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고양이를 부탁해><말하는 건축가> 정재은 감독 에세이『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D-29
한번은 군수가 점심 먹고 공설운동장 가자 이랬습니다. 왜 데리고 왔는데요. 볼 게 있습니다. 뭡니까. 공설운동장에서 행사를 하면 주민들이 하나도 안 온다. 당신 마을의 행사인데 왜들 안 오는 것이냐. 군수 당신 돌았구만. 당신만 본부석에서 햇볕 피하고 비 피하고 하지. 우리만 땡볕에서 미쳤냐, 거길 왜 가냐. 우리나라 공설운동장이 다 그렇거든요. 본부석만 있습니다. 군수가 깜짝 놀란 겁니다. 그게 감응입니다. 맞어. 나만 저기서 거들먹거리고 앉아있으면 누가 오겠느냐 감응한 것입니다. 이분이 보통 군수가 아니죠. 가만히 있지를 않았습니다. 뭘 했느냐. 공설운동장 뒤에다가 등나무 240그루를 심었습니다. 그래서 스탠드에 그늘을 만들자. 기가 막힌 생각이죠. 저한테 이거 보여주려고 왔습니다. 선생님, 얘네들이 자라나야 되는데 어떡합니까? 등나무의 집을 좀 설계해 주십시오. 내 평생 설계하다가 등나무의 집까지 설계하게 된 것이죠.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p. 102, 정재은 지음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에 나오는 정기용 건축가의 말입니다. 그는 기적의 도서관, 무주 공공 프로젝트 등으로 잘 알려져 있기도 한데요, 대표작이기도 한 무주 등나무운동장의 탄생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드리고 싶어 옮겨보았습니다. 저도 이곳을 몇 번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꽃이 피지 않은 때에도 등나무의 무성한 잎이 관객석에 아늑한 지붕이 되어 주어 갈 때마다 반하게 됩니다. 이미지가 궁금하신 분은 이 링크를 확인해보세요! http://www.gu-yon.com/m2/m2_2-2.html
등나무의 집, 꽤나 따뜻하네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안녕하세요!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독서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떨리네요.. 잘 부탁드립니다!) 출판사 제공 책 나눔 이벤트 당첨자께는 개별 메일로 안내가 갔고요, 책은 월요일에 발송될 예정이니 곧 받아보실 수 있을 거예요. (비공개 계정, 필수 정보 미기재하신 분들은 다음 이벤트 때는 꼭! 챙겨주시면 당첨 확률이 높아지니 이 점 유의해주세요!)(책을 다 보내드리지 못해 안타까운 편집자 ㅠㅠ) 당첨되신 분들은 서평단 미션도 기한 내 꼭! 완수 부탁드립니다. :) 독서 모임 일정은 아래와 같이 잡아보았습니다. 1. 워밍업: 10/12(일)~14(화) 2. 본격 읽기(1) 15(수)~19(일) - 닷새간 118쪽까지 읽기 3. 본격 읽기(2) 20(월)~25(토) 엿새간 마지막 230쪽까지 읽기 4. 마무리 26(일) 마지막 감상 나누기
그럼 워밍업으로 몸을 풀어볼까요?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은 다큐멘터리 영화 <말하는 건축가>를 만드는 과정이 담긴 에세이입니다. 여러분은 평소 다큐멘터리 영화에 어떤 인상을 갖고 계신가요? 극영화보다 더 좋아하시는 분도 있으실 거 같고, 어렵거나 지루하게 느끼실 수도 있을 거 같아요. 다큐 영화에 대한 개인적 감상을 자유롭게 나눠볼까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으시다면 함께 추천해주세요!
한때는 다큐멘터리를 자주 봤었어요. EBS 국제다큐영화제인 EBS EIDF도 영화관에서 관람할 정도로 말이죠. 그런데 @물냉이 님의 질문을 봤고 생각해보니, 요즘은 주로 극영화 위주로 봐왔구나 발견하게 되네요. 최근에 본 다큐멘터리로는 <여성국극 끊어질듯 이어지고 사라질듯 영원하다>(2025)와 <케이 넘버>(2025)가 있어요. 기억에 남는 다큐멘터리는 아무래도 함께 읽을 책과 관련해서 생각하니, 정영선 조경가님에 대한 <땅에 쓰는 시 >(2024)가 떠오르네요. 건축과 조경이 근접해있어서 그런가 봐요.
