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화제로 지정된 대화
이번 책은 내일 목요일 10장을 읽고 금요일에 최종 마무리하는 일정입니다. 뒤늦게 따라오시는 분들도 천천히 마무리하세요. 뒤로 갈수록 책 읽는 속도가 납니다!!!
@YG님 쭉 잘 읽혀서 완독했어요.. 제목 그대로 경이로운 이야기이고, 지구 역사에 대해서 현재의 지구환경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네요. 근 100여년간 사이펜스가 고고학 고생물학에서 이뤄낸 성취도 놀랍고 같은 기간 동안 망쳐가는 속도도 참 놀라운 일입니다.. 딴 얘기로 추천하신 <바벨>를 읽고 싶어 잽싸게 도서관에 예약을 헀었는데 이 인기있는 책이 20일째 반납이 안되고 있어 마음을 비우고 책걸상에서 들었던 <정부의 원리>를 읽고 있습니다... 딱딱한 분야일 것 같은데 참 명확하고 간결하고 이해 쏙쏙되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혐오를 갖고 있었는데 비상계엄 사건으로 어처구니가 없었고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데 답답해서 뉴스와 시사 보는 시간이 늘었는데, 이 책이 저의 이해도를 높여주는 기초가 될 것 같습니다. 아들에게 선물하려구요. 좋은 책 추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11월도 기대됩니다.~ (마침 조선시대 정치 얘기군요!)
정부의 원리 - 대한민국 시스템을 한눈에 꿰뚫는 정치 수업자유민주주의의 진짜 의미는 무엇인가? 과연 직접민주주의가 최고인가? 4년 중임 대통령제, 의원내각제 도입으로 우리 정치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가? 《정부의 원리》는 한국 정치의 원리와 구조를 본격적으로 분석하고, ‘가능한 개혁’의 방향을 제시하는 비판적 정치 교양서다.
@aida 님, 이번 달에도 완독하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책이라고 말씀해주시니 으쓱! 감사합니다. 아, 『정부의 원리』도 정말 좋은 책이죠? 책과 그다지 안 친한 제 큰 동거인도 앞 부분 훑어보더니 좋은 책이라고 완독하고 나서 곧바로 작은 동거인에게 필독서라고 권하더라고요. 가족이 함께 읽어도 좋은 책 같아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2025년 11월에 함께 읽을 스물여덟 번째 벽돌 책은 이정철의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너머북스)입니다. 2016년에 나왔으니 올해 나온 지 딱 9년이 되었네요. 새삼, 세상에 등장한 지 10년이 다 된 책을, 그것도 조선 선조 시대의 정치사를 함께 읽자고 제안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놀랍게도, 선조 시대랑 지금이랑 닮았거든요. 연산군을 반정으로 몰아내고 중종이 왕위를 차지하고 나서부터 인종, 명종까지 조선 정치는 흔히 훈구대신으로 불리는 공신, 외척 등이 좌지우지합니다. 중종 때의 조광조부터 시작해서 사림 세력이 하나둘씩 권력에 나서면서 이들과 맞서지만 결국 기묘사화(1519년), 을사사화(1545년), 기유옥사(1549년) 같은 사화를 맞으면서 희생당하죠. 그러다, 선조가 즉위합니다. 선조는 자기를 왕으로 올려준 명종비 인순왕후가 죽고 나서부터 사림 세력을 적극적으로 중용합니다(선조 8년, 1575년). 저자는 1575년부터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2년 전인 1590년(선조 23년)까지 15년간을 ‘정치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조선 시대 전체를 통틀어 이 시대만큼 정치에서 이상이 드높이 외쳐진 시대가 드물었습니다.” 저자의 질문은 이렇습니다. 조선 시대 전체를 통틀어서 “각자의 정당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이상을 드높이 외친” 지식인이 서로 맞서며 정치를 한 결과가 왜 “비극적으로” 끝나야 했을까? 이 책은 선조 23년(1590)의 기축옥사로 마무리합니다만, 사실 망국 직전까지 간 임진왜란(1592)의 책임도 이들에게 물어야죠. * 이제 ‘선한’ 혹은 ‘지식인’이라고 하기에는 동의 못 할 사람이 많겠습니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에는 그 어느 때보다 이상을 드높이 외치는 정치인이 많습니다. 