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상상이 안되는 시간 단위인데.. 소행성 충돌후 37~80만년은 지나서 기후가 안정되고, 생태계가 회복되었다니... 한번 파괴되면 정말 오래 걸린다 싶네요. 포유류는 생존의 필살기로 살아남고, 공룡은 조류로 명맥을 이어가고.. 이제 포유류는 커지고, 공룡은 조류로 이어지며 작아지는 스토리... 요 번장에서는 소행생 충돌의 묘사가 아주 관건이었습니다... 이 책은 더 두껍더라도 그림과 사진이 더 많아도 좋을 뻔 했어요.
진짜 영화에서 나오는 아마겟돈이.. 실제로 있었고 생각보다 그 여파도 처참했어요. 근데도 살아남은 이들이 있었고 결국 다시 회복하다니..참 생명도 지구도 끈질긴 것 같아요.
저는 이런 걸 보면 인간이라는 존재도 자연 앞에서 얼마나 나약한가 싶어, 허탈... 해지기보다는 더 부지런히 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헷).
팔레오세의 생존자들은 대부분이 백악기 포유류보다 체구가 작았고, 이들의 치아를 보면 잡식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희생자는 육식 또는 초식 성향이 더 강한 전문종에 체구가 더 큰 종들이었다. 디델포돈이 그 예다. 이들은 백악기 늦은 말기에는 굉장히 적응을 잘했지만, 소행성이 모든 것을 난장판으로 만들자 이런 적응성이 오히려 불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체구가 작은 일반종들은 가리지 않고 먹는 식성을 이용해서 씨앗, 썩어가는 식물, 부패하는 고기 등 눈에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 먹었을 것이다. 그리고 백악기에 더 넓은 지역에 퍼져서 살았던 종, 그리고 생태계 안에서 더 풍부하게 존재했던 종들이 생존 가능성이 더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5장, 253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다만 이것이 전적으로 정확한 이야기는 아니다. 공룡의 한 종류는 실제로 살아남았다. 바로 새다. 조류도 자체적으로 승리의 패를 잡고 있었다. 이들은 체구가 작고, 신속하게 번식할 수 있었고, 위험이 닥치면 날아서 달아날 수 있었고, 씨앗을 먹기에 완벽한 부리를 갖고 있었다. 씨앗은 숲이 붕괴된 이후에도 영양 많은 먹이 공급원으로 토양 속에 오래 남아 있었을 것이다. 뉴멕시코에서는 종이처럼 섬세하고 얇은 팔레오세 조류들의 뼈가 포유류들과 나란히 발견된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5장, 272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소행성 충돌의 러시안룰렛에서 살아남기 위한 포유류의 필살기 모음: 작고, 잘 숨고, 까탈스럽지 않게 잘 먹고, 잘 돌아다니고, 잘 번식(많은 개체수)했다.. 이걸 다 갖춘 진성태반동물(Eutherian)은 번창하고 지구 곳곳을 지배하게 되었네요. 거대한 공룡들과 하늘과 물 속 파충류들이 사라졌으니 이제 태반 있는 포유류의 세상! 근데 작아서 살아남은 포유류들은 이제 점점더 커지면서 머리보다는 몸집으로 승부하게 되네요. Brawn, not brains, explains how Paleocene mammals were able to prosper. 이제 그나마 작고 딱딱한 씨앗을 먹을 수 있고 날 수 있어서 살아남은 공룡의 후손인 새들은 갈수록 작아지고 포유류는 갈수록 덩치가 커지네요.
우리의 진수류 선조를 포함한 일부 포유류는 훨씬 나은 카드를 쥐고 있었다. 이들은 체구가 작았고, 쉽게 숨을 수 있었고, 다양한 것을 먹을 수 있었고, 넓은 영역에 퍼져서 살았으며 그 수가 아주, 아주 많았다. 어느 하나의 패만으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그 패들을 모두 합치니 도박에서 이길 수 있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254,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살면서 제 턱 뼈와 치아에 이토록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나 싶어 새삼스럽기도 합니다(하하하). 음식을 우걱우걱 씹을 때마다 씹는 감각이 또렷하게 인식되는 기분이에요.
