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

D-29
결국 병원에 다녀왔어요. 약 먹고 안약도 넣고 하니 잠잠해지네요. 약의 힘이란.... 실패 속에서도 작지만 무언가를 깨닫는다면 실패라고 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버틸 수도 있고요. 교육은 그 작은 무언가를 발견하고 그것의 지지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키우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소년의 엄마는 뭔가 답정너 같은 느낌이네요. 아들이 음악이 아니라 무엇을 한다고 해도 두리고에 가서 서울대에 가야 된다고 했을 것 같아요. 저는 우울증까지 겪었던 아들이 뭔가 하고 싶은 게 생겼다는 사실만으로도 너무 기뻤을 것 같은데 이건 무슨 전개지 하면서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풍자인구나 하고 웃어버렸어요.
전 제 여동생 큰딸, 저에겐 첫조카인데 그 아이가 우울증이 심해서 자살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해요. 그래서 동생도 걔가 뭐 하고 싶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는 얘길 했고요. 근데 한국에 작년에 왔다 가고 나서(동생네가 캐나다에 삽니다.) 많이 바뀌었다고 하더라고요. 역시 '사랑'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희가 유난히 친척들이 많은데, 정신없이 수십 명의 친척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이 본인들을 사랑해 주고, 본인들도 어린 동생들을 돌봐야 하고...그런 것들이 그 아이를 많이 바꿔 놓은 것 같더라고요.
맞아요, 답정너 엄마였어요. 이 어머님은 아들이 우울증을 앓았던 게 본인 탓이었다는 걸 그때도, 지금도, 나중에도 인정하지 못하실 분인 듯해요. 둘 사이의 갈등은 계속 반복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상하게도 한국에선 엄마들이 아이들의 꿈과 직업의 로드맵을 짜고 엄마의 꿈과 직업을 대신하도록 아이들을 질책하고 타박하고 밀어부치면서 갈등을 스스로 만드는 것 같아요. 엄마의 꿈을 그 시절 못 이룬 것이 그렇게도 안타까운 것인지, 주변 세상의 시선을 강하게 의식하면서 아이들을 밀어부치는 것인지.... 많은 아이들이 질병인지도 모르게, 병을 앓고 있을 거 같아요. 오늘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속마음을 보여주는 기사가 났던데, "한국에서 보낸 마지막 학업 시절은 너무 고통스러웠다” “지옥에 있는 것 같았고, 죽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지금은 오직 공연이 있을 때만 한국에 돌아간다”고~ 임윤찬은 한국 사회의 경쟁 문화를 고통의 이유로 꼽았는데, “한국은 좁고 인구가 많아서 경쟁이 치열하다. 모두가 앞서 나가고 싶어 하고, 때로는 그 때문에 다른 사람을 해치기도 한다”고 했다. 임윤찬은 “제가 17세쯤 피아노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을 때, 정치인과 사업가들까지 불필요한 압력을 가했다”며 “그로 인해 큰 슬픔에 빠졌다. 이 기사를 읽을 때 많이 공감이 되었어요....
저도 이 기사를 읽었습니다. 임윤찬이 한국에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는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알것 같아서 그래서 더욱 슬펐습니다.
저도 오늘 이 기사를 봤어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ㅠㅠ
내가 못 해본 것을 아이에게 시키고, 또 아이가 해내길 바라는 마음을 생각보다 많은 부모가 품고 있는 것 같아요. 그게 강압으로 나타나는 게 또 문제이고요.
오~ 답답해. 이 단편 읽는 동안 숨을 제대로 쉴 수가 없었습니다. 자기 인생이 아닌데, 아들 인생인데, 엄마가 원하는대로 인생이 풀리지 않는다면, 그 원망과 한을 다 감당할 수 있을까요? 엄마가 말한 음악 대표 기획사 중에 한 사람은 쫓겨났으며, 한 사람은 주식 상장 과정에서의 불법으로 수사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요? 서울대가 브랜드가 되어서 무엇을 하든 서울대 출신이어야 한다는 그 생각때문에, 나라가 어떤 꼴이었는지를 잊어버렸을까요?