길게는 1980년대부터 학생운동, 사회운동에 오랫동안 헌신했던 수많은 이상주의자가 금배지를 달고서 정치인이 되어서, 저마다 이상 정치의 비전을 설파하고 있습니다. 선조 때 사림 세력이 훈구대신을 이상 정치를 가로막는 척결 대상으로 규정했던 것도 오늘날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세 차례 보수 정부 대통령이 옥살이하고, 헌법이 정해 놓은 선을 넘으며 계엄을 시도했던 전 대통령과 그 지지자를 “내란 세력”이라 부르면서 척결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니까요. 사실 한국 현대사에서 2000년대 정치를 꿰뚫는 특징이야말로 자기가 ‘선하다고’ 믿는 ‘사회운동가’ 혹은 ‘공공 지식인’의 정체성을 가진 정치인 다수가 실제로 권력을 쥐고서 세상을 바꾸려고 움직였다는 것입니다. 노무현 정부, 문재인 정부 때의 두 번의 실패를 놓고서는 관료나 검찰 탓을 하기도 했었죠. 이번 세 번째 시도는 성공할까요? 저자는 거의 500년 전에 이상을 드높였던 정치인이 서로 “각자의 정당성과 진정성”을 가지고 말 그대로 ‘목숨 걸고’ 현실 정치에서 좌충우돌했던 모습을 그립니다. 그러고 나서 묻고 답하는 도대체 이런 ‘선한 지식인’이 왜 ‘나쁜 정치’를 할 수밖에 없었는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중요한 통찰을 줍니다.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입니다. * 이정철은 『대동법, 조선 최고의 개혁』(역사비평사, 2010)으로 접하고 나서 책이 나올 때마다 따라 읽는 역사학자입니다. 앞에서 언급한 책도 최고지만 개인적으로 좋아서 주변 지인에게 권하는 책은 조선 시대 개혁가 여럿의 모습을 재조명한 『언제나 민생을 염려하노니』(역사비평사, 2013)입니다. (또 다른 걸작 『권력 이동으로 보는 한국사』(역사비평사, 2021)가 최근작입니다.)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는 저자의 세 번째 저서로 현실 정치를 보면서 한숨이 나올 때마다 한 번씩 꺼내서 훑어보는 책입니다. 지금까지 읽은 벽돌 책 가운데는 두께가 얇습니다만, 통상 연말에는 (물리적으로) 가벼운 벽돌 책을 읽었던 점을 염두에 두고서 또 지금 읽기에 아주 의미 있는 책이라서 골랐습니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11월, 또 우리의 삶을 좌지우지하는 한국 정치의 답답함에 지친 분이라면 이번에는 450년 전 이상 정치를 추구했었던 ‘선한 지식인’이 실패한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아주 오래된 질문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의 딜레마를 고민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답니다. * 벽돌 책 함께 읽기 모임은 온라인 독서 플랫폼 ‘그믐’의 게시판에서 진행 중인 자발적 독서 모임입니다. 2023년 8월 『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사이언스북스) 읽기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총 스물일곱 권의 다양한 주제를 다룬, 각기 다른 두께의 벽돌 책을 작게는 25명에서 많게는 50명 이상의 참여자가 한 달에 한 권씩 읽고 있습니다. 처음 이 모임을 시작한 저는 책을 선정하고, 읽기 일정을 제안하고, 최소한의 가이드를 하는 역할을 자발적으로 맡고 있습니다. 11월에도 우리 함께 벽돌 책 읽어요.
화제로 지정된 대화
2025년 11월에 함께 읽을 벽돌 책은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입니다. 우리 11월에도 벽돌 책 함께 읽어요! https://www.gmeum.com/gather/detail/3132
왜 선한 지식인이 나쁜 정치를 할까 - 동서분당의 프레임에서 리더십을 생각한다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16년 우수출판콘텐츠 제작지원 사업 선정작. 선조 8년 ‘동서분당’이 발생한다. 이렇게 시작된 당쟁은 정치적 사건들로 끝없이 변주되다가 선조 23년 기축옥사로 파국을 맞는다. 이 책은 이 과정과 인물들에 밀착하여 생생하게 드러낸다.