@연해 @borumis @알마 반가운 소식을 알려드리자면, 6장부터는 턱 뼈와 치아 이야기가 거의 안 나옵니다. (제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서 나올 수도 있어요. 하하하!)
하하하, 그럼 @YG 님 말씀 믿고! 신나게 읽어보겠습니다. 근데 이 책 읽으면서 놀라운(?) 건 용어 자체가 낯설어서 그렇지, 이야기 책 읽듯이 술술술 잘 읽힌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그 내용들을 제가 제대로 기억하고 있느냐는 건데... (흠)
전 용어를 외우는 건 일찌감치 포기하고 이야기만 술술 읽어가고 있어요. 정말 어려운 용어들에도 불구하고 잘 넘어가네요. 가끔 기억을 상기시키고 싶을 때 베오님의 glossary보다 자세한 노트를 참고합니다! 헤헤
맞아요, 저는 앞부분으로 계속 되돌아가면서 읽는데도 지치지 않고 페이지가 잘 넘어가네요. 스티브 브루사테 선생님이 글을 흥미진진하게 잘 쓰시기도 하고, 중간중간 화석 찾는 이야기랑 고생물학자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자주 나와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앗 의외인데요? 6장 후반에서 남아메리카의 빈치상목(Xenarthra)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학명의 어원 (이상한 관절)에 따라 뼈나 이빨 이야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요. ㅎㅎㅎ 제가 좋아하는 나무늘보와 아르마딜로 등 남미의 신기한 생물들로 이루어진 빈치상목은 척추의 관절도 다르고 엉치뼈와 궁둥뼈도 하나가 되어 있고 무엇보다 앞에서 우리가 포유류의 특징인 유치/영구치의 치아를 한번 갈아치우는 게 없이 하나의 형태로 쭉 간다고 하네요.(게다가 에나멜도 없고 송곳니 어금니 등의 구분도 안 된다고 합니다!) 그만큼 포유류 중에서도 원시상태에 더 가까운 아주 일찌감치 분지된 것 같아요.
유치에서 영구치로 교체(?)없이 하나의 형태로 쭉 간다니, 치아 건강 잘 관리해야겠는데요. 제 친구는 중학교 때, 미술실에서 장난치다가 넘어지는 바람에 앞니가 다 부러져서(돌바닥이었어요),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나는데, 나이를 한 살 한 살 먹을수록 치아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 책 읽으면서 (진화의 과정이라고 하니) 더 느끼는 것 같기도 하고...
저두요.. 최대한 임플란트 시기를 늦추도록 치아를 소중히 다뤄야겠어요^^
하하하, 이러라고 읽은 책이 아닌데(죄송해요, YG님) 결론이 자꾸 이쪽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전 이미 임플란트 두 개 했고, 조만간 두어개 더 할 것 같아요. 내 이빨로 버티려했으나 한계가 있더라구요. 나중에 아시게 될 겁니다. ㅋㅎ
천천히 알아가고 싶습니다(흑흑). 치아 건강 잘 챙겨야겠어요.
이름이 Xenarthra(이상한 관절) 여기에서 왔는데.. '빈치"는 빈약한 치아 뜻의 한자드라구요.. 다 사연이 있는 학명 번역이려니.. 하고... (저도 치아가 좀 마모되는 것 같아 걱정이기는 하지만.. )
@aida 저도요! 저는 치과 검진 받을 때마다 항상 듣는 소리가 치아 마모되니 앙 다물고 생활하지 말라고; (심지어, 평소 스트레스 많이 받는 일 하세요? 라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습니다.) 어떤 분은 아예 마우스 피스를 잘 때 물고 자는 건 어떤지 진지하게 권하기도 하시더라고요. (신뢰하는 치과 선생님께서 '굳이, 그럴 것까지.' 해서 말았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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