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추석 연휴도 이제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네요. 연휴가 길어서 오히려 차가 더 막힐 것 같아서, 매일매일 클릭하여 환불 기차표를 운좋게 구해서 지방을 잘 다녀왔습니다~ 모두들 장시간 이동후 편안한 휴식 취하시길요^^ 학폭 이후로 그 폭력성으로부터 피하기 위해서 시골 대안학교로 옮기게 되는 규는, 서울에 있는 아빠와 자주 교류하면서 주류에서 벗어난 대안학교에 다니는 것이 불안하기만 합니다. 규도 학폭을 피하는 선택을 했지만,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대학' 관문 앞에서 대학 목표를 이루기 위한 학원 트랙에 올라타려 합니다. 규를 바라보는 엄마 윤의 불안감 또한 덩달아 증폭되고요. 목표를 가지고 선택한 대안학교도 대학 입시 앞에서 무너져 버리는 거 같아요. 다른 분 말씀처럼, 대안학교의 다양한 목표와 활동, 수업 등이 덜 알려져 있고 대안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의 모습도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거 같아요. 그러다보니, 대안학교가 아이들의 다양성을 품어내는 폭넓은 학교가 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몇몇은 ebs 다큐 등을 통해 그 좋은 모습과 결과가 알려져 있지만, 평범한 도시 사람들이 선택하기엔 큰 용기가 필요한 거 같아요. 규와 윤처럼 대학 입시 앞에서 대안학교를 부정하고 다시 학원으로 돌아오려면 그 불안감과 걱정이 더 커지겠지요. 언제쯤 다양한 모습의 아이들이 행복하게 학교에서 성장해나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까요?!
대안학교가 지향하는 교육 목표가 내가 하고자하는 교육의 목표와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런데 한국 사회가 이들 대안학교를 품을 수 있는 사회인지에 대한 의문이 듭니다. 대안학교를 가더라도 교육 과정 인가를 받지 않는다면 학력 인증을 위해 검정고시를 쳐야 합니다. 잠시 내가 목표한 이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지만, 아이들이 돌아올 곳이 치열한 입시 위주의 현실이라면 그 간극을 나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습니다. 규처럼 나의 욕심때문이라는 원망을 쏟아낸다면, 그 상황을 의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다음은 <민수의 손을 잡아요> 이야길 해볼게요. ‘나’는 메시지가 모여드는 세계에서 그것들을 “정리하고 지키는 자, 때때로 메시지들이 빚어낸 존재와 마주하는 자”입니다. 사람들이 보낸 메시지, 그 안에 담긴 마음으로 만들어진 ‘조각인간’, 이번엔 민수라는 아이입니다. 전기 놀이를 할 때 나이보다 손을 많이 쥐면 유령이 잡아간다는 이모의 말에 사라지려고 일부러 손을 많이 쥐었던 거네요. 그곳에서 학업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했거든요. 아직 어린 ‘조각인간’들을 마주할 때면 ‘나’는 무력감을 느껴요.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메시지를 정리하고, 가끔 나타나는 조각인간의 말을 들어주는 것뿐이라서요. 원래 살던 세계로 돌아갈지 말지는 조각인간이 결정할 몫이고, 많은 이들이 돌아가지 않았거든요. 대체 그곳은 어떻길래 사라지려는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 걸까요. 하지만 ‘수’는 마침내 스스로 회복의 의자를, 돌아갈 의지를 찾고야 맙니다. 거기에 ‘나’의 이름도 지어 주고요. 학업이나 친구, 또 여러 이유로 사라짐을 택한 아이들이 현실에도 많습니다. 그 아이들에게 메시지를 하나씩 남겨주세요. 마음이 모여 그들에게 닿을 거란 믿음으로요.