스밀로돈 파탈리스는 호들갑을 떨 만하다 싶을 정도로 무서운 동물이었다. 남아메리카대륙의 사촌 스밀로돈 포풀라토르보다 몸집이 작았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약 280킬로그램의 파탈리스는 현대의 시베리아호랑이와 체중이 비슷했지만 뼈는 더 단단하고, 체격도 더 좋고 근육질이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474,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거친 스밀로돈의 삶에도 그런 흉악한 장면만 있는 것은 아니어서 다정한 순간들도 존재했다. 검치호들은 새끼를 따듯하게 보살피는 부모였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478,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거대동물들이 이런 딱한 결말을 맞이하기 전, 빙하기 한창 때에는 세계 어디서나 당신은 털매머드와 검치호 같은 거대 포유류를 보았을 것이다. 여기서 '당신'이라는 단어는 일부러 사용한 것이다. 그냥 문장을 만들려다 보니 주어가 필요해서 가져다 붙인 단어가 아니라는 소리다. 우리는 빙하기의 산물이고, 우리 종의 구성원인 호모 사피엔스는 수많은 이 거대 포유류를 보고, 만나고, 그들로부터 숨고, 그들과 어떻게든 엮였을 것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p.480,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북아메리카대륙 정착민들이 땅과 금을 훔칠 셈으로 보호구역으로 강제 이주시키기 전까지만 해도 수족(Sioux)은 북아메리카대륙 서부 평원에 살았다. 이들은 화석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들은 화석의 존재를 알고 수집했으며, 오늘날의 우리처럼 그것을 이해하려고 했다. […] 수족 사람들은 마시의 대원들에게 브론토테리움과의 턱뼈 화석을 보여주며 ‘천둥의 야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306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북아메리카에서 포유류 화석을 찾아내고, 그 정체를 정확하게 밝히고, 자신이 받은 인상을 글로 기록한 최초의 사람은 아프리카 노예들이었다. 미국의 척추동물 고생물학이라는 학술 분야 전체의 기원을 추적하면 일군의 강제 노동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현재의 앙골라나 콩고 지역에서 살다가 납치되어 와서 말라리아가 창궐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해안의 습지에서 힘들게 노동을 했지만 역사 그 어디에도 이름을 남기지 못한 이들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437-438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대왕고래에 대해 얘기할 때는 호들갑을 떨지 않을 수 없다. 다른 고래 또는 코끼리 같은 거대한 육상 포유류나 박쥐처럼 놀라운 일을 하기 위해 새로운 몸을 만들어낸 소형 포유류 등 다른 극단적인 포유류에 대해 얘기할 때도 마찬가지다. 박쥐는 날개를 힘차게 퍼덕여서 하늘을 날 수 있는 유일한 포유류이고 익룡, 조류와 함께 비행 방법을 찾아낸 셋밖에 없는 척추동물이다. 코끼리, 박쥐, 고래 등 이 극단적인 포유류들은 모두 에오세에 두각을 보이기 시작해서 기나긴 진화의 여정을 통과한 후에 결국 현재의 놀라운 모습에 갖추게 됐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 337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하지만 박쥐는 동력 비행을 채용한 유일한 포유류다. 이들은 능동적으로 날갯짓을 해서 공중으로 날아오르는데 필요한 양력과 추진력을 만들어낸다. 날개를 퍼덕이며 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척추동물의 역사에서 동력 비행이 단 세 번만 진화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세 가지 경우 각각이 하늘로 몸을 띄우는 방법에 대한 새로 다른 실험이었다. 익룡은 넷째 손가락을 길게 늘여서 피부로 만들어진 거대한 돛을 지탱했다. 조류의 공룡 선조는 팔 전체를 늘려서 깃털이 달린 날개를 고정했다. 