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20세기 중반에 페름기와 트라이아스기의 새로운 단궁류 화석이 쏟아져 나오자 고생물학자들은 집단으로 결론에 도달했다. 이들은 포유류를 핵심적인 혁신을 발전시킨 최초의 생명체로부터 진화해 나온 모든 동물이라 정의했다. 그 혁신이란 아래턱의 치골과 위쪽 두개골의 인상골(squamosal bone) 사이에 생긴 새로운 턱관절이었다. 이 새로운 턱 경첩은 턱 뒤쪽에서 뼈가 끝없이 작아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해 준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해법이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장, 114~11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이 턱은 최대의 교합력을 특정 시간에 특정 치아에 집중할 수 있었다. 우리는 당연하게 여기지만 동물들 사이에서는 대단히 희귀한 방법이다. 바로 씹기(chewing)다. 이 초기 포유류는 먹이를 씹어서 으깸으로써 먹이 처리를 대부분 구강 안에서 해결할 수 있었다. 사실상 먹이가 위에 들어가기도 전에 소화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것은 더 많은 칼로리를 효율적으로 섭취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장, 119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무제한으로 치아를 새로 만들어내던 선조들의 방식을 평생 쓰는 단 두 벌의 치아로 바꾸었다. 형성기 동안에는 유치 한 벌로 살다가 성체가 되면 영구치로 사는 것이다. 이것을 디피오돈트형(diphyodonty)이라고 한다. 다음에 혹시 치아가 깨져서 치과에서 비싼 돈을 주고 이를 해 넣어야 하는 경우가 생기면 이 트라이아스기의 선조를 욕하면 된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장, 121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하하, 저도 이 문장 수집했어요. 특히 마지막 줄에서 웃음이 났더랬죠. 앞부분도 살짝 얹어봅니다.
윗니와 아랫니가 완벽하게 맞물린다고 해도 윗니가 빠져버리면 아랫니는 교합을 이룰 파트너가 없어지게 된다. 물론 윗니는 다시 자라나겠지만 시간이 걸릴 것이고, 자라는 동안에는 계속 모양이 바뀌기 때문에 온전한 크기가 될 때까지는 아랫니와 정확히 맞물리지 않는다. 분명 이것은 씹어 먹는 동물에게는 효과적이지 못한 방식이다. 그래서 포유류는 다시 한 번 기발한 해결책을 내놓았다. 이들은 평생 이를 새로 가는 것을 멈추고,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121,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교합되는 치아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씹을 수 있는 이런 이른 초기 포유류의 화석은 다른 면에서도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이들은 두개골 속에 큰 공간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이 공간에 펠리코사우스류, 수궁류, 견치류 선조들보다 훨씬 큰 뇌가 들어 있었다. (…) 최초의 트라이아스기 포유류들은 씹기도 더 잘하게 됐지만 동시에 머리도 똑똑해지고 있었다. 어쩌면 먹이 섭취 증가가 더 크고 복잡한 뇌를 키워내는 데에 도움이 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뇌가 확장되면서 턱큰육의 위치 변화를 강요했고, 그 덕분에 정교하게 턱을 움직이고 강하게 무는 것이 가능해졌는지도 모른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장, 123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턱관절의 진화에서 시작해서 씹기의 진화, 영양분 섭취, 뇌 발달 게다가 오늘날 치과 진료까지! 제가 읽으면서 감탄했던 대목이에요!
포유류 하면 단순하게 새끼에게 젖을 먹이냐 아니냐로 구분하는 거라 여겼는데, 턱관절의 혁신이 포유류 정의의 기준이라는 사실을 이번 독서로 처음 알았습니다. 턱관절이 이렇게나 중요한 것이었다니!
저도요!!
저두요. 예전에 성형외과 교수님이 턱수술 잘못해서 발음 이상해진 배우들도 많다고 턱수술은 함부로 하는 거 아니라던데..ㅎㅎㅎ 이빨 모양이나 턱관절이 포유류 진화에 이렇게 중요한 것이 참 신박하네요. 생각해보면 머나먼 미래에 후손들이 우리나라의 성형기술로 변모된 두개골을 분석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면서 이런 진화의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 가설을 세우지 않을까..하는 망상을 해봅니다.^^;;
패리스 젠킨스의 가장 유명한 그림은 메가조스트로돈이다. (…) 이 그림도 그냥 한 개체를 넘어서 훨씬 더 큰 무언가를 상징하고 있다. 이 그림은 최초의 포유류가 판게아 대륙으로 퍼져나가며 하나의 왕국을 열던 그 혁명의 초상화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2장, 127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트라이아스기가 끝나는 약 2억 100만 년 전에 초대륙이 중앙을 따라 지퍼가 열리듯 쪼개지기 시작했다. 북아메리카대륙이 유럽과 분리되고, 남아메리카대륙은 아프리카와 분리됐다. 현대의 대륙들은 판데아대륙의 균열로 생겨났고, 그 균열선이 지금 대서양으로 남았다. 하지만 새로 갈라지고 있는 육괴 사이의 틈을 바닷물이 밀려 들어와 채우기 전에 지구가 피를 토하듯 용암을 먼저 뱉어냈다. (…) 진짜 무서운 것은 용암이나 화산재가 아니라 화산 분출구를 따라 지구 깊숙한 곳에서 대기 중으로 뿜어져 나온 기체들이었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같은 온실 기체가 지구 온난화에 촉매로 작용했다. 그래서 페름기 말처럼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바다를 산성화시켜 얕은 바다에서 산소를 고갈시켰고, 그에 따라 육상과 바다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했다. 다시 한 번 대멸종이 일어났다. 이번에는 적어도 30퍼센트의 종이 죽었다. 하지만 아마도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죽었을 것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장, 141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쥐라기 중반에는 날개를 퍼덕거려 하늘로 날아오른 비둘기 크기의 생명체도 등장했다. 이들이 최초의 새였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장, 143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The first Triassic mammals, therefore, were becoming brainier as they were becoming better chewers.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the real terror was not lava or ash, but the gases that rode up the volcanic vents from the deep earth, into the atmosphere-greenhouse gases like carbon dioxide and methane, which catalyzed a spurt of global warming.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아... 데자뷔... 역사는 반복되고..
Some dinosaurs, in fact, would have lived in fear of mammals.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Repenomamus의 화석에서 나오듯이 공룡을 먹는 포유류도 있었는데 (갑자기 치킨이 땡기는;;) 링크의 기사에서는 레페노마무스가 자기보다 더 커다란 앵무새부리를 가진 공룡 Psittacosaurus를 공격하는 화석이 나와있네요.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mammals-preyed-on-much-larger-dinosaurs-a-stunning-new-fossil-reveals/
While it is true that dinosaurs kept mammals from getting big, mammals did the opposite, which was equally impressive: they kept dinosaurs from becoming small.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반면 포유류들은 여전히 작은 체구로 남았다. 주변에 수많은 공룡들이 득실거리고 있었으니 그래야만 했을 것이다. 하지만 공룡처럼 이들도 다양한 식습관, 행동, 이동 방식을 가진 여러 가지 신종으로 다양화했다. 이들은 땅 밑, 덤불 속, 어둠 속, 나무 꼭대기, 그늘 등에 숨어 있던 생태적 지위를 채우는 데 선수가 됐다. 거대한 공룡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이라면 어디든 포유류가 존재했고, 또 번성하고 있었을 것이라 장담할 수 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143,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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