이 소설은 제가 썼고요ㅎㅎ 조카 1호가 모델이었어요. 같이 차 타고 가는 길에 전기 놀이를 해준 적이 있는데 나이만큼 주먹을 쥐라고 했더니 오십 번쯤 쥐더라고요. 지나가는 말로 전기 유령이 잡아간다고, 그러니까 밤에 엄마 아빠 손 꼭 잡고 자라고 했는데 그날 정말 꼭 잡고 잤대요. 그게 시작이었어요. 메시지들이 모이는 세계와 메시지 키퍼 ‘무제’가 만들어지면서 전기 유령은 희미해졌지만요. 소설에서 아이가 느끼는 감정들, 친구들 사이에서 혼자만 영유 출신이 아닌 데서 소외감 혹은 열등감, 받아쓰기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는 실제로 조카 경험이기도 하고요. ‘한겨레’에 실을 때, 좀 더 확장해서 책에 실을 때 모두 조카 생각을 많이 했어요.(tmi인데 신문에 함께 실린 일러스트가 조카를 많이 닮았습니다ㅎㅎ) 소설에서 ‘수’는 자신만의 표현을 할 줄 알고,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느끼는 아이인데 현실에서 조카 1호도 그렇고요. 계속 그렇게 자랐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던 게 기억나네요.
한겨레 [슬픈 경쟁, 아픈 교실] 민수의 손을 잡아요 https://naver.me/G7Zew1fV 일러스트 민수의 눈이 맑으네요.. 소멸이 아닌 돌아가기를 선택한 민수는 제 스스로 회복의 조각을 만들어내 남아있던 상처마저 치유했으리라 싶습니다.. 일러스트가 조카님을 많이 닮았다니.. 맑은 결을 지닌 모습일 것 같습니다~^^
조카를 '맑음이'라고 부를 때가 종종 있거든요. 정말 여러모로 맑아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그 마음을 알아주는 어른이 조카 1호님 곁에 있어서 다행이에요.
누군가는 분명 기다림의 시간을 보내고 있을 테니.. 그곳으로 그리움이 되어 돌아가길 바래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민수를 꼬옥 안아주고 싶었어요ㅠㅠ 다 읽고 나서도 앞부분으로 돌아가서 몇번이고 더 읽었어요. 민수의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조각들을 왕창 얹어줄 수 있다면, 하고 바랐습니다. 조카 분을 모델로 쓰신 소설이군요. 다른 분이 댓글로 달아주신 링크에서 일러스트 봤어요. 웃는 표정이 맑고 귀여워요! 작가님의 바람처럼, 소소한 행복을 느끼면서 많이 웃으면서 자라면 좋겠네요! :) 소설 속 민수처럼 여러 이유로 사라진 아이들이 많다는 게 너무 속상해요ㅠㅠ 어른이 되었는데도 제가 뭔가 해줄 수 있는 게 없고... 그저 나 하나 입시 지옥을 탈출하기만 한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고요. 오늘 아침에 기사를 봤는데 요즘은 10세 이하 유치원생들도 우울감을 느끼고 정신건강의학과를 많이 찾는다고 하네요. 공부가 인생의 전부가 아니니, 행복했던 작은 기억들을 자주, 많이 떠올리며 거기에 기대어 쉬었으면...
조카를 안아주는 마음으로 썼어요. 올 어린이집 출신이거든요ㅎㅎㅎ 유치원도 가본 적 없고... 근데 다른 조카인 2호는 올 영유 출신이에요. 둘이 자주 만나지는 못하는데 가끔 만나면 1호가 이래저래 스트레스도 받고, 받아쓰기도 힘겨워 했어요. 지금도 스트레스 받으면서 공부하는데 보고 있으면 안쓰러워요. 그래서 다음 주말에 함께 홍대에 갑니다...? 애니메이션이나 캐릭터를 매우 좋아하는데 구경하러 가요. (카드 사용 알림이 마구마구 들리는 듯하네요.)
조카가 자라서 나중에 이 소설을 읽는다면 따뜻한 위로가 될 것 같아요. 다음주 주말에 함께 나들이를 가신다니, 제가 다 신이 나네요! 카드 사용 알림이 저도 들리는 듯 합니다ㅋㅋㅋ 소소하지만 한가득 행복한 쇼핑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고 있겠습니다아! :)
감사합니다^^ 살 수 있는 수량 및 금액을 정하고 출발하려고요.......ㅎㅎ
<민수의 손을 잡아요>가 이 책에서 가장 슬픈 작품이었어요. 천진난만하기도 모자란 아이들이 회귀와 소멸 중에서도 소멸을 선택하다니..."사라지고 싶었어요"라는 대사를 읽으며 눈물이 주루룩 했습니다.
