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에오세-올리고세 냉각이 만들어낸 가장 두드러진 결과물은 남극의 빙하였지만, 기온 급강하의 효과는 범지구적으로 느껴졌다. (…) 정글의 규모가 줄어들면서 처음에는 성긴 삼림 지대로, 그다음에는 사바나, 그다음에는 탁 트인 초원으로 대체됐다. 이것은 올리고세 전반에 걸쳐 아주 느리게 진행된 과정이었고(3,400만 년 전에서 2,300만 년 전까지), 마이오세(2,300만 년 전에서 500만 년), 애시폴 포유류가 살던 시기, 그리고 그 너머까지 계속 이어졌다. 이렇게 기온, 기후, 식물 생태가 통째로 변해버렸으니 포유류 역시 거기에 적응하는 것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2~403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풀들이 올리고세에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시작했음을 알 수 있다. 이들은 거의 1,000만 년에 걸친 시간 동안 숲이 계속 사라지며 새로 열리는 땅덩어리를 집어삼키면서 점점 풍부해졌고, 약 2,300만 년 전 마이오세 즈음에는 완전한 초원 지대를 이루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7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평균적으로 가축으로 키우는 소는 먹는 것의 4~6퍼센트가 흙이다. 그에 반해 나뭇잎을 먹는 동물이 삼키는 흙의 비율은 2퍼센트 미만이다. 소보다 풀을 밑동까지 더 바짝 뜯어 먹는 양은 상황이 더 고약하다. 뉴질랜드에서는 양이 먹는 것 중 33퍼센트가 흙이었던 경우도 관찰된 적이 있다. 바꿔 말하면 풀을 2킬로그램 먹을 때마다 흙도 1킬로그램 먹는다는 얘기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8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동물이 풀을 먹는 거나 나뭇잎을 먹는 거나 그냥 다 식물을 먹는 거라고 여겼지, 둘을 딱히 구분해서 생각해본 적은 없었거든요. 근데 그게 엄청 다른 거였군요. 기후 변화로 정글이 사라지고 초원이 확산되면서 포유류가 다양하게 적응하고 변화하는 모습이 놀라웠어요.
저 역시 나뭇잎과 풀을 구분해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러면 목이 긴 기린은 나뭇잎만 먹을까 궁금해서 인공지능에게 물었더니 당연히 주식은 나뭇잎인데 먹이가 부족할 땐 풀도 어쩔수 없이 먹는다네요, 하지만 자세가 불안정해서 매우 불편해보인다고.. ㅎㅎ 게다가 미네랄 부족 시 죽은 동물의 뼈도 씹어 먹는답니다. @@ 역시 굶어 죽을 판에는 뭔들 못 먹나 싶네요. 한 일주일 속이 안 좋아서 밥을 맛있게 못먹다가 어제부터 조금 나아지는 것 같더니 갑자기 크림빵이 먹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급한대로 편의점에서 전통의 삼립 크림빵을 사서 홍차와 함께 먹으며 야구 코리안 시리즈를 보니 천국이 따로 없더라구요. 역시 먹는게 생물에게는 매우 중요하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아, 이게 논점이 아닌데요). 현재의 말 역시 주식은 풀이지만 먹이 부족 시 나뭇잎을 먹기도 한답니다.
오, 기린이 위급 시에는 동물 뼈를 먹기도 하는군요. 맞아요, 죽게 생겼는데 뭔들 못 먹겠어요. (와중에 크림빵 말씀을 하시니 저도 땡깁니다, 마침 점심시간이라! 근데 밀가루 소화가 무사히 잘 되시었는지.. @밥심 님은 밥심으로 사셔야 되는디) 코리안 시리즈는 뉴스를 잠깐 보니 한화이글스가 올라가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예전에는 야구 보는거 겁나 좋아했는데 안 본지가 오래되어 소식을 통 몰랐거든요. 아니 이글스가 또 언제 이렇게 잘하게 되었나요. 18연패 찍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열흘간 못 마시던 커피가 땡기는 것 보니 슬슬 위가 정상화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 야구는 저도 작년까지는 안 봤는데 왕년에 응원했던 mbc청룡 팀의 후신인 엘지트윈스가 올해 잘 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막상 보니까 또 재미있네요.
오, MBC청룡! 오랜만에 듣는 이름입니다. 저희오빠가 꼬마 때 응원하던 팀이에요. 근데 머리가 크고 나서는 OB베어스로 변절을 하더라고요(지금도 두산팬). 올해 가을야구 우승도 서울쌍둥이 팀이 할 것 같은데요? ㅎㅎ 근데 열흘이면 넘 오래 고생하셨네요. 커피가 땡기시더라도 상태 보셔가며 차차 드세요. 저는 카페인 중독이라 커피 없는 하루는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만..
