한 느낌이 들어 요. 평생 영원히 계속될 기억이요

리지
저는 학교와 관련된 결코 지나갈 수 없는 지나간 일이 있는데요(룸메이트와 학교에 관련된 일), 저에게는 무거운 일이지만 소설 속 학교폭력에 비하면 지극히 개인적인 일이라고 생각이 되어 적기가 망설여지네요.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가해자는 반성하는 기미가 없다는 점이랄까요. @지니00 님이 댓글에서 말씀해주신 것처럼 역으로 당해봐야만 알 수 있는 건가도 싶고요ㅠㅠ <그저 사고였을뿐> 검색해볼게요!

쿨영
'지나간 일' 제목이 마음에 허무함을 남겨주네요. 지나가버리면 모든 것이 쉽게 잊히고 자연스레 회복되고 다시금 없었던 일처럼 되는 것처럼. 그렇지만 사실은 지나간 그 일은 사람의 마음에 큰 상처를 남기고 잘 다스리고 회복했다고 생각한 사이에도 불쑥 불쑥 찾아와 사람의 마음과 일상을 흔들어 놓는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결코 쉽게 지나갈 수 없는 학교 폭력의 이야기... 안간힘을 쓰며 학폭위에서 역할을 다하는 지영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공감해보며 헤아려봅니다.

쿨영
'그저 사고였을 뿐' 이라는 영화 저도 보고 싶네요. 피해자에게는 영원히 계속될, 그 공포와 아픔 속에 갇혀 있는 이들의 이야기! 작가님의 간결한 정의가 마음에 훅 와닿습니다.
Hwihwi
학교와 관련해서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잊혀지지 않는 일들은 있습니다. 그 당시 너무 충격적이었기에 머리 속 깊이 새겨진 일들이요. 아마 미술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한 친구가 몰래 만화책을 교과서 사이에서 끼워서 보던 일이었을까요? 이미 고등학교도 다 정해졌던 시기라 자습이 많던 시기였죠. 그 미술 선생이 만화책을 읽는 친구를 발견하고, 일으켜 세웠습니다. 갑자기 슬리퍼 한 쪽을 벗더니 얼굴을 세차게 때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맞던 친구는 교실 뒤쪽까지 밀려가며 계속 맞았습니다. 순식간에 싸해진 분위기, 어쩔줄 몰라하며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된 그 친구의 모습, 그런 것들은 절대 잊혀지지 않습니다. 공포때문에 그 뒤에 일이 어떻게 마무리 되었는지, 그 친구의 마음이 어땠을까 같은 것들은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게 그렇게 맞아야 하는 일이였는지? 아직도 의문입니다. 학생들을 미친듯이 매타작하던 그 xx는 아직 살아있을까?, 잘 살고 있지 말아야 하는데... 라는 나쁜 마음만 남네요.

SooHey
전 비슷한 경험을 직접 당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때 두자릿수 곱셈을 잘 못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산수시간에 담임이 칠판에 문제를 적어 놓고 나와서 풀게 했습니다. 그때 제가 반장이었었는데 잘 못 풀자 반장이 이 정도도 못 푼다면서 친구들이 모두 보는 앞에서 주먹으로 머리를 계속 내리쳤었죠. 몇 대를 맞았는지 헤아리기도 어려울 정도로요. 전 아픈 것보다 수치심에 한없이 눈물만 흘리다가 마침 뇌염 예방접종을 한다고 양호 선생님이 교실 복도로 아이들을 나오게 해서 그 상황에서 놓여났습니다. 그날 이후 제 장래 희망 리스트에서 교사라는 직업이 삭제되었고, 저는 수포자가 되었습니다.

소설쓰는지영입니다
저는 고1 때 수학 시간이었는데요. 칠판에 적힌 1차 방정식 문제를 못 푸는 걸 보고 수학 선생님이 제게 너는 참 공부를 안 해, 하시는데 말보다 경멸하는 시선이 더 상처가 됐고,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어요. 왜 이렇게 상처를 주지 못해 안달인 교사들이 많았을까요? 물론 좋은 선생님들도 계셨습니다만... 그 분들은 우리의 기억 속에 이리 오래 남아 있다는 걸 또 모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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