이제 최영 작가님의 <대치골 허생전>을 볼까요. 21세기 대치동 허생이 돈을 버는 방법은 바로 사교육으로, 일타 강사로 자리매김하고, 또 입시 컨설팅도 합니다. 하지만 그도 현타를 느끼는 듯해요. “진돗개는 진돗개답게, 푸들은 푸들답게 살아야 하는데 진돗개도 푸들도, 리트리버도 모두 셰퍼드로 만드느라 헛된 시간만 보낸 같구나.” 그러면서 허생은 학원을 팔고야 맙니다. 그리고 예조참판 이완과 “사교육과 경쟁 교육의 폐단”에 관해 이야기 나눈 후 사라지고 말죠. 박지원의 <허생전>을 패러디한 작품으로, 사교육과 간판에 목매다가 본질을 잃은 교육을 유머러스하게 비판합니다. 이 소설은 교육 현장의 다양한 문제들을 꼬집고 있는데요, 저는 ‘획일적인 상대평가’를 지적하는 부분에서 생각이 복잡해지더라고요. “피겨스케이팅 선수와 역도 선수를 동일한 잣대로 평가하여 등수를 매기는 데서부터 비극이 시작되는 것이다. 획일적인 상대평가를 완화해보겠다고 도입한 수시 전형마저 비리로 얼룩져 사람들에게 신망을 잃었으니 참으로 진퇴양난이 아니더냐.” 상대평가가 갖는 맹점이 있잖아요. 모두가 열심히 해도 서열화되고 등수가 매겨지고, 그렇다고 절대평가가 좋은가 하면 거기에도 맹점은 있고요. ‘생기부’도 돈과 권력이 있어야 멋지게 만들 수 있는 현실에서 과연 평등한 제도라고 할 수 있나 싶고요. 모두가 대학을, 특히 취업이 잘 되고 남들이 선망하는 대학과 학과에 가야 한다는 욕망이 갈수록 심해지는데 무얼 할 수 있을지 고민됩니다. 여기서 질문드립니다, 여러분에게 ‘대학’은 어떤 곳인가요, 또 어때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제가 대학 진학을 하던 시점부터는 '대학'이라는 곳을 공부하러, 혹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발판 이라는 입장보다는 '그냥 너가, 쟤가 가니까 나도 간다.'는 입장의 사람이 제 주변에 많았어요. 저는 제가 살고 있는 시골을 벗어나기 위한 '희망의 도피처'였구요 ㅎ 지금 친구들은 대학교에 가서도 친구를 사귀지 않고 혼자 밥을 먹고 수업도 들어가지 않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한다고 하더라고요!(한 부분만 가지고 일반화 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들은 지인의 자녀 이야기 입니다!) 그래서 많이 놀랐어요. 대학 가서는 친구도 사람도 많이 사귀어야 하는데요..
이게 제일 무서운 사고 같아요. '그냥 너가, 쟤가 가니까 나도 간다.' 꼭 무엇이 되기 위해 대학을 가야 하는 것도 아니지만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한다... 남들이 대학에 가니 나도 대학에 가고 남들이 자식을 영유에 보내니 나도 내 자식을 영유에 보내고, 살아가는 기준이 '남'에게 있을 때 진짜 '나'는 존재하는가도 싶고요.
허생의 말에 매우 공감했습니다. 대학을 다녀보니 들어갈 때는 매우 힘들지만 들어와서 공부를 안하는 사람이 굉장히 많고, 졸업도 쉽게 합니다. 그리고 같은 학과라면 대학교마다 배우는것도 크게 다르지는 않아보여요. 학과를 성적으로 정하고, 대학을 추첨으로 정하는 것, 입학은 쉽고 졸업은 어렵게 만드는 것에 큰 공감을 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어렵겠지만요.. 그래서 대학은 모두에게 열려있어 배움의 기회를 줘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은 나의 관심사를 더 깊고 전문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는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단계라면, 대학에서는 내가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분야를 발전시키는 것이 맞는 것 같아요. 그래서 지금의 초등, 중, 고교 교육도 단순한 지식 주입을 넘어, 아이들이 자신의 재능을 미리 발견하고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향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학벌 사회의 문제는 입학은 어렵고 졸업이 쉬운 데 있다. 그래서 졸업장보다 합격증을 더 알아주고, 이름 있는 대학의 중퇴는 학력이 되는 반면 오히려 편입생은 차별하는 기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심지어 대학원을 졸업하고 석박사 학위를 받아도 결국 ‘학부는 어디 나오셨어요?’라는 질문을 받는 것이 나라의 현실이다. 입학과 편입과 전과가 쉽고, 반대로 졸업이 어렵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진로에 유동성이 생기고, 사회에 효율이 돌고, 나라에 활력이 생길 수 있다. - <대치골 허생전>,최영
킬러 문항 킬러 킬러 이기호 외 지음
매우 공감하는 얘기였습니다.. 입학 보다 졸업의 문을 좁혀서 아이들이 대학에서 전공 분야에 매진해 제대로된 실력과 능력을 쌓아야만 졸업할 수 있도록 하고.. 그렇게 졸업한 학생들이 대학 간판의 차별없이 갖춰진 능력으로 인정 받을 수 있는 그런 사회를 꿈꿔봅니다.
