퀀텀 리얼리티

D-29
9. 양자역학은 불완전하다. 인간의 의식을 추가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가 내놓은 이 문제의 해답은 상당히 단순했다. 과정 2로 서술되는 양자역학이 고전적 측정 장치에도 마찬가지로 잘 적용된다면, 인간의 감각 기관과 뇌의 연결, 뇌 자체의 기능에서 양자역학을 적용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실험실 천장에는 계기판 화면을 비추는 조명이 달려 있고 계기판에 반사된 빛 일부가 모여서 관찰자의 망막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 빛은 관찰자의 시신경에 전기 신호를 일으키고 이 신호가 관찰자의 뇌 뒤쪽에 있는 시각령으로 전달된다.
퀀텀 리얼리티 - 짐 배것의 양자역학 깊이 읽기 짐 배것 지음, 배지은 옮김
그렇다면 의식이 있는 존재는 양자역학에서 생명 없는 측정 장치와는 다른 역할을 맡은 게 틀림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것을 정통 양자역학의 관점에서 모순으로 볼 필요는 없다. 내 친구의 의식이 불빛을 본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지 아닌지가 무의미하다고 믿는다면 모순은 없다. 그러나 친구의 의식을 어느 정도 부인하는 것은 분명히 부자연스러운 태도이고, 유아론에 접근하는 것이며, 여기에 진심으로 동의하는 사람은 것의 없을 것이다. 이것이 위그너의 친구 패러독스다. 이 모순을 해결하려면 파동 함수의 비가역적 붕괴가 불빛을 접한 첫 번째 의식을 통해 일어난다고 가정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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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 전에는 하나의 관찰자 상태였던 반면, 관찰 이후에는 관찰자에 대한 다수의 상태가 중첩되어 발생했다. 이들 각각의 상태는 하나의 관찰자에 대한 상태이므로, 우리는 다양한 상태가 서술하는 다양한 관찰자에 대해 말할 수 있다. 반면 포함된 물리계는 동일하므로, 이러한 관점에서 이들은 같은 관찰자로서 다양의 중첩의 요소에 대해 다양한 상태 안에 있는 것이다. 에버렛은 관찰자가 두 가지 결과를 동시에 경험하는 의식의 중첩에 들어간 것이 아니라 관찰자가 서로 다른 상태로 ‘갈라진다’고 제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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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세계 해석의 지지자들은 다세계 해석이 슈뢰딩거 방정식이 서술하는 연속적인 역학만을 가정하고 더는 가정하는 것이 없으므로, 완벽한 양자역학 이론에 필요한 내용을 모두 충족시킨다고 광고한다. … 이론은 수학적으로는 완벽할 수 있지만(여기에도 여러 주장이 있다), 서로를 관측할 수 없는 세상을 어마어마하게 많이 만들어서 완성한 이론은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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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는 양자 컴퓨터의 놀라운 연산 능력은 다중 우주를 활용해야만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양자 컴퓨터를 이용해 인수분해를 하려면 현재 우리가 가진 연산 자원의 10^500배 정도 되는 자원이 필요한데, 그렇다면 그 숫자는 어디에서 인수분해가 될까? 도이치는 가시 우주 안에 들어 있는 원자의 수가 약 10^80개 정도로 추산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양자 연산을 완성하려면 수많은 평행 우주로부터 활용 가능한 자원을 끌어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 몇 가지 현실적인 문제는 있지만 우리는 도이치의 주장을 심사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다중 우주의 존재가 양자 컴퓨터의 강화된 처리 속도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원인이라는 점이다. 도이치의 다중 우주로 이어지는 다세계 해석은 문제가 꽤 많다. 우선 다세계가 양자 확률을 다루는 방식에 문제가 있으며, 이 해석을 이용해 보른의 규칙을 유도할 수 있는지에 대해 몇 년 동안 여러 주장이 오갔다. 에버렛은 자신의 논문에서 이미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지만 모든 사람이 만족한 것은 아니었다. 에버렛의 해석에 따르면 다른 어느 우주에 있는 관찰자가 보른의 규칙을 따르지 않는 측정 결과들을 관찰한다 하더라도 문제가 될 게 전혀 없어 보인다. 다세계의 열렬한 지지자인 맥스 테그마크(휠러의 또 다른 제자)는 여러 가지 흥미진진한 예제들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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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재론적 관점을 선호하는 이론학자들과 철학자들이 왜 다세계 해석을 수용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고 믿는지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증거가 없은 상태에서 개인적인 선호를 실제로 존재하는 물리적 사물로 해석할 수는 없다. 나도 다세계가 양자 연산을 생각하는 방식으로서는 엄청난 가치가 있다고 기꺼이 인정한다. 그러나 다세계를 생각한다고 해서 다세계가 실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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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또 다른 출구가 있을지도 모른다. 나는 양자역학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하게 확신한다. 양자역학은 비할 데 없는 놀라운 성공을 거두었지만, 우리는 양자역학이 공간과 시간을 올바르게 다루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런 이유로 나는 파동 함수의 실재론적 해석을 자세히 조사하는 것이 정답으로 가는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양자역학은 절대 공간과 시간이라는 낡은 개념을 끌어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중력의 양자 이론이 우리의 구원자가 될 수 있겠지만 불행히도 이론을 개발하려는 노력에는 기대를 걸기에 많이 부족하다. 현재로서는 기존 양자 체계에 지나치게 많이 의존하는 것 같고 양자역학을 뛰어넘을 뚜렷한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자역학을 초월하려는 이론은 어떤 것이든 개념상의 문제와 철학적 난제로 가득할 것이다. 그러나 겉보기와 달리 여기에는 사실 볼 게 아주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는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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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 2025.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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