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화서> 읽기

D-29
시라는 공은 현실의 균열을 낼 뿐더러, 스트라이크 존 자체를 우그러뜨리는 거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285, 이성복 지음
시는 틈새 만들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우리는 시가 만든 틈새만큼 숨 쉴 수 있어요. 그 틈새만큼이 인간의 자리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286, 이성복 지음
시 또한 중심을 옮기면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궤도를 만드는 거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284, 이성복 지음
시에 대한 감이 없으면 인생에 대한 감도 없다고 봐야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322, 이성복 지음
글은 씌어지면서 스스로 정리되고 마무리될 테니까요. 그냥 바람 쐬러 가는 기분으로 가볍게 시작하세요.
무한화서 - 2002-2015 324, 이성복 지음
피아니스트의 뒷모습을 보면 어떤 소리가 날지 알 수 있다고 하지요. 골프나 테니스에서처럼 시도 어깨에 힘이 빠져야 '원 샷'으로 갈 수 있어요.
무한화서 - 2002-2015 330, 이성복 지음
모과는 계속 닦아줘야 썩지 않는데요. 글쓰기도 매일매일 자기를 닦는 거예요. 나날의 글쓰기는 흐르는 물에 글씨 쓰는 것과 같아요. 기도와 마찬가지로, 글쓰기의 효력은 글쓰기 하는 순간에만 있어요.
무한화서 - 2002-2015 359, 이성복 지음
그러나 혼잣말은 늘 진실해요. 혼잣말하면서 거짓말 하는 사람은 없어요. 시는 자기한테 하는 말이에요.
무한화서 - 2002-2015 362, 이성복 지음
행성과 행성이 부딪힐 가능성은 두 행성의 궤도가 황금 비율일 때 가장 적다고 해요. 우리가 시를 쓰는 건 삶과 자신 사이의 황금비를 찾아가는 것 아닐까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387, 이성복 지음
어젯밤 방 안에 들어온 벌레를 살려주려고, 쓰레받기에 쓸어 담고 창을 열어 던져주었어요. 그 틈에 나방 한 마리가 들어와 휘젓고 다니기에, 빗자루로 때려잡아 바깥에 내버렸어요. 지금까지 제가 한 좋은 일은 늘 그런 식이었어요.
무한화서 - 2002-2015 397, 이성복 지음
우리는 본래 자기중심적이지만, 조금이라도 덜 박절해지려고 입술을 깨무는 것, 아름다움은 그런 것 아닐까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403, 이성복 지음
개똥철학 하지마세요. 아름답게 살려면 아름다움을 믿어야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406, 이성복 지음
자신에게 신경 쓸 때는 불안한 마음이 들어도, 남에게 신경 쓸 때는 불안하지 않아요. 까닭 없이 불안할 때는 내 관심이 어디로 향하는지 살펴보세요. 불안은 방향을 바꾸라는 신호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407, 이성복 지음
나한테 잘못이 없으면 그 사람 문제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수신하지 않은 편지는 발신자에게 돌아간다 하잖아요.
무한화서 - 2002-2015 425, 이성복 지음
원망과 감사는 함께 할 수 없어요. 한 사람에 대한 원한은 모두에 대한 원한이고, 한 사람에 대한 사랑은 모두에 대한 사랑이에요.
무한화서 - 2002-2015 461,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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