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부모 입장에서 저라면 안 먹이겠습니다.. 실수를 하지 않으려는 집중력은 살아가는 내내 본인이 발휘해야 할 문제이고.. 앞 소설의 문장을 빌리자면.. ' 뭐. 인생 2회전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을 테니까. ' 초긴장으로 바들거린다면 청심환은 먹일 것 같습니다만..ㅎ
제가 수능보던 시절에는 총명탕 이란 한약이 유행했던 기억이 나네요. 괜히 약 잘못 먹었다 부작용 날까봐 무서워 먹을 생각도 못했는데... 시험날 따뜻한 믹스커피 한잔 마시고 시험본 기억이 납니다. 부모입장에서도, 학생입장에서도 주황색 알약을 먹는건 반대합니다.
저도 시험날 아침에 따뜻한 믹스커피 한잔 마시고 시험 봤습니다.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요 ㅎㅎ 저는 맥심 화이트골드 1개 + 물 종이컵 반 잔 이었어요. 잠이 깨면서 집중력이 향상되어 시험을 더 잘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오... 믹스 커피 드시고 시험 보신 분들이 두 분이나 계세요. 수능날 아침에 뭐 먹었지 기억을 더듬었는데 생각이 안 나요. 너무 오래전 이야기라서ㅎㅎㅎㅎ 와서는 울면서 전날 받는 케이크 먹었어요. 수능 망했다 싶어서 정말 펑펑 울고 케이크 한 판을 통째로 끌어 안고 눈물과 함께 먹은 어린 제가 갑자기 떠오르네요.
저는 절대 아이의 털끝 하나도 건드리지 않을 것 같아요. 그렇다고 방목하면서 키우겠다는 얘기는 아니고요, 아이 인생에서 공부가 정답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그리고 설령 아이가 공부와 멀어지더라도, 본인에게 공부가 길이라면 굳이 부모가 건드리지 않아도 언젠가 스스로 올바른 경로로 돌아올 거라고 믿어요. 아, 물론 저는 아직 미혼입니다 하하
킬러 문항 킬러 킬러라니 작가님은 정말 통찰력이 좋으신 것 같아요. (다른 작품들에서도 충분히 느꼈지만..) 저는 학생 때부터 지금까지도 학교 수업에서는 배우지 않는 킬러 문항의 존재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대체 저런건 누가 푸는 건지, 풀 수 없는 문제를 왜 내는 건지 항상 궁금했어요. 그런데 없애면 정말 문제 풀이 기계가 될 수도 있겠네요. 문제 풀이 기계를 길러내는 사교육이 생기다니.. 사교육은 정말 없어질 수 없는 걸까요 ㅠㅠ 저는 알약을 건네지 않고, 먹지도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알약을 건네는 것이 사교육을 위해 비싼 돈을 내는 것과 동일하게 느껴졌어요. (스카이캐슬이 생각나네요.) 아무리 사교육을 좋은 곳에서 받았다고 해도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듯이, 알약을 먹어도 시험을 못 볼 수도 있겠죠. 주인공이 알약을 먹지 않은 이유에 그런 걱정도 조금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이 알약은 부모님이 '소년'에게 주는 부담감 같았어요. 하지만 '소년'은 부담감을 거절하고 자신의 페이스대로 시험을 잘 봤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정부를 속이고 자신은 아버지와 어머니를 속이는 기만의 연쇄에 대해 소년은 잠시 생각했다. 이 기만의 시작은 어디인가. 나는 이 기만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p38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지음
저희집 둘째 아들이 고3때 딱 저 시절이었습니다. 킬러 문항 킬러가 실수하지 않고 빠르고 정확히 푸는 문항을 출제하겠다고 갑자기 선언한 그때! 아이들도, 엄마들도 완전 멘붕이었던 기억이 나요. 이거 뭐 6개월도 안남은 이때 뭘하라는 건지ㅠㅠ 실제 본 적은 없지만, 실수하지 않도록 집중력을 유지시키는 알약( ADHD 처방약 같은 것인지 알 길이 없지만) 을 찾는다는 소문은 돌았었는데, 실제 현실이었나봅니다. 작가님의 소설에 등장하니깐요. 소위 학군지에서 더 난리였던 것 같고, 줄이겠다는 사교육/컨설팅 등 비용은 짧은 기간 더 치솟았던 기억이 납니다. 갑작스런 변화는 그 불확실성으로 인해 큰 비용을 지불하고야 말거든요. // 저희집은 아들 컨디션에 맞게 모의고사3회차 시뮬레이션해보니, 1교시 전에 집에서 모카포트로 내린 케냐AA 에스프레소1잔, 점심 먹고난 후 초코렛, 4교시(제일 지치는 시간) 전 쉬는 시간에 광*제약 비타500 1병을 딱 마시는 걸로 정하여 수능날에도 그렇게 하였습니다. 그게 제일 잘 맞고 좋다고 해서요 ㅎㅎ 집중력 높이는 주황색 알약을 알았더라도 먹이지 않았을 거 같아요. 인생의 큰 시험인 수능날 그날의 압박감도 이겨내고 낯선 환경에도 적응하고 시험시간관리와 컨디션관리 까지 해보는 그 거대한 경험을 하게 되면, 그 뒤에 맞딱드릴 많은 인생의 순간들을 잘 판단하고 선택, 결정해 나가는 자신감과 독립심이 길러지게 되는 거 같아요.
와, 이걸 다 찾아낸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걸 알아내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셨겠죠? 쿨영님의 말씀처럼 쉽지 않은 시간을 이겨내고, 또 그 경험으로 다가오는 일들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미 내 안에 주황색 알약보다 더 좋고 강한 힘이 있으니 먹을 필요가 없죠.
