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쓰는 건 말의 수로를 만들어주는 거예요.
내 안에서 지나가는 말의 흐름을 주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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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9
eim모임지기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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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이미지에는 많은 감정들이 달라붙지만,
하나의 감정에는 하나의 이미지밖에 붙어 있지 않아요.
『무한화서 - 2002-2015』 9,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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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는 건 말의 수로를 만들어주는 거예요. 말을 끌고 가려 하지 말고, 내 안에서 지나가는 말의 흐름을 주시하세요.
『무한화서 - 2002-2015』 12-13,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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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사탕처럼 입안에 굴리고 다니세요. 끼어드는 말, 들러붙는 말, 스며드는 말이 좋은 말이에요.
평소 하는 말인데, '도망가는 어떤 말'이 시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55-59, 이성 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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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첫걸음은 도취이고 광기이지만, 두 번째 걸음은 방정식이에요.
불투명하고 불안정한 언어를 다루는 시는 수학보다 정확해야 해요. 시인에게 이보다 더 중요한 윤리는 없어요.
『무한화서 - 2002-2015』 60-61,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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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것 아니었는데 밥 먹다 생각하니 은근히 기분 나쁜 말, 그런 말이 힘 있는 말이에요. 치명적 상처를 입은 사람은 '난 괜찮 아......' 한대요. 그러고는 퍽 쓰러지지요.
『무한화서 - 2002-2015』 72,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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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일상에 닳아빠진 관절들을 갈아끼우는 거예요. 조사, 조동사, 접속사 같은 것을 교체함으로써 말이에요.
시의 기울기는 '그리고 그런데 그러나' 같은 접속사에 의해 만들어져요.
『무한화서 - 2002-2015』 91-92,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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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이 있어 시가 되는 것이지, 비유 때문에 시가 되는 건 아니에요.
『무한화서 - 2002-2015』 98,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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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모습은 앞모습보다 더 많은 걸 보여줘요. 앞모습은 위장할 수 있어도 뒷모습은 속일 수가 없어요. 대상의 뒷모습을 포착하는 시는 조용하게 다가오지만 오래도록 여운이 남아요.
『무한화서 - 2002-2015』 143,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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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것, 지적인 것, 심오한 것 찾지 마세요. 피상적이고 무의미한 것에서 그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는 게 시예요. 사소한 일상보다 더 잔인한 건 없어요.
『무한화서 - 2002-2015』 135,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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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의미 없는 건 하나도 없어요. 모든 미친 것들에게, 미치지 않으면 안 될 사연 하나씩 찾아주는 게 시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129,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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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것들에 한눈팔지 말고, 당연한 것들에 질문을 던지세요. 질문 자체가 답이에요. 어떤 의미가 있는 게 아니라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을 뿐이에요.
『무한화서 - 2002-2015』 151,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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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주파수를 맞추세요. 그러면 잡음은 저절로 떨어져 나가요.
『무한화서 - 2002-2015』 180,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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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지나가는 말 하듯이, 인상 쓰지 말고 한 가지만 얘기하세요. 그래야 리듬과 이미지가 살아나요.
『무한화서 - 2002-2015』 182,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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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기지의 것에서 미지의 것으로 가는 짧은 여행이에요. 그 여행에서 하나의 앎이 만들어지고, 그 여행에서 돌아올 때 우리는 다른 사람이 되지요.
『무한화서 - 2002-2015』 225,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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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행 쓸 때 오로지 그 행에만 집중하세요. 한 행이 진실하면 모든 행이 진실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246,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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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음표는 몰라도 , 쉼표 하나는 다른 연주자들보다 잘 연주할 수 있다." 참 무서운 말이에요.
『무한화서 - 2002-2015』 243,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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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쓰기는 일종의 서바이벌 게임이에요. 내가 쓴 첫 구절을 감옥이라 생각하고, 살아나갈 길을 만들어야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247,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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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사람 좋아하는 게 무슨 사랑이겠어요?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하는 게 사랑이지요. 그처럼 표현할 수 없는 것을 표현하는 게 시가 아닐까 해요.
『무한화서 - 2002-2015』 260,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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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연을 지워버리고 '그리고'로 시작해보세요. 우리 안에 내밀한 상처, 미처 돌보지 않은 거친 것들이 올라올 거예요. 우리의 참 모습은 '그리고' 이후에요
『무한화서 - 2002-2015』 276,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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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루한 아름다움! 우리가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얼마 되지 않아요, 오직 견디는 것뿐. 위로 안 받기 위해 좀 더 강해지기 위해 우리는 시를 쓰는 거예요.
『무한화서 - 2002-2015』 280, 이성복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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