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녕, 오컬트도 잘합니다. [다문화 혐오]를 다루는 오컬트 호러『제』같이 읽어요🌽

D-29
사방에 사냥감이 풍부했기 때문이었다. 개혁, 개방이라는 세계화의 물결에 아시아계 아이들이 그야말로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오려 하는 중이었다. 아이들은 금세 괴롭힘에 반항하지 않는 다른 아이들을 찾아내 괴롭히기 시작했다. 중국계, 인도계, 베트남계 등 상대적으로 소수인 그들은 머리채를 붙잡힌 채 학교 이곳저곳으로 끌려다니며 불법 체류자, 마약 밀매상, 미국의 암 덩어리라는 말과 함께 침을 맞고, 바닥에 내쳐졌다.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사회를 완전히 무너뜨리지 못할 것이라면 사회에 올라서야 한다는 것이 민경의 생각이었다.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사실 교회는 신을 믿느냐와는 별개로, 민경과 같은 한인 이민자들이 유일하게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장소였다. 학교에서는 멸시를, 일터에서는 차별을, 거리에서는 위협을 받는 그들에게 교회는 피난처였다. 마치 로마 시대 박해를 피해 몰려들었던 초기 그리스도인들처럼 이들은 평일에 받은 상처를 숨기고서 주말마다 교회에 모였다.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이후 한반도에서 전쟁이 났을 때는 ‘그놈들 잘 죽는다’며 웃었던 사람이었다. 하와이에는 일본인과 조선인들이 많았다. 조선인들은 대부분 육체 노동자로 일하고 있었으며 할아버지는 고국으로 돌아가게 해 주겠다면서 그들에게 거짓으로 돈을 받아 챙기고는 몰래 미국 본토로 향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 말했다. “멍청한 것들. 그러니 저리 살지.”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할아버지는 미국인들, 특히나 백인들에게 친절했다. 백인들이 자신을 향해 눈을 찢거나 욕설을 해도 눈살 하나 찌푸리지 않았다. 할아버지는 그들을 향해 90도로 고개를 숙였고, 나 역시 백인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러면 그들은 미소를 지으며 내게 다가와 잘 익은 사과를 하나 건넸다. “꼭 할아버지처럼 되거라.”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어머니와 내가 큰 반응을 보이지 않자 그는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여긴 전부 저 교회 중심으로 돌아가. 사업이든, 교육이든,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도 말이야. 교회가 이 마을 모든 것의 중심이야.”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주님을 믿지 않는 것들은 짐승이지만, 주님을 욕보이는 것들은 사탄입니다.
제 - 지워진 이름들 p78, 김준녕 지음
“학교는 빠져도 교회는 절대 빠지지 마라.”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코트니가 말했다. “마당에서 뭐 하는 거예요?” 희는 코트니를 보고는 놀라 장갑을 벗고 더듬더듬 말하기 시작했다. “나, 한국에서, 왔습니다.” 희는 ‘나’라고 말할 때마다 가슴을 두들겼다. 희의 영어 실력은 정보다는 나았으나 결코 능숙하다 말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모르는 단어가 들릴 때면 미소를 짓고는 상대에게 조심스럽게 그 의미를 물었고, 그 때문에 ‘스마일 희’라는 별명을 얻었다.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눈을 마주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참해지지 않기 위해서였다. 바꿀 수 없는 것에 집착할수록 무력감만 깊어질 뿐이었다. 민경을 비롯한 유학생 출신의 아시아계 친구들 대부분은 바꿀 수 있는 것에만 정신을 집중해야 했다. 다리를 붙잡힌 게가 결국 스스로 다리를 잘라 내고 도망치는 것처럼. 그렇지 않으면 이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본능적으로 아이들을 비롯해 젊은 세대들은 기성세대들의 규칙에 의문을 품었으며, 이 답답한 감옥 같은 마을에서 벗어나고자 했다. 문제는 기성세대들은 변화를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부자가 늘 부자이기를, 석탄 광부들은 사람들이 늘 석탄을 쓰기를, 성직자들은 사람들의 믿음이 변치 않기를 바라듯이 말이다. 이들은 규칙과 배제라는 도구들을 이용하여 젊은이들의 시선을 변화로부터 돌리려 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들 사이를 갈라 놓고 싸움을 붙여야 했다.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그 방법은 수백만 달러의 돈을 쓸 필요도, 사람들 앞에서 목이 터져라 연설을 할 필요도 없었다. 단지 사람들 사이에 단 한 줄의 선을 긋기만 하면 됐다. 눈에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었다. 흑과 백, 남성과 여성 등. 사람들은 무리를 나누고, 시비를 걸고, 싸우고, 상대가 무너지면 고문했다. 이유야 만들어 내면 그만이었다. 키가 작아서, 살이 쪄서, 피부색이 검어서, 노래서, 여자라서, 남자라서, 눈이 찢어져서, 성기가 길어서, 짧아서. 일명 ‘평균’의 사람들이 모든 것을 정했다.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요즘 세상을 보면 작가님의 이 글과 일치해보입니다 예전보다 이런 변화가 나타나는건 왜일까 답답합니다~~ㅜㅜ
그들의 평화는 보이지 않는 이들을 향한 폭력으로 지탱되었다.
제 - 지워진 이름들 p92, 김준녕 지음
“개새끼들. 자기네들도 다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서.” 아버지는 행사란 행사에는 모두 참석하고, 기부를 했으며 교회에 나가 열성적으로 기도했다. 겉으로는 동양인에 대한 좋지 못한 편견을 깨 버리는 것과 동시에 마을 사람들의 눈에 들기 위한 것처럼 보였지만, 실상은 돈을 더 벌기 위해, 그들의 눈을 가리고 땅을 사서 파괴하고 개발하기 위해서였다. 상황이 맞아떨어지며 잘 해결되려는 듯싶었다.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그날 우리에게 내려진 처벌의 이름은 봉사 활동(Community Service)이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일종의 벌이었다. 벌과 봉사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순간, 악은 쉽게 선이 되고 만다. 사람들은 카르마(Karma)라는 일종의 ‘지불’ 개념으로 우리가 지은 죄를 선으로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나는 그 같은 추악함을 뉴욕에서, 캐딜락이나 포르셰 같은 고급 차에 올라탄 이들에게서 느꼈다. 그들은 레스토랑이나 매장에서 명찰에 적혀 있는 이름이 아니라 피부색이나 외적인 특징을 꼽아 직원들을 부르고, 자기들끼리 시끄럽게 건배를 하는 등 무례함을 보이면서도 줄곧 그것들을 팁이란 이름의 물질적인 것으로 대체하려 했다. 마치 도덕적인 굴곡을 돈으로 채워 넣으려 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것은 비단 도시에서만 벌어지는 일이 아니었다. 엔젤타운의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행동했기 때문이다.
제 - 지워진 이름들 김준녕 지음
제가 아주 싫어하는 행동 중에 하나인데 약간의 성의로 자신의 죄가 사라지는 듯 행동하는 사람들은 왜 생길까요?? 이런 사람들을 생성시키는 '사회적 면죄부'가 사라지면 좋겠는데 방법이 없을까요???
둥근 벽을 따라 히에로니무스의 <세속적인 쾌락의 동산> 중 지옥도가 그려져 있었다.
전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쾌락의 정원>을 좋아합니다. 처음 보았을때 15세기때 그려진 그림이라는게 너무 신기했습니다~^^ 세밀화처럼 세세하게 그려져서 스페인 마드리드의 프라도 미술관에서 직접 보고 싶은 바램이 있거든요 작가님은 어떻게 이 화가를 언급하게 되셨는지도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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