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수를 세는 책 읽기- 10월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D-29
새벽엔 손님도 별로 없으니 웬만하면 창가 테이블을 차지할 수 있었다. 붉어진 얼굴을 바람에 식혀가며 맥주잔을 거푸 비웠다.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p52, 임유영 지음
사랑하는 친구들의 행복한 얼굴을 보고 싶다. 친구들이 돌아가면 테이블을 훔치며 쓸쓸하고 싶다.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p54, 임유영 지음
10월 8~10일의 연작시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흰머리가 없는 여자가 부럽고 발뒤꿈치가 건조한 여자, 과자를 뜯을까 생각만 하는 여자는 저 같고 이렇게 다른 점, 닮은 점을 찾아 보는 재미가 있네요. 같은 문장인데오 우울한 여자가 되었다가 행복한 여자가 되기도 한다는 것도요.
과거의 모든 사실과 기억도 꿈결처럼 바람처럼 가벼이 흩어져 사라지면 좋겠다. 그러나 그것들은 오래전 지어진 성벽처럼 언제나 있다.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10월 11일, 과거로 부터, 임유영 지음
10월 16일 익명의 중독자들 이 글을 보고 알았습니다. 핸드백에 술을 넣고 다닌 적이 있냐고 물어본 것은 ㅇㅋㅈㄷ을 판단하는 것이더군요. 그 건조한 체크리스트를 읽으며 일종의 시상을 떠올리는 작가를 보며, 확실히 예술가는 세상을 다르게 보는 법을 아는구나 싶었습니다. 이 책 재미있네요.
10월 13일...그런데 까마귀 발이 왜 3개죠? O.O
ㅋㅋㅋㅋ궁금해서 13일꺼 호다닥 읽어보았습니다 상상의 동물이라고 하더라구욧!ㅎㅎㅎ
아....삼족오 알죠 알죠. 근데 그게 왜 까마귀라는 인식을 못하고 살았을까요. 그냥 삼족조 라는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었나봐요.
오..... 3개의 까마귀 발 ... 이런 자료를 올려 주셨었군요... 상상의 동물이라고하니... 글이 좀 새롭게 다가오네요.. 다시 읽어봐야 겠어요
10 월 8일. 9일.10일 (연작시) '우울한 여자/ 슬픈 여자 / 행복한 여자' 제목, 그리고 연작으로 지은 시, 비슷한 내용이면서도 조금씩 다른글.. 참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우울한 여자는 처형당한 러시아인의 시를 읽고있는데, 슬픈여자는 처형당한 러시아 시인의 흑백사진을 자꾸 떠올리네요. 행복한 여자는 처형당한 러시아인의 시를 미처 다 읽지 못하고 찻잔에 빼갈을 따르고 있고요. 우울한 여자, 슬픈여자, 행복한 여자에 언급된 내용에 나는 속하는것이 있나?하고 살피며 읽는 재미도 특별했습니다.
10월 11일(에세이) '과거로부터' 과거의 모든 사실과 기억도 꿈결처럼 바람처럼 가벼이 흩어져 사라지면 좋겠다. 그것들은 오래전 지어진 성벽처럼 언제나 있다.' 과거의 많은것들에대한 느낌이 이러하기도 하겠지요? 오래전 지어진 성벽처럼 버티고 서있는...것들
10월 12일 (시) '약령시장' 글을 읽는 내내 한약재들의 냄새를 맡고 있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저는 한약냄새가 그리 싫지는 않습니다. 어릴적 집안 약탕기를 통해 흘러나오던 그 향기기가 생각나기도하고, 부모님의 친구분이 운영하시던 약재상에 방문하던 기억도 나네요. 그러나 저도 잉어탕 갖는 고은 생선 냄새는 읔....쉽지않아요. 그런데 그런 약재들을 보며 살아있던 무엇인가였겠구나하고 생각하지는 못했네요. 그 생각을 깊이 할 수 있었다면 한약을 먹을수는 없었을것 같아요
10월 14일(관람 후기)) '휴먼 스케일' 곶자왈이라는 곳의 이름을 글 속에서 만난것만으로도 글이 가깝게 느껴졌어요. 작년 제주 곶자왈에서의 기억이 떠올랐기때문입니다. 눈으로 보기에도 특별한 느낌이었고, 손으로 만져본 나무며 이끼, 돌의 느낌도 특별했어요. 그리고, 그 숲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해 쉼을 얻었던 그 순간은 참 좋았었어요. 이런기억이라면 그 안에 부처가 있는건 아닐지?하고 생각해보게되네요
16일 익명의 중독자들. 이 글을 읽으면서 몇개나 해당되는지 세어보게 되네요. ^^;;;;
3번 열심히 집안일 한 후 마시는 시간은 양보할 수 없어요 ㅎㅎㅎ
나는 이 파편화되고 몰인간적인 시각체계가 지금 내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보다 더 진실에 가깝다고 느꼈다.나 스스로가 세계를 바라보고 있다고 믿는 방식, 말하자면 끝없이 자기중심적으로 유보하고 갱신하는 나의 신념보다 훨씬 그러하다고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P.134 10월 22일 , 임유영 지음
그렇게 멍하게, 기꺼이 압도당해 무력하고 쪼그라드는 기분이 들지만 그게 썩 나쁘지만은 않을 때, 오히려 이상한 희열을 느낄 때. 내가 기꺼이 작아지는. 나를 둘러싸는 무한의 감각. 고용한 집중의 상태. 숭고를 느끼는 상태를 종교적이라거나 명상적이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임유영 지음
20일의 에세이를 읽으며 얼마전 우연히 찾아간 카페에서 바라보는 풍경들,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들과 저 멀리 보이는 오름을 보며 갑자기 어떤 편안함을 느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얼마든지 좋은 것, 아름다운 것을 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결국은 실제로 느낀 자연 앞에서 위로를 받은 느낌이었어요.
22일 에세이는 불꽃놀이로 시작해서 가자지구 폭격으로 연결되었어요. 비슷한 시기에 어디서는 불꽃 축제를 하고 지구 반대편에서는 같은 기술로 폭격이 민간인에게 가해졌는데 잔인한 알고리즘은 이 섬광들을 같은 섬광들로 인지한다는 데서 정말 오싹함이 느껴지네요.
한 장의 사진은 세계의 외면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빈 곳을 지시합니다. 그와 같이 보이는 것들을 보이게 해두고, 보이지 않는 것은 보이지 않게 남겨두는 것, 그러나 보이지 않는 것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시들, 존 버거의 말을 빌리자면 '읽을수 있는 것과 읽을 수 없는 것이 진동하는 외양의 응집 상태. 그 상태는 지금 제가 생각하는 좋은 시에 가깝습니다.
핸드백에 술을 숨긴 적이 있다 p.140, 임유영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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