오! 멋진 작품들을 많이 보셨네요. 저도 다양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다큐 영화를 통해 만나는 걸 참 좋아합니다. 그러고보니 정말정말 예전에, 서울여성영화제에서 처음 본 영화도 다큐멘터리였던 것 같네요. 인도 빈민가 어린이들에게 카메라를 쥐어준 여성 사진가에 관한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EDIF 말씀해주셔서 기억이 났어요. 다시 찾아봐야겠네요! :)
정말 긴 연휴였어요! 주말도 즐겁게 보내셨는지요 :) 연휴 기간 동안 비가 많이 왔는데, 오히려 그 덕분에 책도 많이 읽고 여유롭게 지냈던 거 같습니다. 연휴 동안 KBS에서 방영한 조용필 콘서트가 화제였던 거 같은데, 보셨나요? 이것도 일종의 음악 다큐멘터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최근 극장에서 록밴드 토킹헤즈 1984년 LA 공연 실황을 담은 <스탑 메이킹 센스>를 관람했어요. 감독은 <양들의 침묵>을 만든 조너던 드미예요. 한창 록밴드를 좋아할 때, 만약 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명콘서트를 보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거든요. 그게 조금이나마 이루어진 느낌이었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는 이미지로는 조금 딱딱해 보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의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삶을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게는 참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
조용필 콘서트 프로그램 봤답니다~ 가수의 나이들지 않음, 목소리의 여전함도 놀라웠지만, 음악이 지금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더 나아가는 것 같아 혀를 내두르며 봤어요. @물냉이 님께서 그 프로그램을 "음악 다큐멘터리"라고 언급하셔서, 사뭇 놀랐답니다. 전 그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단 한번도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거든요. 무엇이 다큐멘터리인지 그 정의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 어쨌든 제가 생각하지 못한 관점을 접해 흥미로워요. <스탑 메이킹 센스>가 공연 실황을 담은 다큐멘터리군요. 극장에 걸린 제목은 봤는데, 전혀 관심을 갖지 않았어요. 덕분에 찾아보았습니다. 감사해요~
오늘 책을 받았습니다. 감사해요~~~ 플레인아카이브에서 온 박스를 열고 둘둘 말려있는 에어캡을 풀고 만난 책은 마치 예술작품과 같았어요. 고심하고 정성스레 만드신 마음과 손길이 닿아 감동합니다~
포켓 사이즈와도 같이 작고 아담하게 손에 쏙 들어오는 책이네요. 다큐 이외의 영화를 만드는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다큐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의 생각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 책으로 인한여 그 분야의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읽고 잘 보고 영화와 사람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요
책 잘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생각해보면 아름답고 핍진한 극영화를 만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처음에 다큐멘터리를 시작했었어요. '영화를 만들며 생각한 것' 책에도 그 얘기가 나왔던 거 같은데요, 오히려 이런 경우는 종종 있는데, 정재은 감독님처럼 극영화로 시작해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케이스는 극히 드문 거 같아요. 이런 점도 이 책의 재미 포인트 중 하나인 거 같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그러셨군요. 흥미롭네요.
책 표지 앞날개의 작가님 소개글을 읽고 그 다음 장에 나오는 출판사 '플레인아카이브' 로고를 보다가, 이 출판사가 이 책을 만들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책 표지 뒷날개의 출판사 소개글을 읽으니 바로 납득이 갔네요.
처음 시작할 때는 우선 만들어 보는 게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하고 싶다면 왜 하고 싶은 것인지 그 이유를 더 확실히 한 후에 작업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8쪽, 정재은 지음
작가님의 이러한 태도를 저도 따라해봐야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쓰기로 마음 먹은 책인데, 창작이란 정말 오묘한 과정이란 것이 뒤에 가면 또 나온답니다! 하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많은 분들이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직접 구매하셔서 한창 읽고 계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책이 작지만 밀도가 꽤 높습니다. 단번에 읽으셨단 분들도 계시고 오래 곱씹어 읽는 분들도 계셨던 거 같아요. 여러분의 속도가 궁금합니다. :) 첫 번째 본격 읽기는 주말인 20일까지 118쪽을 읽고 나누고 싶은 문장이나 생각, 의문을 남겨주시면 되는데요. 118쪽은 목차상 [7. 픽션과 논픽션 사이에서]까지랍니다. 정재은 감독의 시선을 통해 정기용 건축가를 본격적으로 알아가는 파트입니다. 특히 7장은 정기용 건축가의 불같은 매력이 잘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건축일을 하시는 분들은 특히 여기에서 대리만족을 많이 느끼시기도 하더라구요. 이 장의 '명대사'를 어서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
우리나라의 역사는 죽음을 죽인 사회, 죽은 사람은 많은데 죽인 사람은 없는 사회. 죽음이여 다시 살아나라 죽음이여 자라나라 밝은 곳에서. 밝은 납골당을 설계하고 싶었어. 그래서 무주 추모의 집을 밝게 설계한 거야.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p. 27, 정재은 지음
다큐멘터리 영화 만들기에 처음으로 도전하면서 느꼈던 마음의 갈등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썼다. 언젠가 이 기억들도 사라질 수 있으니 어서어서 책이라는 형태의 머물 집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9쪽, 정재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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