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머니를 추악하게 만드는 것은... ... 그것은 희망이었다. 습기 찬 담홍색의, 끊임없이 가려움을 느끼게 하는, 이 세상의 그 무엇에도 뒤지지 않는, 더러운 피부에 번진 완고한 옴과도 같은 희망, 불치의 희망이었다. ”
『금각사 (무선)』 P.210,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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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주
“ 어떤 것이든, 종말의 입장에서 바라보면 용서할 수 있게 된다. 그 종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눈을 내 것으로 만들고, 또한 그 종말을 부여하는 결단이 내 손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 자유의 근거였다. ”
『금각사 (무선)』 P.211,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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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 “나았다! 신기하지? 아플 때 당신이 그렇게 해주면 언제나 통증이 멈추거든.”
그러고는 여자의 머리를 양손으로 잡아 들어올렸다. 머리를 잡힌 여자는 충실한 개와 같은 표정으로 가시와기를 올려다보며 미소 지었다. 구름 낀 날의 하얀 광선을 받아, 이 순간 나에게는 아름다운 그 여자의 얼굴이, 언젠가 가시와기가 이야기한 예순 먹은 노파의 바로 그 얼굴처 럼 보였다 ”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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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 그토록 오로지 빛을 위해 만들어지고 빛에만 어울리던 그의 육체와 정신이 묘지의 흙에 묻혀서 편안히 잠들리라고 어찌 상상할 수 있겠는가? 그에게는 요절의 징후라곤 조금도 없었고 불안이나 우수(憂愁)와는 태어날 때부터 무관했으며, 죽음과 유사한 요소를 조금도 지니고 있지 않았다. 그의 돌연한 죽음은 그야말로 그러한 요소들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순수한 혈통의 동물은 생명력이 약한 것처럼, 쓰루카와는 삶의 순수한 성분만으로 만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죽음을 막을 방도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에게는 그것과 반대로 저주받을 장수가 약속되어 있는 듯이 여겨졌다. ”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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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 마치 저주하듯이 나는 금각을 향해, 난생처음으로 거칠게 외쳤다.
“언젠가 반드시 너를 지배할 테다. 두 번 다시 방해하지 못하도록 언젠가는 반드시 너를 내 것으로 만들 테다!”
목소리는 황량하게 심야의 경호지에 메아리쳤다. ”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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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 금각이 보였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에 둘러싸여 금각은 한밤중에 꼼짝도 하지 않고, 그러나 결코 잠드는 일도 없이 서 있었다. 마치 밤을 지키는 파수꾼처럼……. 그렇다. 나는 잠들어 고요한 절간처럼 금각이 잠들어 있는 모습을 본 적이 없다. 사람이 살지 않는 이 건축물은 잠을 잊을 수가 있었다. 그곳에 살고 있는 어둠은 인간적인 법칙이 완전히 면제되어 있었던 것이다. ”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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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 영원의, 절대적인 금각이 출현하여 내 눈이 그 금각의 눈으로 변할 때 세계는 이처럼 변모한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변모한 세계에서는 금각만이 형태를 유지하고 미를 점유하며 그 밖의 것들은 흙먼지로 만들어버린다는 사실을 이 이상 장황하게 설명하지는 않겠다. 이전에 금각의 정원에서 창녀를 밟은 이후로, 또한 쓰루카와가 급사한 이후로 내 마음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되풀이했다.
‘과연 악은 가능할까?’ ”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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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 내 주위의 모든 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내 주위의 것들이 뿜어내는 무력한 냄새로부터……. 노사도 무력해. 아주 무력하지. 그것도 알았어.”
“금각한테서도?”
“그래. 금각한테서도.”
“금각도 무력한가?”
