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걸상 '벽돌 책' 함께 읽기] #27. <경이로운 생존자들>

D-29
고래가 물 밖으로 솟구치는 건 단지 그게 재미있어서 그러는 거라는 얘기도 얼핏 들은 것 같아요!
어쩌면 우영우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이렇게 놀랍도록 흥미로운 고래 이야기가 리베카 긱스의 ‘고래가 가는 곳’에 나온다. 훌륭한 과학책이자 감동적인 생태 에세이인 이 책은 2021년 국내에 소개되고 나서도 반향이 없었다. 이참에 고래 좋아하는 우영우의 힘을 빌려 많은 독자를 만났으면 좋겠다. 호주 저자가 쓴 책이지만 한국 이야기도 여러 차례 나온다. 최초의 고래잡이 기록은 8,000년 전 신석기 후기에 새겨진 울산 반구대 암각화다. 다행히 (일본을 제외하고) 여러 나라가 포경 금지에 동참하면서 대양에서 고래 개체 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지금 고래는 인간이 원인을 제공한 또 다른 재앙 탓에 죽어가고 있다(7장). 답답하고 착잡하고 섬뜩하다.
아, 이렇게 좋은 책이 국내에선 별 반응이 없었군요. 카네기 메달인가 하는 상도 받았다는데.. (지금 검색해보니 심지어 절판이네요.)
좋은 칼럼 잘 읽었습니다! 저는 예전에 <모비 딕>을 읽겠다고 결심하면서 고래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던 것 같습니다. <고래가 가는 곳>을 읽고 나서 <모비 딕>을 시작하니까, 사람들이 읽다가 던져버린다는 고래논문(?)파트도 재미있더라고요! (정말입니다) 비록 <모비 딕> 완독에는 대략 50일의 시일이 걸리긴 했지만요. 하하하 매체를 통해 고래라는 존재를 엿볼 때는 언제나 깊은 경외심을 가지게 되더군요. 뭔가 신령스럽다고도 할 수 있는 느낌인데… 그 경건(?)한 느낌이 좋아서 고래를 더 좋아하게 된 듯해요. 남종영 선생님의 책 작업에 <고래가 가는 곳>과의 사연이 있었군요! <다정한 거인>도 얼른 읽어봐야겠네요.
모비 딕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모비 딕』 완역본을 번역, 소개하는 데 시초가 된 김석희 번역가가 전면적으로 원고를 대조·수정하여 개고한 것으로, 기존판에서 150여 개의 역주를 추가하는 등 ‘결정판’으로서 손색이 없도록 보완했다.
세상에, 저 지금까지 스폰지밥이 그릇 씻을 때 쓰는 스펀지인 줄 알았어요! 대박! (사실 그의 존재 자체에 별 관심이 없었던 게 맞을...) 생각해보니, 한 번도 '왜, 얘만 물건일까?'라는 의문을 품어본 적조차 없었네요. 근데 해면이라는 바다생물이었다니... (향팔님 아니었으면 영원히 몰랐을 사실입니다) 이건 왠지 제 또래 지인들에게도 물어보고 싶어지네요(하하).
앜ㅋㅋ 저만 몰랐던 게 아니로군요!! (다행ㅎㅎ) 주방 수세미가 식물에서부터 유래했듯, 그릇 씻는 스펀지도 원래는 동물이었다는 놀라운(!) 사실에 저도 충격을 받았답니다. 아래 사진이 해면의 모습이라고 하네요. https://namu.wiki/w/%ED%95%B4%EB%A9%B4 [출처] 해면 海綿 | Sponge “수분을 잘 빨아들이기 때문에, 과거 서양권에는 이걸로 그릇이나 몸을 닦을 때 쓰는 경우가 많았었다. 우리가 흔히 스펀지하면 떠올리는 주방용품 ‘스펀지’의 유래가 이것이다. 지금은 합성수지로 만든 인조 스펀지로 대체되었지만 명칭만은 관습적으로 남아있다. 미국 애니메이션 네모바지 스폰지밥의 주인공인 스폰지밥의 모티브가 바로 해면이다. 때문에 작중에서는 실제로 스폰지밥으로 사람의 몸이나 자동차의 보닛, 그릇 등을 닦는 묘사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렇게 사람의 손에 잡혀 물 밖으로 나왔다는 설정의 실사 장면에서는 실제 해면 모양 인형이 아니라 네모난 주방용 인조 스펀지가 등장한다.”
