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나눔] <고양이를 부탁해><말하는 건축가> 정재은 감독 에세이『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D-29
포켓 사이즈와도 같이 작고 아담하게 손에 쏙 들어오는 책이네요. 다큐 이외의 영화를 만드는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다큐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의 생각은 전달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이 책으로 인한여 그 분야의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잘 읽고 잘 보고 영화와 사람에 대하여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요
책 잘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생각해보면 아름답고 핍진한 극영화를 만드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처음에 다큐멘터리를 시작했었어요. '영화를 만들며 생각한 것' 책에도 그 얘기가 나왔던 거 같은데요, 오히려 이런 경우는 종종 있는데, 정재은 감독님처럼 극영화로 시작해서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케이스는 극히 드문 거 같아요. 이런 점도 이 책의 재미 포인트 중 하나인 거 같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님이 그러셨군요. 흥미롭네요.
책 표지 앞날개의 작가님 소개글을 읽고 그 다음 장에 나오는 출판사 '플레인아카이브' 로고를 보다가, 이 출판사가 이 책을 만들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책 표지 뒷날개의 출판사 소개글을 읽으니 바로 납득이 갔네요.
처음 시작할 때는 우선 만들어 보는 게 중요했지만, 앞으로는 하고 싶다면 왜 하고 싶은 것인지 그 이유를 더 확실히 한 후에 작업하는 게 좋겠다 싶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8쪽, 정재은 지음
작가님의 이러한 태도를 저도 따라해봐야겠어요.
그러기 위해서 쓰기로 마음 먹은 책인데, 창작이란 정말 오묘한 과정이란 것이 뒤에 가면 또 나온답니다! 하하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제 많은 분들이 도서관에서 빌리거나 직접 구매하셔서 한창 읽고 계실 것 같은데, 어떠신가요? 책이 작지만 밀도가 꽤 높습니다. 단번에 읽으셨단 분들도 계시고 오래 곱씹어 읽는 분들도 계셨던 거 같아요. 여러분의 속도가 궁금합니다. :) 첫 번째 본격 읽기는 주말인 20일까지 118쪽을 읽고 나누고 싶은 문장이나 생각, 의문을 남겨주시면 되는데요. 118쪽은 목차상 [7. 픽션과 논픽션 사이에서]까지랍니다. 정재은 감독의 시선을 통해 정기용 건축가를 본격적으로 알아가는 파트입니다. 특히 7장은 정기용 건축가의 불같은 매력이 잘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건축일을 하시는 분들은 특히 여기에서 대리만족을 많이 느끼시기도 하더라구요. 이 장의 '명대사'를 어서 나눌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
우리나라의 역사는 죽음을 죽인 사회, 죽은 사람은 많은데 죽인 사람은 없는 사회. 죽음이여 다시 살아나라 죽음이여 자라나라 밝은 곳에서. 밝은 납골당을 설계하고 싶었어. 그래서 무주 추모의 집을 밝게 설계한 거야.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p. 27, 정재은 지음
다큐멘터리 영화 만들기에 처음으로 도전하면서 느꼈던 마음의 갈등들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에 감사함을 느끼며 썼다. 언젠가 이 기억들도 사라질 수 있으니 어서어서 책이라는 형태의 머물 집을 마련해주고 싶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9쪽, 정재은 지음
나에게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주인공과 연출자의 관계에 대한 환상이 있었다. 그 관계가 우리가 맺을 수 있는 관계 중 가장 고귀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왔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2쪽, 정재은 지음
종잡을 수 없는 날씨의 지난 주, 어떻게 보내셨나요? 제안드린 기간으로는 책의 중후반부가 시작되는 때이지만, 전반부의 인상적인 문장이나 생각할 거리도 언제든 환영이에요!
영화 <말하는 건축가>로 그랬듯이, 이 책으로도 많은 분들이 고 정기용 건축가를 알게 되고, 또 (혹은 더욱) 사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정기용 건축가의 건축 세계, 삶과 죽음을 대하는 방식에서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뵌 적이 없는데도 그리움을 느끼기도 하고요.
건축가라는 직업은 많은 책과 영화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올해 화제가 됐던 에이드리언 브로디 주연의 영화 <브루탈리스트>처럼 미적 완성도를 위해 생을 바치는 건축가의 이미지도 익숙하고요.
브루탈리스트전쟁의 상흔을 뒤로하고 미국에 정착한 건축가 라즐로 토스. 미국 이민자의 냉혹한 현실 속에 전쟁의 트라우마를 견뎌내던 어느 날. 라즐로의 천재성을 알아본 부유한 사업가 해리슨이 기념비적인 건축물 설계를 제안한다. 하지만, 시대와 공간, 빛의 경계를 넘어 대담하고 혁신적인 그의 건축 설계는 사람들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반대에 부딪히게 된다. 후원자 해리슨의 감시와 압박, 주변의 비난이 거세질수록 오히려 더 자신의 설계에 집착하던 라즐로. 혁신적인 브루탈리즘 건축에 자신을 투영하던 라즐로는 결국 공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하는데...
우리의 주인공 고 정기용 건축가는 인문학자적 면모가 강한 건축가입니다. 자신이 직간접적으로 겪었던 한국 역사의 정치적, 사회적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봤고, 건축가이자 시민으로서 해법을 찾아가는 모습에서 존경을 느꼈어요. 죽음이 다가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두려움에 주춤하거나 망설이는 대신 끝까지 열정적으로 삶을 사랑하는 모습에서 저 자신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되기도 하더라고요.
말하는 건축가건축가 정기용은 대장암 판정 후, 자신의 건축세계를 담은 일민미술관 전시회 및 후배양성에 여전히 바쁘기 그지 없다. 무주공공프로젝트, 기적의 도서관 등 나눔의 미덕을 아는 공공건축의 대가이자 건축계의 이단아 故정기용은 마지막까지 사람과 자연을 향하는 건축을 알리고자 하지만, 시간은 얼마 남지 않는데…내가 사는 곳은 비록 월셋방일지라도, 모두가 사는 곳은 같이 나누는 것.그가 전하는 마지막 감동의 여정이 펼쳐진다.
내가 힘들고 여유가 없으면 타인은 공포의 대상이 된다. 그래서 타인을 쉽게 공격하게 된다. 협력과 소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폭력적 위계로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그래서 부탁이 아닌 명령을 선호하게 된다. 충분한 수면이 보장되지 않는 촬영 스케줄은 증오심의 출발이 된다. 나를 궁지로 몰아넣지 않아도 되는 삶을 추구하고 싶다. 그래서 더 많은 자유와 더 안전한 제작 환경을 추구하게 되었고 조금 더 미시적인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다. 그게 나에게는 다큐멘터리 제작이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40쪽, 정재은 지음
다큐멘터리를 선택한 이와 같은 동기가 좋습니다~
나는 생각했다. 만들어지는 것보다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고.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15쪽, 정재은 지음
나는 정기용의 건축에 끌리지 않았지만 끌리기로 했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44쪽, 정재은 지음
그러나 다큐멘터리 영화에 있어서의 플롯은 촬영이라는 물리적 과정을 동반하고 비용을 발생시키는 안타까운 잉여노동의 생산물이다. 생산물인데 부산물인 셈이다.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69쪽, 정재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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