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위에 댓글에, 윤이의 미래는 여고괴담 변형 버전일 것 같다는 말씀에 너무 공감합니다. 윤이는... 대입 전형이 자꾸 바뀌면 어쩌나 전전긍긍할 것도 같네요. 음, 저는 도피를 선택하는 윤이와 윤이의 부모를 상상해 봤어요. 윤이가 대입에 실패했다는 걸 받아들일 수 없는 사람들일 것 같아서, 유학원 통해서 해외로 나가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대학을 갈 것 같기도 해요. 주변에도 자존심 상하지 않고 말할 수 있을 것도 같고요. 사실 이런 사례는 지금도 많이 있는 일이라 뭔가 씁쓸하네요. 흠. 어떻게 하면 윤이가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생각이 깊어지는 밤이네요.
원하는 성과를 내지 못했을 때 사라지는 경우들이 많잖아요. 관계를 끊어 버리는 거죠. 제 주변을 떠올려 보면 시험 준비를 하다가 안 됐고, 그럼 친구와도 '안녕'을 택하는 케이스들이 있었는데, 그 친구들과 비교하면 윤이는 학교를 떠나지 않으니 미약할지라도 작은 끈을 남겨 둔 게 아닌가 싶거든요. 사실 윤이의 미래를 부정적으로만 봤는데 좀 다르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윤이에게는 변화의 가능성이 그래도 있지 않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저의 바람일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가장 스릴러 같은 결말이었어요. 1등급을 받으려고 시골 학교로 가는 친구도 있고 자퇴를 하는 친구도 있는 요즘의 현실에서 우리 윤이는 언제까지 1학년을 다녀야 할까요. 지쳐 나가떨어질까봐 마음이 아프네요. 혹시 작가님이 "윤이"를 나가 상상속에서 만난 친구나 유령으로 설정하신 것은 아니길 바랄 뿐이에요.
윤이에 관해 언급하는 걸 피하지 알고 있는 이들이 있으니 상상 속에서 만난 친구나 유령은 아닌 듯하지만 윤이의 삶이 유령과 다름 없어 마음이 아파요.. 4%만 대학에 가는 게 이상한 건데 말이죠.
요새 고교학점제 시행 이후로 고등학교 자퇴가 늘어났다는 기사를 보았어요. 2배이상 늘었다던데 충격이었어요. 공교육의 망가짐, 학교 탈출 러시...온갖 이야기들이 나오네요. 윤이는 다시 또 1학년으로 살아가는데, 1년 더 하여 상위4%를 만들고야 말것 같은 모습이에요. 고등 자퇴는 1학년 2학기부터 빠른 결정을 하여 검정고시를 보고 수능 정시에 올인하여 공부하는 길 이랑, 윤이처럼 같은 학교에 재입학하여 (작년에 고1때 경험해놓은 내신공부를 다져서) 4%(고교학점제로는 1등급10%)에 재진입하여 성공하는 길, 다른 학교에 재입학하여 새롭게 시작하는 선택지들을 주나봐요. 학교라는 공간이 왜 필요한지 다시금 묻게 되고, 대입의 성공을 위해서만 고등학교가 존재한다면,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이 학교를 떠나거나 계속 남거나 하여 학교 공간이 붕괴될 거 같아요. 자세히는 모르지만 새로 시행된 고교학점제 환경이 지금 학교 당사자들(선생님들,학생들, 부모님들) 모두에게 힘들고 버거운거 같아요. 부디 제도를 자주 바꾸지 말고(누더기가 되더라고요ㅜㅜ) 큰 그림의 목표를 잡고 큰 틀에서 합의를 한 다음에 천천히 시행해나가기를 교육부에 부탁합니다.
다이어리 꾸미기를 할 때 글자 하나 틀렸다고 다이어리를 바꿔버리는 완벽주의의 모습이 떠올랐어요. 그렇게 하면 완성한 다이어리는 볼 수 없겠죠. 마찬가지로 몇년 후 윤이는 성공한 상태는 아닐 것 같아요. 공부를 안하는 학교에서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도 4등안에 못든게 두 번이면 원래 그런 능력이 없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1학년인데도 그러면 2,3 학년 올라가서는 더 떨어질 것 같아요. 언제까지고 학년을 꿇을 수는 없으니 자퇴를 하고 검정고시를 보거나 윤이의 정신 건강이 망가져 더욱 더 추락한 상태가 되겠지요. 정말 안타깝습니다.
이 작품을 읽고 너무 안타까운 마음에 윤이의 미래를 상상하기조차 싫었는데요, 그래도 굳이 그려본다면 긍정적일 것 같지는 않아요. 삶의 목표와 의미가 오로지 성적과 대학에만 치중된다는 건 정말 끔찍한 일일 테니까요.
‘얘들아, 오전 8시에 등교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거야.’ ‘자리에 앉아서 듣기 싫은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잘하는 거야.’ ‘학교는 지식 습득만 하는 곳이 아니거든. 너희는 신인류,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야. 평균 수명이 100세가 넘으니 아직 시작 단계인데 벌써 한계를 정하고 포기하는 게 안타까워. 그러니까 하나라도 해 보자, 함께.’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선생님을 만난다면 아이들이 고민도 없이 무기력해지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얼마 전 곰딩이가.. 복도를 지나는데 누가 뒤에서 이름을 부르더랍니다.. '곰딩아~' 선생님이시더래요.. '뒷모습만 봐도 누가 봐도 곰딩이다..ㅎ' 하시면서 지나가셨다는데 신나서 얘기를 하더군요.. 아이들은 어쩌면 별거 아닌 관심 한마디.. 선생님이 친근히 불러주는 이름 세 글자..를 목말라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도 학생들을 가르친 적이 있는데요.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제가 이름을 불러주고, 또 사소한 것을 기억하면 되게 행복해하더라고요. 수업 시간에 태도도 살짝 달라지고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는 커다랗고 어마어마한 게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작은 것에서 시작하고, 그 작은 것들이 모이고 모여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 같습니다. 교육 현장에 그런 선생님들이 많이 계셨으면 좋겠어요. 분명 많이 계실 거고요. 또 일상에서, 저의 일에서 얼마나 다정한 작은 한 마디를 했는지 돌아보게 되고요.