오, 사진까지! 맨 왼쪽에 있는 사진 너무 귀엽습니다. 길쭉한 천연수세미 모습과도 닮아있네요. 저걸 토막내서(?) 그릇이나 몸을 닦을 때 사용하는 것일까요? (쓰고 나니 잔인...) 어릴 때 이 만화 참 좋았는데, 이렇게 또 알아가니 즐겁습니다.
앗 저는 식물 수세미를 토막내서 잘라봤는데.. 동물은..;; 어떨까요? 생각해보니 좀 잔인하네요..
두 권 다 ‘꼭 읽고 싶은 책 목록’에 있습니다. 과연 언제나 읽을런지! 뿌리와이파리의 오파비니아 시리즈 중에는 품절/절판된 책이 많던데(특히 공룡 관련 책들이요.) 재출간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걷는 고래>도 절판되기 전에 얼른 사둬야 하나 싶어요.
흐흐 저도요! 열심히 광대뼈를 누르며, 허공을 씹으며, 나의 측두창의 잔재를 느껴보며 읽었습니다.
엇, 저도 이궁류와 단궁류 생소했어요. 뭔가 이름만 딱 들었을 때는 인간이 이궁류 같았는데, 설명을 읽으면서 끄덕끄덕했더랬죠. 그림 설명이 참 친절하다는 생각도 하면서요. 저도 공룡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영화가 어릴 때 봤던 《쥬라기 공원》인데요. 그 영화를 보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경주에 있는 박물관에 갔다가 (움직이는) 공룡 모형 보면서 기겁하고 뛰쳐나왔던 기억이 아련하네요. 오빠가 '쟤 왜 저래?'하고 쳐다보던... 하지만 디즈니에서 개봉했던 《다이너소어》라는 영화는 참 좋아했습니다.
다이너소어기원전 6500만년 백악기 시대에 카르노타우르스가 이구아노돈(금룡)의 서식지를 습격하여 부화 직전인 이구아노돈 알이 전부 짓밟힌다. 그 알들 중 하나가 우여곡절 끝에 여우원숭이들이 사는 아득히 먼 섬에 떨어진 뒤 알에서 부화하여 알라다라는 이름을 얻어 행복하게 산다. 어느날 거대한 유성이 지구와 충돌하여 섬은 파괴되지만 알라다는 간신히 살아남는다. 그리고 피난 중에 다이너소어 무리와 만나 합류하게 된 알라다는 거기서 니라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카르노타우르스의 공격과 식량이 바닥난 상황에서 다이너소어 무리는 알라다를 중심으로 분열을 극복과 갈등을 극복하고 사랑과 협동으로 위기를 헤쳐나간다.
두개골 구멍이 두 개인 첫 번째 집단은 이궁류(diapsids)였다. 이들은 결국 도마뱀, 뱀, 악어, 공룡, 새, 거북이(거북이는 구멍을 닫았다)로 진화한다. 두개골 구멍이 하나 있는 두 번째 집단은 단궁류(synapsids)였다. 이들은 엄청나게 다양한 종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그중에는 수억 년 뒤에 탄생할 조유류도 포함되어 있었다. (…) 석탄기(Carboniferous Period) 말기 또는 펜실베이니아기(Pennsylvanian Period)로 불리는 3억 2,500만 년 전 즈음에 신록이 무성한 습지림에 살던 비늘로 뒤덮인 작은 선조 생명체 무리가 해수면 상승으로 물에 자주 쓸려갔던 것은 사실이다. 이들이 둘로 갈라져 한 계통수는 파충류로 이어졌고, 또 하나는 포유류로 이어졌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1장, 41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육상 척추동물의 두 가지 주요 두개골 유형. 이궁류는 눈 뒤로 턱 근육을 수용하는 구멍이 두 개이고, 사람을 비롯한 단궁류는 구멍이 한 개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1장, 51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펜실베이니아기는 빙하의 세계였다. 사실 이때는 매머드와 검치호가 세상을 호령하고 있던 가장 최근의 빙하기(이 이야기는 나중에 다루겠다) 이전에 마지막으로 큰 빙하기였다. 그렇다고 지구 전체가 얼어붙은 것은 아니었다. 분명 석탄늪은 그렇지 않았다. 하지만 곤드와나대륙의 남극, 그다음으로 판게아대륙 남쪽에는 거대한 빙원이 존했다. 이 거대 빙원은 그 존재를 석탄늪에 빚지고 있었다. 무수히 많은 거대한 나무가 성장하면서 대기 중에서 막대한 양의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였고, 그래서 지구를 단열해 줄 온실 기체가 줄어드는 바람에 기온이 곤두박칠쳤다. 