알약을 건넬지 말지, 알약을 먹을지 말지, 쉽게 답을 구할 수 없었다는 작가님의 말도, 다른 분들의 댓글도 모두 공감이 갑니다. 흠… 제가 소년이라면 알약을 숨겨뒀다가, 나중에 아무도 몰래 먹어볼 것 같아요. 정말 집중력이 좋아지는지, 그 돈 값을 하는지 테스트를 해보고 싶어서요. 대신 오로지 호기심 해결용이니 그 약을 먹는 날은 시험이나 면접 같은 인생의 중요한 날 말고, 오히려 특별한 일정 없는,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 하루였으면 해요. 조용히 집에서 책을 읽어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몸에서 어떤 반응이 있는지, 반응만 집중적으로 느껴보는 거죠. 다른 분들 말씀하신 대로 먹고 배탈이 날 수도 있으니 그에 대한 대비도 해야겠고요. 혹은 돈이 있다면 어디 연구소에 성분 분석 의뢰를 해보고 싶어요. 과연, 뭐가 들었나, 얼마나 희귀하고 값비싼 재료를 썼나, 궁금해했을 것 같아요. 부모의 입장이라면 약을 구하지도, 권하지도 않았을 것 같아요. 그런데 책을 읽다가 문득 저 멀리, 누군가가 훗날 벌일 법한 일들을 상상하기도 했어요. 알약을 수능 당일에 처음 먹으면 몸에서 어떤 반응이 올지 모르니까, 1+1 혹은 2+1 같은 세트로 판매해서 미리 먹어보라고 권하는 거죠. 공동 구매 같은 단체 구매도, 유사한 위약도 성행할 것 같고요. 혹은 시험 날 아침, 주황색 알약을 먹었는지 아닌지를 검사하는 도핑테스트 같은 게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여기까지 생각하다가, 자꾸 디스토피아를 그려내는 것만 같아서 그만 두었습니다.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으면 좋겠어요ㅠㅠ
리지 님은 호기심이 많아 보이세요^^ 저는 알약을 먹지 않았다면 관상용+다짐용으로 눈 앞에 두고 종종 볼 거 같아요. 그때 먹지 않은 나의 선택을 떠올리며 다른 일을 할 때도 기준으로 삼을 것 같습니다.
알약을 먹지 않은 소년의 용기에 저는 좀 날랐어요. 저라면 아마 못 이기는 척 그 약을 먹었을 것 같거든요. 이 약을 먹지 않을 용기가 있다면 이 소년은 무엇을 하더라고 잘 해나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구요.
맞아요. 이 약을 먹지 않을 용기와 의지를 가진 사람은 어떤 일도 본인의 가치관을 실현시켜 나갈 것 같아요. 어떤 면에서는 부럽기도 하네요.
동감해요! ^^
그런 풍토를 이해하고 위선자가 되어야 하는 순간을 잘 파악하는 사람이 사회 지도층 인사가 된다. 규정을 다 지키는 사람은 경쟁에서 점점 밀려나 나중에는 아예 게임에 끼질 못하게 돼.
킬러 문항 킬러 킬러 p.37, 이기호 외 지음
아마도 저는 약을 먹는 선택을 하지도 않았을거고, 자녀에게 권하지도 않을 겁니다. 남들도 다 그렇게 사니까 너도 튀지마라는 이야기의 변주는 어린 시절부터 끝도 없이 들었습니다. 양심 한 켠에 옳지 않다라고 느끼는 이상, 그 찝찝함은 평생을 따라다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더군다나 그 수많은 똑똑한 위선자들이 높은 자리에 앉아있는 현생을 겪고보니 그런 사람들이 주류로 있는 사회에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 작품 읽고난 후 킬러 문항이 뭔지 검색해보고 제가 부모라면, 아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싶더라구요. 첫해에 입시 실패를 했었지만 지금 잘 지내고 있는 저를 보면서 대입실패가 인생 전체를 실패했다는 잣대는 아닌데, 라는 생각을 먼저 했고 제가 아이의 입장이라면 못이기는척 그 약을 먹었을 수도 있겠구나라고 생각들면서도 내아이에게는 그러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던데요?
아마 우선 지금의 저로 판단한다면.. 우선 그런 약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갔을 거 같아요.. 학부모이긴 한데..어디 학원이 좋은지 뭐가 좋은지..잘 찾아보지 않는 편이고 엄마모임? 그런데도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아이진로에 무관심이라기보다는 그런 소문이나 모임이 좀 싫다고나 할까요 .... 아이가 그런 약이 있다는데..좀 구해봐라 해도..그런거 다 상술이다ㅡ 공부나 해라..이럴거 같긴 합니다. 제가 여기저기 수소문해서 뭔가 뒤에서 알아보는 거 자체를 잘 하지도 못하기도 하고 싫기도 하고... (지금이야 그런데. 또 막상 닥치면 어떻게 될런지는 모르겠어요 )
저희가 본 것을 같이 봐주시고, 함께 괴로워해주십시오. -장강명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지음
단편소설치고도 짧아서 오늘 많이 읽어 버렸네요. 학교를 떠나기 싫은데 순식간에 자퇴생이 되버리는 이야기가 왜 이렇게 슬플까요. 검정고시는 자퇴하고 6개월 이후부터 칠 수 있다는 것 만점 받으면 내신 2등급으로 인정받는 다는 것 작가님이 어떻게 다 아셨지 생각할 정도로 디테일한 현실들이 들어가있네요. 학교는 어떤 곳일까요. 그래도 말려주는 서운해 하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역시 학교는 친구와의 우정을 다지는 곳이기도 한가봐요. 배움은 다른 곳에서...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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