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이나 지금이나 자신이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대상을 공격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방을 도덕적으로 불결하고 추잡하다고 비난하는 건가 봐요. 고국에서 멀리 떨어진 타지라는 이유로 자신들의 욕망을 절제하지 않았던 백인 남성들이 문제의 원인을 다른 쪽으로 돌리는 게 웃기기도 하면서도 설마 저렇게 진짜로 믿었을까 궁금해지네요.
노예제, 아프리카, 흑인문화를 따라 - 04.아이티 혁명사, 로런트 듀보이스
D-29

은화

은화
“ 그러나 레몽 의 지적처럼, 자유유색인 여성들이 백인들과 결혼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에게 몸을 팔"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인종주의 법률 때문이었다. 일부 자유유색인 여성들은 "직업적인 관리인이자 개인적인 동반자"의 역할을 겸하는 매니저라는 호칭을 취함으로써 백인 남성과 관계를 공식화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많은 백인 이주민들이 식민지에서 사업상의 사회적 관계를 만들고 그 사업을 관리하기 위해서 매니저에게 의지했다. ”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p.118, 로런트 듀보이스 지음, 박윤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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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 집세가 안 든다는 건, 우정인 관계에 성적인 요소를 더할 수 있는 상당히 좋은 동기다. (중략) 이것이 화폐로서의 섹스다. 갓 사귀기 시작한 사람과 함께 살면서 생활비를 줄이는 것은 성적이라기보다는 실용적이다. 당신이 다투지 않고 지낼 수 있는 사람을 알게 되었는데 그 사람과 같이 있는 것이 즐겁다면, 그리고 적어도 한두 달은 그러한 관계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면, 그 사람과 함께 사는 것은 당연히 말이 된다.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부끄러워해서도 안 된다. ”
『핸드 투 마우스 - 부자 나라 미국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빈민 여성 생존기』 p.145, 린다 티라도 지음, 김민수 옮김

핸드 투 마우스 - 부자 나라 미국에서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빈민 여성 생존기미국 저임금 노동자 린다 티라도가 가난한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기록한 책이다. 그는 가난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비참하고 많은 것들을 포기해야 하는지, 부자들이 바라보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거친 말로 분노를 쏟아내는 동시에 익살스러운 유머로 풍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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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자유유색인 여성들이 백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그들과 관계를 맺은 이유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 이전에 가난에 대한 책에서 읽었던 문장이 떠올랐어요. <핸드 투 마우스>는 미국에서 소득수준이 하위 30%인 워킹푸어로 살아가던 여성 '린다 티라도'가 본인이 겪은 가난에 대한 생각과 실화를 담은 에세이에요.
린다는 워킹푸어이지만 젊었을 때는 잠깐 대학에도 다녔을 정도로 일반적인 지적수준이나 교양, 사고와 의식이 우리들과 같은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집에 연달아 악재가 닥치면서 삶이 점점 버거워지다가 하층계급으로 전락하게 되었고요. 이 책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 특정한 행동을 왜 하는지, 왜 가난한 사람이 계속 가난할 수밖에 없는지를 일상과 직업의 체험과 연관지어 설명해주는데 읽기 쉬우면서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영역이라 집중하며 읽었습니다.
책에서는 하층계급에게 성생활이 어떤 의미인지도 설명하는 부분이 나옵니다. 저자는 책 문장처럼 가난한 약자의 입장에서는 상대편이 원하는 바가 있는데 그걸 충족시켜주는 대가로 한동안 생활비와 주거, 식사의 문제를 해결하면서도 즐겁게 살 수 있다면 다른 남자를 만나는 게 매우 좋은 기회라고 설명해요.
왠지 그 당시 생도맹그의 자유유색인 여성들도 완전히 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입장이지 않을까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국가와 정부가 자유유색인의 진출을 법으로서 교묘히 가로막고 제한한다면 사회 구성원 입장에서는 자신의 생존을 위해 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하려는 게 당연하니까요. 오히려 그런 자유유색인 여성들을 통해 도움을 얻는 남성들도 있었다는 걸 생각해보면 백인 남성들이 유색인 여성들을 보고 문란하다고 하는 비난이 참 야비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은화
“ 생도맹그 대표단의 경고와 노예제 폐지론자들의 반응은 전쟁을 시작하는 전초전이었는데, 이 전쟁의 전장은 파리와 보르도에서부터 생도맹그의 평원까지 펼쳐지게 될 터였다. 이는 혁명의 의미를 둘러싼 전쟁이었다. 갱생된 프랑스의 법률이 모국뿐 아니라 식민지에도 적용되는지에 대한, 다시 말해서 권리가 보편적인 것인가 하는 바로 그 문제에 관한 전쟁이었다. ”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p.128, 로런트 듀보이스 지음, 박윤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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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생도맹그의 백인들은 분주하게 자기들의 혁명을 수행하면서, 자신들의 세계를 뒤엎을 수 있는 한층 더 급진적인 또 다른 혁명의 가능성에는 격렬하게 반응했다.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131쪽, 로런트 듀보이스 지음, 박윤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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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팔
“ 식민지위원회는 자유유색인 문제에 관해 분명한 훈령을 제시하지 않음으로써 국민의회에서 정쟁을 피했다. 국민의회는 농장주들이 “훈령의 불명확함을 이용”해서 “자신이 감히 거절하지 못한” 자유유색인의 요구를 거부하기를 바랐다. 이는 냉소적이고 비겁한 정치적 타협이었는데, 그 속에서 잔인한 전쟁의 씨앗이 싹트고 있었다. 국민의회는 자유유색인을 포기했고, 그들을 식민지에서 “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이제부터는 생도맹그에서 모든 것이 결정될 것이다.” ”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141쪽, 로런트 듀보이스 지음, 박윤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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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저도 이 문장이 기억에 남아서 따로 수집을 해뒀어요. 백인과 자유유색인, 아프리카계 주민들 사이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대립을 보면 아이티는 결국 어느 쪽에서 어떤 식으로든 혁명이 일어날 위치였다는 게 점점 확실해 보입니다. 역사의 결과를 다 볼 수 있는 현시대의 입장에서는 백인 지주들이 매번 손해가 될 결정만 내리는 모습이 어이없어 보이지만 그 당시의 백인들은 필요성을 못 느꼈으니 저렇게 행동했겠죠?
또한 법조문이 모호하고 포괄적이면 그 해석의 차이로 인해 사회혼란이 발생하고, 반대로 너무 구체적이고 확정적이면 무수한 예외들에 적용할 수 없는 문제를 보면서 법을 준수하는 것 못지 않게 어떻게 정의하고 제정할 것인가도 중요하다는걸 느꼈습니다.