수천만 년이 흐르는 동안 빙원의 크기는 커졌다 작아지기를 반복하며 전 세계 해수면의 높이를 조절했다.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1장, 45쪽,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책머리에 파충류, 조류 등 포유류가 아닌 다른 800만여 종의 동물에게는 미안한 얘기지만 포유류는 지구에서 가장 카리스마 넘치고 사랑받는 생명체다. 아마도 그 이유는 그냥 귀여운 털북숭이 포유류가 많기 때문이겠지만 내 생각에는 더 깊이 파고들어 보면 우리가 그들을 이해할 수 있고 그들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25쪽) 고대 뉴멕시코와 전 세계에서 이런 포유류들이 권세를 누릴 수 있게 된 것은 공룡의 죽음 덕분이었다.(28쪽) 대체 왜 그러느냐고 물어보는 사람도 있다. 세상 곳곳에서 아이들은 공룡의 화석을 발굴하는 꿈을 꾸며 자란다. 그런데 대체 왜 공룡말고 다른 것을 연구한단 말인가? 그것도 하필 포유류를? 내 대답은 간단하다. 공룡은 정말 멋진 존재다. 하지만 우리는 공룡이 아니기 때문이다. 포유류의 역사는 곧 우리의 역사이고 선조들을 연구함으로써 자신의 가장 깊숙한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 우리는 어째서 이렇게 생겼고, 어째서 이렇게 자라며, 어째서 지금 같은 방식으로 자식을 키우고, 허리는 왜 아프며, 치아가 부러지면 비싼 돈을 들여 이를 해 넣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어째서 자기 주변의 세상에 대해 깊은 생각에 잠기고 또 세상에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할 수 있다.(31쪽) 포유류는 현재 교차로에 서 있다. 지금은 소행성인 공룡을 쓸어버린 이후로 이어져 온 그들의(우리의) 역사 중 가장 위태로운 시점이다. (34쪽)
경이로운 생존자들 - 다섯 번의 대멸종을 벗어난 포유류 진화의 여섯 가지 비밀 스티브 브루사테 지음, 김성훈 옮김, 박진영 감수
만약, 6600만 년 전에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하지 않았더라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진화할 수 있었을까? 그랬더라도 지금의 모습은 아니겠구나.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러게요. 질서가 아닌 무질서로, 의도치 않은 사건이 세상의 그림판을 바꾸는 걸 보면 너무나 경이롭고 놀라워요. 어쩌면 우리가 존재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닌 듯해요.
네, 정말 기가 막힌 우연! 우리가 존재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닌 듯하다는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책을 읽다가 유툽에서 소행성 충돌과 그 후에 벌어진 일들에 관한 짧은 영상을 봤습니다. 스티브 브루사테의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를 참고하여 제작했다고 하네요! https://youtu.be/nDqZ9zG25cY?si=_hvCDIcqNdZ7rw2Y 소행성 충돌 사건의 재구성 [북툰 과학다큐]
우와... 퀄리티..!! 소행성 충돌의 현장감이 확 와닿는걸요?
그래서 '우연은 우연이 아니다' 하는 글을 봤는데 어디서였는지 영 기억이 안 나네요. 친절하고 끝내주는 영상~ 과학에 젬병인데도 재미있게 봤어요. 미시적 측면과 거시적 측면을 차례로 보니 책 이해에 보탬이 되네요. 고맙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오히려 자충수가 될까 두렵네요. 과학책이 논어 같은 경전보다 더 큰 가르침을 줄 때가 있어요. 이번 책도 견고한 자연이 옆구리를 찌르며 몇 마디 할 텐데 눈 크게 뜨고 읽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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