어른들이 어리석어서 그래. 세상엔 다양한 삶의 방법이 있는데, 하나만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경주마처럼 달리게 했어. 미안해 진짜. 정말 미안해.
@Hwihwi 님의 마음이 아이들에게 닿길 바랍니다!
[ 대안교육기관지원센터 . 누리집 ] https://www.alter-edu.re.kr/ https://naver.me/xprXZYb8
연휴가 절반도 남지 않았어요. 좋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저는 이제 집밥을 먹고 싶지 않은 단계에 와 있거든요. 평소 세끼를 챙겨 먹는데 다 밥을 먹진 않는데 세끼가 ‘밥’으로 채워지니 약간 불편하기도 합니다. 점심으로 무얼 먹을지 고민하며(아마도 버거? 어떤 버거?) 오늘의 소설들을 살펴볼까 해요. 염기원 작가님의 <지옥의 온도> 얘길 먼저 해볼게요. 천국은 아니지만 죽은 자가 머무는 곳에 있게 된 ‘남자’는 “25층에서 추락”하여 사망한 아들 민준을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런데 보이는 게 없습니다. “나는 지금 제대로 보이는 게 하나도 없어. 왜 아무것도 없이 텅 비어 있는 거니? 너무 흐릿해서 네 얼굴마저 눈에 들어오지 않아. 너도 아빠가 부옇게 보이니?” 시간이 흐르고 조금씩 적응했는지 보이는 게 있습니다만 그저 뒷모습뿐입니다. 남자에게 “누군가의 뒷모습이라든가 쓸 곳 없는 지폐”만 보이는 건 그가 살아 있을 때 “욕망하던 대상의 허상”이 바로 그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리 너머에 아내와 아들이 있으나 결코 건널 수 없는 건 남자가 이렇게 살았기 때문입니다. 서울대를 나오고 대치동 일타강사로 살았으며 많은 돈을 벌고 “십일조에 감사헌금에 건축헌금까지 내고, 방언 기도까지”했을지라도 가족과의 시간과 관계를 우습게 여기고 자식을 경쟁 속으로 밀어 넣었고, 죽어서도 자신의 실수를 알아채지 못하는, 아니 인정하지 못하는 남자는 다시 혼자입니다. “그는 아직도 자신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지 못했다. 온기가 있으나 따뜻하지 않았다.” 어쩌면 남자는 살아 있는 동안에도 지옥에 머문 것과 다르지 않았을 듯해요. 지옥에는 천국으로 향하는 다리가 있습니다. “건너 오는 사람은 거의 못 봤지만.” 그럼에도 남자가 건널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지금부터라도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노력을 한다면 그 다리를 건널 수 있을까요? 물론 못 건널 겁니다!라고 말해주셔도 좋습니다.
집밥을 먹고 싶지 않은 단계..ㅎ 집에서 밥 먹고 치우다 시간 다 감..ㅎ 매우 공감 되지만 곧 회사밥 먹을 생각하니.. 연휴가 너무 짧네요.. -,.-!!
아빠의 몰아부침으로 고등학생도 되기 전에 죽음을 선택한 아이.. 그런 아이를 다시 만난 상황에서도 절절한 안타까움을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다리를 건너 가족의 곁으로 가지는 못하겠지요.. '너를 사랑하니까. 다른 사람들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지원해주고 싶었으니까. 제게 필요했던 건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었는데요? ' 언젠가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을 깨닫고 다리에 오르더라도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들에게 끌려 내려오겠죠.. 회한과 회한과 회한을 느끼며..
아버지의 사랑은 풀어낸 내용과 담은 형식이 모두 문제였어요. 죽어서도 깨닫지 못하고, 바깥에서 보고 있는 독자도 답답하게 했고요. 저는 아버지가 다리를 건널 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는 엄마나 아들과는 애초에 다른 사람인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있는 지옥이 뜨겁지 않다는 게 의미하는 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뜨거운데 거기에 적응한 것일 수도 있고요. 지옥에서 살았고 앞으로도 살게 될 것임에도 남자는 자신이 있는 곳이 지옥인지 모를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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