반면 박쥐는 손가락 대부분을 길게 늘여서 손 날개를 만들어냈다. 박쥐의 날개는 설계가 기발하다. 손가락 사이로 뻗어 있는 피부는 얇고 유연하다. 그리고 가슴뼈 흉골에 부착된 큰 근육들을 수축해서 날개를 퍼덕인다. 그 덕분에 박쥐는 빠른 비행이 가능하다. 어떤 박쥐는 시속 160km를 기록한 적도 있다. 그리고 장애물 주변에서 매끄러운 기동이 가능하다. 이것은 대부분 밤에 활동하는 동물에게는 대단히 유용한 능력이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353~354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메셀의 박쥐들은 모두 현존하는 여러 박쥐 종이 사용하는 두 번째 초능력을 채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바로 반향정위다. 이것은 고출력의 생물학적 음파 탐지 시스템이다. 박쥐는 이 여섯 번째 감각을 이용해서 숨어 있는 포식자, 맛있는 벌레, 피해 다녀야 할 나뭇가지를 파악할 수 있다. 후두를 통해 반향정의를 하는 박쥐에게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이 반향을 들을 수 있는 큰 코일이 담긴 달팽이관이 귀에 있어야 한다. 둘째 후두와 귀가 확실히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 이것은 고막의 고리뼈를 둘러싸고 있는 붓유리질뼈라는 연장된 후두뼈를 통해 이루어진다. 박쥐에게는 반향정의가 운명이었다. 이것은 박쥐가 조류를 배제하고 밤하늘의 주인이 될 수 있게 해준 티켓이었다. 새는 일찍이 공룡 시절부터 진화해 왔지만 몇몇 종을 제외하고는 반향정의를 발전시키지 못해 밤의 생태적 지위를 정복할 수 없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359~361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골반, 그리고 다리다. 이상한 일이다. 현대의 고래에서는 다리를 볼 수 없다. 앞에 달린 지느러미로 방향을 조정하고 꼬리로 추진력을 내서 헤엄치기 때문이다. 15m 길이의 바실로사우루스, 그보다 작은 사촌인 도르돈, 그리고 몇몇 다른 종은 보통 고래가 아니다. 이들은 고래가 걸어다니던 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와디 알히탄의 종들은 바다에 살았지만 육지에서 살던 선조들의 다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이 선조들은 에오세에 천만 년에 걸쳐 물로 진출하면서 단거리 선수처럼 긴 다리가 달려있던 몸통을 잠수함 형태의 수영기계로 바꾸어 놓았다. 그리고 두 번 다시는 육지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것은 생물학 교과서라면 어디서나 등장하는 주요 진화적 전이의 대표적 예다. 주요 진화적 전이란 한 유형의 생명체가 완전히 다른 외모와 행동 방식을 가진 생명체로 바뀌면서 새로운 생활 방식에 적합한 몸을 갖게 되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이론 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바실로사우루스와 도르돈을 비롯해서 고래가 변해가는 모습을 단계별로 보여주는 일련의 화석 골격이 존재한다. 누군가 화석 기록에는 전이 화석 또는 잃어버린 고리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있으면 걸어다니는 고리의 이야기를 좀 전해주기 바란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363~36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더군다나 고래는 태반 포유류다. 이들은 태반으로 영양을 공급해서 크고 (종종 아주 크고) 잘 발달된 새끼를 출산한다. 믿지 못하겠다면 그 증거가 있다. 바로 배꼽이다. 배꼽은 자궁 속에 있을 때 태반에서 연장되어 나온 탯줄이 붙어 있던 자리다. 진짜 해답은 20세기 말에 등장했다. 이 수수께끼는 화석과 DNA 친자확인 검사 모두를 통해서 해소됐다. 이 경우는 앞에서 얘기했던 수많은 다른 사례와 달리 두 가지 모두 동일한 결론으로 이어졌다. 결국 고래는 짝수의 발굽을 갖고 있는 포유류 집단인 우제류의 일원이었다. 