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만 보이는 살인

D-29
자기가 가지지 못한 것을 시기하며 그걸 완성하고는 부수는 걸 반복한 것일까. 이건 아무것도 아니라면서.
인간 세상은 그래서 너무 기대해도 안 되고 너무 안 기대해도 안 된다. 적당히 하고 따로 가상에 자기 이상향을 구축하는 게 인간 세상에서 최고로 잘사는 비결이다. 그 이상이 종교인 경우가 많은데 그것도 인간 세상에 기반을 둔 거라 너무 기대를 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인간 세상엔 뭘 구축하면 안 된다. 결국 허무하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상은 인간 세상에 기반을 두면 안 된다. 이상이 인간 세상에선 안 통하기 때문이다.
현실은 모르겠지만 소설에서 연쇄살인범은 만만찮은 논리와 철학을 가진 경우가 많다.
잘못된 것이라고 큰 에너지가 있다면 그걸 승화하고 부활시키는 게 낫다.
조직에서 이타심이 있는 자는 죽어서 유전자를 남기지 못한다. 그러나 조직은 강해진다. 자기만 살려고 하는 자는 살아남지만 조직은 무너진다. 그래 자기만 살겠다고 하는 자만 살아남아 세상은 엉망이 된다. 그러나 이상하게 그런 이기주의자만 남는 게 아니라 다시 이타주의가 또 있다.
인간 세상은 내가 어떻게 한다고 변하는 게 아니다. 그냥 그 흐름만 읽어도 다행이다.
과연 총상을 입고 상처가 많고 그러면서 서로 싸우면서 그동안의 사연을 다 말한다는 게 과연 현실에서 가능한가. 그러나 소설이나 영화에선 그런 장면이 많다. 독자는 아무런 의문 없이 그대로 읽어나간다.
지하철 라커에서 살아남아 살던 범인이 인간 세상에서 해방된다며 옥상에서 몸을 날렸다. 이건 작가가 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인간 삶은 다양하고 무조건 살아남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사는 건 그냥 인간의 바람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생각하는 게 세상의 모든 진리는 아니지 않은가. 자연으로 보면 좀 일찍 죽는 것 뿐이다. 자살도.
저격병들은 폼만 잔뜩 잡고 한 것도 결국 아무것도 없다.
법원까지 가는 죄를 지으면 안 된다. 계속 끌려 다녀야 한다. 기득권 인간들이 만들 룰에 얽매여 질질 결국 끌려다니다가 시간 다 낭비하는 것밖에 없다.
지키라며 인간이 만든 게 다 우습다.
현실에선 자기가 가진 것을 실현하며 자기 만족에 빠져 사는 게 최고다. 그건 자기에게 최고의 행복을 선사해 주기 때문이다.
빌런만 마치 질투심이 있다고 하는 것 같은데 인간은 살아 있는 한 질투심을 버릴 수 없다. 그걸 치명적으로 남에게 해를 안 주기만 하면 된다. 그게 사라지면 죽은 것이다. 인간의 본능에 해당하는 감정이다.
나는 골방에서 혼자 있어 글을 많이 읽고 쓰고 생각이 정리가 되는 것이다. 그걸 알아야 한다. 이게 큰 도움이 되는 것이다. 저절로 되는 건 없다.
남은 나와 다르다 다른 동물이 보면 인간은 다 비슷하게 보일 것이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중동인을 한국 사람이 보면 다 비슷하게 생겼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 사람끼리는 확연히 구별된다. 정우성과 강동원을 구별 못 하는 한국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같은 전남(全南)이라도 비슷할 것 같지만 장흥과 고흥은 엄연히 다르다. 청주와 충주도 엄청 다르다. 그런데 외부인은 잘 구별 못 한다. 그 지역민은 “왜 그게 같냐?”라며 답답해할 것이다. 거기에 사는 사람은 그걸 잘 구분하는데, 다른 곳에 사는 사람들은 “거기가 거기 아냐?” 한다. 거기가 거기 아니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 봐선 비슷한 것 같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엄청 차이 난다. 미국에서 이미 정책 폭동(Riot)이 일어나고 큰 산불이 났을 때, 자식이 미국에 살면 걱정되어 부모는 자식에게 전화하는데 대개는 “나는 거기 안 살아서 괜찮아.”하며 걱정 말라고 한다. 물론 부모 걱정 덜어주려고 그러는 것도 있겠지만 실제 아무런 영향도 없는, 많이 떨어진 곳에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좁은 한국에서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자꾸 쏘니까 외국인이 한국 여행을 꺼리는데 정작 한국인은 그냥 무덤덤하다. 일본에서 지진이 일어나고 방사능 위험이 있어 아예 일본 여행을 안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일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생활하고 생선도 잘 먹으며 일상을 유지한다. 요즘 중국인이 무비자로 대거 들어와 대림동에 살면, 무섭지 않냐고 하는데 현지인들은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생활한다. 