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고양이를 부탁해><말하는 건축가> 정재은 감독 에세이『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D-29
그러나 다큐멘터리 영화에 있어서의 플롯은 촬영이라는 물리적 과정을 동반하고 비용을 발생시키는 안타까운 잉여노동의 생산물이다. 생산물인데 부산물인 셈이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69쪽, 정재은 지음
다큐멘터리 <데리다>를 봐야겠어요~
서사를 강렬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영화 산업적 욕망이 나를 어지럽히고 있었고, 그래서 나는 자유를 찾아 이곳 다큐멘터리 마을에 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왜 자꾸 이야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 휩싸여 한옥 프로젝트 같은 기획을 해 내고 있단 말인가. 어쩌면 그런 건 다 필요 없을지도 몰라.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75쪽, 정재은 지음
"건축보다 위대한 것은 여전히 자연입니다. 아무래도 자연을 더 잘 관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건축은 형태의 문제가 아니라 자연과 시간의 교감의 문제다. 공간인 것 같지만 건축의 본질은 시간이다. 늘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변하고 변한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08-109쪽, 정재은 지음
정기용의 이 말을 여러 번 읽게 되네요.
많은 건축가들이 결국 자연을 가장 사랑하게 되는 거 같아요! 인간의 의도로는 만들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불가능한 자연의 장면들이 늘 새로운 공부거리와 사유를 제공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타인의 삶을 다룰 기본적인 태도도 서 있지 않은 데다, 다른 사회를 넓게 포용할 준비조차 되어있지 않은 자신을 확인하는 것이 바로 다큐멘터리 세계로 가는 길이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13쪽, 정재은 지음
현실에서는 어떤 일이 늘 일어나고 있다. 내가 결정한 적 없는 삶의 사건들이 늘 발생하고 있고 그것이 작품의 서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관찰 다큐멘터리라는 것이 이런 거구나. 여기서 내가 어떤 태도를 가지고 어느 만큼의 거리를 확보한 채 촬영에 임할지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구나. 억지로 사건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주는 엄청난 희열과 자유를 느꼈다. 현실에는 우열이 없다. 하지만 때로는 현실이 가진 상투성에 놀라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이 가진 이미지의 초월성에 감탄하기도 한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17-118쪽, 정재은 지음
삶에 대한 사랑과 애증, 그 다음에 도달하게 될 겸허함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는 부분 같아요.
"잘은 모르겠는데 오래 살 것 같진 않아 내가. 이 문제는 내가 좌지우지할 수 없지만 내가 언제까지 살고 세상을 떠나겠다는 것은 결심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 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더 살려고 바둥거릴 수도 있고 대충 여기서 접어야겠다 할 수도 있다. 내가 죽는 날을 정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34쪽, 정재은 지음
"위대한 건축가 정기용을 찍지 말고 건축가라는 사람이 생각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일반 사람들한테 보여주면 나쁘지 않겠다 생각했다. 다만 아마 힘들 것이다 생각했다. (...) 솔직한 심경은 3, 4개월 하다 포기할 줄 알았다. 정재은이 진지하더라. 스토리를 적어서 위대한 정기용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 영화적 언어로 접근하더라."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39쪽, 정재은 지음
기록을 하면서 관계를 맺는다. 깊은 관계는 보다 내밀한 기록을 가능하게 한다. 기록을 하면서 어느덧 서로를 염려하는 '좀 가족 같은 것'처럼 생긴 공동체가 되어간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40-141쪽, 정재은 지음