“금각은 무력하지 않아. 결코 무력하지 않아. 하지만 모든 무력의 근원이지.” ”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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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별85
“ 모름지기 생명이 있는 것들은 금각처럼 엄밀한 일회성을 지니고 있지 않았다. 인간은 자연의 온갖 속성의 일부를 담당하여,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것을 전파하고 번식시키는 존재에 불과했다. ”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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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맥주
장맥주
장맥주
소리없이
보다 해 학에 넘치고 대담하며 활달한 선승다운 선승이었다면, 이토록 저속한 질책을 도제에게 퍼붓지는 않았으리라.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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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 금각은 바람이 요란스러운 달밤 아래에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암울한 균형을 유지한 채로 우뚝 서 있었다. 즐비하게 늘어선 가느다란 기둥이 달빛을 받을 때면 그것이 가야금의 현처럼 느껴져서, 금각이 거대하고 괴이한 악기처럼 보이는 때가 있다. 달의 높낮이에 의해 그렇게 보이는 것인데, 오늘 밤이 바로 그랬다. 하지만 바람은 결코 울리지 않는 가야금의 현 사이를 헛되이 스치며 지나갔다. ”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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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 나는 풀잎의 뾰족한 끝부분에 관해 오랫동안 생각한 적도 있다. 생각한 적이 있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 기묘하고 사소한 생각은 결코 지속되는 일이 없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모를 나의 감각 위에 음악의 후렴처럼 집요하게 나타났던 것이다. 어째서 이 풀잎의 끝이 이처럼 날카로운 예각을 이루어야만 하는가? 만약 둔각이라면 풀이 종별은 사라지고 자연은 그 일각으로부터 붕괴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일까? 자연의 톱니 바퀴 중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떼어내면 자연 전체를 전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러한 방법을 나는 부질없이 이것저것 생각하곤 했다. ”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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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나는 나의 사상에 사회의 지원을 기대할 마음은 없었다. … 이해되지 못한다는 것이 나의 존재 이유였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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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 그것은 그야말로 우라니혼의 바다였다! 나의 모든 불행과 어두운 사상의 원천, 나의 모든 추악함과 힘의 원천이었다. … 어두운 바다 위에 층층이 쌓인 구름은 중량감과 섬세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 그러나 이 황량한 자연은 봄날 오후의 잔디밭보다도 한결 내 마음을 끌었고 내 존재와 친밀했다. 이곳은 나에게는 흡족했다. ”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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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없이
그 교육의 효과는 각별하겠지. 그 덕분에 사람들은 유추에 의한 불멸이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리라.
[비채/책증정] 신년맞이 벽돌책 격파! 요 네스뵈 《킹덤》 + 《킹덤 Ⅱ: 오스의 왕》<서리북 클럽> 세 번째_편집자와 함께 읽는 서리북 겨울호(20호) 누가 여성을 두려워하랴[도서증정-고전 읽기] 조지 엘리엇의 『고장 난 영혼』[📚수북탐독] 10. 블랙 먼데이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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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관해 깊이 생각해 봅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책 나 눔] 송강원 에세이 <수월한 농담> 혼자 펼치기 어렵다면 함께 읽어요! 죽음을 사색하는 책 읽기 1[삶의 길. 그 종착역에 대한 질문]
ㅡ'사람은 어떻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그믐 앤솔러지 클럽에서 읽고 있습니다
[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그믐앤솔러지클럽] 2. [책증정] 6인 6색 신개념 고전 호러 『귀신새 우는 소리』[그믐앤솔러지클럽] 1. [책증정] 무모하고 맹렬한 처음 이야기, 『처음이라는 도파민』[그믐미술클럽 혹은 앤솔러지클럽_베타 버전] [책증정] 마티스와 스릴러의 결합이라니?!
듣고 이야기했어요
[밀리의서재로 듣기]오디오북 수요일엔 기타학원[그믐밤] 29. 소리 산책 <나는 앞으로 몇 번의 보름달을 볼 수 있을까>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
매달 다른 시인의 릴레이가 어느덧 12달을 채웠어요.
[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 12월] '오늘부터 일일'[날 수를 세는 책 읽기ㅡ11월] '물끄러미'
〔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수북탐독]9. 버드캐칭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8. 쇼는 없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기(첫 시즌 마지막 모임!)[📕수북탐독] 7. 이 별이 마음에 들⭐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수북탐독] 6. 열광금지 에바로드⭐수림문학상 수상작 함께 읽어요
책을 직접 번역한 번역가와 함께~
[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꿈꾸는 도서관> <번역가의 인생책> 이평춘 번역가와 『엔도 슈사쿠 단편선집』 함께 읽기<번역가의 인생책> 윤석헌 번역가와 [젊은 남자] 함께 읽기[브릭스 북클럽] 류드밀라 울리츠카야 《커다란 초록 천막》 1, 2권 함께 읽기[도서증정][번역가와 함께 읽기] <전차 B의 혼잡>
❄겨울에는 러시아 문학이 제 맛
[문예세계문학선] #01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의 하루> 함께 읽기[그믐밤] 8. 도박사 1탄, 죄와 벌@수북강녕[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독서모임에 이어 북토크까지
[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스토리 수련회 : 첫번째 수련회 <호러의 모든 것> (with 김봉석)[책증정] 저자와 함께 읽기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오프라인북토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요리는 배를 채우고, 책은 영혼을 채운다
[밀리의서재]2026년 요리책 보고 집밥 해먹기[책걸상 함께 읽기] #23.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도서 증정] 소설집『퇴근의 맛』작가와 함께 읽기[책증정][1938 타이완 여행기]
12월 18일 오후 8시 라이브채팅 예정!
독자에게 “위로와 질문”을 동시에 던지는 이희영
[도서 증정] 『안의 크기』의 저자 이희영 작가님,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책 증정] 이희영 장편소설 『BU 케어 보험』 함께 읽어요![선착순 마감 완료] 이희영 작가와 함께 신간 장편소설 《테스터》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