외부에 사는 사람들이 오히려 혐중(嫌中) 시위하고 호들갑 떨며 그런 난리도 없다. 그걸 보고 있으면 헛웃음만 나온다. “그렇게 할 일들이 없나?” “나, 안 괜찮은 게 아니라 너무 괜찮아. 멀쩡해서 미안해!” 라고 말해주고 싶다. 이렇게 남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같지 않다. 내 생각 미스다. 그들은 내가 아닌 남이기 때문이다. 타인도 나와 같다며 내 마음을 거기에 투영(投影)하면 안 된다. 뭐 눈엔 뭐만 보이는 게 맞는데, 다른 뭐는 그렇게 안 보고 그저 냄새나고 더럽기만 할 뿐이다. 뭐는 킁킁거리며 주위를 맴돌지만 다른 뭐는 그곳을 얼른 피한다. 나는 지금 이심전심, 감정이입(感情移入) 한다고 해도 그 순간에 상대는 다른 심정이고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더 넓게는 세계관이나 인생관도 나와 완전히 다를 수 있다. 나는 지금 기쁨으로 날아갈 것 같지만, 그 순간 남은 슬픔이 그를 짓누를 수 있는 것이다. 겉으로 봐서 친구도 없고 별로 웃지도 않아 불행한 것 같아도, 실제는 사람에 치여 거리를 좀 두는 중이거나 인상은 원래 그래서 그런 것이어서 속은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할 수도 있는 것이다. 남은 나 같지 않다. 서로가 다름을 인정해야 남에 대해 더 너그러울 수 있다. 남도 자기와 같다고 생각하니까 오히려 문제가 생기는 것이고, 남이 잘못됐다며 뜯어고치려 하고 자기 생각을 주입하려고 마구 상처를 입힐 수 있다. 지진이 발생한 일본인에게 거기서 불안해 어떻게 사느냐고 하는데 안 그렇다. 그건 내 생각이다. 자기 기준에서 남을 판단하면 안 된다. 그는 나와 다르다. 내가 틀릴 수 있다. 내 좁은 소견으로 모든 걸 판단하는 건 오만의 소치(所致)이고, 결국 어리석은 짓이다. 남은 나와 다르다는 전제(前提)가 있어야 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존중하게 된다. 남은 나와 다르다 ● 실은 내 생각은 수박 겉핥기에 불과하다. (같은 것 같은데 다르고, 느낌이 그럴 것 같은데 실은 아니다.) ● 남의 속을 들여다보면 내 생각이 틀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 남은 나와 같지 않다고 생각해야 오히려 남과 잘 지낼 수 있다.
인간의 의존 인간은 막다른 골목에서 자기가 의지할 수 있는 곳이 있다는 것을 알면 안심한다. 그게 신일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 가족일 수도 있다. 인간은 자기가 믿는 것에 의존한다. 그건 자기가 만드는 게 아니라 저절로 우연히 주어지는 게 대부분이다. 이게 인간의 한계다. 이렇게 무의식적으로 의존하게 되는 것은 저절로 생긴 것인데, 그러니 자기에게 주어진 이런 행운에 대해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건 운이 좋아 자기에게 주어진 것이지 자기 의지로 만든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 세상에 이상을 구축하면 후회가 따른다 인간 세상에선 너무 기대해도 안 되고 너무 안 기대해도 안 된다. 거기선 적당히 하고, 따로 가상(假想)에 자기 이상향을 구축하는 게 인간 세상에서 최고로 잘사는 비결이다. 그 양쪽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서로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것이다. 그 이상이 종교인 경우가 많은데, 그것도 인간 세상에 기반을 둔 거라 너무 기대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인간의 본질이 모순이고 부조리이기 때문에 인간 세상에서의 그 이상도 그 속성을 따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 인간 세상에 이상을 구축하면 안 된다. 결국 자기 속에서 허무하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이상은 인간 세상에 기반을 둬선 안 된다. 이상이 인간 세상에선 안 통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기가 생각하는 이상(理想)은 인간 세상과 떨어진 곳에 지어야 한다. 서로 떨어져서 채우는 게 낫다.
다수 인간의 생각이 진리일까 인간 삶은 다양하고 무조건 살아남는 것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사는 건 그냥 인간만의 바람일지도 모른다. 인간이 생각하는 게 세상의 모든 진리는 아니지 않은가. 그건 인간만의 시각과 관점일 수 있다. 자연으로 보면 좀 일찍 죽는 것뿐이다. 자살 같은 거.
현실의 행복 현실에선 자기가 가진 것을 실현하며 자기만족에 빠져 사는 게 최고다. 그건 자기에게 최고의 행복을 선사해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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