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10월, 금각사

D-29
엇 아직 안 보셨었군요?! 작가님 취저라고 생각합니다!
취저 맞는 거 같습니다! ^^
그때 금각이 나타났다. 위엄으로 가득한, 우울하고 섬세한 건축, 벗겨진 금박을 여기저기에 남긴 호사(豪奢)의 주검 같은 건축. 가까운가 싶으면 멀고, 친하면서도 소원하고 불가사의한 거리에 언제나 선명하게 솟아 있는 그 금각이 나타난 것이다. 그것은 나와 내가 지향하는 인생 사이를 가로막고 서서 처음에는 미세화(微細畫)처럼 조그맣던 것이 점차로 커지면서, 그 정교하고 치밀한 모형 속에 거의 전 세계를 감쌀 듯한 거대한 금각의 대응이 보였듯이, 나를 둘러싼 세계의 구석구석까지 메우고 이 세계의 치수를 꽉 채울 정도가 됐다. 웅장한 음악처럼 세계를 채우고, 그 음악만으로 세계의 의미를 충족시켰다. 때로는 그토록 나를 소외시키고 나의 외부에 우뚝 서 있는 것처럼 여겨지던 금각이, 지금 완전히 나를 감싸 그 구조의 내부에 내 자리를 허용하고 있었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금각사의 절에서 일어나는 일과 사람 간의 서사, 관련된 자연 묘사에 흥미롭게 읽다가 성적 얘기가 나오는 부분에 살짝 졸다가 다시 재미붙였어요ㅋㅋㅋ 주인공의 이런저런 생각의 흐름에 따라가는게 흥미돋고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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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각사> 10월 3주차 (7장, 8장, 9장) ■■■■ ●함께 읽기 기간: 10월 15일(수) ~ 10월 21일(화) 청명한 하늘과 눈부신 햇살, 어느덧 가을이 완연합니다.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문득 소설 속 금각의 모습이 현실처럼 아른거리는 것 같습니다. 이제 우리는 소설의 절정을 향해 달려갑니다. 이번 주에는 7, 8, 9장을 읽으며 파국으로 치닫는 미조구치의 광기를 목격하게 됩니다. 전쟁이 끝났음에도 금각은 여전히 그 자리에 서 있고, 이는 미조구치에게 깊은 절망감을 안겨줍니다. '인식'만으로는 세계를 변혁할 수 없음을 깨달은 그는 마침내 금각과 자신을 갈라놓는 현실 세계에 직접적인 '행위'를 가하기로 결심합니다. 그의 불안과 망상이 어떤 구체적인 계획으로 이어지는지, 이번 주는 그 심리적 궤적을 섬세하게 따라가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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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어떤 점이 인상 깊으셨나요? 여러분의 생각을 자유롭게 들려 주세요. 책 내용과 상관은 없지만 연관되어 떠오른 다른 생각들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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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라는 것에, 우리들은 갑자기 부딪히는 것이 아니다. 훗날 사형을 당하게 되는 사내는 평소에 다니던 길의 전봇대나 건널목에서도, 끊임없이 사형대의 환상을 보기 때문에 그 환상에 익숙해져 있을 것이다.
금각사 (무선) P.165,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나에게 무엇이건 인간적인 감정이 있다면, 그것에 대응하는 감정을 상대방에게 기대하면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사랑이건 미움이건.
금각사 (무선) P.175,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어머니를 추악하게 만드는 것은... ... 그것은 희망이었다. 습기 찬 담홍색의, 끊임없이 가려움을 느끼게 하는, 이 세상의 그 무엇에도 뒤지지 않는, 더러운 피부에 번진 완고한 옴과도 같은 희망, 불치의 희망이었다.
금각사 (무선) P.210,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어떤 것이든, 종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용서할 수 있게 된다. 그 종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눈을 내 것으로 만들고, 또한 그 종말을 부여하는 결단이 내 손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 자유의 근거였다.
금각사 (무선) P.211,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나았다! 신기하지? 아플 때 당신이 그렇게 해주면 언제나 통증이 멈추거든.” 그러고는 여자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아 들어올렸다. 머리를 잡힌 여자는 충실한 개와 같은 표정으로 가시와기를 올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구름 낀 날의 하얀 광선을 받아, 이 순간 나에게는 아름다운 그 여자의 얼굴이, 언젠가 가시와기가 이야기한 예순 먹은 노파의 바로 그 얼굴처럼 보였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그토록 오로지 빛을 위해 만들어지고 빛에만 어울리던 그의 육체와 정신이 묘지의 흙에 묻혀서 편안히 잠들리라고 어찌 상상할 수 있겠는가? 그에게는 요절의 징후라곤 조금도 없었고 불안이나 우수(憂愁)와는 태어날 때부터 무관했으며, 죽음과 유사한 요소를 조금도 지니고 있지 않았다. 그의 돌연한 죽음은 그야말로 그러한 요소들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순수한 혈통의 동물은 생명력이 약한 것처럼, 쓰루카와는 삶의 순수한 성분만으로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죽음을 막을 방도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그것과 반대로 저주받을 장수가 약속되어 있는 듯이 여겨졌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마치 저주하듯이 나는 금각을 향해, 난생처음으로 거칠게 외쳤다. “언젠가 반드시 너를 지배할 테다. 두 번 다시 방해하지 못하도록 언젠가는 반드시 너를 내 것으로 만들 테다!” 목소리는 황량하게 심야의 경호지에 메아리쳤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금각이 보였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에 둘러싸여 금각은 한밤중에 꼼짝도 하지 않고, 그러나 결코 잠드는 일도 없이 서 있었다. 마치 밤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그렇다. 나는 잠들어 고요한 절간처럼 금각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사람이 살지 않는 이 건축물은 잠을 잊을 수가 있었다. 그곳에 살고 있는 어둠은 인간적인 법칙이 완전히 면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영원의, 절대적인 금각이 출현하여 내 눈이 그 금각의 눈으로 변할 때 세계는 이처럼 변모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변모한 세계에서는 금각만이 형태를 유지하고 미를 점유하며 그 밖의 것들은 흙먼지로 만들어버린다는 사실을 이 이상 장황하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이전에 금각의 정원에서 창녀를 밟은 이후로, 또한 쓰루카와가 급사한 이후로 내 마음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과연 악은 가능할까?’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내 주위의 모든 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내 주위의 것들이 뿜어내는 무력한 냄새로부터……. 노사도 무력해. 아주 무력하지. 그것도 알았어.” “금각한테서도?” “그래. 금각한테서도.” “금각도 무력한가?” “금각은 무력하지 않아. 결코 무력하지 않아. 하지만 모든 무력의 근원이지.”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모름지기 생명이 있는 것들은 금각처럼 엄밀한 일회성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인간은 자연의 온갖 속성의 일부를 담당하여,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것을 전파하고 번식시키는 존재에 불과했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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