<대치골 허생전>을 읽으면서 현실을 꼬집는 허생의 말에 통쾌하기도 하고, 생각이 많아지기도 했습니다. 사라진 허생을 찾아서 데려오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맹점 없는 완벽한 대입 입시 제도를 구현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가 바꿔가야할 것들에 대해 예조참판을, 그리고 우리를 꾸짖는 역할이라도 해주었으면 해서요. 제가 고등학생이었을 때 대학은 간판이자 취업준비소였어요. 기껏 대학에 갔더니 이제는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선배가 토익 시험 점수를 만들고, 각종 대기업 인적성 검사 시험을 대비하라고 하길래 '왜요?'라고 물었던 기억이 나요. 특히 인적성 검사 문제를 한 문제당 10초? 이내로 풀때까지, 시중에 있는 모든 문제집을 다 사서 외우라는 꿀팁을 들었을 때, 이게 수능하고 뭐가 다른가 싶었어요. 4학년 때 취업해서 합격증을 내면 수업에 안 가도 올 출석 인정, 시험&과제 면제 및 B학점을 줘서 졸업시켰던 관행들도 당연했고요. 고시 준비반도 있었고요. 그럼 대학은 왜 가야 했나, 간판이 왜 중요한가 여기저기 알아보니, 대기업 공채 서류 전형에서 대학 이름별로 줄을 세우고, 만점부터 차등으로 점수를 매긴다고 하더라고요. (모든 회사가 그런지는 모르겠어요) 입사하면 동문별로 줄타기? 라인? 같은 걸 타야 가늘고 길게 회사를 다닐 수 있고요. 이 사실을 마침내 알게 됐을 때, 무척 허무했어요. 이걸 위해서 내 십대 시절을 다 바쳐 공부한거구나, 싶더라고요. 물론! 취업과 생계가 너무 중요 중요한 일이지만요. 제 성향과는 잘 맞지 않은 삶의 방식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때 뒤늦은 사춘기를 때려 맞았고요(십대 시절에 안 겪고 미뤄뒀으니 당연한 수순이죠 하하), 인생이란 무엇인가 심오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계기가 됐어요. 고민이 오래 걸렸지만, 이때부터라도 고민하게 된 게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음, 대학은 학문을 위한 공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그렇게 바뀌어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특정 분야에 대해 배우고 연구하는 그런 곳이 그 이름에도 걸맞지 않나 생각해요. 대학은 졸업하기가 어려워야 한다는 말에도 십분 공감하고요. 제게는 이탈리아인 친구가 세 명 있는데요, 다들 대학에 입학은 했는데 결국 한 명만 졸업했어요. 공부가 너무 어렵대요. 토론 위주의 수업이고 시험도 구술과 논술 시험이라서 벼락치기 암기로 안된다고 하더라고요. 자세한 내막은 모르지만, 학기 중 치르는 시험에서 계속 떨어지고, 몇 년 동안 같은 학년을 다니다가 제적을 당하는지 아니면 등록금이 부담되서 스스로 퇴학하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직접 경험한 부분은 아니지만, 이런 방향성에 눈길이 가네요.
대치골 허생전 너무 재미있었어요. 저에게 대학은 내가 앞으로 어떤 길을 살아갈지 어떤 학문을 바탕으로 하는 직업을 가지게 될지 탐구하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현실은 취업 준비학원 같지만.. 그래도 어디선가는 학문을 하려는 학생과 스승이 있을것이라는 너무나도 이상적인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점점 더 대학 서열화는 심해지는 것 같아 아이에게 어떻게 살아야 한다고 감히 조언을 해 줄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제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대학은 어떻게든 꼭 가야하는 곳 이었습니다. 기업에 지원서를 넣으려면 대졸이라는 증명이 필요했습니다. 막상 한참 어른이 되어서 지금 대학을 생각하니, 그렇게 아득바득 갈 이유가 있었나 싶습니다. '진리의 상아탑'이니, 대학만이 할 수 있는 기능이랄지, 이런 것들이 한참 퇴색되어 취업 양성소 같은 역할을 하게 된 것도 한 몫 한 것 같습니다. 만약에 그 시절에 돌아가게 된다면, 대학을 위한 입시 공부를 그렇게 했을까 싶기도 하네요.
대학은 학문에 대한 낭만이 있어야 합니다..^^ 드디어 관심 분야 중심으로 집중해서 공부를 하게 되고.. 학과 동기들과 같은 분야를 끈끈하게 파고드는 열정을 나누고.. 밤을 낮 삼아도 배우고 탐구하는 것이 설레는.. 취업준비로 전공과 영혼을 잃어가는 곳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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