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10월, 금각사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2-1. 어떤 점이 인상 깊으셨나요?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들려 주세요. 책 내용과 상관은 없지만 연관되어 떠오른 다른 생각들도 좋습니다.
마조, 남천, 조주의 사상을 이어 받은 임제종에 대한 언급, 남천과 조주의 선문답과 가시와기의 선문답 같은 대화의 교차, 일본 선불교의 분위기를 드러내려는 것과 같은 꽃꽂이 장면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미리 깔린 이러한 상황들이 금각으로 표상되는 궁극의 무엇과 주인공의 생과 미에 대한 관념과 어떻게 연관이 될지 아직 종잡을 수 없으나 흥미로운 지점들이 있습니다.
예정보다 좀 일찍 독서를 마쳤습니다. 책의 모티브는알고 읽어 나가고 있었기에 미조구치에게 어린 시절부터 각인되어 온 금각과 미의 관념, 쓰루가와와 가시와기로 대표되는 세계의 대립, 가시와기를 통해 드러내어지는 남천과 조주의 가르침 등이 점차 어떻게 얽히고 마무리될지 궁금하였습니다. 읽는 동안, 인간 실격, 데미안, 가마 등의 작품이 떠오르기도 하였습니다. 옮긴이의 글을 읽은 후에도 여전히 의문이 남는 지점들도 있으나 전반적으로 제게는 오랜 만에 일본 문학을 접하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6장까지 읽었습니다. 에로스와 타나토스 사이에서 방황하는 주인공의 혼란이 헤르만 헷세의 <유리알 유희> 등을 떠올리게 하네요 ^^
유리알 유희예술가로서, 또 지식인으로서의 고뇌와 성찰을 모두 쏟아부은 헤르만 헤세의 미래소설이다. 『유리알 유희』는 추상화된 구조와 상징을 통해 인류가 지향해야 할 정신적인 가치, 보편적인 가치를 훼손되지 않은 채 보존하려는 열망과 노력의 결실이다.
싯다르타헤르만 헤세의 1922년 작품으로 싯다르타(부처)의 생애를 소설화 했다. 동서양의 세계관,종교관을 자기 체험 속에 융화시킨 작품으로, 내면으로의 길을 지향하는 작가의 영혼이 투영되어 있다.
화제로 지정된 대화
2-2.마음에 남은 문장을 적어주세요.(댓글창 아래 있는 문장수집 기능을 이용해 주시면 더욱 좋습니다.)
우스꽝스러운 모습의 사내는, 잘못하여 자신이 비극적으로 보이는 것을 현명하게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거든. 만일 비극적으로 보이게 되면, 사람들이 절대로 자신에게 안심하고 접근할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야. 자신을 비참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타인의 영혼을 위해서 중요하지. 그러니까 나는 간단히 말해버렸지. '사랑하지 않아'라고.
금각사 (무선) pp.102-103 ,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원래 존재의 불안이란, 자신이 충분히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치스러운 불만에서 생겨나는 게 아닐까?
금각사 (무선) 106,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지옥은, 낮에도 밤에도, 언제 어느 곳이건, 마음내키는 대로 나타나는 모양이었다.
금각사 (무선) p.126 ,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삶이 우리들에게 잠시 동안 보여주는 순간적인 미는, 이러한 독소 앞에서는 맥도 못 춘다. 그것은 순식간에 붕괴되고 멸망하여, 삶 그 자체까지도 멸망의 퇴색한 빛 아래 노출시키고 마는 것이다.
금각사 (무선) p.134,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하지만 '알게 모르게'라는 문학적 표현을 쓰면 안 되겠지. 나는 모두 알고 있었거든. 지옥의 특색은 구석구석까지 명료하게 보인다는 점이지. 그것도 암흑 속에서!