이름을 불러주면 누군가에게 의미 있는 존재가 된다는 김춘수 시인의 '꽃' 시를 좋아하는데, 아이들의 이름 하나하나를 불러 주는 것만으로도, 간단한 안부를 물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은 의미 있는 존재가 되어 매일 매일 좋은 기분을 느끼며 한걸음씩 나아가며 커나갈 것 같아요. 뒷모습, 뒷통수, 걸음걸이만 봐도 곰딩이 인 것을 알아채는 선생님의 섬세한 마음에 곰딩이가 얼마나 신났을까요?^^ 어느 선배엄마가 얘기하셨어요: 우등생인 큰 딸 키울 때는 몰랐는데 둘째 아들이 하루 종일 고딩때 잠만 자다가 하교하고 돌아오니, 교실의 95% 아이들이 하루 종일 불편한 자세로 책상에 엎드려 그 귀한, 황금 같은 고딩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사실을요. 그런 이후로 둘째 아들의 마음을 많이 헤아리고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요. 황금 같이 멋진 청소년기를 아이들이 좌충우돌 경험하며 느끼며 성장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쯤 올까요....
“96퍼센트가 대학에 갈 수 없다면 대학에 가는 4퍼센트가 문제 있는 사람인 거 아니야?” - <소나기>,서윤빈 ㅎㅎ
윤이의 지갑에는 편의점에서도 사용 가능한 교통카드 딱 하나만 들어 있었다. - <소나기>,서윤빈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지음
나는 이제 세상이 4퍼센트와 96퍼센트로만 나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 96퍼센트는 심심한 96퍼센트와 할 게 있는 96퍼센트로 나뉘었다. 4퍼센트도 넉넉한 4퍼센트와 발버둥 쳐야 하는 4퍼센트로 나뉠 것이었다. - <소나기>,서윤빈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지음
그 모든 과정을 거쳐 아들이 트리플 아이에 들어가게 된 기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내 가수의 콘서트장에서 대학 합격 문자와 아파트 분양 성공 문자를 동시에 받는다 해도 그렇게 행복하지는 않았겠지.
킬러 문항 킬러 킬러 p.71, 이기호 외 지음
저는 이 문장들을 읽을 때 슬픔과 소름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아이의 합격이 부모의 자랑이 되는 것이 정상인가? 라는 의문을 떨칠 수가 없네요. 내가 원하는 대로 아이가 자랄 수 있을지... 저는 자신이 없습니다. 아이가 그저 부모가 없는 세상에서도 (사고가 없다는 전제 하에 높은 확률로 부모가 먼저 죽을 테니까요) 씩씩하게 잘 버티면서 살아갔으면 하는 게 현재 소망이라, 좀 더 미래에 있을 아이의 모습을 자주 상상하는 편입니다. '폭삭 속았수다'의 영범이 엄마의 쓸쓸한 노년이 갑자기 떠오르네요.
미국도 우리나라와 다르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영화예요. 이 영화 보면서 '자식 잘난 게 최고다'는 전지구적룰이라며 남편이랑 깔깔대며 하지만 씁쓸하게 봤습니다.
괜찮아요, 미스터 브래드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며 평범한 하루를 보내는 브래드는 사회에 영향력을 행세하는 크레이그, 절대 갑부 제이슨, 은퇴 후 안락한 삶을 살고 있는 빌리 등 잘나가는 대학 동창들의 SNS를 보며 열등감에 휩싸인다. 그러던 중 아이비리그에 지원하려는 아들 트로이와 함께 보스턴으로 캠퍼스 투어를 떠나게 되고 잠시나마 아들의 명문대 진학이 자신의 초라함을 보상해 줄거란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된다. 하지만 트로이의 실수로 하버드 입학 면접 기회를 잃게 되고 브래드는 아들을 위해 껄끄러운 사이인 크레이그에 연락해 도움을 청하게 되는데..
추천해 주신 영화도 보겠습니다! 자아 의탁... 하는 경우가 너무도 많죠..
추천 감사합니다. 꼭 봐야겠네요 ^^
“Also(또한) 인터뷰 때 글로벌 이슈, 특히 마이너리티에 많은 관심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미세스 킴.” 닥쳐, 인마. 셧 더 퍽 업, 이 새끼야. 네가 내 기분을 알아? - <다른 아이>,박서련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지음
작가님의 코믹한 문체에 중간중간 키득키득 웃으며 읽었는데.. 윤이 이름도 수레바퀴인가요.. 4%가 아닌 5%라는 이유만으로 무한 1학년의 굴레에 갇히는 상황이라면 정말 잔인한 이야기 같습니다.. 그 다음 해에도 1학년 명찰을 달고 앉아 있는다 생각하면 그야말로 공포물입니다.. 이번 1학년 윤이는 과감하게 선배 '나'에게 이끌려 96%의 '인생=삶' 속으로 탈출하기를.. 그래서.. 발버둥치는 4%가 아닌 할 게 있는 96%로 살아가는 것도 괜찮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문제는 부모일 수 있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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