한화팬들을 보살이라고 한다면서요! 이번이 26년전에 우승하고 이번에 게임한다던데 좋은 결과 있으면 좋겠어요!
하하 저도 한화팬은 아니지만 옛날에 류현진 선수를 좋아해서 이글스를 응원한 적이 있었어요. (언더독 심리가 발동해서 그랬는지도 ㅎㅎ) 이번에 한국시리즈 올라간거 대단하네요.
허기가 반찬이라고… 배고프면 뭐든 먹게되고 뭐든 맛있죠!
그러니까요. 저는 이 대목 읽으면서 제 입이 다 까끌거리는 기분이었어요. 뭔가 풀을 먹고 있는 동물들을 보면 상쾌(?)하겠다 생각했는데, 흙도 같이 먹고 있다니...
풀은 공룡의 제국이 쇠약해지고 포유류는 여전히 그늘 속에 숨어 살던 시절인 백악기 늦은 말기가 되어서야 나타났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이 최초의 풀은 특별한 것이 없는 작고 미미한 존재였다. 풀밭에 공룡이 있는 그림을 본 적이 있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8장, 406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주요 진화적 전이(major evolutionary transition)란 한 유형의 생명체가 완전히 다른 외모와 행동 방식을 가진 생명체로 바뀌면서 새로운 생활방식에 적합한 몸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이론 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실로사우루스와 도루돈을 비롯해서 고래가 변해가는 모습을 단계별로 보여주는 일련의 화석 골격이 존재한다. 누군가 화석 기록에는 전이화석(transitional fossil) 또는 잃어버린 고리(missing link)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걸어 다니는 고래 이야기를 좀 전해주기 바란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6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DNA와 달리 복사뼈는 실물로 존재하기 때문에 고래가 우제류임을 크게 의심하던 고생물학자들도 바로 설득할 수 있다는 점 역시 좋았다. […] 여기서 고생물학자들은 드디어 꼬투리를 잡았다는 듯 회심의 미소를 지을 수 있다. 고래가 어떻게 물로 들어갔는지 밝혀주는 증거는 DNA가 아니라 화석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68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이 대목에서 고생물학자들이 분자생물학에 대해 갖는 은근한 견제와 알력(?)이 느껴져서 재미있었어요.
모두 종합해보면 인도히우스가 물을 가지고 실험을 하던 육상 포유류였음이 분명해진다. 그 과정에서 이 동물은 기나긴 진화의 여정 중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이 여정은 운명으로 결정돼 있던 것이 아니었다. 자연은 애초에 고래를 만들겠다는 계획이 없었다. 자연은 그런 식으로 일하지 않는다.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그때그때 생명체를 당면한 과제에 적응시키는 식으로 작동한다. 인도히우스가 물속으로 달아난 것은 그냥 포식자로부터 탈출하거나 먹이를 찾을 목적이었다. 인도히우스는 자기 후손이 바다의 거대 생명체가 되리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73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에오세가 끝날 즈음에는 걸어 다니는 고래는 모두 사라지고 없었다. […] 이 시점부터 고래는 모든 활동을 물에서만 하게 됐다. 하지만 진화는 조금씩 손보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진화는 절대로 멈추지 않는다. 약 3400만 년 전 에오세-올리고세 경계 즈음해서 고래 이야기의 다음 단계가 시작됐다. 이제 물에 사는 이 고래들을 최고의 수중동물로 만들 시간이 찾아온 것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78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이 팔레오세 진수류들은 모두 우리 생식 생물학의 경이로움 중 하나를 부여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바로 임신 기간 동안에만 일시적으로 존재하면서 태아와 엄마를 이어주는 기관인 태반이다. 태반이 포유류만의 것은 아니다. 태반은 산란 대신 출산을 선택했던 다양한 종에서 스무 번 정도 진화해 왔다. 심지어 어류 중에도 있었다. 그 이유는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알은 본질적으로 성장하는 배아가 발달하는 데 필요로 하는 모든 영양을 담고 있는 난황이 포함된 자체 돌봄 꾸러미다. 일단 어미가 알을 낳으면 그 알을 지켜줄 수는 있지만 알 껍데기를 뚫고 들어가서 추가적인 영양을 공급할 수는 없다. 하지만 출산의 경우에는 배아 그리고 이어서 태아가 세상에 나올 때까지 어미 몸속에서 자란다. 태아는 이 기간 동안 먹을 것과 산소를 취할 수 있어야 하고 거기에 더해서 배설물도 내보내야 한다. 태반이 이런 재주를 부린다. 태반은 아기의 식료품 저장실이자, 허파이자, 배설계로 동시에 역할을 하는 궁극의 멀티태스킹 전문가다. 그리고 아기가 태어난 다음에는 태반만출이라는 것을 통해 그냥 버리면 그만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5장268~269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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