금각사 (무선) p148,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그렇겠지. 너는 동정이로군. 전혀 아름다운 동정이 아니야. 여자에게도 인기가 없고, 몸 파는 여자를 살 용기도 없지. 그것뿐이지. 하지만 네가 동정끼리 어울리겠다는 생각으로 나와 사귀겠다면 잘못 생각한 거야. 내가 어떻게 해서 동정에서 벗어났는지 이야기해줄까?”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나는 산노미야 시에 있는 선사(禪寺)의 자식으로, 날 때부터 안짱다리였다……. 하지만 내가 이런 식으로 고백을 시작하면, 너는 나를 아무에게나 신상 이야기를 하는 불쌍한 병자라고 생각하겠지만, 누구에게나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야. 내 쪽에서도, 창피한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너를 고백 상대로 여기고 있었어. 왜냐하면 아마도 내가 해온 짓들이 분명히 너에게 가장 가치 있고, 내가 해왔던 대로 한다면 분명히 그것이 너에게 가장 좋은 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지. 종교가는 그런 식으로 신자의 냄새를 맡고, 금주가(禁酒家)는 그런 식으로 동지의 냄새를 맡는다는 사실을 너도 알고 있겠지?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이 세상의 온갖 악몽, 역사상의 온갖 악몽은 그런 식으로 생겨난 거야. 하지만 백일하에 피투성이가 되어 몸부림치는 사람의 모습은 악몽에 뚜렷한 윤곽을 주고 악몽을 물질화해버리지. 악몽은 우리들의 고뇌가 아니라 타인의 격심한 육체적 고통에 불과하게 되지. 하지만 타인의 아픔은 우리들에게는 느껴지지 않거든. 얼마나 다행한 일이냐!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그것은 하나의 행위조차 되지 못했다. 요컨대 그가 암시한 인생이란, 미지(未知)로 가장하여 우리들을 속이고 있는 현실을 무너뜨리고 다시는 조금이라도 미지를 포함하지 못하도록 세계를 청소하기 위한, 위험하고 천박한 연극이었던 것이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다친 데는 괜찮니?” “다친 데라고?”— 가시와기는 비웃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언제 다쳤냐? 응? 너는 어째서 내가 다쳤다고 헛소리를 하냐?” 나는 할 말을 잊고 있었다. 가시와기는 나를 잔뜩 안달하게 만든 다음 사건의 전말을 이야기했다. “그건 연극이야. 그 길에 떨어지는 연습을 여러 차례 해서 정말 뼈라도 부러진 듯이 멋지게 허풍을 떨며 넘어지는 방법을 연구해두었지. 여자가 모르는 척하며 지나치려고 했던 것은 뜻밖이었지만. 하지만 보라구. 이미 여자는 나에게 반하게 됐으니까. 아니 잘못 말했군. 즉 내 안짱다리에 반하게 된 거지. 그 계집애는 직접 내 다리에 요오드팅크를 발라댔다니까.” 그는 바지 자락을 걷어 올리고 엷은 노란색으로 물든 정강이를 보여주었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우아한 무덤이란 초라한 거로군” 하고 가시와기가 말했다. “정치적 권력이나 금력은 멋진 무덤을 남기지. 당당한 무덤을 말이야. 그자들은 생전에 전혀 상상력이 없었으니까 무덤도 자연히 상상력의 여지가 없는 자가 세우게 되지. 하지만 우아한 쪽은 자타의 상상력에만 의지하며 살았으니까, 무덤도 이런, 상상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는 게 남게 되지. 이쪽이 나는 비참하다고 생각해. 사후에도 계속해서 남의 상상력에 의존해야만 하니까.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불교고 나발이고 없어. 우아함, 문화, 인간이 생각하는 미적인 것, 그러한 모든 것들의 실상은 삭막하고 무기적인 거야. 용안사(龍安寺)는 아니지만, 돌멩이에 불과하지. 철학, 이것도 돌멩이, 예술, 이것도 돌멩이야. 그리고 인간의 유기적인 관심이래야, 한심하게도 정치뿐이지. 인간은 모름지기 자기 모독적인 생물이니까.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전쟁의 막바지, 전쟁의 끝에서 이방인이 된 미조구치를 통해 시대를 보여준다. 전쟁은 끝났지만 그가 가져온 트라우마는 벗어나기 힘들다. 그들의 삶을 아름다운 풍경을 설명하는 속에서 잠깐씩 등장해서 극복하기 위해노력하지만 문득 문득 떠오르는 것까지는 막을수없는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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