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10월, 금각사

D-29
나는 애매하게 웃었다. 난방이 되지 않은 절간의 심야, 싸늘한 무릎, 우뚝 서 있는 낡고 굵은 기둥들이 소곤소곤 이야기하고 있는 우리들을 에워싸고 있었다. … 결백한 내가 보내게 될 순결한 침묵의 나날을, 즉 결코 참회의 필요가 없는 나날을 완전히 모방할 수 있다. 아니, 모방하면 되는 것이다. … 노사는 내가 느꼈던 핵심, 그 감미로움의 핵심을 알고 있었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그는 햇빛 아래에서 혼자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한 인상이 가슴에 와닿았다. 봄날의 햇빛과 꽃 속에서, 내가 느끼는 부끄러움과 어색함을 그는 지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그 모습을 봐도 알 수 있었다. 그는 주장하고 있는 그림자, 아니 존재하고 있는 그림자 그 자체였다. 햇빛은 그의 단단한 피부에 스며들지 못함에 틀림없었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아직 4분의 1 정도밖에 못 읽었지만 정말 재미있네요. 이런 작품인 줄 몰랐습니다.
엇 아직 안 보셨었군요?! 작가님 취저라고 생각합니다!
취저 맞는 거 같습니다! ^^
그때 금각이 나타났다. 위엄으로 가득한, 우울하고 섬세한 건축, 벗겨진 금박을 여기저기에 남긴 호사(豪奢)의 주검 같은 건축. 가까운가 싶으면 멀고, 친하면서도 소원하고 불가사의한 거리에 언제나 선명하게 솟아 있는 그 금각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은 나와 내가 지향하는 인생 사이를 가로막고 서서 처음에는 미세화(微細畫)처럼 조그맣던 것이 점차로 커지면서, 그 정교하고 치밀한 모형 속에 거의 전 세계를 감쌀 듯한 거대한 금각의 대응이 보였듯이, 나를 둘러싼 세계의 구석구석까지 메우고 이 세계의 치수를 꽉 채울 정도가 됐다. 웅장한 음악처럼 세계를 채우고, 그 음악만으로 세계의 의미를 충족시켰다. 때로는 그토록 나를 소외시키고 나의 외부에 우뚝 서 있는 것처럼 여겨지던 금각이, 지금 완전히 나를 감싸 그 구조의 내부에 내 자리를 허용하고 있었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금각사의 절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람 간의 서사, 관련된 자연 묘사에 흥미롭게 읽다가 성적 얘기가 나오는 부분에 살짝 졸다가 다시 재미붙였어요ㅋㅋㅋ 주인공의 이런저런 생각의 흐름에 따라가는게 흥미돋고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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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각사> 10월 3주차 (7장, 8장, 9장) ■■■■ ●함께 읽기 기간: 10월 15일(수) ~ 10월 21일(화) 청명한 하늘과 눈부신 햇살, 어느덧 가을이 완연합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문득 소설 속 금각의 모습이 현실처럼 아른거리는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소설의 절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이번 주에는 7, 8, 9장을 읽으며 파국으로 치닫는 미조구치의 광기를 목격하게 됩니다. 전쟁이 끝났음에도 금각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고, 이는 미조구치에게 깊은 절망감을 안겨줍니다. '인식'만으로는 세계를 변혁할 수 없음을 깨달은 그는 마침내 금각과 자신을 갈라놓는 현실 세계에 직접적인 '행위'를 가하기로 결심합니다. 그의 불안과 망상이 어떤 구체적인 계획으로 이어지는지, 이번 주는 그 심리적 궤적을 섬세하게 따라가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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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어떤 점이 인상 깊으셨나요?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들려 주세요. 책 내용과 상관은 없지만 연관되어 떠오른 다른 생각들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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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는 것에, 우리들은 갑자기 부딪히는 것이 아니다. 훗날 사형을 당하게 되는 사내는 평소에 다니던 길의 전봇대나 건널목에서도, 끊임없이 사형대의 환상을 보기 때문에 그 환상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금각사 (무선) P.165,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나에게 무엇이건 인간적인 감정이 있다면, 그것에 대응하는 감정을 상대방에게 기대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사랑이건 미움이건.
금각사 (무선) P.175,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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