향팔
훈령의 문장을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제시함으로써,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고 은근히 원하는 바를 이루려고 한 국민의회의 행태가 눈에 띄었어요.

은화
“ 그들은 농장에 있는 모든 설탕 제조 시설을 때려 부쉈다. 사실 그 지방 전역에서 반란자들은 사탕수수밭뿐 아니라 설탕 제조에 필요한 분쇄기와 갖가지 도구, 장비, 저장고, 노예막사 등 그들이 노예제 아래서 살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물건과 노예제의 착취 도구들을 모조리 파괴했다. ”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p.155~156, 로런트 듀보이스 지음, 박윤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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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사람들은 자기 하인에게 피살될까 봐 두려워했다.”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p.156~157, 로런트 듀보이스 지음, 박윤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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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평이하고 건조하지만 노예를 부리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반란과 봉기의 두려움과 공포를 가 장 압축하여 담아낸 문장 같네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자신에게 고개 숙이고 명령에 군말 없이 복종하며 어떤 내색도 하지 않던 하수인들이 이제는 언제 자신을 어떤 방법으로 죽이거나 협박할지 두려워 해야 했으니까요. 지배계급 입장에서는 섬 인구의 90%나 되는 구성원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니 말 그대로 사방이 자신들을 노려보고 위협하는 것처럼 느껴졌겠죠.

은화
그들 주변의 모든 것이 불타버린 세계에 매달리고자 했던 백인 농장주들은 충성스런 노예들의 이야기에서 위안을 찾고, 다시금 옛날처럼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덧없는 희망을 품었다.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p.181, 로런트 듀보이스 지음, 박윤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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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MAN
참여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은화
안녕하세요! 현재 일정에 맞춰 진행중이긴하나 편하신 읽는 속도로 책을 읽으시고 인상깊은 문장이나 내용을 자유롭게 적어주시면 됩니다.
저 외에도 다른 참가자 분들도 중간중간 글을 올리기 때문에 보시면서 의견이나 생각을 적으셔도 되고요. 일정은 임의로 나눈 것이기 때문에 부담은 안가지셔도 됩니다.
만일 책의 주제나 내용과 관련하여 다른 작품이나 정보를 공유하고 얘기하고 싶으시면 책 제목이나 사이트 링크를 적어주셔도 되세요.

은화
“ 폭도들에 복수하고, 주인과의 관계를 뒤집고, 처음으로 자기들이 가진 힘의 한계를 경험하면서 느꼈음에 틀림없는 그 어떤 벅찬 기분을 우리는 그저 짐작만 할 따름이다. 또한 가족과 함께 농장에 남을지 아니면 반란자들을 따라갈지, 잔혹한 처형으로 끝날지도 모르는 폭동에 가담할지 아니면 전쟁의 와중에서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할지, 보상을 기대하면서 주인을 섬길지 아니면 불확실한 자유를 위해서 싸울지를 놓고 많은 이들이 경험했을 갈등과 고민을 우리는 상상만 할 수 있을 뿐이다. ”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P.182, 로런트 듀보이스 지음, 박윤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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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한 저명한 농장주는 영국 수상 윌리엄 피트에게 편지를 보내 영국의 생도맹그 점령을 요청했다. 그는 그것이 노예제를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P.188, 로런트 듀보이스 지음, 박윤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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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전쟁 중인 양측 모두 자신들을 위해 싸울 노예들을 더 많이 징집했다. 그들은 전쟁만 끝나면 노예제가 재건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기대한 것은 너무나 큰 착각이었다.
『아이티 혁명사 - 식민지 독립전쟁과 노예해방』 P.195, 로런트 듀보이스 지음, 박윤덕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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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화
백인들과 자유유색인 모두에게 노예들이 병력자원이자 도구로써 휘둘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섬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예들의 힘을 빌리지 않고는 어느 누구도 자신들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는 얘기로도 이해가 되었습니다. 자신들이 노예를 통제하며 권력과 혜택을 수호하고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사실은 노예들의 등에 업힌 채 목표에서 점점 멀어지는 모습이네요.
백인과 자유유색인이 서로 물어뜯는 사이 노예들은 지배계층의 무력함을 깨닫고, 그들의 방식을 배움으로써 오히려 자유에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는 게 역설적입니다.

향팔
말씀하신 내용과 관련해서 이 대목도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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