2001년에 에오세에서 나온 원시적인 걸어 다니는 고래 골격 몇 개가 우제류의 가장 전형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발목에 있는 복사뼈의 양쪽 끝에 깊은 홈이 있는 도드래(오타☆도르래) 구조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장에서 살펴보았듯이 우제류는 PETM 지구 온난화가 한창이던 에오세 초기에 기원할 때 이런 독특한 형태의 발목을 발전시켰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366~367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공식 명칭으로는 이빨고래류라고 하는 이빨고래는 오늘날 향유고래, 범고래, 일각고래, 돌고래, 쇠돌고래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해양먹이그물의 정상을 차지한 무서운 포식자들이다. 이들에게는 세 가지 핵심 무기가 있다. 첫 번째 무기는 날카로운 치아다. 이들의 치아는 더는 포유류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큰 변화를 겪었다 모든 치아가 원뿔 모양의 못처럼 변했다. 이 치아는 물고기나 다른 고래의 고기를 그냥 잘라내는 역할을 한다. 이빨고래류는 고기를 씹지 않고 삼킨다. 어떤 이빨 고래류는 머리를 먹을 때 치아를 거의 사용하지 않고 게으르게 그냥 통째로 삼킨다. 두 번째 무기는 분명 독립적으로 진화해 나온 것이겠지만 놀랍게도 박쥐와 공유하는 능력이다. 바로 반향정위다. 이빨고래류는 분수공 바로 아래 비강에 있는 살로 된 협착부인 음순을 통해 공기를 밀어내고 고주파수의 클릭음과 휘파람 소리를 만든다. 마지막으로 이빨고래류는 엄청난 크기의 뇌를 가졌다. 향유고래는 지구에 사는 동물 가운데 뇌가 가장 크다. 아마 역사상 가장 큰 뇌일 것이다. 10kg 정도 나가는 이들의 뇌는 사람의 뇌보다 다섯 배 이상 무겁고, 그 어떤 코끼리 뇌보다도 크다. 뇌의 크기를 체구로 나누어 지능을 대략적으로 상대평가를 해보면 동물 중에서 사람의 뇌를 이어 2등을 차지한다. 향유 고래는 먹잇감을 머리로 압도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하며 도구를 사용하고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알아볼 수도 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379~380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오히려 화석을 보면 치아가 달린 최초의 수염고래류는 물어뜯는 동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랬다가 치아를 잃고 먹이를 빨아들여서 먹는 흡입섭식 동물이 되었다가 치아가 없는 턱에 수염이 추가되면서 여과섭식이라는 새로운 재주를 익히게 됐다. 고대의 고래가 걷기에서 수영으로 전이하는 과정이 그랬던 것처럼 치아에서 수염으로 먹이를 무는 동물에서 여과섭식을 하는 동물로 전이하는 과정도 단계를 거치며 이루어진 점진적 과정이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7장383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이 부분 읽다가 범고래가 조련사 공격했던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최재천 교수가 이야기하신 돌고래 없는 수족관(죽음의 수족관)과도 연결 지어 생각하니 (고통의 원인이 반향정위 때문이라) 고통스러운 고래들에게 많이 미안하고 그랬습니다.
저도 그 대목을 읽으면서 최재천 선생님 말씀이 생각났어요. 부엌의토토님께서 언급해주신 것처럼, 갇혀있는 고래가 내보내는 초음파는 멀리 뻗어가질 못하니 수조 벽에 부딪혀서 계속 다시 돌아온다고, 그러면 고래는 극심한 소음에 시달리는 고통을 끊임없이 겪다가 병에 걸린다고…. https://youtu.be/BbGglyCRU6U?si=2wapsFhECKkJPJZI [소셜스토리] 돌고래를 전시하는 수족관에 절대 가지 마세요 https://youtu.be/46E5FHLN-J0?si=lUgXpM2sIfRgerRb 약속을 무시하는 기업, 다 죽고 남은 벨라 집으로 보내주세요, 롯데 아쿠아리움 벨루가 | 최재천의 아마존
올려주신 벨루가 영상 너무 마음아파요. 수족관이 좁아서 머리를 콩... 얼마나 답답하고, 아팠을까. 초음파도 그렇고 제 귀가 다 울리는 느낌이네요. "너 지금 나갈래?"라고 돌고래에게 물어볼 수 있다면, 이라는 최재천 교수님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거렸습니다. 그들을 보고 싶다면, 그들의 고향으로 찾아가야 한다!
