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리얼리티

D-29
폰노이만은 양자역학의 수학적 구조에서 수많은 가능한 결과 중 단 하나의 실제 결과를 어떻게 얻는지 설명하는 내용이 전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므로 이론의 구조가 수학적으로 견고하고 일관된다고 확신하려면 가능한 결과에서 실제 결과로 넘어가는 불연속적인 전이 또는 도약이 있다고 상정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상정을 오늘날 ‘파동 함수의 붕괴’라고 부른다. 파동 함수 붕괴는 양자 이론의 해석을 놓고 지금도 진행 중인 여러 논의에서 절대적인 핵심 개념이다.
퀀텀 리얼리티 - 짐 배것의 양자역학 깊이 읽기 짐 배것 지음, 배지은 옮김
책을 받아든 첫인상은 어땠나요?
솔직히 처음 읽었던 책이 너무 좋았던 터라 이성적으로 생각할 겨를 없이 마냥 좋았습니다. 양자역학의 해석에 대한 여러 책이 있겠으나 현재로서는 가장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솔직히 처음 읽었던 책이 너무 좋았던 터라 이성적으로 생각할 겨를 없이 마냥 좋았습니다. 양자역학의 해석에 대한 여러 책이 있겠으나 현재로서는 가장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가 양자역학의 더러운 비밀에 발이 걸려 넘어지는 지점이다. 사실상 ‘올바른’ 파동 함수 같은 것은 없다. 우리에게는 파동 방정식의 적합한 풀이로서 파동 함수만 필요할 뿐이다. 이거면 ‘올바름’을 정의하기에 충분하지 않을까? 아니, 그렇지 않다. 엄격히 따라야 할 몇 가지 수학적 규칙이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풀이를 통해 중첩의 형태로 결합시킬 수 있다. 이 중첩 역시 파동 방동식의 완벽한 풀이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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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결국 ‘과학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에 관한 문제다. 앞으로 자세히 다루겠지만 이 문제를 깊이 들여다보면 형이상학 없이는 그 어떤 과학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형이상학은 증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한 가정이다. 그런데 형이상학(meta-physics은 말 그대로 ‘물리학을 넘어’라는 의미다.)과 과학의 관계을 인정하는 순간, 철학으로 향하는 문이 열린다. … 양자역학은 실체의 본질에서 무엇을 헤아릴 수 있고 무엇을 헤아릴 수 없는지 그 불편한 진실을 직면하게 만든다. 나는 양자역학이 알려주는 내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이해하려면 철학이 주는 몇 가지 교훈을 반드시 받아들여야 한다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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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디에서 이 책을 읽었나요?
주로 이동 중에, 혹은 취침 전에 읽는 편입니다.
실체는 어떻게 정의하는가? 네가 느끼고, 냄새를 맡고, 맛보고, 바라보는 게 실체라면 실체란 단순히 뇌가 해석하는 전기 신호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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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으로 우리가 ‘electron’이라고 부르는 것 역시 경험적 실체로 드러나지 않는다. 이는 외양으로서의 전자다. 그러나 자신의 정체를 드러낼 상호 작용이 없는 경우, 전자 그 자체는 일종의 정의에 따라 오직 우리의 상상 안에서만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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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사실상 우리가 하는 흥정이다. 철학자들은 ‘실체 자체’가 형이상학이라고 말한다. 공개적으로 솔직히 인정하지는 않지만 과학자들이 연구하는 실체는 본질적으로 그림자 연구를 통해 추론한 경험적 실체다. 이것은 관측, 실험, 측정, 인지의 대상이 되는 경험적 실체이며 외양으로서의 사물과 측정된 물자체의 경험적 실체다. 하이젠베르크의 설명처럼 “우리가 관측하는 것은 그 자체의 본질이 아니라 우리의 질문 방법에 노출된 본질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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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토론한 내용을 바탕으로, 물리적 성질들은 단지 외양으로서의 사물 또는 측정된 대로의 사물만 말해주고 있으며 광자나 전자 자체의 지식을 얻을 방법이 없다는 데 동의하기로 하자. 그렇다고 해도 물자체가 측정 장치들과 독립적으로, 진짜로 존재한다고 가정하는 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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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우리는 과학의 배를 바다에 띄우고 우리의 형이상학적 전개념들을 총동원해야 한다. 경험적 사실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 실체의 표현을 개발해야 한다. 이것이 과학 이론이다. 표현의 바다를 가로질러 항해하는 우리의 목적은 전개념과 사실들을 전형적인 (그러나 배타적이지 않은) 단 하나의 수학적 구조 안에 담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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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까지 읽은 부분에서 인상적인 내용을 알려 주세요.
양자역학의 해석의 문제에서 형이상학적인 논의가 필요할 수 밖에 없음을 적절한 예와 함께 쉽게 설명해 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포퍼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새 이론이 우리가 이미 아는 기존의 데이터와 경험적 사실에 기초하여 검증을 받고 다른 대안 이론들보다 더 나은 설명을 해준다면 새로운 이론은 잠정적으로 올바른 이론으로 수용할 것을 제안한다. 또 이 이론이 검증 하능한 예측을 만들고 새로운 관측이나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가 이 예측을 뒷받침하면 이 이론은 좀 더 폭넓게 수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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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대상을 우주의 작은 부분에 제한을 두는 방법으로 물리학은 갈릴레오 시대 이후 큰 성공을 거두었다. 나는 이것을 상자 속에서 물리 하기하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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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자 속에서 물리를 하다 보면 경험적 증거를 통해 예측이 오류로 판명되더라도 그 이유가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있다. 이론이 틀렸을 수도 있고 단순히 타당하지 않은 보조 가정이 있을 수도 있다. 둘 중 어느 쪽인지는 증거만 가지고서는 알 수 없다. 이를 뒤엠-콰인 명제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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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어아벤트에 따르면 과학은 전적으로 주관적인 태도 안에서 발전하고, 과학자들에게 특별한 권한이 주어져서는 안 된다. 논리와 이성의 응용에 있어서는 과학도 다른 분야의 합리적인 연구와 다를 것이 없다. 그는 구획 기준이 결국은 과학을 높이 떠받드는 것이며 그 결과 과학은 점점 더 이념적이고 독단적이 되어 발전을 억누르는 효과를 낳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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