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네 가지 요소를 살펴봐야 해요.
작자, 언어, 대상, 독자.
모든 허물은 나에게 있다 하지요.
언어, 대상, 독자에 대한
나의 생각과 태도를 바로 잡지 않는다면,
러닝 소매에 머리를 집어넣으려는 아이나
매연을 뿜으며 내달리는 트럭과 뭐가 다르겠어요.
어디 시 쓰는 일에서만 그러할까요.
ㅡ본문에서
<불화하는 말들> 읽기
D-29
eim모임지기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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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는
네 가지 요소를 살펴봐야 해요.
작자, 언어, 대상, 독자.
모든 허물은 나에게 있다 하지요.
언어, 대상, 독자에 대한
나의 생각과 태도를 바로 잡지 않는다면,
러닝 소매에 머리를 집어넣으려는 아이나
매연을 뿜으며 내달리는 트럭과 뭐가 다르겠어요.
어디 시 쓰는 일에서만 그러할까요.
'안 좋은 시인의 사랑을 받는
남(여)자는 얼마나 안 행복할까.' ”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0,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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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경지'라는 말처럼,
시는 끝까지 공경하는 마음을 잃지 않는 거예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1,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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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상 기도의 '주체'가 관상기도에서는 '역주체'로 바뀌는 것이지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2,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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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를 비틀어짜면 땟물이 뚝뚝 떨어지지요.
말의 비틀림을 통해 내가 누군지 알게 되고,
속절없지 않은 삶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돼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7,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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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랑을 사랑하는 것이고,
반성은 반성을 반성하는 거예요.
시는 자신을 용서하지 않은 반성이에요.
어떻게 반성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지 마세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9,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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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오만한 우리를 전복시키는 거예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11,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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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안 되면, 나에게 뒤집음이 있는지 살펴보세요.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것을 이야기하세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13,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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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는 건 자기 정화예요.
화장실에 볼일 보러 가듯이,
밥 먹은 다음 양치질하듯이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17,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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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를 쓸 때는 무언가 묻어나게 하세요.
그 묻어난다는 것이 사람을 아득하게 하고,
손 쓸 수 없게 하고, 막막하게 해야 해요.
죽은 이의 피부처럼 아무리 눌러도
돌아오지 않는 막막함, 그 막막함에
쓰는 사람 자신이 먼저 감전돼야 해요. ”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19,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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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한건, 이 막막함은 좋다는 거예요.
또는, 좋다고 받아들여야 하는 거예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20,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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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시인은 읽는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거예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30,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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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하려는 얘기가 부서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의미 전달은 가능한 한 '원 샷'으로,
오해가 없도록 해야 해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31,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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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손으로 물고기를 잡아채고,
자기 힘으로 벨트를 돌리려 하니 어렵지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43,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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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섯 행 정도 쓸 뿐, 나머지는 언어가 써요.
시는 언어가 스스로 번지면서 만들어내는 무늬예요.
작가는 언어를 배려해주는 사람이에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50,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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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바닥에 돌을 늘어놓는 것이 산문이라면,
물에 던진 돌의 파문을 연결하는 방 식이 시예요.
말의 번짐과 퍼짐을 적극 이용하는 것이
시인이 할 일이에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55,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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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 킬로 이동하는 물고기는
제 허리를 비틀어서 가는 거예요.
말이 제 허리를 비틀어서 가도록 하세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57,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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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처럼 어떻게 쓸지 머리만 싸매지 말고
말을 굴려, 말에 실려가는 글쓰기를 해보세요.
자전거 처음 배울 때,
일단 발을 굴려보라 하잖아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62,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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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실에 묶어 빙글빙글 돌리다 보면 어느 순간,
돌이 도는 힘으로 팔이 움직이게 돼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71,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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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는 버려진 것들을 기억하는 것이고
그래서 인생에 대한 사랑이에요.
시의 윤리는 순간적인 각성이에요.
내가 얼마나 잡놈인가를 보여주면
읽는 사람 누구나 감동받게 돼 있어요.
읽는 사람도 잡놈이기 때문이지요. ”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119,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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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라는 칼은 손잡이까지도 칼날이에요.
남을 찌르려 하면 자기가 먼저 찔려야 해요.
『불화하는 말들 - 2006-2007』 1,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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