작성
글타래
화제 모음
지정된 화제가 없습니다
[책나눔 이벤트] 지금 모집중!
[문예출판사/책 증정]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 불복종』 마케터와 함께 읽기[김영사/책증정] 쓰는 사람들의 필독서! 스티븐 킹 《유혹하는 글쓰기》 함께 읽기[책증정-선착순 10명] 청선고로 모여라!『열여덟의 페이스오프』작가와 함께 읽기
💡독서모임에 관심있는 출판사들을 위한 안내
출판사 협업 문의 관련 안내[모임] 간편 독서 모임 만들기 매뉴얼 (출판사 용)
그믐 새내기를 위한 가이드
그믐에 처음 오셨나요?[메뉴]를 알려드릴게요. [그믐레터]로 그믐 소식 받으세요
드라마 이야기 중!
'모자무싸' 드라마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신 분들 모이세요"사랑의 이해" / 책 vs 드라마 / 다 좋습니다, 함께 이야기 해요 ^^[2024년 연말 결산] 내 맘대로 올해의 영화, 드라마 [직장인토크] 완생 향해 가는 직장인분들 우리 미생 얘기해요! | 우수참여자 미생 대본집🎈
책도 보고 연극도 보고
[그믐연뮤번개] 2. [독서x관극x번역가 토크] 인간 내면을 파헤치는 『지킬앤하이드』[그믐연뮤번개] 1. [책 읽고 연극 보실 분] 오래도록 기억될 삶의 궤적, 『뼈의 기록』
달빛 아래 필사를
[ 자유 필사 • 3 ][ 자유 필사 • 2 ][ 자유 필사 ], 함께해요
어버이날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34. <아버지의 시간>[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2. <어머니의 탄생>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나의 불교, 남의 불교[책 증정] <이대로 살아도 좋아>를 박산호 선생님과 함께 읽어요.
5월 15일, 그믐밤에 만나요~
[그믐밤] 47. 달밤에 낭독, 입센 1탄 <인형의 집>[그믐밤] 46. 달밤에 낭독, 체호프 4탄 <벚꽃 동산> [그믐밤] 45. 달밤에 낭독, 체호프 3탄 <바냐 아저씨>
동구권 SF 읽어보신 적 있나요?
[함께 읽는 SF소설] 12.신이 되기는 어렵다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1.노변의 피크닉 - 스트루가츠키 형제[함께 읽는 SF소설] 10.이욘 티히의 우주 일지 - 스타니스와프 렘[함께 읽는 SF소설] 09.우주 순양함 무적호 - 스타니스와프 렘
봄에는 봄동!
단 한 번의 삶방랑자들여자에 관하여
🎁 여러분의 활발한 독서 생활을 응원하며 그믐이 선물을 드려요.
[인생책 5문 5답] , [싱글 챌린지] 완수자에게 선물을 드립니다
우리 입말에 딱 붙는 한국 희곡 낭독해요!
<플.플.땡> 4. 우리는 농담이 (아니)야<플.플.땡> 3 당신이 잃어버린 것 2부<플.플.땡> 2. 당신이 잃어버린 것플레이플레이땡땡땡
학벌이 뭐길래?
성공하면 30억을 받는 대리 수능💥『모방소녀』함께 읽기[📚수북플러스] 5. 킬러 문항 킬러 킬러_수림문학상 작가와 함께 읽어요[슬픈 경쟁, 아픈 교실] 미니소설 10편 함께 읽기
소설로 읽는 기후 위기
[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2회차 『로빈슨 크루소』(다니엘 디포, 1719)[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우리는 왜·어떤 다른 세상을 꿈꾸는가?] 1회차-마션[소설로 기후위기/인류세 읽기] 『야성의 부름』 잭 런던, 1903.[소설로 읽는 기후위기·인류세] - (3) 프랑켄슈타인
모집중밤하늘
내 블로그
내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