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화서> 읽기

D-29
무엇보다 주파수를 맞추세요. 그러면 잡음은 저절로 떨어져 나가요.
무한화서 - 2002-2015 180, 이성복 지음
그냥 지나가는 말 하듯이, 인상 쓰지 말고 한 가지만 얘기하세요. 그래야 리듬과 이미지가 살아나요.
무한화서 - 2002-2015 182, 이성복 지음
시는 기지의 것에서 미지의 것으로 가는 짧은 여행이에요. 그 여행에서 하나의 앎이 만들어지고, 그 여행에서 돌아올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되지요.
무한화서 - 2002-2015 225, 이성복 지음
한 행 쓸 때 오로지 그 행에만 집중하세요. 한 행이 진실하면 모든 행이 진실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246, 이성복 지음
" 나는 음표는 몰라도 , 쉼표 하나는 다른 연주자들보다 잘 연주할 수 있다." 참 무서운 말이에요.
무한화서 - 2002-2015 243, 이성복 지음
시 쓰기는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이에요. 내가 쓴 첫 구절을 감옥이라 생각하고, 살아나갈 길을 만들어야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247, 이성복 지음
좋은 사람 좋아하는 게 무슨 사랑이겠어요?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게 사랑이지요. 그처럼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게 시가 아닐까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260, 이성복 지음
모든 사연을 지워버리고 '그리고'로 시작해보세요. 우리 안에 내밀한 상처, 미처 돌보지 않은 거친 것들이 올라올 거예요. 우리의 참 모습은 '그리고' 이후에요
무한화서 - 2002-2015 276, 이성복 지음
이 지루한 아름다움! 우리가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아요, 오직 견디는 것뿐. 위로 안 받기 위해 좀 더 강해지기 위해 우리는 시를 쓰는 거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280, 이성복 지음
시라는 공은 현실의 균열을 낼 뿐더러, 스트라이크 존 자체를 우그러뜨리는 거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285, 이성복 지음
시는 틈새 만들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우리는 시가 만든 틈새만큼 숨 쉴 수 있어요. 그 틈새만큼이 인간의 자리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286, 이성복 지음
시 또한 중심을 옮기면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궤도를 만드는 거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284, 이성복 지음
시에 대한 감이 없으면 인생에 대한 감도 없다고 봐야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322, 이성복 지음
글은 씌어지면서 스스로 정리되고 마무리될 테니까요. 그냥 바람 쐬러 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시작하세요.
무한화서 - 2002-2015 324, 이성복 지음
피아니스트의 뒷모습을 보면 어떤 소리가 날지 알 수 있다고 하지요. 골프나 테니스에서처럼 시도 어깨에 힘이 빠져야 '원 샷'으로 갈 수 있어요.
무한화서 - 2002-2015 330, 이성복 지음
모과는 계속 닦아줘야 썩지 않는데요. 글쓰기도 매일매일 자기를 닦는 거예요. 나날의 글쓰기는 흐르는 물에 글씨 쓰는 것과 같아요. 기도와 마찬가지로, 글쓰기의 효력은 글쓰기 하는 순간에만 있어요.
무한화서 - 2002-2015 359, 이성복 지음
그러나 혼잣말은 늘 진실해요. 혼잣말하면서 거짓말 하는 사람은 없어요. 시는 자기한테 하는 말이에요.
무한화서 - 2002-2015 362, 이성복 지음
행성과 행성이 부딪힐 가능성은 두 행성의 궤도가 황금 비율일 때 가장 적다고 해요. 우리가 시를 쓰는 건 삶과 자신 사이의 황금비를 찾아가는 것 아닐까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387, 이성복 지음
어젯밤 방 안에 들어온 벌레를 살려주려고, 쓰레받기에 쓸어 담고 창을 열어 던져주었어요. 그 틈에 나방 한 마리가 들어와 휘젓고 다니기에, 빗자루로 때려잡아 바깥에 내버렸어요. 지금까지 제가 한 좋은 일은 늘 그런 식이었어요.
무한화서 - 2002-2015 397, 이성복 지음
우리는 본래 자기중심적이지만, 조금이라도 덜 박절해지려고 입술을 깨무는 것, 아름다움은 그런 것 아닐까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403,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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