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고양이를 부탁해><말하는 건축가> 정재은 감독 에세이『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D-29
기록을 하면서 관계를 맺는다. 깊은 관계는 보다 내밀한 기록을 가능하게 한다. 기록을 하면서 어느덧 서로를 염려하는 '좀 가족 같은 것'처럼 생긴 공동체가 되어간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40-141쪽, 정재은 지음
다큐멘터리 서사는 주로 극적인 감정의 표현을 절정으로 보곤 하는데 오히려 주인공이 좋은 대사를 하는 부분이 더 절정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50쪽, 정재은 지음
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다큐멘터리에서는 대사에 집중하게 되고 그 대사가 오래 기억에 남는데, 아마도 주인공의 삶이 전적으로 녹아 있는 말들이기 때문인 것 같아요.
자신이 놓치고 있었던 자신을 찾기 위해, 또 자신이 잘 아는 세계를 재발견하기 위해 먼 길을 떠나는 것이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아닐까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p.39, 정재은 지음
이렇게 생각하면 예술가들에게 작품이란 결국 다양한 표현으로 자기 자신을 그린 초상화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러네요. '초상화'
정기용의 말씀을 받아 적고 있는 그 조교와 나는 다를 바가 없었다. 미묘한 불편함이 있었다. 자존심이 상했다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62쪽, 정재은 지음
이 책의 경우처럼, 다큐멘터리 주인공이 명성이 있는 분이라면 감독으로서 이러한 긴장관계를 계속 느끼게 될 것 같아요.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특정 상황을 의도적으로 촬영하지 않게 되면서 극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다큐멘터리의 주인공도 연출자에 의해서 철저하게 빚어지는 인물이라는 것을 깊게 경험하게 되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63쪽, 정재은 지음
"살았을 때 조금, 내가 이런 얘기를 안 했는데, 미진하더라도 이 땅의 건축가가 이런 사람이다가 아니라 건축가들을 좀 제대로 봐 달라, 그들은 집을 짓는 사람이 아니라 문화를 생산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91쪽, 정재은 지음
"여러분 고맙습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나무도 고맙고, 바람도 너무 고맙고, 하늘도 고맙고, 공기도 고맙고, 모두모두 고맙습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97쪽, 정재은 지음
정기용의 이 말에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이종건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번 인물 다큐멘터리를 다룰 때 역사적, 문화사적 맥락을 간과하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98쪽, 정재은 지음
현실이 영화가 되기 위해서는 비전이 필요하다. 현실의 조합 그 자체가 아니라 현실 이상을 말하는 것이 영화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207-208쪽, 정재은 지음
촬영된 모든 장면은 편집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그 의미와 목적이 계속 변경될 수 있다. 다큐멘터리 촬영으로 얻은 쇼트들은 내가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창고와 같다. 내가 어떤 요리가 필요한지에 따라 창고의 재료는 새롭게 거듭난다. 그러니 서둘러 그 재료들을 평가하면 안 된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210-211쪽, 정재은 지음
여전히 정기용은 나의 삶에 계속 침투하여 나를 사유하게 만들고 움직이게 하고 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212쪽, 정재은 지음
이 부분을 읽는데, <어른 김장하>라는 다큐멘터리가 생각났어요. 정기용도 우리의 '어른'이셔서 그랬나봐요.
관객들은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215쪽, 정재은 지음
이 부분이 매우 흥미로웠어요. 제 경우를 곰곰이 생각해보면, 저는 어느 정도 경계를 가지고 있는데 말이죠.
프로듀서는 내가 말하는 감독으로 거듭났다고 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217쪽, 정재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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