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믐클래식 2025] 10월, 금각사

D-29
보다 해학에 넘치고 대담하며 활달한 선승다운 선승이었다면, 이토록 저속한 질책을 도제에게 퍼붓지는 않았으리라.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금각은 바람이 요란스러운 달밤 아래에 여느 때와 다름없는 암울한 균형을 유지한 채로 우뚝 서 있었다. 즐비하게 늘어선 가느다란 기둥이 달빛을 받을 때면 그것이 가야금의 현처럼 느껴져서, 금각이 거대하고 괴이한 악기처럼 보이는 때가 있다. 달의 높낮이에 의해 그렇게 보이는 것인데, 오늘 밤이 바로 그랬다. 하지만 바람은 결코 울리지 않는 가야금의 현 사이를 헛되이 스치며 지나갔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나는 풀잎의 뾰족한 끝부분에 관해 오랫동안 생각한 적도 있다. 생각한 적이 있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 기묘하고 사소한 생각은 결코 지속되는 일이 없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 모를 나의 감각 위에 음악의 후렴처럼 집요하게 나타났던 것이다. 어째서 이 풀잎의 끝이 이처럼 날카로운 예각을 이루어야만 하는가? 만약 둔각이라면 풀이 종별은 사라지고 자연은 그 일각으로부터 붕괴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일까? 자연의 톱니 바퀴 중에서 아주 작은 부분을 떼어내면 자연 전체를 전복시킬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러한 방법을 나는 부질없이 이것저것 생각하곤 했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나는 나의 사상에 사회의 지원을 기대할 마음은 없었다. … 이해되지 못한다는 것이 나의 존재 이유였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그것은 그야말로 우라니혼의 바다였다! 나의 모든 불행과 어두운 사상의 원천, 나의 모든 추악함과 힘의 원천이었다. … 어두운 바다 위에 층층이 쌓인 구름은 중량감과 섬세함을 동시에 지니고 있었다. … 그러나 이 황량한 자연은 봄날 오후의 잔디밭보다도 한결 내 마음을 끌었고 내 존재와 친밀했다. 이곳은 나에게는 흡족했다.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그 교육의 효과는 각별하겠지. 그 덕분에 사람들은 유추에 의한 불멸이 아무런 의미도 지니지 못한다는 사실을 배우게 되리라.
금각사 (무선)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9장까지 보고 나자 10장을 연이어 안 볼 수가 없어서 ^^;;; 완독해버렸습니다. 해설까지 근 20년...? 만에 다시 본 것 같은데요, 새롭네요. 기억 나는 게 이렇게 없다니. ^^;;;
잔쟁직후의 모습으로 보아서인지 군구주의와 전쟁의 참상을 알게 된 후의 미조구치는 내적 갈등을 걲으면서 광기에 휩싸이는 모습이 예전이나 지금의 참전용사의 모습과 겹쳐보이며 그들을 대하는 우리의 이중적인 잣대를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파문은 수문의 물풀을 밀며 번져나가더니 순식간에 아름답고 정교한 건축을 무너뜨렸다.
금각사 (무선) p69,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늦게 합류했습니다. 아주 오래 전 읽었던 금각사는 그냥 어린 소년의 혼란스러운 성장기로 짧게 기억되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문장이 수려합니다. 천천히 주변 묘사와 심리 표현에 중점을 두고 읽어보려 합니다.
환영합니다!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책 증정] 완독 기대평 쓰고, '코스모스' 받기![그믐앤솔러지클럽] 3. [책증정] 일곱 빛깔로 길어올린 일곱 가지 이야기, 『한강』[도서 증정] 《아버지를 구독해주세요》마케터와 함께 자유롭게 읽어요~!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코스모스> 읽고 미국 현지 NASA 탐방가요!
[인생 과학책] '코스모스'를 완독할 수 있을까?
같은 책, 다른 모임!
[2024 여름_빌게이츠 추천도서] 데이비드 부룩스, 《사람을 안다는 것》 읽기[웅진지식북클럽] 2. <사람을 안다는 것> 함께 읽어요[Re:Fresh] 2.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어요. [그믐밤] 4.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다시 읽기 @국자와주걱[책 증정] 텍스티와 함께 『편지 가게 글월』 함께 읽어요![편지 가게 글월] 서로 꿈을 이야기하며 안부를 전하는 글쓰기를 하고자 합니다.
쉽게 읽히는 환경책들
[그믐클래식 2025] 11월, 침묵의 봄 [책증정] <해냈어요, 멸망> 그믐에서 만나는 가장 편안한 멸망 이야기[그믐북클럽Xsam]19. <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읽고 답해요 [창원 안온] <숨은 시스템> 함께 읽기무룡,한여름의 책읽기ㅡ지구를 위한다는 착각
노벨문학상이 궁금하다면?
[밀리의 서재로 📙 읽기] 31. 사탄탱고[책 증정]2020 노벨문학상, 루이즈 글릭 대표작 <야생 붓꽃>을 함께 읽어요.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 작품 읽기
하드 SF 의 정석
[도서 증정] <탄젠트>(그렉 베어) 편집자, 마케터와 함께 읽어요![함께 읽는 SF소설] 01.별을 위한 시간
사이언스 북스의 책들
[사이언스북스/책 증정]진화의 눈으로 다시 읽는 세계, 『자연스럽다는 말』 함께 읽기 [서평단 모집] 음모론에 사로잡힌 한국 사회에 투여하는 치료제! 『숫자 한국』[책증정] 스티븐 핑커 신간, 『글쓰기의 감각』 읽어 봐요!
책 추천하는 그믐밤
[그믐밤] 41. 2026년, '웰다잉' 프로젝트 책을 함께 추천해요.[그믐밤] 39. 추석 연휴 동안 읽을 책, 읽어야 할 책 이야기해요. [그믐밤] 27. 2025년은 그림책의 해, 그림책 추천하고 이야기해요.
베오의 <마담 보바리>
절제는 감정의 부재가 아니라 투명함을 위한 것 읽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Lego Ergo Sum 플로베르의 스타일에 관한 인용 플로베르의 『마담 보바리』에 나타난 보바리즘의 개념과 구현
내가 사는 '집' 🏠
[책 증정_삼프레스] 모두의 주거 여정 비추는 집 이야기 『스위트 홈』 저자와 함께 읽기[책방연희X그믐] <책 읽다 절교할 뻔> 번외편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 읽기<한국 소설이 좋아서 2>최양선 소설가와의 온라인 대화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독서 모임에서 유튜브 이야기도 할 수 있어요
[팟캐스트/유튜브] 《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같이 듣기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00:00 Intro – 인트로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00:00 ~ 28:12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28:13–53:09AI시대의 다가올 15년,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 53:09-01:26:36
선과 악에 대하여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8.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다산북스/책 증정] 『악은 성실하다』를 저자 & 편집자와 함께 읽어요![밀리의 서재로 📙 읽기] 14. 다윈 영의 악의 기원<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 혼자 읽기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