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수아강의 큰어금니는 트리보스패닉이었다. 고대 그리스어에서 갈기 또는 마찰을 의미하는 '트리보'와 자르기 또는 쐐기를 의미하는 '스펜'을 결합해서 만든 용어다. 이 새로운 큰어금니는 진화의 놀라운 발명품이었다. 그 이름이 암시하듯 두 가지 기능을 같이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치아는 갈면서 자를 수 있다. 다구치류는 선조로부터 파생된 더 발전된 치열을 통해 쥐라기와 백악기의 다른 포유류보다 앞서 나갈 수 있었다고 앞쪽에서 말했다. 이들의 치열에는 자르는 용도의 작은 어금니와 가는 용도의 큰 어금니가 통합되어 있었다. 수아강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갔다. 이들은 한 번의 씹기 동작(스트로크)으로 자르기와 갈기를 동시에 하는, 그것도 둘 다 아주 잘하는 큰어금니를 발달시켰다. 다구치류는 턱 전체가 스위스 군용 칼 역할을 했다면 수아강은 치아 하나하나에 여러 가지 도구가 꾸러미로 갖추어져 있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4장20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거울을 보면 당신의 아래쪽 어금니가 앞쪽과 뒤쪽으로 나뉘어 있고 양쪽 모두 낮은 언덕으로 경계 지워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트리고니드와 탈로니드이고 언덕은 교두다. 당신과 나도 트리보스패닉 동물이다! 사람의 경우는 교두가 완만해서 트리고니드와 탈로니드의 차이가 확실하지 않다. 이것은 우리처럼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먹는 잡식성 식습관의 이상적인 구성이다. 하지만 잊지 말자. 이것은 곤충을 잡아먹던 우리의 머나먼 선조가 개척한 고대의 트리보스패닉 설계에서 변형되어 나온 것이다. 이번에도 역시 진화의 혁신이 곤충을 잡아먹는 생태적 지위에서 생겨났다. 이 생태적 지위는 포유류의 실험과 다양화의 거대한 산실이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4장208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326쪽에 헤일메리 분산이라는 용어가 나옵니다. 한마디로 확률은 매우 낮지만 성공하면 대박인 미식축구에서의 마지막 시도에서 나온 용어 헤일메리를 이용해서 뗏목 위에 올라탄 포유류가 바다 건너 반대편에 도착한 믿기 어려운 일을 빗대어 설명했는데요. 전 이 헤일메리라는 용어를 소설 <프로젝트 헤일메리>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는데 브루사테의 책에서 발견하여 반가웠습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는 영화 <마션>의 동명 원작 소설 <마션>을 쓴 앤디 위어의 sf 소설로 재미있으니 한 번 읽어보세요. 역시 영화로도 만들어 라이언 고슬링 주연으로 내년에 개봉한다고 합니다.
프로젝트 헤일메리데뷔작 《마션》과 후속작 《아르테미스》가 연달아 대성공을 거두며 뉴욕 타임스와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린 명실상부 최고의 SF 작가, 앤디 위어의 신작.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 정작 스스로는 지구로 돌아오지 못할 헤일메리호에 오른 ‘좋은 사람’인 주인공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오 감사. 읽어보고 싶네요.. 찜 해두었어요.
헤일메리가 이런 뜻이었는지 처음 알았어요!
저도 이 책 궁금했는데, 재미있군요! 저는 얼마 전 우연히 트위터에서 보고 헤일메리 샵?에서 펄서 지도 여행지갑을 구입했어요 ㅋㅋㅋ https://byhailmary.com/shop_view/?idx=54
와, 이런 지갑도 있네요. <코스모스>에서 봤던 보이저호 레코드판! @YG 님이 칼럼에서 말씀하셨던 혹등고래의 노래도 이 레코드에 실려 있다죠. 커버의 그림은 무슨 의미인지 잘 몰랐는데 펄서였군요.