다큐멘터리 서사는 주로 극적인 감정의 표현을 절정으로 보곤 하는데 오히려 주인공이 좋은 대사를 하는 부분이 더 절정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50쪽, 정재은 지음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다큐멘터리에서는 대사에 집중하게 되고 그 대사가 오래 기억에 남는데, 아마도 주인공의 삶이 전적으로 녹아 있는 말들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자신을 찾기 위해, 또 자신이 잘 아는 세계를 재발견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것이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아닐까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p.39, 정재은 지음
이렇게 생각하면 예술가들에게 작품이란 결국 다양한 표현으로 자기 자신을 그린 초상화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네요. '초상화'
정기용의 말씀을 받아 적고 있는 그 조교와 나는 다를 바가 없었다. 미묘한 불편함이 있었다. 자존심이 상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62쪽, 정재은 지음
이 책의 경우처럼, 다큐멘터리 주인공이 명성이 있는 분이라면 감독으로서 이러한 긴장관계를 계속 느끼게 될 것 같아요.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특정 상황을 의도적으로 촬영하지 않게 되면서 극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다큐멘터리의 주인공도 연출자에 의해서 철저하게 빚어지는 인물이라는 것을 깊게 경험하게 되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63쪽, 정재은 지음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아티초크/책증정]버지니아 울프의 가장 도발적인 에세이집 『누가 제인 오스틴을 두려워하랴』<저 사람은 왜 저럴까?>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박소해와 함께 박소해 작품 읽기
저자와 함께 읽는『허즈번즈』- 결혼 후, 남편이 한 명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박소해 작가와 <계간 미스터리> 78호 함께 읽기 [책증정][박소해의 장르살롱] 8. 한국추리문학상 황금펜상 수상작품집 2023 제17회
체호프를 소리내어 읽어요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그믐밤] 43. 달밤에 낭독, 체호프 2탄 <세 자매>[그믐밤] 40. 달밤에 낭독, 체호프 1탄 <갈매기>
ifrain과 함께 천천히 읽는 과학책
[함께 읽는 과학도서] 천천히 곱씹으며 느리게 읽기 <지구의 짧은 역사> 1부[도서증정][김세진 일러스트레이터+박숭현 과학자와 함께 읽는]<극지로 온 엉뚱한 질문들>
도스토옙스키에게 빠진 사람들
도스토옙스키와 29일을[그믐밤] 5. 근방에 작가가 너무 많사오니, 읽기에서 쓰기로 @수북강녕도스토옙스키 전작 읽기 1 (총 10개의 작품 중에 첫번째 책)
내 몸 알아가기
몸이 몹시 궁금한 사람들[한겨레출판/책 증정] 《쓰는 몸으로 살기》 함께 읽으며 쓰는 몸 만들기! 💪이제 몸을 챙깁니다 with 동네책방 숨[도서증정][작가와 함께]그리하여 사람은 사랑에 이르다-춤.명상.섹스를 통한 몸의 깨달음
나의 작업실 이야기 들려줄게
문발동작업실일지 7문발동작업실일지 13
거대사와 문명을 분석하는 벽돌책
2월에는 반드시!!! <총,균,쇠> 함께 읽어요 (온라인 모임/'그믐' 채팅방에 인증)[책걸상 함께 읽기] #48. <권력과 진보>[책걸상 함께 읽기] #번외. <위어드>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코스모스>를 읽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
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2026년 새해 첫 책은 코스모스! 코스모스, 이제는 읽을 때가 되었다![인생 과학책] '코스모스'를 완독할 수 있을까?
나의 인생책을 소개합니다
[인생책 5문5답] 42. 힐링구 북클럽[인생책 5문5답] 43. 노동이 달리 보인 순간[인생책 5문5답] 44. Why I write
우리 입말에 딱 붙는 한국 희곡 낭독해요!
<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한국 신인 소설가들
[루프테일 소설클럽] <내 입으로 나오는 말까지만 진짜> 함께 읽기 (도서 증정)[장르적 장르읽기] 4. <제7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SF의 세계에 빠져보기[밀리의 서재로 📙 읽기] 17. 돌이킬 수 있는
청명한 독서 기록
[독서 기록용] 콰이강의 다리 위에 조선인이 있었네전쟁과 음악_독서기록용독서기록용_작가와 작품을 분리할 수 있는가?숲이 불탈 때_독서기록용
잘 알려지지 않은 고전들
에세 시리즈 함께 읽기 1. <아이리스> - 엘레나 포니아토프스카[그믐연뮤클럽] 2. 흡혈의 원조 x 고딕 호러의 고전 "카르밀라"[도서증정-고전읽기] 셔우드 앤더슨의 『나는 바보다』
웰다잉 오디세이 이어갑니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3. 이반 일리치의 죽음[웰다잉 오디세이 2026] 2. 죽음을 인터뷰하다 [웰다잉 오디세이 2026] 1. 죽음이란 무엇인가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