날개를 퍼덕이며 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척추동물의 역사에서 동력비행이 단 세 번만 진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익룡은 넷째 손가락을 길게 늘여서 피부로 만들어진 거대한 돛을 지탱했다. 조류의 공룡 선조는 팔 전체를 늘려서 깃털이 달린 날개를 고정했다. 반면 박쥐는 손가락 대부분을 길게 늘여서 손날개를 만들어 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주요 진화적 전이란 한 유형의 생명체가 완전히 다른 외모나 행동방식을 가진 생명체로 바뀌면서 새로운 생활방식에 적합한 몸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진화는 조금씩 손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진화는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약 3400만년전 에오세 - 올리고세 경계 즈음해서 고래 이야기의 다음 단계가 시작됐다. 이제 물에 사는 이 고래들을 최고의 수중동물로 만들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얕은 개울을 오가다가.. 수륙양용 자동차처럼 되다가.. 완전히 수중생물이 되는 전이화석들이 다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오늘 10월 24일은 7장을 마무리합니다. 흥미로운 동물(박쥐, 고래 등)의 진화 이야기입니다. 7장 '박쥐는 어떻게 하늘을 날게 됐을까?'부터 '걷는 고래'까지 한국어판 종이책 기준 351쪽부터 384쪽까지 읽습니다. 7장부터 우리도 아는 흥미진진한 동물의 진화 이야기가 신생대를 배경으로 펼쳐집니다.
내가 박사 학위 과정을 시작하기 몇 달 전에 그녀는 세상을 놀라게 할 발견을 발표해서 <네이처> 표지에 실렸다. 5,250만 년 전 에오세 초기에 살았던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원시적인 박쥐인 오니코닉테리스(Onychonycteris)였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 352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현존하는 포유류 다섯 종 중 한 종은 박쥐다. 합치면 총 1,400종 정도로, 설치류 다음으로 다양하다. 박쥐는 종만 많은 것이 아니다. 이들은 공존의 명수이기도 하다. 열대 지역에서는 100종 이상의 박쥐가 동일한 생태계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 354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놀랍게도 박쥐가 어떻게 날개와 비행 능력을 발전시켰는지에 관해 우리는 거의 아는 것이 없다. 다만 DNA 친자 검사를 통해 박쥐가 북반구 로라시테리아상목에 속하며, 계통수에서 개나 고양이 같은 식육류, 그리고 기제류와 우제류 같은 발굽 달린 포유류와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박쥐는 말이나 개와는 눈곱만큼도 닮지 않았다. 따라서 사지로 걸어 다니는 포유류에서 손 날개로 날아다니는 포유류로 바뀌며 일련의 과도기를 거치는 멸종 종들이 분명 존재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진화적 변화 과정을 보여주는 화석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 35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에 사는 흡혈박쥐 세 종은 오로지 피만 먹고 사는 유일한 포유류다. 이런 특이하기 그지없는 식습관을 흡혈식(hematophagy)이라고 한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 361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누군가 화석 기록에는 전이 화석(transitional fossil) 또는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걸어 다니는 고래 이야기를 좀 전해주기 바란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 36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고래는 모든 포유류 중에서 가장 포유류답지 않은 동물이지만, 분명 포유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표지를 볼 수 있다. 이들은 포유류를 정의하는 하나의 아래턱뼈와 세 개의 귓속뼈를 갖고 있고, 젖샘이 있어서 새끼에게 젖을 먹이고, 피부는 매끈하지만 입 주변에 있는 수염의 형태로 털의 흔적을 유지하고 있다(일부 종은 새끼일 때만 수염이 있다). 더군다나 고래는 태반 포유류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 366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처음에는 DNA 검사를 통해 고래가 소, 양, 하마, 낙타, 사슴, 돼지, 그리고 다른 발굽이 갈라진 초식 동물과 함께 묶였다. 그리고 이어서 화석이 그것을 입증해 주었다. 2001년에 에오세에서 나온 원시적인 걸어 다니는 고래 골격 몇 개가 우제류의 가장 전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 367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자연은 애초에 고래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없었다. 자연은 그런 식으로 일하지 않는다.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때그때 생명체를 당면한 과제에 적응시키는 식으로 작동한다. 인도히우스가 물속으로 달아난 것은 그냥 포식자로부터 탈출하거나 먹이를 찾을 목적이었다. 인도히우스는 자기 후손이 바다의 거대 생명체가 되리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 373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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